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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86)화 (285/517)



〈 286화 〉25.NTL판타지

"뭐...라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
로이드는 얼떨떨한 정신으로힘겹게 물었다.

"다 들었으면서 왜 되물으세요. 제 목소리가 작은 것도 아닌데."
차갑게 돌아오는 그녀의 말.
그제서야 로이드는 깨달았다.


평소처럼 나긋나긋하고 그를 존중해주는 말투가 아니다.

다그치고, 윽박지르고, 호통치고, 날카롭게 쑤시는...그런 류의 말투다.

비난과 손가락질이 눈동자 속에 있으며 무수한 원망이 혀에 담겨 있다.
지금 그녀에게 그 라는 존재는존경하는 단장님이나 사랑하는 님이 아닌 한 명의 못난 남자, 그리고 나쁜새끼였다.


물론 로이드는 억울하다 할  있다.
시에스타와 무슨 특별한 관계를 가졌던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그녀가 좋아했을 뿐인 게 아닌가. 그리고 그녀가 유은에게 범해진 것도,기사들이 모두 살해당한 것도 따지고 보면 로이드 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이미 그녀가 되돌릴 수 없는 감정으로 파묻혔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저도 엉망으로 당했어요. 살해되진 않았지만, 몸이 멀쩡...아니 멀쩡하지도 않지...마음은 이미 죽은 상태라고요."
"유은...! 당장이라도 이놈을!"

로이드가 분노를 태우며 몸을 돌렸다.
폐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피와 같은 분노가 터져 올라왔다.

"어디가세요? 어차피 이기지도 못할 텐데."
"...뭐?"
"가서  하시게요? 이미 늦었잖아요. 그냥 혼자서라도 도망치시죠."
"너...."

생각지도 못한 말이다.
시에스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기사 여섯을 순식간에 죽였어요. 그것도 제대로 된 무기를 사용한 것도 아니예요. 저를 범하면서 한 손으로...유리파편 따위를 던져서 도륙했어요. 단장님은 그게 가능하신가요?"
"그만...그만해라 시에스타. 더 이상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돼!"
"무슨 말씀이세요? 떠올리고 말고  것도 없이 당장 한 두시간 전의 일인데요?"

서늘하게 식은 눈동자를 보며, 운현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이 끔찍한 기시감.

겪어봤던 아픔은 무뎌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상처를 강제로 열어 재끼며 더한 고통과 아픔을 주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무수히 범해질 텐데, 떠올리지 않는 게 의미가 있나요?"
"유은 이 개새끼가아아아!!!"
로이드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다.

탁탁탁탁.


복도에 낭자한 핏물 따위 무감정으로 지나갔다.
이따위 것, 지금은 신경  겨를이 없다.

지금 필요한 건 오로지 유은을 죽일 수 있는 힘.
그리고 그에 대한 집념!!


쿠아아아!!


거세게 달려가는 그의 몸 속에서, 무언가가 강렬하게 날뛰었다.

그것은 분노인가
그것은 진노인가
그것은 격노인가
그것은 대노인가.


아니.



이것은 분노가 다다른 끝을 능히 찌를 힘,
압도적인 물량과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적을 제압하고 원하는 것을 이룰 그런 힘!

"으아아아아아아!!!!"


콰앙!

무언가 터졌다.
무언가 깨졌다.

그의 그릇을 이루던 것,
그의 크기를 이루던 것,


그것이 깨져나갔다.

그 순간,
로이드는 '라이징'의 벽을 허물고 소드 익스퍼트에 다다랐다.


+++





"그런 의미에서 너를 내 시녀로 만들 거야."
"네? 시녀요?"
"응."

유은이 고개를 끄덕이고, 곁에 있던 유나도 무언으로 긍정했다.

어차피 거부해봤자 시녀인장으로 찍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나름 원만한 관계로 지내던 귀족인데 어느 정도 대우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음란한 세례식을 거쳐야 하지만, 유나씨도 있고 하니 특별히 봐줄게."
"...."


진지하게 '넌 특혜를 받는 거야.'같은 표정으로 말하는 유은.
라르나르는 다소 황당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녀로선 유은 외에 잡을 동앗줄이 없다.

아마르는 애초에 논외고, 그나마 쥐고 있던 로이드라는 밧줄도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그녀가 할  있는 선택이라고는 유은과 함께하는 것.
애초에 그가 다른 여자를 품을 때 느끼는 격렬한 감정을 제외한다면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이런 제안을 해줘서 홀가분할 정도랄까.
내심 처녀만 따먹히고 버려지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말하는  들어보니그럴 걱정은 없어 보였다.

"이 인간 바람둥이 변태에 섹스밖에 모르는 멍청이니까 앞으로 여자는 계속 늘어날 거예요. 그건 알고 있어요."
"으...팩트폭력이 너무 심하십니다 유나씨."
"흥. 미리 알고 있지않은상태에서 바람을 목격하면 그 비참함이 얼마나 심한 지 알아요?"
"헤헤...."

할 말이 없는 유은으로서는 그저 웃었다.




"유으으으으으으은!!!!!!!!!!!!!!!!!!!"




