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7화 〉25.NTL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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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집단군이 전멸하고 약 3시간 뒤.
아직 세계에선 이 일을 알지 못했지만, 중국 정부의 귀에는 들어갔다.
그 결과는 대패닉.
높은 정예도와 많은 병력, 최신화된 병기수준을 자랑하던 집단군 하나가 고작 2시간만에 통째로 날아갔고, 그도 모자라 해괴한 생명체가 탄생하여 기존의 인민군 기기들을 제것 다루듯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엄청난 양의 군사기밀이 누출된 건 물론이고, 심지어는 이상하고 거짓된 정보들과 바이러스등이 마구 투입되는 등의 대참사가 벌어졌다.
이것만 해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제80집단군을 장악한 보지니아들은 두 무리로 나뉘어 제78집단군과 제79집단군으로 쳐들어갔다.
결과는 당연히 보지니아들의 압승.
하루도 되지 않아 중국이 자랑하던 인민군, 그 5개 전구중의 하나가 통째로날아가버렸다.
그제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중국은 결국 반쯤 백기를 들어올리고 하렘궁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서 임서현의 지시를 받은 보지니아들이 진군하여 동부전구까지 싹 쓸어버린 후 수도인 베이징을 포위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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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로 인해 20만에 가까운병력을 잃고 수도까지 포위된 중국은 그야말로 대 패닉 상태였다
특히 베이징 안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의 공포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정도라서 천안문사태 이후 유례없는 시위와 폭동이 일어났다.
'보지니아'라고 하는 미증유의 생명체.
마치 영화 에일리언에 나오는 괴물들처럼 강제로 인간의 몸에 씨를 뿌리고, 그렇게 뿌려진 씨는 순식간에 자라나서 결국 배를 찢고 부화(?)한다.
이 끔직한 것들이 당장이라도 이 도시로 들어올수 있다!
라는 압도적인 공포감.
그건 일반적인 수단으로 잠재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차라리 '적군'이라면 그나마 낫지. 총탄에 맞아 죽는다 한들 저리도 처참하고 끔찍하게 죽진 않을 테니 말이다.
당연히 이 사태는 세계적으로도 대서특필 되었다.
중국의 선전포고에 가까운 선언에 하렘궁이 '에일리언'을 풀었다고, 해외 언론들은 앞다투어 기사를 냈다.
덕분에 중국이 느끼는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원자로 테러가 일어났을 때보다 더한 위기감이 인류를 엄습했다. 자칫하면 말 그대로 '인류멸망'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좀 더 가깝고도 위협적인 예.
최첨단기기로 무장한 수십만의 군대가 불과 하루만에 전멸하였으니 그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또각 또각.
공포에 휩싸인 도시, 베이징에 도착한 서현이 시녀무리를 이끌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녀가 온다는 걸 미리 안 공산당에서 주석이 직접 나와 맞이했지만 그녀는 쌩무시.
미리 준비된 차에 타고는 그대로 어딘가로 향했다.
주석은 자존심이 와장창 깨져버렸지만, 더 심각한 사태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그녀를 쫓았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베이징 도심의 한 구역.
높은 빌딩이 커다란 대로 좌우에 나란히 놓여 있는 이곳은 베이징 최고의 배우들이 활동하는 방송사, 기획사 등이 밀집해 있는 곳이었다.
도대체 여긴 왜 왔을까 싶을 무렵 서현은 성큼성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당연하지만 경비나 공안의 제제따위는 무시.
"...?"
인포에 앉아있던 여인이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웠다.
본래라면 친절한 웃음과 함께 안내를 해줘야 하겠지만, 검은 정장을 입은(비록 섹시미를 강조한 야매 정장이라 해도) 여자들이 굳은 얼굴로 우르르 들어오니 순간 멍해진 것이다.
덥썩.
그런 그녀의 턱을 임서현이 쥐고 끌어 당겼다.
기본적으로인포를 담당하는 여인이라면 외모가 받쳐줘야 한다. 어느 회사, 어느 건물이라도 마찬가지.
지금 눈 앞의 여인도 일반인 중에서는 상당히 아름다운편에속했다.
서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를 놓아 주었다.
"뭐,뭐예요?"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눈동자에 드러내며 물어 보지만, 서현은 답해주지 않았다.
그저 몸을 돌리며 '시작해요.'라는 말만 내뱉었을 뿐.
그 말이 끝나자, 뒤에 있던 시녀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몇몇은 계단을 타고 건물 위로 올라갔고, 몇몇은 1층 로비를 헤짚고 다녔으며,
몇몇은 인포에게 다가와 인포에 앉아있던 여인을 강제로 잡아 일으키고는 건물 밖으로 끌고갔다.
"꺄아아악!! 이거 놔요!!"
홀을 쩌렁쩌렁 울리는 비명소리.
경비들이 총을 꺼내 위협해 보았지만 시녀중 누구도 두려워 하지 않았다.
"무슨...!"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주석무리.
서현은 흘끔 그들을 보더니 자신에게 총을 겨눈 경비에게 다가가 그의 배에 손을 푹 하고 찔러 넣었다.
"아아악!!"
순식간에 일어난 일.
놀란 경비들이겨누던 총을 발사했고, 주석을 지키던 보디가드들도 일제히 총을 꺼내 겨누었다.
