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03)화 (402/517)



〈 403화 〉34. 발악.

“그치만 그게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걸요.”
“이 세상은 효율이 전부가 아니란다.”

애초에 전부 보지니아로 만들 거면 뭐하러 정복 같은 걸 하겠냐고.

“좀 더 온화하고 기품있는 방법으로 가자.”
“그럼 시녀드론을 살포하는 건 어떨까요?”
“그게 그거 아니냐.”

아무래도 얘는 이런 상담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중국 전체를 보지니아로 만들어버린 것도 얘잖아?

“아무튼 미국을 주시해야 한다는 거지?”
“네. 분명 뭔가 꾸밀 거예요.”
“그래. 그럼 그쪽  살펴봐. 근데 나로서는 이해가 좀 안 되네. 중국이라는 선례가 있는데도 반항하려 한단 말야? 불가능하단  알고 있을 텐데?”
“권력은 눈을 멀게 하잖아요.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어리석구만. 차라리 일본처럼 납작 엎드리면 좋을 텐데.”
“주인님께서 일본에게 관대한 통치를 하신다면 그걸 보고 엎드릴 수도 있겠지만…그럴 생각은 없으시잖아요?”
“그건 그래.”

하긴. 그렇게 생각하면 발악하는 게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겠네.
중국의 일을보고 납작 엎드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절대적으로 없애야만 하는 세력이라 여기고 반기를 들 수도 있는 거니까.

사람에겐 신념이라는 게 있잖아? 나는 없지만.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어차피 일본은 이제 국기도 못 쓰게 만들었잖아.”
“네.”
“사실상 자치령 정도로 몰락했고.”
“그렇죠.”
“이왕 이렇게 된 거, 日本이라는 이름도 쓰지 말라고 하자. 자치령 주제에 ‘근본’이라는 이상하잖아.”
“그럼 어떻게 할까요?”

흠. 그러게. 뭐가 좋을까.


“뭔가 뒤에 자치령이라고 붙이면 좋을 거 같은데. 후지산 자치령? 재밌겠다.”
“…그건 좀 웃긴 이름이네요.”

후지산은 일본의 상징 같은 산이니까  좋은 이름 아닐까?

“어차피 일본 중앙에 있기도 하고. 좋은 이름 같은데.”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좋아. 그럼 후지산 자치령으로 하고, 자치령기는 우리 제국기를 기반으로 가운데에 후지산 모양을 박아넣는 걸로 하자.”
“네. 주인님.그런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큰 문제? 뭔데?”
“우리 제국기가 없습니다.”
“아….”

제국기가 없다니 이런.

“안 정했었나?”
“네. 중간에 주인님 공백기가 워낙 길었어서….”
“그렇구나.”

제국기가 없으면  되지. 나는 그런 거에 재능 1도 없으니까 대충 맡겨야겠다.

“그, 관련 재능 있는 사람들한테 맡겨서 콘테스트 같은 거 해봐. 그 이후에 진행하자고.”
“네.”
“일본 애들한테 깃발 다시정하라는 공문은 이미 보낸 거지?”
“네. 언론에도 나갔으니 머리를 쥐어 뜯으며 디자인 하고 있을 거예요.”
“크크. 그럼 걔네들이 다 디자인 해놓고 거의 끝날 무렵에 우리가 ‘이걸로 해라’라고 툭 던져주자. 어차피 식민지잖아.”
“후후. 그러시죠.”

좋아. 이걸로 일본에 관련된  어느정도 일단락 됐군.
근데 무슨 얘기 하고있었지?

“미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치할까요?”

아. 맞아. 미국 얘기하고 있었지.

“흠. 아직 잘 모르겠다. 솔직히 그쪽에서 뭔가 확실한 액션을 보여줘야 뭘 하든 하지 않겠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인다던데, 그게 정확히 어떤 거야?”
“스탯을 모아두고 있습니다.”
“…그게 다야?”
“일단 확인된 것은요.”

서현이 내게 보고서 하나를 건내주었다.
역시 내 비서답게 복잡한 양식을 두지 않고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해놨다.

“흠. 정리하자면 꿍쳐둔 스탯이 2천만 개 가량 있다는 거구만?”
“네. 현재  정부는 우리와 직접적으로 거래한 스탯 300만 개와 자국기업 및 민간부문에서 별도로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 스탯 약 800만 개, 타국에게서 웃돈을 주고 사온 스탯 약 900만 개로  2천만 개에해당하는 스탯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보유하고 있다.’라는 건 칩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는 거지?”
“네. 물론 칩을 보유하고 있는 사진이라던가 하는 물증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칩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걸 추적한 건가.”
“네. 그런데 아마저것보다 훨씬 많을 거예요. 사실 칩으로 만들어서개인적으로 주고받고 하면 알 수가 없어서 저게 최소수치라고 보시는 편이 좋을 거예요.”
“많이도 꿍쳐놨네. 근데 이게 왜 불온한 움직임이라는 거야? 좀 모아둘 수도 있잖아. 미래를 대비한다던가.”
“그냥 대비하는 목적으로 그렇게 해놨을 수도 있지만, ‘미국’이잖아요.”
“그렇구나. ‘미국’이구나.”
“네. ‘미국’이요.”

