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90)화 (489/517)



〈 490화 〉41. 헬게이트

뭔가 싸한느낌.
혹시 끔찍한 일이라도 당하는 걸까?
괜시히 긴장되는가운데 몸을 돌려보니,





“급보입니다. 미국이 러시아와 긴급군사동맹을 체결했습니다.”



다행히 암살 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를 부른이는 일개 의원시절부터 그를 보좌해왔던 충실한 심복.

‘요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나보군.’

“미국과 러시아가?”
“예. 아무래도 은하제국을 견제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결국 대항을하겠다는 거군. 그 힘을 보고도.”

금방 담배를 꺼버렸는데 그 쓴맛이  그리워졌다.
이렇게도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라니.


“학습능력이 없는건가?”
“자존심 때문이겠죠. 미국 혼자만 하더라도 지구 군사력의 절반을 훌쩍 넘지 않습니까. 모험가전력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은하제국은 제외한 수치입니다만…아무튼 그런 힘을 가졌으면서 아무 저항없이몸을 낮추기엔 납득이  될 겁니다.”
“아무의미없어.”

대통령은 고개를 저었다.
물론 미국과 러시아가 엄청난 전력을 가진 것은 사실. 은하제국이 아니라면  둘이 손잡은 상황에서 나머지 모든 나라가 덤빈다 해도 아마 미국과 러시아가 이길 것이다.  정도로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은하제국에겐 통하지 않는다.
유은이나 시녀들의 말도 안 되는 스탯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전쟁에 참전하기도 전에 이미 10억이 넘는 보지니아에의해 전 지구인이 몰살당할 것이며, 어쩌면 좀비들을 없앴던 대지구병기를 이용해 순식간에 끝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대적하겠다니.

“실은 가맹하는 국가가 꽤 됩니다.”
“둘 만이 아닌건가?”
“예. 시작은 미국과 러시아간의 상호보호체계였지만, 소식을 들은 국가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순식간에수가 불어났습니다.”
“흐음…자네 표정을 보니 우리한테도 가맹을 요청한 것 같군?”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은하제국의 본토와 닿아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유은이 살고있는 강남이 서울에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조력이 절실할 겁니다.”

후우.

한숨이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하나.
전 세계가 모두 뭉친다 해도, D10까지 포함하여 모든 전력을 기울인다 해도 애초에 달에서 폭격을 때려대는 은하제국에겐 대항할 수단 자체가 없다. 그냥 시작하기도 전에 져버린 전쟁인 것이다.

“도대체가 이 땅은 어떻게 조용할 날이 없냐. 역시 단군이 터를 잘못 잡았어.”
“…이걸 단군탓하기엔….”
“아무튼 알겠네.”
“어떡하실겁니까?”
“어쩌긴. 추는 이미기울었지 않은가. 자네가 생각하기에도 이 위치에서 은하제국과 적대하는 건 너무 심한 무리 아닌가?”
“그렇긴 합니다만….”

보좌관은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내외적으로 은하제국에 감싸인 형태인만큼 은하제국 편에 서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그 경우 나라 자체가 밑으로 깔고 들어가는 형국이 된다. 유은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설마 구 일본(현 후지산 자치령)처럼 무지막지한 짓을 저지를거란 생각은 쉽게 들지 않지만, 그렇다해도 상당히 인권적으로 후진 시스템이 들어오는 건 매한가지다.

“결국 어쩔 수……아니 잠깐.”

그때 갑자기 번뜩이는 생각.

“은하제국은 어쨌든 연방국 형태가 아닌가.”
“그렇죠. 정확히는 연방국의 연방국이지만요. 보지니아 연방제국과 후지산자치령, 하렘궁 이렇게 세 세력이 합쳐져 마침내 은하제국을 구성하니까 어쨌든 연방국이긴 합니다.”

결국 우두머리는 유은이지만, 형식적으로라도 보지니아 연방제국의 연방황제는 이소냐, 그리고 후지산 자치령의 총독은 임서현이라는 식으로  세력의 우두머리가 나뉘어져 있다.