그때, 창 밖으로 엄청난 샤우팅이 들려왔다.
성 전체가울릴정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

"...로이드?"

다름아닌 로이드의 목소리였다.


대체 얼마나 분노한 걸까.
그 살기가 여기까지 전달됐다.


"히히."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유은은 히히덕거리며 웃었다.

"...왜 그렇게 웃어요 불안하게."
뭔가 안 좋은 예감을 느낀 유나가 인상을 찌푸릴 때, 유은이 두 여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꺗!"
"나갑시다. 절 부르고 있는데 마중 나가 줘야죠."
"...하아."

대충 짐작한 유나가 한숨을 내쉬고, 라르나르는 어쩔 줄을 몰라했다.


"가서 라르나르와 시에스타의 주인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새겨주자구요."




+++




타악.


"유은...!"

거의 날다시피 달려온 로이드와, 두 미녀를 끼고 신선처럼 느긋하게 등장한 유은.
그 모습에 로이드의 분노가 더욱 거세졌다.


"이 후레자식이!!"
"어이구 무서워라."

유은은 싱글벙글 웃으며 유나에게 한쪽 눈을 감으며 윙크했다.


"...노답이네 진짜."
"헤헤."

이젠 척하면 척.
그의 의도를 알아들은 유나가 몇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 사이 유은은 라르나르를 품에 안고 풍만한 젖가슴을 주물럭 거렸다.

"햐읏?!"

손바닥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서 부드러운 살덩이들이 손가락 사이사이로 삐져나왔다.

이 말랑말랑한 마물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본능을 자극하여 당장이라도 여인을 범하고 싶게 만들었다.

지금의 유은처럼.

"다행히(?) 간소하게나마 세례식을 치를  있겠어."
"그게 무슨...그보다 그만 둬 주세요!!로이드가...보고 있어요...!"
창피한지, 뒷말은 작게 속삭였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어줄 유은이던가.
오히려 더욱 심하게 그녀를 희롱하며 아예 한쪽 손으로는 그녀의 큼지막한 엉덩이를 주물대다 드레스를 찢어버렸다.


"꺄아악!"

 순간은 정말로 두려워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른 라르나르.
로이드가 거기에 반응했다.

"라르나르!!!"


마음 깊숙한 곳에서 그녀를 정의하던 단어.
라르나르.

그에게 있어 라르나르는  그대로 라르나르였다.
단순한 영주나 아가씨가 아닌, 넉자의 이름, 자신만의 여인...

그 여인이 지금 악한의 손에 희롱당하고 있다.

"우오오오오오!!!"


그의 몸에서 매서운 기운이 피어 올랐다.
근처에 있기만 해도 동강날 것만 같은 강렬한 오라.

"네놈은 반드시이이!! 내가아아아!!"


퍼엉! 하며 그가 서 있던 바닥이 뒤편으로 터져 나가고, 음속을 아득히 뛰어넘은 속도로남자의 육체가 돌진했다.

콰콰콰콰!


진행방향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파괴.
땅, 바위, 나무, 심지어는 공기 그 자체까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잘라내며 유은이 있는 곳까지 일직선으로 도달했다.


"귀찮아...."
하지만  앞엔 유나가 있다.

카앙 - !

성벽이라 해도 버텨낼 수 없을 돌진을, 고작 손가락 하나를 세워 너무도 쉽게 막아냈다.


심지어 단 1mm도 밀려나지 않았다.
그녀는부동 그 자체.

"무...슨...!"

그녀가 한 가닥 한다는  어제의 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란말인가!

소드마스터라 해도 몇 합은 주고받으며 흘려내야 막아낼 수 있을 돌진을, 고작 손가락 하나로 막아 세웠다고?

믿을 수 없어 경악하는 그를 향해, 유나의 입술이 움직였다.


"힘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이...이...!"

그를 바라보는 유나의 눈빛.
짜증난다.
그리고 혐오스럽다.


저딴 강간마와 함께하며 심지어 옹호하는 꼴이라니.
어찌 이렇게 사악할 수가.
어찌 이렇게 흉악할 수가!


이 여자는 마녀다.
틀림 없는 악녀다.

역시 살려둬선 안 된다.

유은과 함께, 저 세상으로 보내야만 한다!!

"으아아아아아!!!"

다시금 모든 힘을 담아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그녀의 목을 향해,

푸욱!

"오오옷! 라르나르의 보짓구멍!! 어제보다더 조이는데에?"
"아흑...읏...빼...주세요...옷..."
"안 되지  돼. 질에 쌀 때까지 안  거라고."

쓰컥! 쓰컥!


"아윽! 하악! 보,보이고 있는데...아응! 박히고 있어어..! 하윽! 아,앙대애..! 아앙!"
"씨발 이럴 알았어."

막 서로를 죽이기 위해 싸우는 둘을 냅두고 라르나르를 범하는 유은.
유나의 눈이 짜게 식었다.

"이 쓰레기야."

그녀의 매도에도 유은은 헤벌쭉 웃으며 허리를 흔들었다.
유나는 포기한 듯 고개를 저으며 다시 로이드에게집중,



"죽여버릴거야아아!!!"


그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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