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318)화 (317/517)



〈 318화 〉28.재회,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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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 상공에 등장한 거대한 물건.
그것은 하렘궁에서 바르카나를 기반으로 건조한 '시공전함 육림' 이었다.

공간괴리를 풀고나자 인천 광역시 전역을 덮었던 바르카나처럼, 시공전함 역시 공간괴리를 풀게 되면 지금보다 10배는 더 거대해진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지금도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는데, 일단 왕궁 전역을 그림자로 덮어버린 건 물론이고  바깥의 구역 역시 어둡게 만들었다.

"도착했어."

시공비행에 전혀 조예가 없는 다른 여인들을 대신해 여러 모니터를 보며 조작하던 아흑이 버튼 하나를 꾹 눌렀다.
그러자 사방에 막혀 있던 벽이 스르륵 하며 유리로 변환, 바깥의 상황이 훤히 보였다.

꽤나 넓게 펼쳐진 평야, 그리고 멀리 여럿 산맥도 보였다.

"지금 있는 곳이 한 도시의 상공, 그러니까 주인놈이 있는 곳이지."
"확실해?"
"그럼."

소라의 물음에 키보드를  번 조작하자, 전면의 큼지막한 모니터에 허둥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무너져내린 건물들과 쩍쩍 갈라져 있는 길들을 훌쩍 넘어가며 상황 정리를 하고 있는 이들.

개중에는 뚱한 얼굴로 이 시공전함을 올려다보고 있는 존재들도 있었다.
바로 유나와 유은.

"하아...."

여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도착.
저 망할놈과 드디어 재회했다.


소라와 소냐, 그리고 한사랑, 임서현 등.
잠시동안 뚫어져라 모니터를 바라봤다.

변한 구석은 딱히 없어 보인다. 아마 시간차이도 그리 나지 않겠지.

"후...내려가요."

소라가 그렇게 말했을 때, 임서현이 그녀를 제지했다.

"혹시 모르니 주변 제거작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변...제거?"
"주인님과 유나님을 향한 적의가 감지되고 있거든요."

뭐지 이 불길한 느낌은.

싸늘하게 등골을 감싼 그 기분으로 말미암아 서현의 행동을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행동이 어찌나 빠른지, 서현은 이미 아날로그식으로 튀어 나온 버튼을 꾹 누른 상태였다.

"걱정 마십시오. 별 것 아닙니다."
"...."

불안에 잠긴 여인들을 향해 서현이 빙긋 웃었다.


"그저 주인님의 적을 사멸하고동시에 시녀들을 늘릴 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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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함.
사람들은 주변을 정리하고, 다친 사람들을 도와주면서도, 그 거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전설속 드래곤이라 해도 이보다 클까?
아니, 아닐 것이다.
드래곤도 무리다.

기록에 의하면 인류가 발견한 드래곤  가장 거대했던 존재가 대략 400미터 남짓.
그러나 저 거체는 미터 단위가 아니다.
라이제르 왕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시를 통째로 감싸고도 남는...크기로 따지자면 그야말로 천외천.

"...맞는 거 같은데."
"그렇죠?"

모두가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키고 있을 때, 유나와 유은만이 여유로웠다.


"설마 그 누나한테 동료가 있었다던가...그래서 우릴 쫓아온 거 아니예요?"
"그럴수도...."

다만 그 둘도 설마저 전함 안에 소라들이 타고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고작 3,4개월 정도 지났을 뿐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구의 기술력으론 차원도약은 고사하고 우주공간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는데, 갑자기 차원을 넘어서 데리러 온다? 말이 안 된다.

"저게 뭔지 알고 있는 거예요?"

진지하게 얼굴을 굳히고 있던 루드밀라와 베로니카가 다가왔다.
둘 다 심하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파편 같은 것에 스쳤는지 이곳저곳에 생채기가 나 있었다.


"뭐 그딴 거에 다치냐. 6위 맞아?"
"...저게 뭔지부터 말씀해 주시죠."
"몰라 나도."
"방금 안다는 것처럼 말하지 않았습니까?"
"개념에 대해 아는 것 뿐이죠. 저게 정확히 뭔지는 몰라요."
"음...."

베로니카가 신음성을 내뱉고, 공주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대체 저건...."
"공주님 일단ㅡ,"

그때였다.
촤라라락 하는 소리와 함께 전함의 밑부분의 미사일 사출구 같은 것이열린 것은.


"어...저거 좀 위험해 보이는데."

그 수가 족히 천은 되어 보였다.
그리고 그걸 인식했을 때, 사람 머리통 만한 것이 벌떼처럼 사출되기 시작했다.

"고,공격인가?!!"
"일단 잡아!!"
놀란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기 시작하고, 라이징 이상의 고위기사들은 오라빔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번쩍거리는 오라의 향연.
매섭게날아가는 기의 덩어리는 당장이라도 저 벌떼 같은 것들을 소멸시킬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지잉!

한 비행체에서 쏘아진 레이저 빔.
그것은 막 오라빔을 쏘아낸 남기사의몸을 통째로 소멸 시켰다.

"워우."


가루화되어 그대로 허공에 흩날리는 모습.
그것은 일견 보기에도 너무나 끔찍하고 두려운 광경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목격자들은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


플푸미르 딘 오벨 크라바.

라이제르 왕국에 단 1명 존재하는 소드 마스터!
그런 그가 너무도 허망하게 죽어버린 것이다.

"대체...!"
"플푸미르님이...!"


공주와 베로니카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

"흠...나서야 하나?"
"그래야죠."
유나가 검을 뽑아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일단 저걸 떨어뜨리고 나서 생각하자ㅡ, 그런 결심을 한 것이다.

"꺄아아악!! 저리가! 저리!!"

