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74)화 (273/517)



〈 274화 〉25.NTL판타지

중국 대표의 말에 일부 대표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유은이 세계를 위해 애쓴  아니니까. 그저 애인인 한사랑을 구하기 위해 바르카나에 돌입했고, 그 과정에서 그들을 물리쳤을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의 말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니 고개를 끄덕일 만도 하다.

"그건 너무 비겁한 생각이군요."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모두가 그리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프랑스의 대표가 발언권을 얻어 말을 이었다.

"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것은 사실이나, 그로 인해 세계가 미증유의 위험으로부터 구원 받았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세계가 힘을 합쳤다면 충분히 물리칠 수 있었을 거라 말씀하셨습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고요, 현실은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하다가 군대가 궤멸된 상태에서 전 세계의 연락망이 가동되기도 전에 하마터면 D10 핵심이사국의 수도권이 통째로 날아갈 뻔 했습니다.
이미 그것만 해도 세계적인 대재앙임이 분명하고, 그걸 막은 것이 유은을 비롯한 하렘궁인데, 단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다'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아녜스 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이라면 그래선  됩니다. 받은  있다면 우리도 최소한의 성의표현은 해야 한단 말입니다."

그의 말에 여러 대표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뒤로 바로 반박의견이 튀어나왔다.

"막지 못하여 수도권이 날아갔다 한들,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의 재앙입니다.  아무리 외계인들이 날뛰었다 한들, 그래봤자 A급 재앙 아닙니까. 세계의 힘이 한데로 모아진다면 한반도를 벗어나기 전에 제압했을 겁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

프랑스대표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쳐다봤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의 입에서 저런 말이 튀어나온 다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이었다.

"물론 한국의 수도권이 붕괴했다면 세계적인 경제불황이 닥쳐왔겠죠. 그러나 그건 외부효과에 불과합니다. 어디까지나 직접적인 피해는 한국이 입는 것이고, 그걸 마치 '세계 멸망의 위기를 유은이막았다' 라는 식으로 몰아가서는  되는 것이죠.
감정과 팩트는 다릅니다. 우리는 각국 지성의대표로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내려야 합니다. 그저 올라오는 감정에 기초한 선택은 파멸만을 부를 뿐입니다."

"하...대체 그 파멸이 뭔지 들어보고 싶군요."


"이를테면 하렘궁말입니다. 이미 그들은 너무 많이 컸습니다. 한국 수도권 일대에 자신들의 영토를 주장하고 있고, 뻔뻔스럽게 인도적인 도움을 빌미삼아 일국의 수도(도쿄)를 자기네 영토로 여기고 있습니다. 유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태도인데, 만약 그가 돌아오기라도 하면 얼마나 더 건방진 요구를 하겠습니까. 우리가 어디까지 그 요구를 받아주어야 합니까."

그는 아예 일어서서 열변을 토했다.

"세상에는 룰이라는  있습니다. 마땅히 지켜야 할 규칙 말이죠. 그러나 그들은 그걸 지키지 않습니다. 힘 좀 가졌다고 해서 방자하게 나서 마치 세상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하고 다니고 있습니다.그런 그들에게 우리가 먼저 숙이고 들어가 자본과 자원을 바친다면, 그들은 우릴 식민지로 여길 것입니다."

"...과대망상이 심하시군요."

"아니요.과대망상이 아닙니다. 이미 그들의 지구식민화는 시작됐습니다. 도쿄를 강제로 빼앗았고, 인천의 일부를 빼앗았으며, 서울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진정 우리가 경계하고 몰아내야 할 적은 바르카나와 같은 외계인이 아니라 이 지구에 있는 하렘궁입니다!"

그는 그 말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일본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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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서현씨가 했죠. 할 일도 많을 텐데. 저까지 이렇게 챙겨주다니."
"당연한 일입니다."


밴에 올라탄 소라가 축 늘어졌다.

인천 전지역에 대단위 힐링필드를 펼치고 족히 십만이 넘는 사람들을 치유해 살려냈으니 한국에서 그녀의 위치는 가히 성녀라 할만했다.

당연히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지금도그녀는 인터뷰를 하고 오는 참이다.

본래라면 딱히 도움도  될 것 같고 피곤하기만 한 인터뷰따위 거절했겠지만, 유은을 찾기 위해서 UN의 결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심이라도 얻어두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일일이 참여한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CF도 찍게 되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현하는 이젠 대한민국에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정말로 없다.

심지어 유은은 몰라도 그녀는 아는 사람이 수두룩빽빽하다.




"오늘은 결론이 났을까요?"

돌아가는 길.
그녀가 서현에게 물었다.

"글쎄요...2주나 끌었으니 날 법도 한데 도통 소식이 없네요."