"잘 봐둬요. 오늘의 이 광경."
태연하게 날아오는 총알을 처리한 서현이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 맞춰 경비의 배가 부풀어 오르더니 푹! 푹! 하는 소리와 더불어 열 손가락이 피칠을 한 채 배 위로 솟아났다.
"끄아앙아아아아ㅏ아악!!"
끔찍한 고통에 경비는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나 격통은 조금도 경감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열 개의손가락은 그의 배를 좌우로 찢어냈다.
듣기만 해도 인상이 찌푸려지는 소리와 함께 핏줄기가 퓻퓻 쏘아졌다.
"...."
주석과 그를 따르는 이들, 그리고 가드들은 완전히 굳어버린 몸으로 응시할 뿐, 대처는 고사하고 벌려진 입을 다무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투둑. 툭.
갈라진 배 위로 일어선 보지니아의 머리 끝으로 핏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꺄아아악!!"
그 침묵소리는 몇몇의비명으로 깨졌다.
위로 올라간 시녀들이 여자 몇을 끌고 내려온 것이다.
"뭐...하는...?"
가까스로 입을 열어보인 주석.
서현이 드디어 그를 상대해 주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죠. 그렇지 않아요?"
누구 입에서 그딴 소릴 내느냐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백기를 들어올리고 우리와 협상하고 싶은 거죠? 그러니 주는 거예요. 그 기회를."
"...?"
이해할 수 없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부터 한 달간, 중국 4대 직할시(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인간을 무제한으로 데려갈 거예요. 물론 그 기간이 지나도 다시 돌려주진 않을 거고요. 철저하게 우리...아니 주인님의 소유가 되는 것이죠."
"!!!"
그녀는 선심쓰듯 손바닥을 내밀었다.
"이 정도면 싸지 않나요? 고작 한 달이에요. 한 달간만 귀국의 인민을수집할 뿐이라고요. 그 이후에는 서로 '동등'한 관계로 돌아가는 거예요. 식민지로 삼겠다는 것도 아니고. 괜찮죠? 어차피 인구는 차고 넘치잖아요?"
이 무슨 미친소리인가.
주석, 아니 이 자리에 있는 인간들은 순간 사고가 멈췄다.
"아 참, 혹시나 해서요. 베이징을 포위하고 있던 보지니아들은 수를 나눠서 각 도시에 미리 보내놨답니다. 그러니 상납품이 도망칠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러니까...."
주석은 깨달았다.
눈 앞에 있는 여자는 악마라고.
"저따위로 죽기 싫으면 앞으로 깝치지마.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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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의 보고를 받은 소라는 어이없음과 황당함에 질려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
미친년인줄은 옛적에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였을 줄이야.
그야 원자로 테러를 벌인그녀도절대 정상은 아니었지만, 서현은 클라스가 다르다.
소라는 일본에 있는 원자로 5개를 터뜨려 엄청난 지구적 재앙을 초래했지만, 일본이 백기를 들어올린 이후에는 스킬을 이용하여 깨끗이 정화했다.
비록 상당한 피해를 입히긴 했지만 뒷일은 어느 정도수습한 셈.
덕분에 인명피해는 어지간한 이슬람 테러정도의 미미(?)한 수준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서현은 그게 아니다.
일단 그녀로 인해 사망한 중국인민해방군. 그 수는 40만을넘어 50만에 육박했고, 그걸로도 모자라 한 달간 중국 4대 직할시에서 마음대로 사람들을 징발하겠다고 선언했다.
말이 징발이지, 사실상 납치나 다름없고, 그 용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녀는 수십명의 베이징 여자들을 데리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시녀들의 말을 들어보니, 납치된 수백 명의 여자들 중에서도 최상급들만 걸러 데려온 거라고 한다.
그 중에는 모험가도있고, 연예인이나 가수도 있었으며, 잘나가는 오피스 레이디도 있었다.
하여간 직업이나 신분, 나이 기타 등등 그 어떤 조건들을 다 개무시하고 오로지 외모만을 보고 무작정 데려온 것이다.
이렇게 데려온 여인들을 다 어디다 쓰겠는가.
너무나 뻔한 것이다.
"이번에 데려온 여자들 역시 추후 시녀로 만들 계획입니다만, 아직 손을 대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최상급이라서요. 주인님께서돌아오시면 숲 같은 곳에 풀어놓고 일종의 사냥 형식으로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누가 들으면 햄머로 대가리 얻어맞을 소리를태연하게 지껄인다.
"나머지 중국에서 들어오는 이들은 곧 시녀로 만들어 주인님의 소재파악에 보탤 계획입니다."
"그건 또 무슨....."
"시녀가 늘어나면 주인님의 공방도 늘어나죠. 그리고 아흑이의 공방은 주인님의 공방과 연결되어 있어요. 이를 역산하면 현재 이 시점과 연결된 시간대가 그쪽에서 어느 시간대인지 정확하게알 수 있습니다."
"아."
"그래서 그 변화를 주시하면서 시녀를 계속 만들다보면 주인님의 좌표를 특정할 수 있음은 물론, 그쪽세계의 시간대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시간의 흐름을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있어요."
"...유능하시네요."
"과찬이십니다."
아무튼 덕분에 유은을 만날 때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