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21)화 (420/517)



〈 421화 〉36.무림출두




식사가 끝나고, 나는 대충 궁주님의 명령을 이행한다는 명분을 들어 서현과 세이코를 데리고객잔을 나섰다.
만약 소홍이라는 애가 나를 타겟으로 잡고 주시하는 거라면 분명 따라나올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주인님, 아까 그년이 따라오고 있어요.”


서현의 보고.
나도 느끼고 있다.
대놓고는 아니지만 어쨌든 우릴 쫓아오고 있다.

“어떻게 할까요? 원하신다면 바로ㅡ,”
“어허. 잠깐 기다려봐.”

누가 서현 아니랄까봐 언제나처럼 급발진.

“딱히  한 건 아니잖아? 일단 기다려보자고.”

해가  짓을한다면 그땐 조치를 취해야겠지만 지금은 그냥 귀여운 여자일 뿐이다.
그러니 강호의 도리를 다해 신사답게 대해줘야지.

“아, 하지만 놀려주는  정도는 괜찮을지도. 흐흐.”
“그 말씀은?”

서현이 묘한 기대감을 품고 물었다.
요녀석, 대충 눈치챘군.


스윽.

부드러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싸니, 서현이 자연스레 안겨왔다.
나는 적당히 그녀의 몸을 만져주다가 반대편에 있는 세이코도 끌어 안았다.
그야말로 양팔의 꽃!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주물러댈 수 있는  전용 보지들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하는 녀석들이다.

“무협지에 보면 무슨무슨 루 같은 거 있잖아? 기녀들끼고 노는 거. 주루라고 하던가?”
“이런. 응큼하시네요 주인님.”

서현이 눈웃음을 치며 슬며시 내 하반신을 만졌다.
뭔가 갈수록 음탕하고 적극적이게 되는  같은데, 좋은 변화야.


“과연거기까지 따라올지 지켜보자고.”


그렇게나는 정보를 수집하여 이 도시에서 가장 크다는 주루…사실 하나밖에 없었지만 어쨌든 그곳을 향해 발을 옮겼다.
아침은 아니었지만 아직 점심 남짓한 시간이었기에 영업을 하고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문제 없는 모양.
더구나 오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거 음란한 도시구만?


“자, 들어가보자고.”

설마 내 얼굴로 입구컷당할리는 없으니 당당히 발을 옮겼다.






+++






“뭐,뭐야…! 설마 대낮부터 주루를 간다고??”

몰래 유은 일행을 따라다니던 소홍은 눈을 의심했다.
아무리 색을 밝혀도 그렇지, 저녁도  되었는데 물을 빼러 가다니?

게다가 어제의 신음소리를 들어봤을 때, 분명 궁주와 정사를 나누고 있었다.
무려 궁주와 동침해놓고 다른 여자를 찾는다? 그것도 기생집에서?


“…역시  여자는 궁주가 아닌건가?”


소홍은 속으로 크게 실망하면서도 건물 안으로 사라지는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개인적인 감정이야 어쨌든, 현재 그녀가 해야 하는 일은 그를 감시하는 것이었으니까.

“잠깐!”
“?”

그녀가 입구에 도착했을 때, 두 거한이 서로 검을 교차하며 막아섰다.
설마 여자라서 출입을 막은 건가? 하지만 분명 유은과 함께한 두 여자는 오히려 헤벌레 웃으며 안내했는데?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무림맹의 무사가 여긴 어쩐 일이오?”
“설마 대놓고 첩자질을 하겠다는 건 아니겠지?”

두 거한의 말에 소홍이 ‘아.’ 하며 얼빠진 소리를 냈다.
과연. 무림맹 옷을 그대로 입고 있으니 못들어갈 수밖에….


일반적으로 주루에는 무인들이 딸려있기 마련이다.
특성상 못돼먹은 인간들이 많이 찾는 편이고, 그들에게서 기녀들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개 그런 무사들의 소속은 사파였다.

소홍은 차마 지인이 안에 들어갔다고  순 없었기에 일단 물러났다.
무림맹의 이름에 먹을 칠할 순 없었으니까.

‘남장을 하자.’

물론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





“흐음~. 역시 돈 만한 없구나~.”

커다랗고 화려한 건물.
대도시에 있는 그것과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 규모면 도시의 크기를 생각할 때 꽤나  주루라고   있다.


“오늘도 잔뜩 들어오겠지? 후후.”

자신의 방에서 쌓여있는 금과 전표들을 정리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여인.
그녀가 바로 이곳의 루주.


한때 이 도시의 유일한 특급기녀로서 주루의 수익을 책임졌었지만,현재는 은퇴한 상태.
5년 전에 지역 유지와 혼인하면서 은퇴했다.

“특급기녀  명만 있으면  좋을텐데말야~ 여긴  좋은데 인재가 없어. 다른데서 구해야 하나?”

