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9화 〉38. 절세미공자(絶世美公子).
“수현씨….”
거진 알몸인데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사내.
나가라고 할 법도 한데, 그녀는 내 자지에 눈이 쏠려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
내 물건이 좀 우람하긴 하지.
불끈!
한 차례 껄떡거리자, 수현씨의 목덜미가 꿀꺽하며 움직였다.
남자의 맛을 아는 건가?
“눈치채고 있었어요. 그 동안…저랑 하고 싶으셨죠? 그래서 같은 방에 재우신 거죠?”
“그,그럴 리가…그런 거 아니에요.”
나의 말에 그녀는 가까스로 자지에서 눈을 떼고 부정했다.
하지만 난 알고 있지. 그 동안 얼마나 나를 쳐다봤는지를.
솔직히 다른 여자들에 비하면 한참 양반이다. 장로들이나 이화검수등등은 진짜 대놓고 날 훑었으니까.
나야 뭐 그게 기분나쁘진 않았지만 평범한 남자였다면 불쾌하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시선이었지.
그에 비하면 수현씨는 확실히 덜했어.
하지만 그래봤자 여자!
내 앞에서 성욕을 완벽하게 참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도 나가라는말 대신 날 열심히 쳐다보고 있잖아.
스윽.
나는 기회를 봐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몸을 살짝 만졌다.
“저…수현씨라면…괜찮아요.”
“유은씨….”
“기분좋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전ㅡ,”
“괜찮아요. 지금 여긴 저와 수현씨밖에 없으니까. 누구도…이곳에 오지 않아요. 둘뿐이라고요.”
극도의 고민.
아마 자신의 정인을 떠올리며 갈팡질팡 하는 거겠지.
무려15년이라는 세월동안 이화궁에서 정절을 지켜왔던 수현씨가 이 정도로 흔들리는 건 거의 다 온 거나 마찬가지!
거의 99% 진행됐을 무렵, 수현씨가 돌연 팔로 가슴을 가리더니, 내 가슴팍을 밀쳤다.
“아,안 돼요. 유은씨. 이러지 말아요. 저는…정인이 있는 몸이에요…그리고 유은씨도….”
아무래도 이성이이긴 모양이다.
쩝.
정신력 하난 엄청 강하네. 자위까지 해놓고 참다니. 사람이냐. 혹시 기계라던가.
비록 그녀가 거절했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다.
이 순간만을 위해 그동안 참아왔는데(비록 최근 장로들을 통해 풀긴 했지만) 여기서 물러서는 건 말도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 오늘 끝을 봐야해.
“수현씨, 그런 건 생각하지 마요.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자고요.”
“그럴 수 없어요. 우리 모두ㅡ,”
“전 수현씨가 좋은 걸요. 함께하고 싶고. 수현씨도 사실 그렇죠? 그래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신 거잖아요.”
“아니 그건….”
그녀의 방어막은 강력했다.
도대체 15년 전에 헤어진 정인이 뭐길래 이렇게 정절이니 뭐니 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현대의 여자들과는 뭔가 다르다.
그래도 뭐…날 이길 순 없지.
이곳에서 발전시킨 나의 연기력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어.
“흑…흑….”
“유,유은씨?”
나는 슬픈 연기를 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깜짝 놀란 그녀가 나를 붙잡자, 얼른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저 사실 괴로워요. 궁에 있는 것…그리고 장로들과 있는 것….”
“….”
“하루에도 몇 번씩 좋지 않은 생각을 해요.”
“….”
수현씨는 잠시간 어찌할 줄을 모르다가 가만히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그녀의 품에 안긴 채 줄곧 하소연했다.
그리고….
“하지만 수현씨와 함께라면 괜찮아요. 제 유일한 낙이에요. 저를…받아주실 수 없나요?”
마지막 킬링 포인트는 울먹이며 올려다보기.
수현씨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린다.
“궁주님도…장로들도…다 괜찮아요. 받아줄 수 있어요…하지만 수현씨가 있어야해요.”
“….”
그녀는 엄청나게 고민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바르르 떠는 눈가와 흔들리는 눈동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 훤히 느껴졌다.
나는 여기서 결정타를 날렸다.
곧바로 돌진하여 그녀의 입술을 딴 것이다.
“!!!”
그녀의 몸을 껴안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때까지 수현씨는 가만히 있다가, 아까보단 조금 덜 한 세기로 내 가슴을 밀어냈다.
물론 그래도 사람 하나 밀어내기에는 충분히 강한 힘이었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밀려났다.
“안…돼요…저는 정인이 있ㅡ,”
“괜찮아요. 저도 정인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아요.”
“네?”
상큼하게 궤변을 날려주고 다시 한 번 입술박치기.
그녀는피하지 않았다.
“흐움….”
혀를 쓰거나 하진 않았지만 두 손을 어찌할 줄 모르며 퍼덕이다 결국 내 몸을 껴안았으니까.
