〈 108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레이시아에게 디아나와의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말했던 건 거짓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디아나를 포기하겠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내가 끝을 고하는 것과 디아나가 그걸 받아들이는 건 완전 별개의 것이니까.
그래서였다.
레이시아에게서 해방되자마자 방 안에 틀어박혀 있을 때 융통성 없다고 욕했던 복귀절차를 밟기 위해서 기사부가 있는 서관을 향해 걸음을 옮겼던 것은.
물론, 움직일 때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움직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과할 정도로 주의를 끄는 건 피하고 싶었으니까.
그렇지만 주의한다고 해서 아예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없는 법.
덕분에 내가 전과할 때 들렸던 기사부 행정실에서 볼일을 끝마치고 빠져나올 때쯤에는 이미 주변에 날 구경하기 위해 찾아온 년놈들이 쫙 깔려있었다.
그래도 다들 나름 최소한의 양심은 남아있었던 것일까.
날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은 날 대놓고 '구경'하지는 않았다.
즈그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척하면서 힐끔거릴 뿐.
이 머저리들은 오히려 그게 더 기분 나쁠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그건 그렇고..'
날 힐긋대는 이들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었다.
평소에 내게 불만이 상당히 많았는지 대부분 꼴좋다라는 느낌으로 이쪽을 힐긋대고 있었으니까.
딱히 내가 불만을 살만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겨우 남자주제에 자기들의 머리 위에 서 있었던 게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그렇지만 그것들은 차라리 약과에 속했다.
진짜로 악랄한 것들은 이쪽을 완전 깔보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꼭 마치 조금만 꼬시면 바로 대줄 것 같은 걸레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
얼굴 반반한 년들이 그랬다면 살짝 혹했을텐데 그런 눈빛을 하고 있는 년들은 대개 어딘가에 하자가 있는 년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쏟아지는 악의어린 시선에 당황한 척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흠칫흠칫대고 있으니..
"이, 이안..!"
기다려마지 않았던 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내 소식을 전해듣고 바로 뛰어오기라도 한 것일까.
얼기설기 모여있던 인파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 디아나는 얼굴에 땀방울을 잔뜩 매달고 있었다.
숨도 상당히 거칠었고.
야만족에게 잡혀가 험한 꼴(추정)을 본 남자와 그 남자의 연인 비스무리한 위치였던 여자.
사람인이상 흥미가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아까부터 이쪽을 힐끔대던 시선에 짙은 호기심이 어리기 시작했다.
개중에서 성격 급한 이들은 벌써부터 즈그들끼리 뭔가를 열심히 쑥덕대고 있었고 말이다.
허나 그런 주변의 상황은 디아나에게까지 전해지지 못했다.
아까부터 그녀의 시선은 오롯이 내게 박혀있었으니까.
그토록 보길 원했던 내 얼굴을 마주하니 다른 데 신경 쓸 여유같은 건 완전히 증발해버린 것일까.
할 말이 굉장히 많아보이는 얼굴을 한채 입술을 꾹 깨물고 있던 그녀가 천천히 날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살짝 떨리는 손끝을 날 향해 뻗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내쪽으로 걸어오는 그녀를..
뒷걸음질로 멈춰세웠다.
누가봐도 거절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몸을 움찔하고 떨면서.
설마 내가 자신의 접근을 거부할 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던 걸까.
날 향해 다가오다 말고 그대로 멈춰버린 디아나의 얼굴은 안쓰러울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왜?
왜 날 피하는 거야?
꼭 그리 묻는 듯한 시선이 얼굴로 날아와꽂혔다.
제법 간절한 그 시선을 느끼면서 보란듯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 상태로 주변을 의식하는 척 좌우를 힐끔대며 몸을 흠칫흠칫거리니..
그제서야 자신이 어떤 실수를 저질러버렸는지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디아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그녀의 얼굴 위로 낭패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지만 차마 포기할 수도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어떻게든 제 실수를 수습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이안.. 나, 나는.."
디아나가 더듬더듬 뭔가를 말하려했다.
말하려했지만..
"..죄, 죄송해요. 선배. 나중에..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들어주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기숙사를 향해서 내달렸다.
그 자리를 더이상 버티지 못한 것처럼.
맘 같아서는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꾹 눌러 참았다.
그렇게 기숙사 방으로 돌아와서 그 안에 하루를 꼬박 틀어박혀 있다가..
사감을 통해 디아나에게 연락을 넣었다.
따로 만날 수 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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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나 시점****
"죄송해요.. 이거..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
머리가 멍했다.
아니, 아픈 건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런 느낌은 난생처음이었으니까.
왜 이안은 저런 표정을 한채로 날 바라보고 있는 걸까.
이안이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어설픈 손놀림으로 어렵사리 그의 이니셜을 새겨넣어 선물했던 망토가 지금 이 순간 다시금 자신의 앞으로 돌아온 이유까지도, 그 무엇하나 이해되는 게 없었다.
그렇기에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하고.
어제 이안이 방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앞뒤 가리지 않고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달려갔던 게 문제였던 걸까.
