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5화 〉24. A급 던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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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가 뭘 요구하던 다 OK하겠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유은이 인천으로 출발하고 약 30분 정도 뒤.
여러 중계를 보며 작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던 소라와 유나, 소냐는 갑작스런 대통령의 방문을 맞이했다.
그는 인천에 A급 던전이 등장했고, 등장하자마자 30만에 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에 즉각 강남의 하렘궁으로 향했는데, 앞으로 며칠간의 스케쥴을 캔슬함은 물론, 지금 하고 있던 것도 칼처럼 캔슬한 것이다.
그러면서 각 장관들과 연락하여 지난번 유은이 요구했던 것들을 받아들이면서 최소한의 피해와 최대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 명했다.
물론 그 본인도 여러 생각을 한 것은 당연하다.
덕분에 외부에서 오는 연락은 일체 차단.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생각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군사 전력으로 A급 이상의 던전을 상대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소냐의 의문스런 표정을 받으면서, 그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미 하렘궁 없이는세계적인 재난을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뭐 그렇긴 하죠."
소냐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생각해도 더 이상 국가 차원에서의 대응은 불가능하다.
군대가 아무리 강력하다 한들, B급만 되어도 총 따위는 먹히지 않았는데, 이젠 탱크도 안 먹힌다고 한다.
그럼 나중에는?
미사일 수백발을 때려박아도 생채기 하나 안 나는 게 아닐까?
그렇게되면 어쩔 수 없이 하렘궁과 같은 길드에게 위탁할 수밖에 없다.
"이미 유은씨와 얘기가 된 것이고...구두로는 체결된 이야기입니다만...상황이 달라진 이상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그건 추후에 다시 얘기 나눠봅시다."
"그러시죠. 그런데 굳이 이런 상황에 여기에 올 필요가 있었을까요? 지금 국가적인 재난사태 아닌가요."
"그래서 온 겁니다."
"?"
대통령이 이번에는 손톱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소라를 바라봤다.
"...왜요?"
"잘린 팔이나 다리도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셨다 들었습니다."
"아 그건...."
"혹시 그러한 것을 대단위로도 펼칠 수 있겠습니까?"
"대단위? 범위스킬 말하는 거예요?"
"그렇게도 부르더군요."
"으음."
그녀가 잠시 생각에 빠졌다.
범위힐이라...
물론 있다.
애초에 그녀가 있기만 해도 아군이라 설정된 이들은 매 초마다 그녀 공격력의 10분의 1만큼 힐이 들어온다.
그녀의 공격력이 약 751억이니, 그냥 곁에 있기만 해도 매 초마다 75억 만큼의 HP가 회복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직업 자체가 황의(힐러)인 만큼, 대단위 힐도 가지고 있고, 쉴드 비스무리한 것도 가지고 있다.
"설마 죽은 사람을 되살려 내라는...뭐 그런 건 아니겠죠? 아무리 저라도 그건 불가능해요."
"그렇게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죽지 않은 사람들을 최대한 살리고 싶습니다. 거기엔 소라씨의 힘이 필요하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온 겁니다."
소라는망설였다.
그녀가 사람 죽는 것에 아무런 생각도 없고, 남들 몇 백만이 죽던 말던 신경 안 쓰는 그런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그녀의 힘이 가진 파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인천으로 가서 대대적으로많은 사람들을 살려냈다고 치자.
그럼 그 뒤는 어떻게 되겠는가.
당장 그녀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찾을 것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찾아옴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의사들은 모조리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이미 모험가가 등장해서 '의료계의 위기'라느니, '10년 내로 의사 없어진다!'라느니 말이 많은 상황인데, 거기서 소라 같은 사람이 등장해서 스킬 한 방에 수십만 명을 치료하고 팔다리 잘린 사람도 싹다 복구해 버린다면?
혼란도 이런 혼란이 없다.
'성녀가 되길 원하긴 했지만...스케일이 너무 커지잖아....'
다른 여자들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스트리밍도 해보고 성녀가 되려 해보기도 하고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부담이 너무 크다.
그런 그녀의 생각을 알고 있는 건지, 대통령이 덧붙였다.
"걱정하시는 바는 알고 있습니다. 이미 이번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만큼 소라씨의 유명세도 더해지겠죠. 그만큼 불편해질 겁니다. 하지만 그건제가 어떻게든 해보도록 하죠. 정책적인 힘을 빌어서라도 해결해 보겠습니다."
"네?"
"그러니 부디, 지금 인천으로 출발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
.
.
그리하여 인천 상공.
결국 대통령의 청을 받아들여 인천으로 왔다.
최신예 전투기 50여기의 호위를 받으며 수십분 만에 도착.
저 멀리 엄청나게 거대한우주선이 보였다.
어찌나 큰지, 광역도시인 인천의 하늘을 뒤덮고 있을 정도.
그 거대한 용모주위로 불길이붙어 있고, 강렬한 충격파가 막 몰아치고 있었다.
덕분에 해외 각국으로 사태를 전달하던 보도헬기등은 속절없이 부서지며 추락.
다행히 아직은 멀리 있어서 여기까지 닿진 않았지만 그래도 폭풍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소라님 도착했습니다."
"고마워요."
옆에서 같이 날고 있던 전투기,그러니까 이유나가 탑승한 기체는 이미 콕핏을 열고 유나를 날려 보냈다.
그녀는 순식간에 뒤쳐지며 떨어지는가 싶더니, 입술을 몇 번 오물거리다가 가지고 있던 칼 위에 올라타는 기상천외한 행동을 보였다.
놀라운 건 검이 하늘을 날며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저럴 거면 애초에 타고 오지...저도 내려주세요."
"무운을 빕니다."
조종사가 모종의 레버를당기고, 콕핏이 열리며 소라가 방출됐다.
