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75)화 (474/517)



〈 475화 〉40.역류

“어딜 가려는 것이냐?  벌레 같은 근성은 아직도 못 버린 것이냐? 기회를 봐 살금살금 물러나는 것이 퍽 혐오스럽구나.”
“닥쳐라 망할년 같으니.”
“너 같은 것이 무림맹주에 검왕…그리고 천하제일인이라니. 너무나 과하다 생각지 않느냐?”

 장이나 떨어진 곳에서 떠들던 그녀가 갑자기 코앞에서 얼굴을 쑤욱 들이밀었다.


“본녀는 너를 보면 정말 참을 수가 없다.”
“!!!!”

미처 이를 인식하지 못한  그녀의 얼굴공격(?)을 받은 독고월은 천하제일인이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화들짝 놀라며 뒤로 철푸덕넘어졌다.
우스꽝스럽게 엉덩방아를 찧은 그는 광폭해진 세린의 눈을 도저히 쳐다볼 수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본녀의 발가락 떼만큼도 못한 것이 천하제일인이라니. 웃기지 않느냐?”


친절하게 허리까지 숙여 그를 응시하는 여세린.
피에 젖은 은발이 떨어져 내리며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저,저리 꺼져!”


훅!
하고.
독고월이 검을 내질렀다.
비록 그녀의 눈을 볼  없어 고개를 돌리긴 했지만  역시 초절정의 고수.
보지 않아도 심장을 찌르는 것 쯤은 일도 아니다.

톡.


하지만 그 일격은 허망하게 마무리.
사뿐히 얹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살짝 대었을 뿐인데, 고작  손가락을 밀어내지 못한다.


“거 보거라. 본녀의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지 않느냐. 마치 벌레처럼.”

그녀가 검 끝에 댄 손가락을 꾸욱 누르기 시작했다.

부들부들.

피는 나지 않고, 그대로 검이 밀리며 마침내 검의 손잡이가 독고월의 오른쪽 어깨를 누르기 시작했다.


“극…!!”


그녀의 힘을 이길 수 없어 왼손까지 동원하여 검을 밀어보지만 역부족.
서서히, 그리고 천천히 검의 손잡이가 어깨를 짓눌렀다.





“벌레는. 꾹 눌러줘야 하지 않겠느냐? 터지도록.”



쿠득.

“끄아아아아악!!!”

손잡이가 어깨에 박히며 뼈가 박살나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무려 무림맹주가 고통에 발버둥치고 있었지만, 정작 이를 실행한 여세린은 그다지 감흥이 없어보였다.

“어째 재미가 없구나. 버둥대기라도 해보지 그러느냐?”

비릿하게 웃으며 이번엔 발로 그의 고간을  누르기 시작했다.

“응?아니면 큰일  텐데?”
“끅..끄으윽…그,그만…!!”

콰직.


“끄아아아앙아아아아악!!!!!”


결국 뭉개졌다.
좀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고통.
그제서야 세린이 팔뚝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를 터뜨렸다.

“후흐흐. 비명은 그나마 들어줄  하구나. 암. 벌레는 비명따위 지르지 후후후.”

콰직!

“크허억…!”

재미가 들린걸까.
그녀는 독고월의 이곳저곳을 마구 뭉개기 시작했다.
처음 어깨와 고환부터 시작해서, 반대쪽 어깨, 무릎, 팔꿈치, 손가락, 발가락, 발목 등.

그야말로 광녀처럼 여기저기를 짓밟아대며 웃었다.
서현조차 그 광경에 소름이 돋을 정도.

서현이 유은에 대한 충성심으로 잔혹해진 여인이라면, 여세린은 그냥 태생이 그런 여인이다. 일종의 재능(?)이랄까. 진심으로잔혹한 행위를 즐기며 거기서 쾌락까지 얻는 중증 광녀인 것이다.





주예령은 유은에게 묶이고, 무림맹의 고위 장로 무림맹주가 여세린에게 털리고 있으니 나머지 병력이 제대로 싸울  있을리가 없다.
저마다의 장기를 보이며 호기롭게 검을 휘두르곤 했지만, 결과는 처참한 도륙.

