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9화 〉32. 행보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만, 그럴듯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유은의 머리로 무언가를 생각한다는 것 부터가 오류.
"에이. 모르겠다."
그는 고개를 저어대며 포기했다.
본인의 능력으로 할 수 없다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 녀석에게 위임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어나라 임서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능캐를 깨운다는 빌미로, 침대 위에 엎어져 있는 서현의 엉덩이를 벌리고 아직도 정액을 토해내는 뒷구멍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흐읏...!"
거대한 육봉이 장벽을 꿰뚫자, 감겨있던 그녀의 눈이 떠졌다.
"내가 쌀 때까지 답을 제시하는 거다."
"네...넷...??"
유은이 혼자 속으로만 하고 있던 고민을 알 리 없는 서현.
게다가 기절해 있었기에 상황인식은 고사하고 시간개념조차 없는 그녀에게 답을 제시하라는 건 너무한 요구였지만 유은은 막무가내였다.
쯔컥!
"끄힉!"
정액으로 절여진 서현의 허리를 부여잡고 떡방아찍듯 허리를 움직였다.
마치 채찍에 갈겨지는 듯한 찰진 소리가 연신 방에 울리며 서현의 항문이 무자비하게 범해졌다.
"아흑! 히익! 주,주인니임...! 하앙!"
"자! 얼른! 답을 내!!"
"모,모르게써영...! 아흥!"
"어허. 그런 답은 인정하지 않는다."
나름 힌트라도 주려는 걸까.
서현의 머리채를 붙잡고 얼굴을 들어올렸다.
그녀의 등이 활처럼 휘어지며 상반신이 들어 올려지고, 항문이 범해질 때마다 뽀얀 젖가슴이 크게 흔들렸다.
"아흑! 아앙!"
계속해서 답을 요구하는 유은으로 인해, 서현은 필사적으로 머리회전을 시도했다.
다행히 계속해서 항문을 범하는 유은의 육봉과 그로 인한 고통 및 쾌감, 그리고 그녀의 계속된 시도 덕분에, 가라앉아 있던 머리가 점차 깨어났다.
흐릿했던 시야도 십여 초가 지난 뒤 완전회복.
엎드린 자세였지만, 유은 덕분에 상반신이 들린 상태였고, 그녀의 시선에는 벽에 달린 전자시계가 오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과,과연...흐응!"
"오오? 뭔가 알아냈어?"
"더..더 박아주세여..!"
"답을 낸 것 같으니 그 정도는 해줄게."
유은은 붙잡고 있던 서현의 머리채를 놓아주고, 마치 상이라도 주는 것처럼 더욱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기시작했다.
누가 본다면 상은 고사하고 한 여인을 무참히 강간하는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서현은 미칠듯한 쾌감에 실신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심지어 항문인데도.
"너무좋앗..!"
거의 괴성 같은 신음을 질러대며 박혀대길 십여 분.
돌연 유은이 체위를 변경했다.
침대 위에 엎어진 서현을 박아대던 걸, 그녀의 몸을 돌려 정상위로 바꾼 것이다.
게다가 자지도 뽑아서, 크게확장된 그녀의 항문에선 하얀 액체가 뭉텅이로 흘러나왔다.
바로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싸질렀던 유은의 정액.
섹스에 특화된 보지니아인 만큼 체내의 정액보유량(?)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 덕분에 마르지 않는상태로 끊임없이 흘러내릴 수 있었다.
"아...!"
유은의 자지가 빠져나간 탓에 아쉬워하던 그녀의 얼굴이 곧 기쁨으로 물들었다.
거칠게 그녀의 다리를 좌우로 벌린 유은이 여전히 음욕에 찬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님...박아주세요..."
"싸는 건 역시 보지 아니겠어?"
"네...♥"
푹!
"아흑!"
그대로 몸을 겹치며 삽입.
알몸인 남녀의 몸이 틈없이결합하고, 커다랗고 탄력 좋은 젖가슴은 남자의 가슴에 부딪혀 뭉개졌다.
처덕! 처덕!
속도보단 깊이.
갈고리를 허공에 그리듯, 그리고 냇가의 물을 퍼 올리듯,
보지 안에서 둥근 궤적을 그리며 긁어대니 서현이 거의 미칠듯이 날뛰었다.
"아읏...아아..! 주인...님...!"
지난밤 무수히 많은 정액을 받아마신 입구멍이 음탕하게 벌어지고, 새빨간 혀가 자극을 갈구하듯 이리저리 흐물거렸다.