“설마 대한민국을 은하제국연방의  축으로 넣으실 생각이십니까? 그쪽에서 그걸 원하는 것 같진 않던데요. 무엇보다 대통령님은….”

남자지 않습니까.
라는 말을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하는 그.
하지만 뜻은 명확했다. 그리고 대통령 역시 알고 있는 바였고.

“그렇지. 지금은 내가 대통령이지.”


그에겐 생각이 있었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 그나마 적은 피로 조금이나마 한민족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물론 혼자서는 택도 없는 일이였고, 외부인의 조력이 필요했다.

더 정확히는 ‘외부인이 된’자의 조력.








“한사랑…그녀가 대한민국의 수장이 된다면…충분히 은하제국의 한 축이 될 수 있지 않겠나?”
“!!”

예전과 똑같은 결론. 분명히한사랑은 기존의 계획을 거부하고 연을 끊었다.
하지만 이거라면? 애초에 한사랑이 배신을 때린 이유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력을 만들어 같은 선상에서 유은과 있고 싶기 때문이다.
은하제국의 연방이 된다면 확실하게 같은 선상에 설 순 없겠지만, 적어도 현재 이소냐가 누리고 있는 정도의 지위는 가질 수 있을 터.


“하지만…그녀가 수락할까요? 근본적으로 예전 계획과 크게 다른 점이 없지 않습니까.”
“있지.그때는 은하제국이 없었고, 유은  인간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명확히 몰랐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확실하게 연방을 구성하고 있고, 나아가 지구통합을 노리고 있지 않은가.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 은하제국 입장에서도, 본인들의 손을 직접적으로 더럽히는 것 보다, 그 여자를 이용하는 편이 분노를 분산시키기에도 편하겠지.”


말하자면 그때와 지금은 타이밍의 급이 다르다. 그땐 안됐지만 지금은 될지도 모른다.







+++



최초로 발견된 이세계에 자리잡은 대한제국.
<불멸의 사령관>이라는 패밀리 직군을 얻어(지구 역사상 세 번째.)본인만의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할 수 있게된 그녀는 성장을 위해 이세계로 넘어왔다.

초기에는 군대를 키워 대한민국을 집어삼킨 뒤 군부독재를 통해 언론을 통제하고, 유은이 무슨짓을 하더라도 국민이 들고 일어나지 못하도록 억눌러서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피로 한민족의 항구적인 안정과 번영을 가져온다는 대통령의 계획에 따랐다. 하지만 나중에야 본인의 행동이 유은과 함께 있고 싶다는지극히 개인적인갈망에 의한 것임을 깨닫고 변모하여 이제는국가와 민족을 위한 여인이 아닌, 오로지 자신과 유은을 위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그렇기에 행보도 달라졌는데, 일단 대통령과는 이별을 선언하여연락을 끊었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세력을 불려 나갔다.
유은의 직접적인 입김이 닿아있는 라이제르 왕국은건드리지 않았지만, 그 이외의 서대륙 국가들은 거침없이 밀고들어가 성장이란 명분을 들어 학살과 약탈을 자행했고, 나중에는 서대륙을 넘어 이세계 최강국인 불칸 대 제국까지 집어삼켰다.



불칸이 넘어간 이후, 이제야 비로소 위기감을 느낀 동대륙의 국가들은 서로 연합하여한사랑의 대한제국을 치고자 하였지만, 그 전에 정보를 받은 그녀가 전격전을 일으켜 동대륙을 횡단하며 연합을 남북으로 짤라버렸다. 이후로는 각종 첨단병기와 도저히 간극을 좁힐 수 없는 고티어 병사들을 이용하여 점령과 정복을 반복.
이미 오래전에 점령한 서대륙측은 내정을 다지며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동대륙쪽에선 끊임없는 학살과 약탈로 경험치와 각종 자원을 수급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서대륙에 자그맣게(?)자리한 세력에 불과했지만, 그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전격전을 통하여 대륙의 거의 전부를 집어삼켜버렸다.
덕분에 유은과 거래하여 이세계의 패권을 얻으려 했던 루드밀라 공주만 어처구니없이 떠버린 상황.