나는 이대로 도장까지 찍을 생각으로 슬그머니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
이를 눈치챈 수현씨가 화들짝 놀라며, 막 감기려던 두 눈이 큼지막하게 떠졌다.
“수현씨, 걱정 마요. 저 많이 해봤다고요.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
나의 말에 문득 슬픈 표정이 된 그녀.
아무래도 검후나 장로들에게 시달리던 내 모습을상당히 불쌍히 여기는 모양이다.
정작 난 좋지만.
아무튼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거부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달아오른데다 내 얼굴이랑 성기까지 봐놓고 여기까지 버틴 게 대단한 거지.
나는 살짝 벌려진 그녀의 다리 사이로 허리를 집어넣고 큼지막하게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하반신에 비볐다.
아직 제대로 보지 않아 수현씨의 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일단 털은 있다.
“…유은씨, 정말 괜찮아요?”
키스하느라 붙어있던 몸을 떼고, 귀두를 젖은 보지에 가져가자, 대뜸 이렇게 물어왔다.
진짜 너무 착해서 뜨끔할 정도네. 나중에 진실을 알면 막 대성통곡하면서 노려보는 거 아냐?
“그럼요. 저, 수현씨랑 하고 싶어요.”
“….”
결국 포기했는지, 그녀는 얼굴을 옆으로 돌린 채 스스로 다리를 벌렸다.
+++
수현은 굴복했다.
다가오는 기대감과, 유은의 색기, 그리고 본인의 욕망에.
몇 번이고 정인을 들먹이며 거부하긴 했지만, 그건 사실 마지막 자존심에 지나지 않았다.
유은의 분위기에 압도된 이 순간, 그토록 그려왔던 정인의 모습은 제대로 떠오르지도 않았으니까.
그런 상황에 유은의 눈물을 보고나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어졌다.
궁주 여세린과의 관계, 그리고 장로들과의 관계가 너무나 싫다는 그가, 하루에도 몇번씩 좋지 않은 생각을 한다는 그가, 수현과의 관계를 원하고 있다.
좋지 않은 관계를 수도 없이 강제로(그녀 생각에) 맺어온 그가,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여성과 관계를 맺으면서 치유받는 것이다. 위로받는 것이다.
그러니평소 측은하게 생각해왔던 그녀는 더더욱 유은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입맞춤.
정인이 있다곤 하나 그와 이렇다할 행위를 해본 적이 없는 그녀에겐 첫 입맞춤 이었다.
밋밋한 듯 하면서도 짜릿한 느낌.
그녀는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느낌에 지배당했다.
그리고 이어 하반신에서 느껴지는 손길.
그녀의 다리를 서서히 벌리는 유은의 움직임.
그녀는 놀랐으나, 그녀를 슬프게 하는 유은의 말로 인해 그마저도 허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마침내….
푸욱!
“허윽!”
유은의 거근이 그녀의 몸을 정복했다.
+++
“저곳이 이화궁인가.”
“떡하니 쓰여있잖아. 한자로.”
“흥. 한자따윈 모른다.”
“만본앵인지뭔지 외쳐대는 중증 오타쿠 주제에 저런기본적인 한자를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 웃긴년이네 이거.”
“쯧…총대장에 대한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군. 2번대 대장.”
“아 씨발 그 ‘2번대’라는 것도 졸라 오타쿠스럽다고. 그냥 1조 2조 3조 이렇게 말하면 안 되냐? 어? 어디가 덧나??”
“저기…너네 다 시끄러우니까 좀 조용히 할래요? 사람들 다 쳐다보잖아. 멍청이들아.”
커다란 대로 한복판에서 저편 끝에 보이는 이화궁의 대문을 바라보며 떠드는 여인들.
유은의 친위대인정의13대의 총대장 루크레시아와, 2번대, 3번대대장인 구예나, 사토미. 그리고 그녀들과 함께 온 임서현,은소령 외 5명의 비서였다.
하나같이 미녀들 뿐인데다 대놓고 길막을 하고 있어서 주변 시선을 엄청나게 잡아먹고 있었는데, 무림인의 분위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기에 누구하나 다가오지 않았다.
“적진이니 집중하세요.”
티격대는 루크레시아와 구예나를 말린 서현이 이화궁 대문을바라봤다.
아무리 유은이 원했던 상황이라 하지만, 그녀는 검후란 년에게 처참하게 패한 것도 모자라 유은까지 빼앗겼다. 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검후 그년도 마찬가지다. 감히 유은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고 납치하였으니,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것이다.
“야, 근데 GPS에는여기 말고 다른 곳 가리켰다며.”
“네. 하지만 이곳으로 오고 있으니 상관 없어요. 이화궁 먼저 쓸어버리죠.”
어차피 검후는 없다.
흑천맹의 부름을 받고 사천으로 향했으니까.
그 사이 이화궁을 쓸어버리고, 여행을 나간 유은을 되찾는다.
그리고 검후가 돌아오면 그년도 조진다.
이게 바로 서현의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