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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322)화 (321/517)



〈 322화 〉28.재회, 재회.

"아아...하악...하악...!"


여인은 고통에 신음하면서 눈을 꼭 감았다.
그야말로 끔찍한 격통.

서현이 반대편으로 휘어진 그녀의 손목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치고는 그녀의 얼굴 앞에 쪼그려 앉았다.
분명 끔찍한 아픔을 느꼈을 텐데, 그럼에도 그녀의 표정은 굴하지 않는 자의 그것.
분노와 증오가 담긴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왜 그렇게 봐요? 누가 보면 억울한 줄 알겠다."

왼손으로 턱까지 괸 채 그녀를 바라보던 서현이 오른 검지를 세워 그녀의 어깨를  찔렀다.

처음에는 살살.
부드러운 살덩이에 조금 묻힌 정도다.

하지만 계속된다.
계속해서 힘을 밀어 넣는다.

"큭...!"

결국 서현의 손가락은 어깨의 피부를 찢고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흐읍...!"
"그렇게 보지 말라니까? 억울한 사람 같잖아."

푹!

"아아아아아악!!!!"


지금까지의 힘겨운(?) 밀당(?)과는 달리 너무나 쉽게 박혀 버리는 서현의 손가락.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깊숙이 박혀버렸다.


겉의 지방은 물론이고, 근육과 심지어 뼈까지 꿰뚫려버린 고통은 상상 그 이상.

꽉 깨문 입술에서는 피가 주륵 흘러 내리고, 질끈 감은  눈에선 눈물이 흘러 내렸다.

"하나도 억울하지 않아요. 잡것들이 주제도 모르고 주인님을 해할 계획을 세웠고, 너는 그 명을 받고 전달하러 온 거잖아요. 말하자면 공범이죠."
"이..개...아아악!!"

손가락을 박아넣은 상태에서 손가락을 굽힌다.
일반적으로 가능할 리 없지만, 인간을 초월한 보지니아에 스탯마저 우주돌파를 해버린 서현은 너무나 쉽게 해버렸다.

푸슛!

새빨갛고 뜨거운 피가 온천 나듯 솟구쳤다.

"뭐 표정은 됐고, 자. 말하세요.  잡것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려하는지. 뭐 대충 알겠지만."
"그런 거...없...어...."
"아. 정말 재미없게. 왜 이래요? 인생 좀 편하게 살자구요. 예?"

푸득!

"끄흡!!"

갈고리 형태로 만든 손가락을 그대로 뽑아버리는 서현.
어깨의 살덩이와 뼈가 큼지막하게 딸려 나왔다.

서현은 끔찍한 고통속에 허우적대는 여인의 머리채를 잡고 일어섰다.
이미 수 차례 폭행을 당한 그녀의 얼굴은 여기저기 퉁퉁 부어 있었고, 입술에서흘러내린 핏자국도 상당했다.

"당신 어차피 다 치료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혹시라도 본인이 여자라고 수위조절 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인데."
"퉤!"

여자는 서현의 가랑이에 침을 뱉었다.


"쳐죽일 놈들...!"
"어머."

서현의 눈에서 생기가 사라졌다.

빠악!

그리고 그녀의 손이 여자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남의 물건에 함부로 침 뱉으라고 배웠니?"


뻐억! 퍽! 퍽!

이번엔 쓰러진 여자의 배를  번이나 걷어찼다.
그리고는 컥컥대며 배를 움켜쥐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어딘가로 향했다.

질질 끌려가는 여자.
현대도시마냥  포장된 도로도 아닌지라 울퉁불퉁한 길과 각종 돌부리 등에 여기저기 옷이 찢어지고 살이 터져 피가 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잘못 생각한  같아요. 당신, 단순한 전달책 아니죠? 고작 그 정도 인간이 이렇게까지  리 없잖아?"


그리고 시작된 섬뜩한 추리.


"그 정도 시선을 던지며 침까지 뱉는다는 건...어제의 일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겠죠. 친한사람이죽었거나...주인님의 시녀가 되었거나. 어찌됐든 그 잡것들이랑 연관이 있으면서 우리에게 원한까지 가진 자...그리고 역할은 주인님을 함정파티에 초대하는 것. 아마도 그 잘난 얼굴을 믿고 나대는 거겠죠? 선발됐을 수도 있고요. 뭐, 꽤 반반했어요 당신 얼굴.먹어줄 만 하죠 그 정도면.