물론 한사랑의 진격은 그녀도 허락한 일이었다.  개월만에 이렇게까지 대책없이 세력이 커질 줄 몰랐을 뿐….

아무튼 그리하여 한사랑의 대한제국은 대륙 곳곳에 삼족오기를 박아넣으며 본격적인 대제국의 발호를 선언했다. 그리고 마침내는….





[본부레벨 40달성을 축하드립니다.]
[해금건물 : 우주도크, 궤도엘리베이터, 우주정거장, 축퇴로, 행성간여행로 등]
[해금기술 : 퀀텀점프, 얽힘통신, 위성학 등]

유은사태 이전에 과학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던, 심지어 유은이 왔다  이후에도 라이제르 왕국 이외에는 ‘과학’이라는 단어 자체도 없었던이 행성에 우주문명을 개척해버렸다.


물론 그냥 이루어진  아니다.  그대로 사람들의 피와 살, 뼈를 갈아서 연구한 거나 마찬가지고, 현재 대한제국에서 운용중인 수백만의 병력과 만 단위의 육상병기, 수천기의 항공기 등은 전부 약탈로 뽑아먹은 자원들을 활용한 것이다.

사실 이렇게까지 빨리 성장하게 될 줄은 한사랑 본인도 몰랐다. 아니,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오죽하면 시스템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보좌관 셜리조차 몰랐겠는가. 그녀는 적어도 10년은 내정에만 집중해야 한다 주장했고, 한사랑도 1년 정도는 내정에 집중하려 했다.

그러나 불칸이 무너진 이후동대륙 국가들이 결집하기 시작하면서 일이 틀어졌고, 이를 가만 놔두면 향후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단 밀어버렸는데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결국 약탈이 답이었어.”
“그러게요.”

확장은 엄청난 유지비를 발생시키지만, 약탈에 초점을 맞추고 대륙 하나를 밀어버리니 그냥 해결이 돼버렸다. 생각 이상의 어마어마한 자원이 약탈된 것이다. 역사속에서 수많은 강대국들이 왜 그렇게 약탈에 열을 올렸는지 이제야 좀 이해가는  같았다.


“얼떨결에 이렇게 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해. 적어도 차원간이동은 가능하게끔 만들어야지.”

지금도 이미 지구에 비한다면 오버테크놀로지다. 지구의그것보다 수십배는 커다란 입자가속기를 통해 엄청난 속도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자원만 있다면 우주도크나 궤도엘리베이터와 같은 우주시설을 언제든지 건설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한 땅도 넘쳐 흐른다.

유일한 문제라면 국민들 절대다수가 절대적으로 멍청하다는 건데, 이건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싹다 죽이고 병사들로만 채워넣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긴 한데.”
“너무나 끔찍한 생각이시네요.”

셜리가 고개를 저었다.
뭔가 본인의 본성을 깨닫고  이후 좀 더 난폭해졌다고나 할까 거리낌이 없어졌다고나 할까. 원래도 정상인과는 거리가 먼 여인이었지만 그래도 일말의 상냥함 정도는 있었는데, 이젠 그것마저 없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10억이 넘는 인간들을 모두 교육시키기엔 비용도 비용이고 시간이 너무많이 들잖아.”
“학살은 싸고요? 어차피 자연생성되는 병력을 제외한다면 그렇게 저렴하지도 않잖아요.”
“음.”
“그리고 거의 통일에 이른 지금, 굳이 군사력을 늘릴 이유도 없고요.”
“아니야. 약탈은 계속해야 돼. 그러기 위해선 군사력이 필요하고.”
“어딜 약탈하시게요?”

셜리의 물음에 한사랑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널찍한 창 너머로 화창한 하늘이 보였다.


“우주엔 이런 행성도 널려 있겠지.”
“…우주역사에 어떻게기록되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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