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501)화 (500/517)



〈 501화 〉41. 헬게이트

도대체 왜 나한테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걸까.
고함을 내지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한사랑은 또다시  상처를 받았다.


도대체가 무슨 영화속 주인공도 아니고, 무슨 삶이 이렇게 파란만장한 걸까.
아끼던 부하 장교가 그녀를 창녀 취급하다 자멸하는 일도 있었고, 바르카나라는 외계인이 등장해 부하들을 모조리 잃어버리면서 본인은 납치되어 갖은 희롱을 당하기도 하고, 그 후유증으로 방구석 폐인이 되어 니트질 하기도 하고, 가까스로 극복하여 다시 복직했을  자신을 창녀취급한 놈이 돌아와 억지로 취하려 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도저히 1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극적인데, 그 부하놈을 처리하여 힘도 얻고 유은에게 청혼도 하며 마침내 인생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싶었더니, 이젠 대통령의 수에 놀아나 가족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아버지란 인간은 거인괴물이 되어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


 그҈̨̮̥̲͔̙̈̋̕아̯아̝아҈̧̤̣̥̾͋̆̿̀͞ͅ아̰아҈̨̫͕̍̓́̈́̌͠아̸̨̟͕̗̗҇̌͒́͂̽ -҈̮͖̰̞͚̐͆͢͡ !̶̢͙͙̯̖͇̆̀́͡!҉̧͕̝̝̝͋́̇͆̏̕ !!!




서울을 강타하는 거대한 함성.
여의도에 우뚝 서 있는 빌딩들이 마치 레고 무너지듯붕괴했다.

“사령관님! 어떻게 해야…!”

빠득.


그 모습에 한사랑은 이를 갈았다.
직시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지만, 이미 눈 앞에 이루어진 일.
지금은 이걸 수습해야만 한다.

-지이이잉!



이 중요한 순간 크게 진동하는 핸드폰.
그녀는 무시할까 생각했지만 혹시 몰라 잠금을 해제했다.



- 사랑씨! 지금 소라누나랑 가고 있어요. 10분 내로 도착할 거예요!
- 야 한사랑, 나 지금 가고 있으니까 일단 제압하는 것만 생각해.




“아.”

유은과 소라의 문자!
무려 이곳에 오고 있단다.
소라라면 ‘성녀’라고 불리는 인류 최강의 힐러.
그저 주변에 있기만 해도 아군으로 판정받은 이들에게 ‘패시브’ 광역힐을 시전하는데, 이게 초당 본인 공격력의 10%를 도트힐로 넣어주다보니 받는 입장에서는 매 초마다 억 단위의 힐량이 들어온다.


사실상 주변의 모든 아군들을 불사신으로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액티브 쪽으로 가면  말도  되는 스킬이 주르륵 있다보니 사실상 절대안전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고마워요.’

심플하게 문자를 보낸 그녀.

“공격해. 목숨만 붙여놔.”
“알겠습니다!”

거리낌 없이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지금껏 어쩔줄을 모르며 대기하고만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본성 40레벨을 찍을 정도로 발전하여 병사들의 질도 그만큼 향상된 그녀의 ‘군단’은 현대군의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은 수준!


일반적인 소총조차 심대한 타격을 입히고, 대전차 미사일이나 상공의 전함에서 쏘아지는 레일건 등은 거대괴수에게 심각한 데미지를 주었다.


『소용없다아!!!』




분노한 괴수가 날뛰며 한사랑의 ‘군단’에 공격도 해보고, 떠 있는 전함에도 시도해 보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무용지물.
단순히 거대화한 것 만으로는 한사랑의 군단을 상대할 수 없었다.

아니, 이 정도라면 오히려 온전히 투입할 수만 있다면 잘 훈련된 현대군으로도 커버할 수 있을 정도.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엄청난 위용과는 달리, 막상 진압은 쉽게 되었다.
오히려 사방에서 보고가 올라오는 군인들의 변이사태를 막는 게 더 어려울 정도.



한사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살릴 수 있을  같아서.
유은과 소라가 오고있다 하였으니 어떻게든 살려놓기만 한다면 다시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평판 같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일단은 목숨이라도 사는  어디겠는가.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방심’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거의 다 쓰러져가던 거인과 눈이 마주쳤다.

“…?”


문득 들이닥치는 불길한 느낌.

“사랑씨!”
“사랑아!”

그때 마침 유은과 소라가 날아왔다.
항상 바닥에 쳐박히던 유은도 이번에는 능숙하게 착지.

“괜찮아요? 어디 안 다쳤어요?”
“저는 멀쩡합니다.”

그녀는 대답하면서도 괴수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덕분에 유은과 소라도 덩달아 그에게 시선을 던졌는데, 기색이 묘하다.
분명 소라가 왔고, 아군판정도 하고 있을 텐데 회복이 전혀 되질 않는다.


“누나! 힐!”
“하고 있어! 하고 있는데….”


소라도 이런 상황은 처음인지 상당히 당황했다.


“그게…무슨 소리…?”

소라는 대답대신 대단위 힐 스킬, 앱솔루트 힐을 몇 번이고 중첩시전했다.
인천사태때 수십만이 죽어나갈때에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렸던 사기스킬.


그러나 그것을  번이나 때려맞는데도 거인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무려 잘린 팔조차 순식간에 재생시키는 시간역행급의 스킬인데도, 들어먹질 않는다.

그렇다면 도출할 수 있는 결과는 하나.


이미 죽어있다.