중간에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르는데도 얼굴 때문에 선발돼 올 정도면 그리 높은 위치에 있진 않은 모양이네요. 아니면고위 귀족의 자녀인데 그 귀족이 죽어버려서 힘을 잃어버렸다거나. 가문의 실질적 구성원이 몰살당했다거나. 그런 것도 생각해   있겠어요. 가능성은 낮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지금 당장은 그리 높은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 물론 아주 낮은 위치도 아니겠죠. 그랬다면 보내지지도 않았을 테니까."


끊임없이 걸어가며 끊임없이 말을 늘어놓는 서현.
대놓고 가도를 가로질러 가는 상황이라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목격하고 있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이!!"
"멈춰라!!"

기사로 보이는 이가 병사들을 이끌고 서현의 앞을 막아섰다.


"지금 뭐하는ㅡ."
"막지 말아줄래요? 공무집행방해로 사지를 찢어놓기 전에."
"공무...집행...?"
"그래요 공무집행. 감히 주인님을 해하려  것들을 말살시키는 것이니 궁을 넘어 인류의 공무인 셈이죠. 그러니 비켜요."

그녀의 말에서 심각한 범죄의 향기를 맡은 기사가 검을 뽑아 들었다.

"당장 그녀를 노ㅡ,"

서걱.
푸확!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목이 하늘로 솟구쳤다.
동시에 사지에서도 피분수가 뿜어지며 토막난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미,미친!!"
"도날드경!!"
"공격해!!"
"잡아라!!"

병사들이 쥐고 있던 창을 곧추 세우고 서현을 향해 찔렀다.
그러나 그때는이미 사라진 후.
그녀는 질질 끌고 오던 여자와 함께 병사들의 뒤편에 자리한 상태였다.

"미개인들아,  말이 들리지 않으세요? 아니면 죽고싶은 거세요?"


그녀는 왼손으로 여인의 머리채를 붙잡은 채로 오른손을 휘둘렀다.
푹! 하고 손바닥에 나 있던 가시로 가장 가까운 병사 하나를 찔렀다.

"크흡!"

찌른 손을 회수한  곧바로 그의 목을 잡고 나머지 병사들에게 던졌다.

"바쁘니 알아서 뒤지세요."
"잡아!!"

동료를 받아준 병사들이 그를 고이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서현에게 달려오려던 그때, 동료의 몸이 큼직하게 들썩였다.

푸슛!!

"끄아아아아악!!!!"


부우욱!

사람의 손 같은 것이 튀어나와 그의 배를 쭈욱가른 뒤, 건장한 육체를 좌우로 찢어내며 작은 소녀가 태어났다.


거기까지 슬쩍 본 서현이 다시 발을 움직이고, 머지않아 뒤편에서 끔찍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괴...물...."

이미 말할 기력까지 잃어버린 여인이 가까스로 중얼거린 말.
서현은가볍게 코웃음 쳤다.


"이제 알았어요? 그보다 이제 말할 생각이 드셨나 모르겠네. 어디로 가면 되죠?"
"흥...말..할까..보냐...."
"흠...그래요?"

서현은 근처에 보이는 건물 하나로 들어갔다.

"?"

질질 끌려가던 여인이 의아함에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은 한 여관.



"어서오세ㅡ,"
퍽!


문을 열자마자 반갑게 인사해 오는 남직원.
그러나 불행하게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머리가 터졌다.


"!!!"


시끌벅적하던 여관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꺄아아악!!!"


뒤늦게 터져나오는 비명.

"뭐,뭐야!"
"공무집행입니다. 여러분모두 협조해 주시기 바래요."
"공무..집행..?"
"협조?"

여인을 대충 내팽개친 서현이 양팔을 좌우 30도 정도로 펼쳤다.


"네. 공무집행이요. 감히 주인님께 대드는 건방진 것들을 잡으려 하는데 어딨는지 정확히 모르겠거든요. 그러니까...."


그리고는 싱긋 웃었다.

"여러분 전부 죽으시면 됩니다."

촤랑!

양손에서 손톱이 2센티 가량 튀어나오고, 그걸 거리낌 없이 휘둘렀다.
그러자 가장 가까이에 앉아있던 남3 여1 의 파티가 슈트에 넣는 다진고기마냥 육편이 되어 흩어졌다.

