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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82)화 (481/517)



〈 482화 〉40.역류

시녀는 그런 그녀를 안타까움과 한심함이 공존하는 심경으로 바라봤다.
역시 궁에 틀어박혀 평생을 살아와서 그런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물정도 모른다.


“역도들의 세가 강하고, 그런 그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 하니 당연한 것입니다.”

그에 비한다면 함께 타고 있는 황후는 차분히 상황을 바라보는 편. 천하제일의 미색을 지녔다는 공주를 친히 낳은 만큼, 그녀의 아름다움 또한 대단했다.
세월의 흔적조차 흠집을 내지 못하여, 황제 역시 후궁을 들였음에도 아직도그녀를 총애할 정도다.

그러나 그럼에도근심은 막지 못하였다.
 감은 두 눈과 근심에 일그러진 이마.
그녀의 온 신경이 무언가를 계산하는 것에 쓰이는  같았다.

“어머니….”
“공주께선 너무 심려할 것 없습니다. 오늘이 아니라도 언젠가 천도해야 했음은 자명한 사실. 고려를 견제한다는 명목으로 궁을 과하게 전방으로 밀었으니 이와 같은 일이 생기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그런가요…하지만 소녀는 무섭습니다. 우리 곁에 소수의 금의위만이 남았는데 혹시라도 간악한 역도들에게 발각되기라도 한다면ㅡ,”
“그런 생각은 입 밖에 내지 마세요. 공주. 이 어미가 말에는 영(靈)이 있다 이르지 않았습니까.”
“아….”

공주는 빗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숙였다.




덜컹!


“꺄악!!”


갑자기 마차가 멈췄다.
순간 온갖 시끄러움이 밀려왔지만, 곧 자리한 것은  막히는 고요함.
말이 달리는 소리도, 푸드덕 거리는 소리도, 사람들의 얘기 나누는 소리와 고함 지르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있는 것은옆 사람의 숨소리 뿐.

그러나 그것은 잠시였고, 머지않아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

넓은 마차 안으로 내려앉는 두려움.

“무슨…?”

-무슨 일이냐!!!


다른 마차에 타고 있을 황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어,어머니….”
“….”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공주의 눈망울을 바라보며, 황후는 그녀를 안아 주었다.


“…괜찮을 겁니다. 공주.”






+++









투웅 - !


그것은 순간적인 현상.

뿌연 연기를 흩날리며 말을 달리던 금의위의 정예들이 순간적으로 낙마했다.
새빨간 액체를 허공에 뿌려대며 그대로 고기파편이 되어 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달리던 말들 역시 얼마  가 토막나고, 마차를 몰던 마부는 ‘아’ 소리를  겨를도 없이 두개골이 잘리며 뇌수를 쏟아냈다.

그야말로 순식간.


동력을 잃은 마차들은 수십미터를 말 없이 전진하다 아무렇게나 멈추어섰다.



“흐흐흐. 쥐새끼들 같으니.”
“주인님,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악당 같으셔요.”
“그렇지? 꼭 해보고 싶은 대사였어.”

범인은 역시나 유은과 서현.

유은이 참혹한 현장을 바라보며 두 팔을 높이 올리며 기지개를 폈다.


“어디보자~ 마차가 꽤 많은  보니 그냥 황족들  데리고 온 거 같은데? 이것들은 분산 안 했나봐.”
“아무래도 황족이면 필요최소한의 호위무사와 종들이 필요할텐데, 분산을 시키면 집단이 너무 커지니까 그런 것 같아요.”
“뭐, 나야 좋지. 황후고 공주고 다 여기 있다는 거 아냐.”
“황제도요.”
“황제야 뭐 쓸모없고. 적당히 개한테나 줘버릴까. 깃발로 쓰던가.”
“깃발 추천합니다.”
“아냐. 생각해보니까 안 그래도 남자라 싫은데 깃발로 만들어서까지 옆에 두고 싶진 않아.”
“그렇군요.”

서현과 실없는 대화를 하다보니, 한 마차에서 두 명의 남자가 튀어나왔다.

“무슨 일이냐!!”
“황자전하!”


입고 있는 복장을 보아하니 명나라의 황자. 마차 안에서 많이 뒹굴었는지 꼴이 말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타고난 고귀함이 느껴졌다.

“…이게 무슨…!”


그들은 나오자마자 참혹하기 그지없는 현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토막난 채 사방에 뿌려져 있는 육편들, 죽어있는 말과 두개골이 잘린 채로 마차에서 굴러 떨어진 마부등등.

전쟁에 참여해보지 않고서야 평생 볼 일이 없는참극이 눈 앞에 펼쳐져 있으니 놀라는 게 당연하다.

“전하…위험합니다!!”

보아하니 금의위는 전멸했다.
백이나 되는 정예가 일순간에 참살당하다니.
분명 엄청난 고수가 있음이 분명.


황자들은 오싹한 불길함에 식은땀을 흘렸다.