그 어떤 스킬로도 되돌릴  없고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이상.
그것은  죽음이다.


오직 죽음만큼은 영원히 고정된 상태이상.

아무리 소라라도 그것을  수 없고, 치유도 할 수 없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소라는 완전히 질려서는 빠득이를 갈았다.
은하제국에 속해있는 본인이 할 말은 아니지만, 세상에는 정말 미친놈이 너무나 많고, 잔인한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사이코들이 널려있다.

『네가…』


일행이 절망에 빠져있을 때, 거인이 한사랑을 불렀다.
계속된 공격으로 거의 초죽음 상태가 된 그.
그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마지막 희망이다…』



+++





후우.


뿜어지는 담배연기.
전철 안에서 시간을 죽이던 그를, 한 그림자가 집어 삼켰다.

“…?”

고개를 들어보니, 싸늘한 얼굴 하나가 보였다.

“…직접 오신 걸 보니, 일이 대충 마무리 된 것 같군요.”

짜악 !


대통령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지극한 무표정으로 그의 뺨을 갈겼던 여인, 한사랑은 이제 그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이건 뭐랄까, 증오의 덩어리랄까.

그녀는 대통령이었던 것의 머리채를 붙잡고, 전철에서 끌어 내렸다.
그리고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친다.

쓰러진 그의 주변을 감싸는 병사들.
하렘궁에서 파견나온 시녀도 있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한사랑의 물음.

도대체,
무슨짓을 했기에,
이미 죽은자가 자신의 명예까지 더럽혀가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도시를 파괴한 걸까.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그토록 세뇌에 가까운 신념을 갖게 했을까.


“후후. 상당히…분노하신 것 같군요.”

퍼억!

능글맞은 그의 옆구리에 군홧발이 깊게 들이박혔다.

“큭…!”
“무슨 짓을  거냐고 묻잖아.”
“크…크흑….”

그는 고통에 몸부림쳤으나, 얼굴에는 아직도 웃음이 있었다.
자신의 계획이 모두 성공했다고 여기는 듯했다.


그래. 성공하긴 했지.
어쨌든 노림수는 작용했으니까.

덕분에 한사랑은 최악의 나날을 겪고 있지만.


“사랑씨에겐 죄송한 일이지만…흐…그분도 자의로 동참하신 겁니다….”
“누가 그런 거 물어봤어?”

싸늘하게 뱉은 그녀는 이번엔 널브러져 있는 그의 팔  쪽을 분질렀다.


“크아아아악!!!”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물었잖아.”

옆에서 보고 있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뛸 것 같은 차가움.
그러나 한사랑은 이것도 성에 차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회를 떠서 죽여버리고 싶었다.

아니, 죽어선 안 된다.
평생을 살면서 고통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알고 있는 모든 걸 뱉어야 하고.



“사령관님, 관련자들 모두 체포했습니다.”

싸늘함을 깨는 셜리의 보고.
한사랑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도 압송해. 죽지 않게 조심하고.”
“예.”

병사들에게 잡혀 결박되면서 끔찍한 고통에 식은땀을 흘려대는 그.
한사랑이 그에게 고했다.

“후회  할 거 같지? 다 이룬  같고, 민족을 구한 거 같고, 정의의영웅이라도 된  같지?”


그야말로 지옥의 선고.

“근데 후회할 걸? 나 건드린 거.”





+++










쿠데타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20만이 넘는 병력을 이끌고 국가를 전복시키려 했던 초유의 사태.

주동자인 한봉철 전 대장은 무려 좀비의 힘까지 사용하면서 대한민국을 괴롭혔고, 나중에는 본인은 거대좀비, 그리고 부하 병사들은 돌연변이로 만들면서 바이오테러까지 자행했다.


국회의사당이있던 여의도는 그야말로 초토화 되었고, 전투의 여파로 한강이 사방으로 범람하여 상당한 물적 피해를 안겼다.
거기에 평택 인근에서 벌어진 대단위 교전과, 곳곳에서 일어난 변이사태 등으로 사회적인 피해도 막심했다.


무엇보다, 당장 나라를 이끌어가던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몰살을 당했으니 그 장기적인 피해규모는 도무지 추산이  될 정도.




한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좀비사태가 가라앉은 지  2주일이 안 되었는데, 이 좀비들을 이용한 쿠데타가 발생하다니. 그것도 좀비사태에 한해서는 안전지대라고 평가받던 대한민국에서!

아무튼 주동자 한봉철의 딸인 한사랑이 군단을 이끌고 일에 개입하면서 가까스로 사태가 진압되었고, 그녀는 전국의 좀비들을 소탕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전역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대한제국의 삼족오기를 가져오더니, 완전히 파괴된 여의도에 큼지막한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물음표를 띄웠을 때는 이미 그녀의 군단이 전국 각지, 각 공기업과 공공기관, 방송국을 모두 점거하고 사방에서 올라오고 있던 지방군을 협력하는 척 하며 무장해제 시킨 뒤였다.






-150년 만에 大韓帝國 부활하나?
-美, 역행하는 한국의 정치, 심히 우려스러워.
-태극기를 몰아내는 삼족오기. 제국주의의 발호인가.

속속들이 각종 소문과 말들이 퍼져나갈 즈음, 한사랑은 대변인을 통해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전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던 지난 좀비사태가, 최민 전 대통령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갑자기 튀어나오는 좀비사태.
도대체? 좀비사태는 중동에서 던전 방어전을 실패해서 일어난 게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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