여무사들은 무자비한 구타에 정신을 잃고 끌려갔으며, 남무사들은  자리에서 토막났다.


무사들이 그럴진데, 하물며 일반 병사들은 어쩌겠는가.
제대로 검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목이 날아가는 것이 다반사이며, 간간이 루크레시아라던가 구예나 등에 걸리면 끔찍하리만치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렇게 전쟁이 시작된 지  반 시진.
고작 한 시간만에 싸움의 판결이 났다.

일반 장수/장로들과 병사들은 거의 몰살당했고, 무림맹주는 여세린에 의해 철저하게 굴려지다 끔찍한 고깃덩어리가 되었다.

이제 제대로 서 있는  주예령 한  뿐. 그녀는 시녀들에게 둘러싸인 채 유은과 대치하고 있었다.


“주인님, 소탕완료했습니다.”
“오. 그래.”


피를 뒤집어  서현이 보고하자, 유은이보란듯이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며 기지개를 폈다.

“누나 들었지?  죽었대. 남은 거 누나뿐이야.”
“….”

그녀의 얼굴에는 살짝 홍조가 올라 있었는데, 전투 때문에 흥분한 것도 있었지만 유은의 계속된 희롱 탓이 컸다.
육체라는 게 상당히 멍청해서 본의가 아니어도 계속 만져지게 되면 준비를하게 되니까.



“하악…하악….”
“오우. 흥분하셨나?”
“얼른 주인님께 범해지고 싶은가봐요.”
“역시 그렇겠지?”
“닥…쳐….”

완전히 땀범벅.
그녀의 검에서 찬란하게 빛나던 검강은 이미 옛적에 꺼졌고, 은은한 검기만이 검을 지탱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유은이 아니라 일개 시녀에게도 필패.
그럼에도 눈빛은 제법 살아 있었다.


“주인님, 혹시 들으셨습니까?”
“응? 뭘?”

서현이 검을 부여잡은 채 헐떡거리는 주예령을 손으로 가리켰다.


“천한 것이 어딜 감히!”

그러자 분노하며 날뛰는 그녀.

“저년, 황족입니다.”
“응?”
“금의위 무사들을 고문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습니다.”

유은이 놀란 얼굴로, 씩씩대는 그녀를 쳐다봤다.


“감히 금의위 무사들을 고문했다고!! 죽고 싶으냐!!!”
“황족이라고? 그럼 설마 황녀?”
“아닙니다. 먼 친척입니다.”
“와우.”

그저금의위에 소속된 예쁜누나인 줄 알았던 유은은 이게 웬 횡재냐는 듯이 그녀를 훑어봤다.
왠지 좀전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먹음직스럽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계속 만져대서 꽤나 흥분한 상태였는데, 주예령이 무려 황족이었다니.
그렇다면 마땅히 능욕해줘야 하지 않을까.


유은의 뇌내속에서 그런 사고회로가 돌았다.





“야, 물 좀 가져와라.”


유은이 그렇게 명하고, 의도를 알아챈 시녀가 대뜸 물을 가져오더니 주예령에게 냅다 들이부었다.

“푸억!!”


갑작스런 일격을 맞은 주예령.
졸지에 물에 젖은 생쥐꼴이 되었음에도 그녀는 사방에 검을 휘두르며 시녀들을 위협했다.


“어떤 년이야!! 죽여버릴거야!!!”
“워워. 젖으니까 더 이쁘네. 역시 여자는 피에 젖은 것 보단 물에 젖어야지.”

피가 씻겨나가 다시 미모를 드러낸 주예령의 모습에, 유은이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고 있던 곤룡포를 벗었다.

“!”

그제야 방금  물의 의도를 깨달은 주예령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천한 것이…으윽…감히…!!”
“그래. 계속 그렇게 울부짖어. 보지 뚫리고 나서도 그렇게 울면 좋겠네.”
“크윽….”

발가벗은 유은이 커다란 자지를 덜렁이며 걸어오자, 주예령은 심호흡을   크게 하더니 눈을 꾹 감았다.
그리고는 그대로검을 휘둘러 자신의 목을ㅡ,



“되게 귀찮은 년이네.”