그래서 밀려오는 아쉬움.
특급기녀가 있냐 없냐는 엄청난 수익차이가 난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현역으로 뛰고 싶을 정도.

하지만그랬다가는 당장에 난리가 날 것이다.
아무리 그녀가 몸을 파는 창기는 아니라 해도 자기 부인이 기녀짓을 하는 걸 좋아할 남자는 없다.



“루주님!!”

그때, 갑자기 그녀의 방문이 열리며 험악한 인상의 남자가 들어왔다.

“괴동!! 허락도 없이 제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요!!”
“죄,죄송합니다!! 워낙 급한 일이라…!”
“후…급한 일?”

그가 숨을 고르며 가까이 다가왔다.

“그…손님중에 2명의 여자를 데려온 남자가 있었습니다만….”

뒷말을 삼키다가 루주의 귓가에 속삭이는 그.
험악한 인상이 다가온다는 게 퍽 불쾌했지만 루주는 끝까지 들어 주었다.

“…그렇게 예뻐요?”
“예!! 난리가 났습니다요!!”
“정확히 어느정도 수준이에요? 상급?  정도만 돼도  조그만 도시에선 난리가 나잖아요.”

남자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하반신은 잔뜩 부풀어 있었다.

“한 명은 최상급 정도지만, 나머지 한 명은 무조건 특급입니다!!”
“특급? 특급은 뭐 아무나 하는 줄 아나…얼굴 이쁘다고 다ㅡ,”
“그러니까! 나머지 할 줄 아는  아무것도 없어도, 심지어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모든 게 용서될 정도로 아름답단 말입니다!!”
“…이게 지금 어디서 소릴 질러요?”
“죄,죄송합니다.”

핀잔을 주면서도 생각에 잠기는 그녀.
괴동이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떨 정도라면 분명 엄청난 미녀가 등장하긴 한 모양이다.

‘가만히만 있어도 모든 게 용서된다고?’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의 주루는 단숨에 명성을 떨치며 막대한 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미녀가 이곳의 기녀가 돼야하겠지만, 그런 건 문제될  없었다. 그녀에겐 주루 호위를 위해 고용한 무사들이 있으니까.

다만 문제가 되는  그만한 미녀를 데리고 다닐 정도라면 분명 보통 신분은 아닐 거라는 것.

“혹시 무림맹에 속한 무사라던가 그런 거 아니에요? 최근 많이도 드나들던데.”

유이가 대놓고 조사하러 다닌 것도 있지만, 불과 며칠 전에 수색대 전원이 모이기도 했다. 수만 족히 100을 넘기며, 개중에는 몰래 주루에 방문한 자도 있었다.


“그 일행이 들어오고 난 뒤, 무림맹의 한 여무사가 들어오려 했다는 보고가 있긴 했습니다.”
“으음…무림맹은 좀 건드리기 그런데….”

평범한 공자 무리라던가, 조금 부자인 정도라면 그냥 무력을 써서 강제로 기녀로 만들어버리고 여러가지 조작을 더해 빚쟁이로 만들어버리면 아주간단하게 일이 해결된다.
누가 찾아오더라도 문서를 보여주면 되니까.


하지만 무림맹쯤 되는 세력이라면 그녀 따위가 건드릴 없는 집단이다.


어떻게 할지 한참을 생각하던 루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게 예뻐요?”
“보시면 루주님께서도 만족하실 겁니다.”
“저보다 예뻐요?”
“……예.”
“….”

마지막 대답에서 살짝 자존심이 상했지만그만큼 기대감도 생겼다.
비록 30대 중반을 넘어산 나이였지만, 한때 특급기녀였던데다 미모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가벼운 무공도 배운 탓에 그녀의 외모는 20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성숙한 분위기와 맞물려 전성기시절보다더한 색기가 자연스레 흘러나오니, 이 도시의 남자라면 한 번쯤 품어보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녀였다.


아마 혼인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몇 번이고 일을 치렀을 터.

그런 자신보다 예쁘다는 대답이 돌아올 정도라면 최소 최상급은 될 것이다.
그리고 정도만 해도 이 주루의 수익을 몇 배는 끌어올릴 수 있다.


“좋아요. 그럼 한  만나보죠. 가월이한테 준비해달라고 해줘요. 그 치들에게도 전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하는 말에, 괴동이 깜짝 놀랐다.

“설마 지,직접…?”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천운이에요. 제가 직접 확인하고 일을 진행해야하지 않겠어요?”
“그,그렇군요….”
“얼른 전해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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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각의 시간이 흐르고, 어여쁘게 준비를 마친 루주가 나긋한 발걸음으로 2명의 상급 기녀를 대동한  유은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일단 정보를 먼저 파악하자. 어느집의 누구인지 정도는 알아야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적을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법.

하지만 그녀는 알까.


시공간을 관통하는 절대불변의 말을.



-누구에게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쳐맞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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