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7화 〉41. 헬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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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라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현재, 대통령이 있는 곳은 유사시 대통령 및 주요 장관들의 대피로로 이용되는 지하터널이었다.
핵공격에도 능히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 이 터널은 부산까지 직통으로 뚫려 있으며, 이를 위해 전용 지하철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딱히 생에 미련이 없는 그가 굳이 이것을 이용하는 이유는반군에게서 도망치기 위함도 아니었으며, 본인이 살고자 함도 아니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늦게 한사랑을 만나는 것이 목적.
그래야 이 사태가 조금이라도 오래가고, 그래야 그녀에게 더욱 강한 이유가 주어질 테니까.
하지만 그게 그렇게 뜻대로 될까.
“주동자가 누구인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것 같습니다.”
“휴. 그렇군. 다행이야. 역시 현대시대는 정보가 빨라 좋다니까.”
대통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홀로 전철에 올랐다.
수행원들은 이곳에 남을 예정.
“대통령님…정말 그렇게까지 하셔야겠습니까?”
“어차피 되돌리긴 늦었네. 군에서도 다 파악했을 정도인데, 지금쯤이면 그녀도 일의 전말을 알았을 거고, 내 의도도 대충 눈치챘겠지. 아마머리 끝까지 화가 났을 거야.”
“….”
“머지않아 이 통로도 발견하겠지.”
비서를 비롯한 수행원들은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굳이 자네들까지 화를 입을 필욘 없네.”
‘저도 가겠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 같았지만, 괜한 객기는 부리지 않았다.
모두 가정이 있고 지켜야 할 가족들이 있는 몸.
죽으러 가는 길에는 함부로나설 수 없다.
결국 대통령은 혼자 전철에 올랐고, 그대로 부산을 향해 멀어졌다.
바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들은 차마 발을 옮길 수 없어 한참을 바라봤다.
“…이제 돌아가죠. 지금쯤이면 지방군이 서울수복을 위해 올라오고 있을 겁니다.”
“피해가 크면 안 될 텐데….”
“주동자들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안 그래요?”
막 올라가려던 그때, 채 서른이 안 된 것 같은 여인의목소리가 지하에 울려퍼졌다.
“!”
놀라 돌아보니 어느샌가 자신들을 겨누고 있는 무수한 총구.
격식있는 제복을 입은 여군들이 사나운 얼굴로 노려보고 있고, 그 사이로 익숙한 여인이 서 있었다.
본인은 그저 피스톨 하나만 손에 쥔 채 제복의 여군들을 지휘하는 여인. 바로 한사랑이었다.
“어느새…!”
“그건 중요한 게 아냐. 중요한 건 우리 주동자들께서 나와 마주쳤다는 거 아니겠어?”
“우린ㅡ,”
탕 - !
“!!!”
주저없이 발사되는 총알.
어떤 말을 하든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야말로 사이코패스라 불렸던 여인.
유은을 만나 순해졌다곤 해도 이세계에선 수천만 단위의 학살을 일으킨 여인이다. 거슬리는 인간들을 그냥 살려둘 리 만무.
덕분에 무언가 말하려던 남자의 머리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모양으로 터져나갔다.
“그 양반이 무슨 생각으로 당신들을 남겨둔 건지는 알겠는데, 난 물렁물렁하게 굴 생각 없거든.”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들을 겨눈 총구에서 일제히 탄이 발사되고, 대통령과 함께 이 사태를 일으킨 주동자들은 그렇게 비명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벌집이 되었다.
“쯧. 별것도 아닌 것들이.”
하지만 그럼에도 한사랑의 인상은 펴질 줄을 몰랐다.
어차피 이들은 잔챙이.
진짜 주동자는그 미쳐버린 대통령이고, 그를 잡는다 해도이 사태가 진정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없애는 건데.”
“대통령은 현재 이 터널을 통해 부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대구 근방이에요.”
“대구? 빠르네. 생각보다.”
“어떻게 할까요?”
“원래는왜 그랬냐고 따져물으려 했는데, 그럴 필요 없을 거 같아. 무슨 위인 대하는것도 아니고.미친놈은 그냥 잊혀지는 게 최고 아니겠어?”
“그럼?”
한사랑이 터널의 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중간중간 여기로 들어오는 입구나 출구가 있을 거 아냐. 부산에도 있을거고.”
“네. 약 57개소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부 막아.”
“그걸로 끝입니까?”
“더 손 쓸 필요 없잖아. 이런곳에 갇혀서 얼마나 살 수 있다고.대신 철저히 막아야겠지.”
“알겠습니다.”
어떻게보면 그냥 죽이는 것 보다 더 잔인한 수.
대통령과 고위 관직 전용 피난 통로다.
당연히 들어오는 곳과 나가는 곳은 물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평범한 인간이 돌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 문의 두께만 따져도 강철로 1미터는 되지 않을까.