그래서 가뜩이나 힘들 그를 구경거리로 만들어서 더 힘들게 만들어버린 죄값을 지금 이렇게 치루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그런 걸지도 몰랐다.
어제 사람들 사이에 놓여지게 됐을 때의 이안은 안쓰러울 정도로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저 마음만 급해서, 이안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다는 욕망에 몸을 맡겼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리고 그 당연하고 간단한 결과를 미리 예측하지 못했던 것도 자신의 잘못이 맞았다.
맞았지만..
"왜..?"
그런 것들을 다 인정하더라도 지금의 현실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차라리 이안이 화를 냈다면?
자신이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빌기라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다짜고짜 이런 식으로 나와버리면 자신은 대체 어떻게 하라고..
조금씩 아득해져가는 정신 속에서 코앞까지 들이밀어진 상자를 바라보았다.
바로 조금 전까지 이안의 품 속에 소중한 것을 다루듯 꼬옥하고 안겨있던 상자였다.
그도 그걸 받고 내심 기뻤던 모양이다.
저렇게 몇 번이나 열어본 태가 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왜?
왜 돌려주려고 하는 걸까?
저건 이제 그의 것인데 그밖에 가질 수 없는 것인데.
왜 자신에게 다시 돌려주려고 하는 걸까.
코앞까지 떠밀려온 상자가 꼭 이안을 향한 자신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이안을 향해 되돌릴 수도 없었다.
"..."
저렇게 아픈 표정을 하고 있는 이에게 강요를 해봤자 상처밖에 되질 않을테니까.
탁자 밑으로 숨겨놓았던 손에 제멋대로 힘이 들어가며 그것이 파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그만큼 분노가 확 치밀었다.
이안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의 주변을 둘러싼 상황과 이 불합리하기 그지없는 현실을 향한 것이었다.
이안이 그런 일을 겪게된 것은 동료를 무사히 탈출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왜, 대체 왜 그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한단 말인가?
그가 방 안에 틀어박혀있는 사이 그를 두고 신나게 입방아를 찧어대던 년들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리는, 인간이라는 생물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 지를 여실하게 알려주는 말들.
그저 이안을 까내리기 위해 생산된 그것들을 하나같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
"나, 나는..!"
그렇기에 말해주고 싶었다.
자신은 그런 것따위 신경쓰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너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말을 입에 담아버리면 이안의 연락을 받고서 상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앞에 그대로 펼쳐질 것만 같았으니까.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무슨 말을 해야 네가 조금이라도 괜찮아질 수 있을까.
굳어버린 머리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였다.
쥐어짜내는 듯한 목소리와 어설프게 지어보인 미소로 끝을 고하는 이안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건.
"선배는.. 좋은 사람이니까.. 금방.. 저같은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에요."
그딴 게 무슨 소용이지?
결국 내가 원하는 건 넌데.
원망스러웠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이안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워서..
이를 악물었다.
그렇지만 따질 수도 없었다.
누가봐도 억지 미소라는 걸 알 수 있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것을 얼굴 위에 매달고 있는 이안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보다 몇 배는 수척해진 듯한 그의 모습이, 울음을 삼키듯 살짝 떨리는 그 목소리가 자신보다 몇 배는 더 아파보였으니까.
억지로 매달린다면?
이안은 분명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 아이니까.
그렇지만 아파할 것이다.
끊임없이 아파하겠지.
그 모습을 자신은 견딜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이안의 모습을 보고도 자리에서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천천히 그의 등이 시야 속으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걸 보며 본능이 외쳤다.
당장이라고 그를 붙잡으라고.
그에 반박하듯 이성이 외쳤다.
그래서?
붙잡으면?
붙잡으면 어떻게 할건데?
방법이라도 있어?
그러자 지금 눈앞에 방치된 망토마냥 주인을 잃고 내동댕이 쳐진 것이 울부짖었다.
미워.
네가 미워.
뭐가 날 위해서야?
날 위한다면 이러진 말아야지.
정말로 날 위하는 거라면 끝까지 내 옆에 있어줘야지.
왜 날 버리고 떠나려는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거두질 말았어야지.
이렇게 끝내버릴 거였다면 애초에 시작조차 하지 말았어야지.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아플 일도 없었을텐데.
정체 모를 것이 속삭였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막았어야지.
알고 있었잖아.
위험할 거라는 거.
막질 못할 거면 하다못해 가문의 힘이든 뭐든 써서 따라나서기라도 했던가.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 자존심 부리다가 망해버리니 이제 속이 좀 후련하니?
온갖 아우성이 머릿속으로 울려퍼졌다.
"우욱.."
쉬지않고 울려퍼지는 온갖 목소리들 때문에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속이 메스꺼웠다.
가슴 안쪽에서 뭔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에 다급하게 손을 뻗었다.
그렇지만 잡히는 게 없었다.
툭-
허공을 휘젓던 손에 채인 것이 옆으로 쓰러졌다.
허술하게 덮여있던 상자의 뚜껑이 열리며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모습이 꼭 이안에게 버려진 제 모습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눈앞이 아득해지며 귓가로 울려퍼지던 온갖 소리들이 조금씩 멀어져갔다.