그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알았어. 스파이라도 심어두는 게 어때?”
“그게, 시녀들은 전부 하렘플에 올라와 있는데, 이게 누구라도 들어와서  수 있게 공개돼 있어서요.”
“엥.”
“아 물론 이름이랑 눈에 모자이크처리가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그래도 어지간한 국가의 정보요원들은 다 어플에 있을 거예요. 당연히 스파이를 침투 시켜도 신원조회를 하면 다 들통날 겁니다.”
“그렇구만. 그럼 보지니아를 투입시키는 건 어때? 얘들도 등록돼 있지는 않을 거 아냐.”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신체구조가 다르다보니 x레이만 찍어도 바로 들통날 거예요.”
“그렇구만.”

그렇다고 하렘플을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시녀로 만든다고 해서 충성도가 바로 100 되는  아니니  애매하네.
물론 배신까지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스파이는 좀 안전하게 해야 하잖아?  거짓말을 하진 않더라도 뭔가 말을  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훼방을 놓을 수도 있으니….


“좋아. 일단 계속 지켜보고 있어.”
“네.”







+++




서현의 예측대로, 미국은 스탯을 이용해 일을 꾸미고 있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마련된 방안은 없었지만, 앞으로 스탯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  것은 자명한 사실.
언제 궁과의 거래가 끊길 지 알 수 없으니 확보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확보하는 방침이다.

현재 정부대 정부로 구입하는 물량은 물론이고, 민간에서 몰래 구입하거나 타국에서 사온 것들까지 3천만 개가 넘는 스탯을 쌓아두고 있으며 당면 목표는 1억 개의 스탯을 모으는 것이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비밀유지계약에 사인하신 분들입니다. 앞으로의 모든 일들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하죠.”

넓디 넓은 미 대륙에 비밀기지쯤은 널려 있다.
 중  군데에서 아주 소수의인원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를 연 장본인인 대통령이 좌중을 둘러보며엄숙히 경고했다.

“누구든지 이 안에서 있었던 일을 조금이라도 발설하면, 절대 편안한 안식을 가질  없을 겁니다.”
“물론 명심합니다.”

육해공 참모총장과 D10 미국지부 - 본래 D10본부가 미국지부 역할도 겸했지만, 최근 총회장 아녜스가 미국지부를 새로 설립하고 총본부를 유럽지부로 이전시키고 있음- 지부장, 상원의원 몇명  기업가 1명이  회의의 구성이었다.

일을 진행하는 이들은 더 많았지만, 핵심은 이 정도라   있을 것이다.
이들은 향후 미국의 운명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이곳에 자리했다.




“아직까지 스탯구입에 대한 궁의 제제는 없습니다. 예산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1억개를 모으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겁니다.”
“그렇겠죠. 문제는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입니다.”


스탯은 결국 사람에게 적용하는 자원이다.
1억 개의 스탯을 여러 사람에게 분산해서 적용시키느냐, 아니면  명에게 몰빵하느냐의 문제가 있고,또 그들의 국가에 대한 충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한 문제도 있다.

“이미 인재확보에는 나선 상황입니다. 일본에서도 스카우트인력을 다수 보내주었고, 추후일본내에서 인재를 발견할 시 은밀히 넘겨주겠다는 밀약도 받아낸 상태입니다. 그러니 인재 확보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압도적으로 강한 명이냐, 다수의 결집된 힘이냐. 그게 문제로군요.”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스탯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간단하게도  있는 문제였다.


D10 미국 지부장이 발언했다.

“스탯이라는 건 재능과 직업에 의해 크게 좌우됩니다.”
“그건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글쎄요. 정말 알고 계시다면 이런 논의는 사실 벌어지지도 않을 텐데 말이죠.”
“??”

그는 매우 확신에 찬 얼굴이었다.

“스탯은 가장 효율이 높은 인물에게 최대한 몰아주는 것이 이득입니다.”
“왜 그렇죠?”
“공방이 10만/10만인 사람 1명과, 공방 1만/1만인 사람 20명이 서로 대적하여 싸운다면 어느 그룹이 이길것 같습니까?”
“그야….”
“공방1만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숫자가 많으니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공방 10만인사람에게 상처 하나 새길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던전의 공방 시스템입니다. 즉, 여러 사람에게 스탯을 뿌리는 것은 특수한 직업군이 아닌 이상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그럼 무조건 한 명만을 뽑아 몰아줘야 한다는 겁니까? 하지만 그랬다가 만약 그자가 배신이라도 하면 일이 너무 커집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애초에 의미가 없습니다. 유은의 말도 안 되는 스탯은 모두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의 주변인물이라도 견제하기 위해서는 스탯을 몰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죠.”
“끙….”


미 지부장의 말에 모두가 신음했다.

스탯은  개가 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고가의 자원이다. 100개만 해도 벌써 100만 달러. 1만 개면 1억 달러고, 1천만 개면 천억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다.
현재 미국의 1년 국방예산이  1조 2천억 달러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금액.

이걸 한 사람에게 몰아준다는 건 아무리 미국이라 해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엄청난 리스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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