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4화 〉29.다시 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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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과 사모님들의 행렬이 보이고 있습니다!!
-와아아아!!
다리를 넘어 강남의 본거지로 진입했을 때, 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시녀 1만 명을 동원했다더니 정말인 거 같아.
"누가 사이비 아니랄까봐 별...."
옆의 소령누나는 짜게 식은 얼굴로 시녀무리를 쳐다보고 있고, 도희씨도 똥씹은 얼굴이다.
얼핏 보기에도 수천 명은 넘어보이는 시녀들이 나의 의전행렬을 보며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팻말까지 만들어서 흔들어대고 있어.
물론 서현이 말했던 대로 절반 이상이 아직 충성도나 호감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아이들인 만큼 대강대강 하거나 아예 안 좋은 표정을 짓고 있는 애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뭐 코어라고 할 수 있는 시녀들이 열심히 나를 환영하고 있으니 상관 없다.
"흐흐. 좋죠?"
은근슬쩍 소령누나의 허벅지에 손을 가져간다.
"...치워 변태새끼야."
"어허. 경무관한테 말버릇이그게 뭐예요?"
"명예직 주제에 지랄한다."
틱틱대며 창가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소령누나.
그래봤자 나에게 먹힌 여경시녀1호. 흐흐. 이따 도희씨랑 같이 먹으면 되겠다.
사전에 미리 얘기가 되었는지, 차를 운전하는 여경누나는 거리낌 없이 행렬 안으로 몰고갔고, 시녀들은 좌우로 갈라지며 우리가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의 황궁, 커다란 광장과 대로를 중심으로 카지노와 마주보고 있는 거대한 초고층빌딩 앞에 도착했다.
마침거기에는 참 오랜만에 보는 은주라던가 하는 애들이 단상까지 만들어놓고 사회를 보고 있었다.
차를 운전하던 여경누나가 먼저 내리고 도희씨가 있는 쪽으로 문을 열어 주었다.
도희씨가 먼저 차에서 내리고, 그녀가 내게 손을 내밀어줄 때까지 강남 광장은 침묵의 초긴장.
하지만 내가 도희씨의 손을 잡고 내리자 다시금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흐. 이거 좀 민망한데.
-어서오세요 주인님!!
은주는 감격에젖은 표정으로 울먹이기까지 한다.
캬...저녀석 템창으로 나 벗겨먹으려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어느새 이렇게 충실한 좆물받이가 됐잖아...기특한 녀석.
뒷차량에서 유나씨를 비롯한 부인들도 모두 내리고나자, 여경들은 다시 차를 몰고 유유히 광장을 빠져나갔다.
아 아쉽다. 여경누나들이랑 같이 놀고 싶었는데.
"누나들은 안 갈 거죠?"
은근슬쩍 소령씨와 도희씨의 허리에 팔을 둘러보는데, 소령씨는 '꺼져'라는말과 함께 내 손을 뿌리치고, 도희씨는 슬며시 내 팔을 밀쳐 내렸다.
"저흰 유은씨 의전에 관한 명령만 받았을 뿐이예요. 그 이상은ㅡ."
"여기 이분들 좌석도 놔드려."
"네. 주인님."
"...저기 제 말 좀."
나는 억지로 도희씨를 끌고 단상에 마련된 의자에 가 앉았다.
"하...."
그러자 소령누나랑 도희씨도 어쩔 수 없이 시녀가 가져다주는 의자에 엉덩이를 대고 앉게 되었다.
그리고 내 왼쪽으로는유나씨부터 시작해서 소라누나 소냐씨 순서로 의자에 앉았다.
"야. 저분도 참여하는 거야?"
"네. 이따가 파티할 때도 참가하신대요."
얼굴을 쏙 빼 물어오는 소라누나가 내 대답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파티? 들은 적 없는데."
"아...그 오랜만에 만난기도 했고, 시녀들 기도 살려줄 겸 파티하기로했거든요."
"시녀들 기를 살려준다고? 니 자지를 살려주는 거겠지. 어디서 뻥카야."
"하루이틀이예요? 냅둬요."
큭.
넘나 나를 잘 아는 두 여자.
"근데 거기에 저 사람들도 데려간다고? 소령...언니야 그렇다 치고...저 분은...?"
소라누나의 시선이 내 뒤를 넘어 누군가에게 꽂힌다.
안 봐도 도희씨겠지. 어차피 소령누나랑 도희씨밖에 없으니까.
"네. 기꺼이 참가하시겠대요."
"...그런 적 없습니다만."
"들었죠?"
"하아...."
소라누나는 어이없는눈으로 날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
행사는 크게 별다를 건 없었다.
걸그룹 아이돌을 초대해 중간중간 무대를 장식하고, 시녀 몇몇이 나와 장기자랑 같은 것도 하면서(주로 섹시댄스) 무대를 달구다가 나중에는 내가 없던 4개월간 있었던 일에 대한 보고를 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근데 이게 아무래도 세계에서 다 보고있다보니 그냥 사무실에서 하는 듯한 딱딱한 보고를 하는 게 아니라 마치 '우린 이런 곳이야 알아서 기어.'라고 선언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뭐 보고하는 애들 표정 보면 그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내 오른쪽에 앉아있는 신도희 총경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리고 다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 행사의 끝물이 왔을 때, 나는 마이크를 잡았다.
의례 있는 '한 말씀 하시죠.' 같은 상황이었지만 나는 여기서 생각해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게 무엇인고 하니,
여기로 넘어오기 전, 막 소라누나들을 만났을 때 서현을 비롯해서 몇몇 시녀들에 대한 화제가 있었는데, 빈까지는 아니더라도 재인이라는 단계도 있는데 너무 시녀로만 두는 것 아니냐는 말이었다.