이런 걸 죄다 무너뜨려 놓는다면 대통령이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한 일.
자살이라도 하지 않는이상 한 달 정도 죽은것처럼 살다 서서히 생명이 꺼질 것이다.
어쩌면 산소부족으로 훨씬 일찍 죽을 수도 있고.
“전달했습니다. 이제 어떡합니까?”
“일단 사태수습을 해야지.”
“이미 아버님께서 주동자라는 걸 적어도 한국군 내부에선 다 알고 있습니다. 정상화 하려면….”
“….”
뒷말을 다 잇진 않았지만, 무슨 말이 올 지는 이곳에있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이제와서 전쟁을 막는다 해도 그녀의 아버지는 최소 사형이다. 이를 막으려면 적어도 사법을 무너뜨려야 하고, 당연하지만 그 행위 역시 쿠데타나 다름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금 일어나는 소동과 다를 게 없다.
“후…복잡하니까 그냥하나만 생각해. 방해되는 건 전부 치우고. 무슨 말인지 알지?”
“알겠습니다.”
대통령에게 놀아나는것 같아불쾌했지만 일단은 그것이 최선.
아무리 대통령이 싫어도 그것 때문에 가족을 죽게 놔둘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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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 속보입니다. 평택 인근에서 대치중이던 반군과 국군의 교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것 같은데요,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 네! 지금 이곳은 평택이 내려다보이는 인근의 산인데요! 폭탄 소리 때문에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 꺄악!
흠.
진짜 심각하게 돌아가네.
내전이라니.
“사랑씨는?”
“일단 서울로 가셨습니다.”
“호. 바로 진압하실 생각인건가.”
“그러지 않을까요.”
이거참.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네. 쿠데타를 겪게 될 줄이야.
나한테는 딱히 영향 없지만 그래도 사랑씨가 엮여있다보니 신경 쓰인단 말이지.
말캉!
“힛!”
“됐어. 이제 넣어봐.”
“네에….”
가슴을 내보인 채 헐떡이던 서현이 마침내 혈관을 부릅뜨고 있는 내 자지를 쥐고 본인의 동굴로 인도했다.
“흐응….”
달뜬 신음으로 색기를 내보이며 삽입.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1호 보지니아인 서현의속살은 각별하다.
“살 수 있을까?”
“흥아…누,누구…말씀이신지…잇…”
“사랑씨 아빠말야.”
“그…글쎄요...”
열심히 골반을 철퍽이며 대답하는 서현.
보지의 조임이나 허리 돌리는 게 예술의 경지라 어지간하면 정신도 제대로 못 차리겠지만, 이제 많이 익숙해진 나는 속살을 맛보면서도 딴 짓 하는 게 가능하다.
“법상으로는 사형 아닌가? 뭐, 법이 적용될 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씨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기꺼이 개입할 용의가 있다.
애초에 법무부장관이 우리 소냐씨의 친구이기도 하고.
“의미…없을 거예요….”
서현이 그런 말을 하면서 내 귀를 깨물었다.
아, 안 되겠다. 집중이 안 된다.
“아앙!”
.
.
“사랑씨가 뭐 요청한 건 없어?”
“네. 없습니다.”
블라우스의 단추를 꼭꼭 매우며 대답하는 서현.
그럴때마다 눈부신 속살이 점점 가려졌다.
“아무래도 대통령 그 아저씨의 술수겠지?”
“그럴 거예요. 그게 아니고서야…아니 솔직히 그렇다 해도이 정도 규모의 반군이 일어나는 건 좀 납득이 힘들지만요. 어쨌든 그가 뒤에 있을 겁니다.”
“에휴. 건드려도 사랑씨를 건드리냐. 목숨이 한 100개 되나봐.”
“죽기를 각오한거겠죠.”
흐음.
죽기를 각오했다라.
과연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어떤 느낌일지 감이 안 잡히네. 죽음까지 각오한다는 건.”
“그러게요.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만.”
“?”
어느새 옷을 다 갖춰입은 서현이 꾸벅 허리를 숙이더니 내 귀두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그럼 저는 업무를 보러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서현은 쌔끈한 뒤태를 씰룩이며 방을 나갔고, 그모습과 귀두키스 때문에 내 자지는 다시 서버렸다.
“이 요망한 녀석.”
그렇다고 일하러간 애를 다시 잡아올 순 없잖아.
아쉬운대로 변기들을 써야지.
“아! 율령씨!”
그러다 갑자기 생각났다.
군대에 있는 나의 펫 율령씨가!
아아. 분명 중령이 되었다고 들었는데. 설마 현장에 있으려나?
그럼 안 되는데. 혹시라도 죽을지 모르잖아.
그렇게 놔둘 순 없지…빼내주자. 이참에 궁에 살게하면 되겠어.
“제발 그동안 남캐들이 방패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