"...아? 방금 여자였죠? 흠...."

입구에서 1명, 그리고 들어와서 또 4명.
순식간에 5명을 죽여놓고 아무가책 없는 얼굴.
지금 고민하는 듯한 표정은 그저 방금 죽인 여자가 미녀였는지 아니었는지를 생각할 뿐이다.


"뭐 괜찮아요. 미녀였으면 바로 눈에 띄었겠지."
"이...이 개년이!!!"

동료였던 걸까.
건너편에 앉아있던 파티가 일제히 일어나더니 무기를 쥐고ㅡ,


"협조 감사합니다."

공격하려 했으나 역시 육편이 되어 벽이나 바닥 등으로 흩어졌다.
들어온  1분이 채 되지 않아 여관을 피투성이로 만든 서현.


그녀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아비규환이 된 여관을 돌아다니며 비명을 지르는 사람, 공격하는 사람, 방어하는 사람, 주저앉아 오돌오돌 떠는 사람, 소란 때문에 2층에서 내려와 본 사람 등을 모조리도륙했다.

"뭐...하는 거야...?!"

 나찰 같은 모습에 여자는 경악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다.

"뭐 하냐뇨?"


피칠갑을 뒤집어 쓴 서현이 태연히 답했다.

"당신이 안내를 해주지않으니 일일이 뒤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 과정에서 조금의 피해는 감수해야겠죠."
"...."


그렇게 대답하면서 그녀는 덜덜 떨며 두 손을 비벼대고 있는 여관 주인의 목을 날렸다.



여인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무 상관 없는 이들이다.
그런데 다짜고짜 쳐들어와선 무차별로 도륙한다.

어디있는지 모르니 일일이 뒤진다고?
그럼 여관방으로 올라가서 문을 열어본다거나 하면 되는 일이지 왜 사람들을 죽인단 말인가!


갖은 고통에도 굴하지 않던 그녀의 멘탈이 처음으로 삐걱거렸다.


"흠~."

그러는 사이 서현은 2층으로 올라갔다.

-누구...아아악!!
-꺄아아악!!
-살려...커억!

귀를 찢어놓을 듯한 괴성과 살이 찢어지는 소리.
한동안 이어지던 그것이 멈추었을 때, 서현이 저벅저벅 계단을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여인에게 다가와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여긴없네요."
"...."


여긴 없네요
라니.
아무 상관 없는 사람 수십을 죽여놓고 감상이 그게 다인가?

"다음은...아! 그래. 귀족들이니까 허를 찔러서 일반 평민들 집에 들어갔을 수도 있겠어요. 제딴에는 기발하다고 생각했겠죠."
"!!!"
"하지만 상관 없어요. 저는 유능한 좆물받이거든요. 그런것 쯤은 다 찾아낼 수 있죠."

서현은 방금전의 소란 때문에  밖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사람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는 피를 뒤집어 쓴 서현을 보더니 경악하며 문을 닫아버렸다.

꽈악.

그리고 질질 끌려가던 여자가 서현의 다리를 잡았다.

"말...해줄게...하면..되잖아...!"
"어머. 그래요?"

서현이 빙긋 웃으며 발을 들었다.

뻐억!


그리고는 그대로 여자의 배를 밟았다.


"카학!!!"
"참 빨라요 그죠? 처음부터 말해줬으면 됐을 텐데."

서현은 그녀의 머리채를 놓고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발칙한 것들의 위치가 나올 테니 어떤식으로 조져줄까를 생각하며...

"아 참! 궁금하지 않아요? 사실 모른척 그냥 당신을 따라갔으면 제일 간단했을 텐데 왜 그렇게 안 했는지."
"...?"


쌕쌕대며고통을 몰아내고 있던 여자가 슬쩍 서현을 올려다봤다.

그러고보니 그게 가장 쉬운방법.
그냥 평범하게 그녀의 안내를 받고, 그 뒤에 날뛰어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런 돌아가는 방법을 택한 걸까.



"공주님한테경고 좀 해주려고요. 잘만 하면 주인님의 부인이 될 수도 있는데 눈 앞의 복도 모르고 틱틱대는 게 얼마나 눈꼴사납고 짜증나는 줄 아세요? 그러니 알려주는 거예요. 난 정말 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걸."


싸늘한 표정.
여자는 전신의 피가 말라붙는 느낌을 받았다.


"자, 그럼 말해요.  잡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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