특히 서현이나 은주 같은 경우는 정말 궁 내부에서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빈도 아니고 재인으로 올려주는 걸 아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실 내가 주고 있는 애정도를 기반해서 본다면 서현이 정도는 빈으로 삼아줘도 되겠지만...뭐랄까 서현은 좀 막대하고 부려먹는 맛이랄까. 그런 게 탁월한 애라 아직까지는 시녀로 두고 싶다고나 할까.
암튼 그런 느낌.
그래서 일부 시녀들을 불러다가 공개적으로 등급을 올려줄 생각이다. 기뻐하겠지? 아마도.
"모두 이렇게 날 환영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는...(중략)...우리 하렘궁이 전 세계에 우뚝서고 나아가 우주까지 뻗어나갈 수 있기를!"
""와아아!!""
"아, 그리고 해야 할 게 있다."
적당히 듣기 좋은 말을 해주고 궁에서 가장 대표적인 두 명의 시녀들을 앞으로 오게 했다.
"임서현, 이은주 앞으로."
당연히 둘에게는 언질도 없었기에 모두 의문을 드러내며 내게 다가왔다.
"이 두 사람은 지난 시간 동안 본인의 모든 것을 바쳐 나와 궁에게 헌신하였으니...음...아무튼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수여함."
뭔가 오글거리기도 하고 어휘력이 딸리기도 하고...뜻만 전해지면 되겠지?
두여자의 머리에 안수하듯 손을 얹고 한 마디 읊었다.
<<승은>>
촤아아아!!
서현과 은주의 몸에서 빛이 났다.
"주,주인님...!!"
두 여자가 감격한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그렇게 보지 마라 괜히 쑥쓰러우니까.
"두 사람은 이제 단순한 시녀가 아닌 나의 재인(才人)이 되었다."
우,우와아아...
솔직히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많은 시녀들이 군침을 흘리며 감탄한다.
"감사합니다..주인님..."
"보지와 엉덩이를 다해...섬길게요!"
"아니...; 이런데서까지 그런 상스런 말은 하지 말고."
충성도가 너무 높아도 문제구만.
"흠흠. 아무튼 다른 시녀들도 온 몸을 다해 열심히 하도록. 혹시 아나? 내 눈에 들면 재인 그 이상이될 수 있을지...."
그렇게 말을 끝내고, 나는 반강제로 도희누나를 불러서 말을 시켰다.
그녀는 대체 여기서 경찰서장인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망설이다가 간신히입술을 떼기 시작했다.
"서현 이리와봐."
대충 한 귀로 흘리며 의자에 앉고 서현을 불렀다.
"네."
"아까 말했던 대로 시녀들 불러서 파티할 거야. 장소 대절은 해놨어?"
"예. 식사도 같이 하실 거 같아 옥빈관을 통째로 대절했습니다."
"옥빈관이라...거기 중국집이었나?"
"네."
내 기억으론 짜장면이나 짬뽕을 파는 중국집이라기보단 요리를파는 집으로 기억하는데. 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튼 알았어. 시녀들도 잘 선별해봐 쌔끈한 애들로."
"그거라면 주인님, 하렘플로 한 번 보시겠어요?"
"하렘플? 그거 예전에 콜로세움 할 때 사용했던 거 아니냐."
"맞아요. 지금은 많이 업그레이드 됐답니다. 시녀들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죠."
"오."
"아니면 지금 거의 대부분의 시녀들이 모여있으니 직접 보고고르셔도 될 것 같아요."
"흐흐. 그랬지. 그럼 행사 끝나고 다들 광장에 남으라고 해. 직접 골라보게. 소령누나랑 도희누나는 궁 내부랑 카지노 구경 좀 시켜주고 있어."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짝짝짝짝.
나와 서현의 대화가 끝났을 때, 타이밍 좋게 도희씨의 말도 끝이 났다.
그리고 진짜 행사의 끝이라는 걸 알리듯, 사회를 보던 은주가 여러 가지 말을 하며 꾸벅 인사했다.
거기서 서현이 그녀에게 마이크를 받아 한 마디 했다.
"모든 외부순서가 종료되었으니, 각 기자분들과 내빈 여러분들은 안내해 드리는 곳으로 이동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1만시녀에 참여하셨던 시녀분들은 사진 촬영이 있으니 광장에 그대로 남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10분정도 후.
부인들도 모두 안으로 들어가고, 여기를 보러왔던 기자들이나 보도헬기 등도 다 다른 곳으로 갔다.
광장에 남은 건 나와 서현, 은주를 비롯한 시녀들 뿐!
흐흐. 여기부터가 시작이지.
나는 모든 시녀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단상에 올랐다.
지금부터 하는 것은 그야말로 사냥.
맘에드는 시녀들을 확인하고 픽업해서 따먹는 거다. 쿠쿠쿠쿠.
"저쪽에 맛있는 애들이 좀 많아 보이네."
일단 스윽 둘러본 후에 예쁘장한 애들이 몰려있는 곳에 간다.
"아...."
시녀들 사이로 파고드니 향기로운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서현, 나 따라오지 말고 너도 가서 고르고 있어. 은주도."
"네."
돌아다니다가 맘에드는 시녀를 발견!
그러면,
"이름이 뭐야?"
"으,은수아 입니다."
이렇게 다가가서 이름을 물어보고 여기저기를 살핀다.
갸름한 턱을 쥐고 얼굴을 살피면서 반대편 손으로는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만져 몸매를 확인!
뭐, 어차피 시녀복이라는 게 몸매가 다 드러나는 거라 딱 봐도 알 수 있지만 그냥 겸사겸사...
어쨌든 이렇게해서 맘에 들면 이름을 어플에써둔다.
그리고 다 고르고 나면 파티로 데려가서...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