“흐흐. 확실하구만 황족무리야. 공주는 안 나오나? 황후라던가 후궁도  맛보고 싶은데.”
“아마 여자니까 마차 안에서 상황을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이 만인의 남편인 이몸께서 친히 들어가 줘야지.”

문득 도쿄에서 했던 숨바꼭질이 생각난 유은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난 마차 하나씩 열어보면서 여자가 있으면 일단 범할 테니까, 너는 이 근방에서 혹시 튀는애 없나 감시하고 있어.”
“오. 알겠습니다. 헌데 저것들은 어떻게 할까요?”

잔뜩 긴장한 채 유은들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시녀나 종으로 보이는 이들이 꽤 많아 족히 오십은 되어 보였다.
바보는 아니었는지 분위기상 참극의 범인을 유은이나 서현으로 생각하고 경계하는 것 같았다.



“음…너 하고 싶은대로 해봐.”
“예.”

서현이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시대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심히 자극적인 개량 한푸를 입고 있었는데, 위쪽은 평범한 한푸지만, 하반신쪽이 매우 짧아 현대의 미니스커트 만큼이나 맨다리가 드러났다.
길쭉하면서도 매끈하게 빠진 그녀의 다리가 성큼성큼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의 눈이 자연스레 쏠렸다.




“귀,귀하는 누구시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황자 중  명이 꿀꺽침을 삼키며앞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답지 않은 공손함을 띄고 선문.

서현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 돌연 손을 휘둘러 앞으로 나온 황자의 목을 날려버렸다.

푸확!


“!!!!”
“화,화화황…”
“황자전하아아!!”
“꺄아아아악!!!”


경악하는 종들과 얼어붙은 황자2.
서현은 감흥없는 눈으로 그들을 둘러보다 입을 열었다.


“꿇어라. 주인님의 어전이다.”
“무,무슨…짓을…!”
“지금 무얼 하는 것이오!!!!”


충성심이 강한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노인이 극히 노하여 서현에게 삿대질했다.

“감히 대 명의ㅡ,”
“귀가 안 들리는 건가?”


쩌억.


그 결말은 끔찍.
그는 눈을 부릅뜬 상태로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세로로 찢어져 사망했다.

풀썩.

쏟아지는 장기와 지독한 피비린내.
마음이 심약하거나 이런 광경을 처음 보는 시녀들은 벌써부터 다리를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쏟아냈다.


“꿇으라 했다.”
“….”

압도적인 기색.
뭔가 대꾸를 했다간 그 즉시 참되어 반갈죽될 것 같은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 몇몇 종들과 시녀들이 움찔거리며 무릎을 꿇으려 하는데ㅡ,


“뭣들 하는 것이냐!!!!”




황자의 호통에 동작을 멈췄다.

“감히 아바마마와 본 황자의 앞에서 역도의 말을 들으려는 것이냐!!”
“여,역도…?”

그는 다리는 후둘후둘 떨리고 있었지만  만큼은 서현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허리춤에서 뽑아든 검까지.

“필시 네것들이 그 하렘궁인지 하는 역도들이렸다.”
“역도?”


서현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건 너와 같은 사내들을 말하는 것이지.”
“뭐라?”

싸늘하기 그지없는 어조. 유은을 대할 때와는천지차이다.

“주인님께선 너희의 존재를 허락치 않으셨다.”
“허….”

기가막히고 코가 막히는 소리.
이쯤되면 그야말로 광기가 아닌가.

“그래그래. 난 허락한 적 없다고.”


서현의 행동에 재미를 느낀 유은이 서현 뒤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매만지다 손을 내려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허벅지까지 내려갔다.

“내 허락없이 존재하는 거니까 이건 내 명령을 무시한 거라고도 할 수 있지.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역모 아닐까.”
“역모는 보통 9족을 멸하죠. 여자들은 노예로 삼고요.”
“그래. 그래야지.”

서현을 희롱하며 거기까지 말을 마친 유은은 그녀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고는 서현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망설임없이 황자2와 남자들의 목을 날려버리고는 시녀들이 입고 있는 옷가지를 전부 찢어발겼다.

“!!!”


모두 1초만에 일어난 일.
남자들은 목 없는 시체가 되고, 여자들은 나신이 되었다.


“꺄,꺄아아아악!!!!”

도무지 제정신으로 버틸  없는 현실.
여인들이 울부짖으며 주저앉고, 더러는 오줌을 지렸다.


“너희들은 보지도 있고 미색도 그런데로 출중하니 전부 주인님의 육변기로 활용하겠다. 영광으로 알도록.”
“싫어…”
“엄마아….”

여인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신세를 한탄했지만, 변하는  없다.
구해주는 이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남은 길은 영원히 유은에게 봉사하는 것 뿐.

“야. 근데 이지경이 됐는데도 황제란 놈은 코빼기도 얼굴을 안 비치네. 너무한 거 아냐? 하긴. 그런 겁쟁이새끼시니까 이렇게 도망이나 치는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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