그새 상황은 지옥도로 변했다.
무수히 많이 쏟아진 비행체는 사방으로 빔을 쏘아댔고, 순식간에 수천 명에 달하는 남자들이 재가 되어 흩어졌고, 그나마 멀쩡히 서 있던 건물들은 처참한 폐허로 변했다.

"응?"

거기서 뭔가 이상함을 발견한 유은과 유나.


엄청난 수의 남자들이 죽었고, 지금도 실시간으로 죽고 있었지만, 여자는 죽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여자도 죽긴 죽었다. 못생기고 몸매 안 좋은 여자들만...


미녀들은 빔을 맞아도 그저 마법소녀라도 된 것처럼 모종의 옷이 입혀졌는데, 뭔가 영화에 나올 법한 나노슈트 같은 모습이었다.

"뭐야 저거...왜 미녀는  죽는데? 너무나 내 사상과 비슷한......"
"설마...."

뭔가 감을 잡은 듯한 유나.
그러고 보니 저 비행체들 아까부터 유은과 그녀 주위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하지만...너무 말이 안 되는데?"

혼란스럽다는 듯이 얼굴을 붕붕 휘젓는 그녀.

"혹시 바르카나의 기술을 흡수한 걸까요? 고문 같은 걸 해서...."
미녀만 살리고 나머지는 죽인다.
이런 괴상망측한 짓을 대놓고 저지를만한 인간은 세상에 두 명 정도 있다.

한 명은 바로 옆에있는 유은이고,
나머지 한 명은,

"서현씨라면 그러고도 남을  같은데."

임서현.

만약 그녀가 바르카나의 기술을 취해 이런 오버테크놀로지를 이룩했다면 설명이 된다.
그리고 애초에 궁에는 기술의 집약체인 흑흑이도 있는바, 하려고만 한다면 단기간의 기술점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음...확실히 서현이라면...."

유은도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의 말을 듣고나니, 왠지  거대한 전함 안에 서현이 있을 것만 같았다.






"유은씨!!!"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저편에서 시에스타와 라르나르가 달려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루와! 여긴 안전하니까."

반갑게 손을 흔드는 유은.
두 여인은 재빨리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고, 다행히 무사히 합류했다.


"이게 대체...무슨 상황이예요? 저건 또 뭐고...."

폭포 같은 질문을 쏟아내는 라르나르.

"우리도 몰라. 하지만 일단 하나 확실한 건 내 주변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거야."
"그렇...군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라르나르.
시에스타도 묘한 눈으로 유은을 바라봤다.


"...당신정말..."


공주는 빠득 이를 갈며 그르 노려봤다.

북쪽의 준동도 사실 따지고 보면 유은 때문에 일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젠 웬 이상한  출현해서 왕도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유은과 유나의반응을 볼 때 이것 역시 그들과 관련이 있는 바,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이번 일이 끝나고 나면 톡톡히 캐물을 거예요!"
"뭐야. 나가서 싸우게?"
"그럼 기사라는 사람이 여기에 숨어 있어요?! 사람을 지켜야죠! 당신도 얼른 도와요!"
"아니 기다려봐...굳이 그럴 필요 없을 거 같으니까."

뛰쳐나가려는 루드밀라를 잡아 세우는 유은.
그 과정에서 본의아니게(?) 그녀의 균형이 흐트러져 유은 쪽으로 몸이 넘어왔다.


"힉?"

그의 품에  안기며 풍만한 가슴이 짓눌렸다.

유은은 또 그걸 즐기며 능글맞게 엉덩이를 주물럭 거렸다.

"꺄아악!! 뭐 하는 거예요!! 이 변태말종!"

그의 품에서 와다다 벗어나는 루드밀라.
유은은 좋은 감촉을 회상하며 엉덩이나 가슴을 주무르듯 손을 꼼지락 거렸다.

"엉덩이 되게 부드러운데? 뒤치기 하면 쩔겠다."
"뭐라구요?"
"아무튼 굳이 나갈 필요 없어."


유은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거대한 전함에 대고 소리쳤다.



"야!!! 임서현!!!! 저것들 치우고 빨랑 튀어나와!!!!!"



그의 외침이 끝나자, 거짓말처럼 비행체들이 공격을 멈추더니 다시 우주선으로 회수되기 시작했다.

"역시...."

그 모습을보고 확신.
저 안에는 일단 임서현이 타고 있다.

"그럼 저기 살아있는 여자들은...아마도...."
"형태는  많이 다르지만 시녀복을 입힌 것 같네요."

유나가 한숨을 쉬며 대꾸했다.

자신이  살아있는지,  이상한 옷은 왜 안 벗겨지고 있는지 고찰(?)하며 낑낑대는 여인들의 모습이 꽤나 우습다.




"멈췄...어...?!"

공격이 멈추자, 사람들은 안도 반 의심 반의 얼굴로 숨을 정비했다.

"당신...아무래도 저것과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모양인데요?"

루드밀라가 다가와 따져 물었다.

"응. 그런 거 같애."

유은이 히히 웃으며 대꾸하자, 그녀의 머리에 분노의 혈관이 돋아났다.


"지금 웃어요? 주변이 완전 난장판이 되고 죽은 사람들도 수두룩 한데!!!"
"내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나보지."
"그걸 말이라고!"

그녀가 또 뭔가를 말하려 할 때, 전함 하단부에서 또다시 뭔가가 열렸다.

쿠궁!

그 모습에 사람들은 초긴장.
전적이 있는 만큼 저마다의 무기들을 꼬나쥐고 덜덜 떨리는 눈으로 응시했다.

치이익.

그 안에서 나온 것은 컨테이너처럼 네모나게 생긴 비행체.
그것이 천천히 하강했다.
유은들이 있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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