폰을 만지작거리며 인상을 찌푸린 그녀가 쯧 하며 혀를 찼다.
태연을 가장하고 있다지만 그녀 역시 초조하긴 마찬가지.

흑흑이의 초월적인 기술력이 있지만 역시 모든 건 다 돈이다.

시설을 짓기 위한 자원 자체는 원자재배열 기술 등을 활용하여 만든다 쳐도,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순 없기 때문에 어쨌든 물질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물질의 양만 해도 엄청나기 때문에 여기서 1차 비용 발생.

어떻게 시설을 짓는다 해도 이 시설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거대도시급의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기서 2차 비용 발생.

가동할 뿐만 아니라 유은이 어디 있는지 찾을 때까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3차 비용 발생.

계산해 보면 수십조가 돈으로 안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 아무리 하렘궁이 잘나가는 길드이고 또 그룹으로서의 수익도 있다지만 도저히 그걸로 충당이 안 된다.

결국 세계적인 지원이 없이는 유은을찾는것이 사실상 힘들다는 말이다.

초조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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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으로 돌아온 소라는 소파에 누워 TV를 켰다.
어찌나 타이밍이 기가막힌지, 마침 '하렘궁과 UN의 기싸움'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 3주 정도 전의 인천사태를 기억하고 계실 텐데요, 바르카나라고 하는 외계 집단이 인천을 습격, 약 40만에 달하는 인명피해와 100조 원에 가까운 경제적 피해 등, 6.25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은 바 있습니다.

이때 그들을 물리치고 10만여명의 부상자를 치유한 것이 바로 하렘궁이라는 길드인데요.

안타깝게도, 당시의 전투 이후 하렘궁의 수장인 유은씨와 약혼자 이유나씨가 실종되었습니다. 이 둘을 찾기 위해 하렘궁에서는 많은 자금과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만, 외계 괴수의 말에 의하면 다른 차원으로 보낸것이기 때문에 찾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그러나 하렘궁에서는 줄기차게 '자금만 있으면 찾을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예. 그렇습니다. 이게 던전이라는  말이죠.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그런 것이거든요. 아마 거기서 차원과 관련된 뭔가를 하렘궁이 얻어낸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리 자신있게 말하는  같아요.

-가능할까요?

-글쎄요 뭐. 지금도 워낙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일례로 인천 사태때 유소라씨가 광역힐을 해서 거의 죽어가던 사람들까지 살렸던 거, 이거 사실 의학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거든요.

-그렇죠.

-그런 걸 보면, 딱 잘라서 불가능하다고 말씀 드리긴 어려울 것 같고요, 다만 문제가 되는 건 비용인데. 하렘궁측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주와 차원 어딘가에 있을 유은씨와 이유나씨를 찾아내고 다시 지구로 데려오는데에 아무리 못해도 391조 정도 들어간다고 하거든요.

-거의 사백조네요? 우리나라 예산급 아닙니까?

-예. 우리나라도 슈퍼예산이 계속되는 만큼, 좀 적긴 한데요. 어쨌든 금액이 너무 크다는 거죠.

-그렇죠. 400조면 뭐...국가급 프로젝트도 그 정도는 안  텐데 말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1년 GDP가 대략 1,900조 정도 됩니다. 400조면 5분의 1이에요. 이걸...일개 길드가 감당할 수가 없죠.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지원해 준다? 불가능하죠. 이거 지원해 주다간 우리나라 허리 부러집니다.

그래서 세계로 눈을 돌린 건데, 문제는 세계적인 차원에서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거죠. 이 정도 예산을 집행하려면...지금 하렘궁이 3개월 잡고 있거든요. 시설 완성하는 거랑 해가지고? 근데 택도 없죠. 3개월만에 어떻게 400조를 집행합니까. 일단 그것도 말이 안 되고,

두 번째로,적이 너무 많ㅡ,

-아! 속보입니다!

말 많은 전문가의 말을 끊고, 아나운서가 외쳤다.
귀에  인이어를 손가락으로 누르며 경청하더니 즉시 자료를 받아 읊기 시작했다.


-지금 UN에서 결과가 왔다고 합니다.
-아, 그렇습니까?
-예...


다소 경직된 얼굴로,

-일단 우리나라는 찬성했습니다만...중국, 일본, 러시아가 반대를 했고요. 영국, 미국, 인도, 독일, 인도네시아가 기권을, 나머지 6개국이 찬성을 해서 반대 3표 기권 5표 찬성 7표로UN에 의한국제적인 하렘궁 지원 안건은 부결 되었습니다.


 뒤로도 프로그램에서는  일에 관련해서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뭐 당연히 부결될 거였다는 둥, 너무 무리한 요구였다는 둥, 안건이 상정된 것도 신기하다는 둥...

하지만 소라에겐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저 '부결'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며 분노를 만들어내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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