꼭 눈에 안개가 낀 것같은 느낌이었다.
눈에 비치는 모든 것들이 물을 뒤집어 쓴 수채화마냥 흐릿했다.
그렇게 부옇게 흐려진 것들 사이에서 뭔가가 일렁거렸다.
"선..!"
꼭 마치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처럼 먹먹하게 변해버린 귓속으로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듯한 발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려퍼졌다.
이안이 돌아온 걸까.
그런 게 틀림없었다.
이안이 자신의 모습을 봤다면 차마 외면하지 못했을테니까.
그렇기에 제멋대로 흐릿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다급하게 매달렸다.
가지 말라고.
나는 괜찮으니까.
다른 사람이 너에 관해 뭐라고 떠들어대든 간에 그런 것따위는 하나도 신경쓰지도 믿지도 않으니까 옆에만 있어달라고.
손을 스치며 지나가는 셔츠자락을 혹시라도 놓칠세랴 다급하게 꼬옥 움켜쥐었다.
다시는 놓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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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저택까지 돌아온 건지는 모르겠다.
꼬박 사흘을 내리 앓다가 이제 막 깨어난 거라는 집사의 말에 그것부터 물어봤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해주지 않았으니까.
"이, 이안은..?"
"..죄송합니다. 아가씨."
벌써 돌아간 걸까.
하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이쪽은 아프다는 이유가 있지만 이안은 그렇지가 않으니까.
성적에 신경쓰는 이안이니만큼 무턱대고 학원을 빠질 수는 없었겠지.
응, 그럴 거야.
아마 지금쯤 학원에서 초조하게 자신의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다.
"옷좀 가져다 줄래?"
"그.. 아가씨.. 조금 더 안정을 취하시는 편이.."
"가져다 줘."
안정이라니.
아픈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왜?
그것보다는 한시라도 빨리 이안에게 멀쩡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래야 이안도 한시름 놓을테니까.
어?
근데 저건 왜 두고 간 거지?
아, 하긴 저게 좀 무겁긴 하니까.
몸도 안 좋은 이안의 입장에서 들고가긴 힘들었겠지.
그럼 저것도 가져다 줘야겠다.
이안도 참 칠칠맞기는.
이렇게 중요한 걸 두고 다니면 어쩐단 말인가.
아무래도 이것에 관해서는 따끔하게 주의를 좀 줘야할 것 같았다.
"잠깐만."
왜 치우는 거야?
그건 이안의 것인데?
왜 네가 함부로 손을 대는 걸까?
응?
아, 혹시 더러워져서 깨끗하게 해주려는 건가?
하긴, 누가 멍청이같이 바닥에 떨어뜨린 바람에 먼지가 묻었을테니까.
그걸 그대로 이안한테 줄 수는 없지.
"줘. 내가 직접 할테니까."
"아, 아가씨.."
"왜? 내가 한다니까?"
어쩐지 집사도 그렇고 시녀도 그렇고 안절부절 못하는 눈치였지만 더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럴 시간도 아까웠으니까.
처음 해보는 빨리는 꽤 힘이 들었지만 결과물만큼은 만족스러웠다.
"그, 그래도 조금 말리시는 편이.."
"음, 역시 그러는 게 좋을까?"
하긴 아무리 깨끗하게 빨았다고 축축하게 젖은 걸 그대로 돌려줄 수는 없으니까.
아쉽지만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려주는 수밖에.
겸사겸사 새겨넣은 것도 좀 손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이제보니 정말 엉망이었으니까.
과거의 자신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형편없는 솜씨를 이안에게 내보였던 말인가?
이러니 이안이 망토에 손대지 않을 수밖에 없지.
기사의 생명은 절도인데 이런 어설프기 짝이 없는 망토를 쪽팔려서 어떻게 걸치고 다닌단 말인가?
물론 자신은 이안이 해준 거라면 모양새따위 신경쓰지 않겠지만 말이다.
아, 그러고보니 이안이 해준 머리끈도 차야지.
급해서 그만 깜빡해버렸네?
'나도 참..'
덜렁대기는.
머리끈 끝에 달린 토끼모양 장식들이 어떻게 자기들을 잊을 수 있냐면서 항의라도 하는 느낌이었다.
그에 작게 사과를 하면서..
"그럼, 다녀올게."
학원으로 향했다.
그런 디아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앨리스 고년하고 손 꼭 잡고 구관으로 들어가는 걸 누가 봤다더라."
"했네 했어."
"클레어 교수님한테도 혹시 대준 거 아냐?"
"야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 교수님이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아니, 이상하잖아. 디아나 고년 말고는 관심도 없던 분이 갑자기 제자를 왜 들이냐고. 그것도 남자를. 누가봐도 그런 목적 아니야?"
"큭큭.. 하긴 교수님도 외롭긴 하셨을테니까."
"들어보니까 회장하고도 그렇고 그런 사이라더라."
"뭐..? ..확실한 거야?"
"누가 회장이 머무는 사저에 드나드는 모습을 봤다던데?"
이안을 둘러싼 온갖 추문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