"음란한 년."
아랫도리를 휘감은 쾌락을 느끼며, 유은이 그녀의 입 속에 침을 뱉었다.
그것도 좋아라하며 받아마신 서현이 다시 입을 벌리자, 이번에는 혀를 쭉 내밀고 그녀의입을 범하기 시작했다.
"우므..후..."
보지와 입술을 동시에 공략당하여 뇌를 강간당하는느낌.
총명함을 되찾았던 서현의 뇌가 흐릿해지며 눈이 감길 듯 말 듯 부르르 떨렸다.
그리고 마침내 유은이 거센 한 방으로 서현을 찍어 누르고, 수돗물처럼 정액을 싸질렀을 때, 그녀는 눈이 까뒤집히며 실신했다.
.
.
짜악.
"어이. 일어나."
유은이 가볍게 뺨을 때리자, 서현이 다시 눈을 떴다.
눈부신 나신이지만, 개구리마냥 가랑일를 벌린 상태여서야 우습기 짝이 없다.
게다가 보지와 항문에선 허연 액체를 뭉텅이로 흘리고 있으니, 어찌나 수치스러운 몰골인가.
"죄,죄송합니다."
"그래서, 떠올린 답이 뭐야? 아니, 애초에 문제가 뭔지는 파악했어?"
서현을 깨운 유은이 양팔을 벌리자, 양 옆에 대기하고 있던 시녀 두 명이 옷을 입혀 주었다.
마치 귀족이라도 된 것 같은 모습.
시계를 보니 오전 8시 10분을 넘기고 있었다.
함께 긴 밤을 뒹굴었던 아녜스와 앙리에타도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었다.
"아...."
서현은 머리를 짚은 채 일어났다.
"그...D10 회장인 아녜스가 아침까지 이곳에 있다 나가는 걸 생각하신 거 아닌가요?"
"응. 맞아. 좀 곤란하게 됐지. 막 하렘궁과 D10의 밀월관계니 뭐니 하며 난리칠 거 아냐."
"그렇겠죠...일단 아녜스가 기자회견을 열게 하셔야 할 것 같아요."
"기자회견이라...."
"본궁과 D10간의 협의내용 같은 걸 발표하면 되겠죠. 비록 적대관계지만 세계의 안녕을 위해 밤새 회의했다...뭐 이런 식으로요."
"그걸 믿을까?"
"믿든 말든 자유지만 어차피 대통령이 주인님께 붙은 이상 그들도 과도하게 우리 눈 밖에 날 일을 하진 않을 거예요."
"그래. 좋아. 자세한 건 아녜스 오면 같이 얘기하자고. 씻고 있을 테니까 너도 씻고 와."
"네."
대략 30분 후.
유은과 임서현, 아녜스가 한 방에 모였다.
"할 말이라는 게 대체 뭐지?"
깊은 밤을 함께했는데도, 아녜스는 싸늘했다.
유은 앞에서 다리까지 꼬아 올리고, 서현 보기에 심히 같잖은 모습이었지만, 유은은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아했으면 좋아했지.
미녀의 싸늘한 표정은 그의 취향저격이었으니까.
"그보다 너 괜찮겠어? 흐흐. 하루 지났다고? 기자들이 막 나랑 잤다느니 이런 거 기사로 내보내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이제와서 그런 게 의미있나?"
죽일듯이 노려보는 그녀는 정말이지 쌔끈했다.
하룻밤, 시간으로 따지자면 거의 반나절을 범했는데도 또 박아주고싶을만큼.
하지만 일단은 참기로 했다.
아녜스 같은 여자는 오래 기다렸다가 한번 품고, 또 오래 기다렸다가 품고 이러는 것이 더 맛있다는 걸 색마의 본능으로 느낀 것이다.
어차피 그녀는 벗어날 수없다.
그리고 먹고자 하면 언제든 먹을 수 있다.
그저 더 좋은 맛을 위해 묵혀둘 뿐.
부디 그동안 저 날카로운 눈매가 죽지 않기를 원할 뿐이다.
"이야. 우리 음란한 아녜스그렇게 나와의 관계를 밝히고 싶어하는 줄 몰랐네."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아녜스의 사나운 도발에 서현이 움찔했지만, 유은이 그녀의 허벅지를 만지며 말렸다.
"뭐, 그럴까."
유은이 미리 준비했던 파일을 하나 건냈다.
물론 준비 자체는 서현이 한 것이고, 유은은 검토만 했을 뿐인 물건.