자르려 했지만 제압.
그녀 주변에 몰려있던 시녀들이 달려들어 검을 빼앗고, 사지를 제압했다.




+++





망했다.


황상께서 친히 명하여 내려주신 중앙군 2만과, 각지에서 끌어모은 수만의 관군.
그리고 무림맹의 정예.

그 강대한 병력이 일순간에 날아가버렸다.

나의 판단착오로 인한 것인가 생각해 보았지만, 그건 아니다.
그저 상대가 너무 강했을 뿐.

내가 금의위와 동창을 이끌고 무림맹에 도착했을 땐 이미 놈들이 출병한 상태였고,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출병했을 땐, 이미 지척까지  상태였다.
 상황에 할 수 있는 거라곤 부딪히는  뿐.
애초에 한낱 평민들의 반란에 겁을 먹고 물러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그리했다가는 황실을 욕보이는 것이다.




그럴진데…



완벽하게 패망했다.
병력은 몰살당했고, 기고만장하던 무림맹의 장로들은 마치 허수아비처럼 썰려나갔다.

그리고 내가 상대했던 놈들의 괴수(塊首)는 저열하기 짝이 없지만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강자였다.
나의 검을 몇 번이고 피해내며 동시에 몸 이곳저곳을 희롱했다.


반 시진이 지났을 때 나는 황상께서 주신 모든 걸 잃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믿을 수가 없다.
한낱 평민 따위에게…하찮고 저열한 것들에게…내가…!


푸확!

놈들은 내게 물을 끼얹었고, 유은이라는 놈은 감히나를 능욕의 대상으로 보며 흉물스런 것을 드러냈다.
아아.
이럴  없다.
이대로…능욕당할 순 없다.



“되게 귀찮은 년이네.”
“크읏!”

그래서 자살하려 했다.
폐하를  면목이 없거니와, 이유를 불문하고 이토록 큰 참패를 당했다면 마땅히 목을 내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저딴 놈에게 능욕당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하지만 난 그것조차 실패했다.

“놔!! 놔라!! 천것들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손을 대느냐!!”

놈을 따르는 여자들이  검을 빼앗고, 내 사지를 결박한다.
그리고 놈이 다가온다.

 발자국.
한 발자국.

“죽여버릴 것이다!! 폐하께서 네년들을 죽일 것이야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도 거칠게 반항하며 발악했지만, 이미 나는 잠식되어 있었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공포와 두려움에.


싸우다 죽는 건 상관 없다.
정쟁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싫긴 하지만 그래도 낫다.

하지만….
하지만….

능욕이라니…!

천것 주제에 내 몸에 손대고 희롱한 것도 모자라 기어이 능욕을 하겠다는 것이냐!

이것만은 절대.. 절대 안 된다!
이 몸이 어떤 몸인데!!


대 명 황실의 검이자, 폐하의 친위대인 금의위의 진무사.
정 4품직의 관료이며 동시에 황족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 나를!

감히!
천것이!!

부욱!



“오. 이게 황족 여인의 보지인가. 모양 장난 아닌데?”
“극상품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주인님.”

바지가 찢어졌다.
놈이 찢은 것이다.
차가운 바람이 가랑이를 스친다.

“흐흐. 침 떨어지네. 황족이라니.”

여자 몇 명이서 내 사지를 꽉 잡고 있는 가운데, 허벅지가 강제로 벌려진다.
뭐,뭐야. 넣으려는 건가? 저걸?

놈의 물건은 팔뚝만하다. 남자의 것을 본 적이 없어 평균은  수 없지만, 확실한 건 놈이 비정상적으로 크다는 것….
저딴 것이 들어왔다간…내 몸은 찢어진다.

“하,하지마….”

더 이상  입에서 강한 말은 나가지 않았다.
 수 없었다.

능욕이라는거대한 두려움에 생각이 마비되고, 말도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저리가…저리 가란 말이다..!!”
“으응? 뭐야. 갑자기 귀엽네.”

싫어. 싫어.

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


제발 하지마!!
저리가란 말야!!!



“어디 황족 보지맛 좀 볼까?”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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