심지어 그 검토도 대충 자료 넘겨가며 그림만 본 게 전부다.
"그거 봐봐."
"...."
말없이 파일을 들쳐 자료를 읽어보는 아녜스.
한글로 되어있었지만, 하렘궁의 법관인 이소냐가 발표한 법률로 인해 궁인의 한국어 습득능력은 수십배나 향상된데다, 관련 아이템도 널려 있는 세상이라 이해에 큰 무리는 없었다.
"...하...정보부 장관...장관?"
대충 살펴보기를 마친 그녀가 비웃음을 띠며 파일을 덮었다.
아녜스를 하렘궁의 정보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관련 임무를 내린다는 내용.
그녀 입장에선 참으로 기가막히는 내용이었다.
"꼴에 황제라고 장관이라 이거야?"
"이년이 보자보자하니까."
"어허. 나서지 말라니까."
"큭...하,하지만...!"
"좀 싸가지없으면 어때. 어차피 내 밑에 깔려서 신음이나 흘리는 년인데."
"...."
발끈했던 서현이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에 납득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개 같은 놈."
반면 아녜스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진 상태.
이전에 봤을 때보다 더 엿같아진 성격이 상당히 거슬렸다.
"아무튼 넌 이제부터 본궁의 『정보부 장관』이야. 열심히 하라고? 고위직이니까."
"꺼져."
"아, 참고로 장관인 이상 기본적으로 신분은 보장될 거야. 총 5개 있는 신분 중에 2번째로 귀한 귀인(貴人)이 되는거라고. 어지간한 시녀는 밑으로 깔 수 있으니까 만족 OK?"
"흥. 좆 같은 게 좆 같은 짓이나 하고 있네."
"어허. 신분 만드는 건 니가 원조 아니냐? 너노블레스잖아. 막 사람들한테 신분 내려주고 그런 거잖아."
아녜스역시 유은처럼 패밀리 직군으로서, 휘하 사람들에게 신분을 내려줄 수 있다.
가령 앙리에타의 경우 유은의 시녀(빈)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아녜스에게 작위를 내려받은 여인이기도 했다.
"너 같은 거랑 비교하지 마."
"하긴. 비교는 안 되지. 내 직업이 억 배는 더 상위호환이니까."
뿌득.
말을 하면 할 수록 더 열받는다.
'응? 잠깐....'
아녜스는 저도 모르게 이를 갈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귀인...이라고? 두 번째로 귀한?"
"응? 맞아."
"어지간한 시녀는 밑으로 깔 수 없다고 했겠다."
"그렇지. 기본적으로 『장관』이나 그에 준하는 부서장급은 돼야 귀인이 될 테니까."
"호."
아녜스가 서현을 노려봤다.
유은도 짜증나고 좆같지만, 서현은 그 이상이다.
그리고 그 서현역시 유은의 시녀.
유은의 말 대로라면 임서현 역시 그녀의 아래로ㅡ,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알겠는데, 꿈 깨라."
"...."
아녜스가 말없이 유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얘는 황궁 비서실의 『비서실장』, 말하자면 '장관급 인사'로서, 너랑 마찬가지로 '귀인'이거든."
"...."
분한듯 입술을 깨무는 아녜스에게 서현이 비릿한 웃음을 날렸다.
"『비서실장』은 궁에 존재하는 모든 시녀들을 관리할 의무와 권한이 있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마침내 내 부인이 되어 '황인(皇人)'이 된 게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모든 시녀는 『비서실장』의 관리와 명령을 받는다. 이게 앞으로 궁의 방침이야."
"...그 말은 네가 말한 '장관급 인사'라 해도 저년의 명령을 받아야 한다는 건가?"
"뭐, 그런 거지. 아주 쉽게 말하자면, 내 부인 세 분이랑 나 빼면 일단은 이녀석한테 명을받는 거야. 오키?"
"흥. 돌았군."
"그나저나 꽤 흥미가돋았나봐? 그렇게 깊게 묻는 거 보니. 맘에 들었어?"
할 말은 그게 다인가? 그렇다면 이만 가겠어."
"아 잠깐. 아직말 안 끝났어. 기자들 문제는 해결해야 할 거 아냐. 아니면 나랑 잤다고 할 거야?"
"흥."
아녜스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일어서 나가버렸다.
"앙탈보소."
"제가 가서 말하고 오겠습니다."
"응."
서현이 뒤따라 일어나 방을 나가고, 곧 짜악 하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