피식 하는 소리와 함께 높이 떠올랐다가 그대로 추락.
유나와 달리그녀의 목적은인천을 대상으로 한 대단위 힐이었기에 그대로 낙하산의 비호를 받았다.
<<절대영역 - 꺼지지 않는 생명.>>
유은과 다닐 때는 힐이 전혀 필요 없었기에 난생 처음 써보는 스킬이다.
백억 단위의 마나가 쭈욱 빠져나가며 그녀를 주변으로 거대한 마법진이 펼쳐졌다.
"우와!"
무려 500억이 넘는 마나를 투여한 대단위 힐. 아마도 그녀가 아니라면그 누구도 갱신할 수 없는 기록일 것이다.
인천을 뒤덮은 바르카나 아래, 소라가 펼친 마법진이 또 다시 인천을 덮었다.
그리고 서서히 하강하며 마침내 대지 위에 안착.
그때부터 보라빛의 강렬한 빛을 뿜어내며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아군'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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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가 대단위 힐을 하고 있을 무렵,
검을 타고 바르카나로 날아간 유나는 제법 속도가 붙자 다시 검을 손으로 불러들였다.
"저 안에 있단 말이지? 대체 뭘 밍기적 거리는 거야. 한 방이면 되겠구만!"
아직 한사랑을 구하지 못했다면 이해하겠지만, 그녀는 이미 서현등에 의해 구해졌다고 들었다.
그럼 그냥 죽빵 한 번 때리면 되는 일 아닌가...유은이라면 밑에서 발로 차기만 해도우주 저편으로 날아갈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이 드는데....
"설마...."
그때 문득 드는 생각.
시장이 여자라면?
그것도 엄청나게 예쁜, 우주적으로 예쁜 여자라면?
아.
왠지 납득.
어쩌면 지금쯤 시장을 처리하고 허리를 흔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씨발!"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화가 났다.
더 이상 하렘에 대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지만, 그게 맘대로 잘 되는 것도 아니거니와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그녀는 빠른 속도로 바르카나를 향해 날아가며 검을 휘둘렀다.
소라와 마찬가지로 유은과 함께 다니면 스킬 따위를 쓸 필요가 전혀 없기에 2차 전직을 얻고 나서 거의 처음으로 써 보는스킬,
<<이기어검 : 개천>>
쯔응!
묘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말도 안 되는 마나를 보유하고 있는데, 어지간한 스킬이라면 티도 나지 않아야 하는데, 꽤나 눈에 띈다.
아마 그녀가 원하는 것이 그만큼 엄청난 마나를 필요로 하는 것이겠지!
물경 10억에 이르는 마나를 소모한 그녀의 스킬은 순식간에 거대한 기의 덩어리를 만들어 쏘아냈다.
그 크기만 해도 어지간한 아파트 단지는 뒤덮을 수 있을 정도!
붉게 넘실거리는 덩어리가 유랑도시 바르카나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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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윽.
"어떤 벌을 줘야 할까?"
으음~.
이거 위기라고 해야 하나....
힘을 쓰기에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이상한 짓을 당할 것 같고....
"고작 미개인 따위가 허락도 없이 이 몸을 만지다니 말야. 종족 자체를 말살 시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
아리따운 시장님은 내앞으로 다가와서는 길쭉한 검지 손가락으로 내 턱을 스윽 들어 올렸다.
아. 너무 이뻐서 괜히 하반신에 힘 들어가잖아.
그냥 힘 쓰고 얼른 범해버릴까.
조절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어. 음. 그럼 허락 받으면 만져도 돼?"
"뭐?"
"나 가슴 좀."
"...."
무심코 튀어나간 나의 말에, 시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봤자 미녀라서 보기 좋을 뿐이지만.
"...진짜 끝까지 건방진 놈이로군. 그래, 힘은 남아 있다 이거지."
그녀가 고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뭘 하려는 거지.
드드드.
갑자기 사지가 막 당겨진다.
으음.
설마 이거 날 능지처참하려는 건가???
"팔 다리를 찢어내면 아무리 너라도 힘을 발휘할 순 없겠지. 뭘, 걱정하지 마라. 죽진 않아. 순식간에 찢어내고, 순식간에 치료해 주마."
"그건 좀 싫은데."
찢어지지도 않겠지만.
"그보다 누나."
"누나라고 하지 마라. 미개인."
"나 발기했는데 대딸해주면 안 돼?"
"...."
빠직 하고 혈관 마크가 몇 개나 박혔다.
엄청 화났나보네.
"가슴으로 해주면 더 좋고."
"...오냐. 이 말랑한 것이 문제였구나."
딥빡한 시장누나가 내 물건 쪽으로 힘을 집중했다.
오오. 마구 늘어난다. 이거 의외로...
"조,좋은데? 더 해봐 누나."
"이 미친놈!!"
짜악!
누나가 내 뺨을 갈겼다.
에헤.
하나도 안 아프고 뭔가 기분 좋...
"이익!"
그녀는 완전히 발광해서 마구 날 때리는데
응. 안 아프다.
미안. 너무 강해서.
빳-빳-
내 물건도 훌륭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그뿐이랴, 시장누나의 엄청난 공간기술 덕분에 계속 잡아당겨져서 크기가 좀 더 커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 괴물자식!!"
잠시 떨어진 누나가 헉헉대다가 뭔가를 허공에서 꺼냈다.
음. 칼인가? 아까도 칼 쓰다가 부러졌잖아. 의미 없다고 보는데.
"후우...후우...."
두근!
칼이 진동했다.
그리고 계속 진동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뭐 해?"
"...유랑도시의 자원은 병사를 모집하거나 건물을 짓고, 연구하는 것에 사용되지만...이렇게도 쓸 수 있지."
처억.
그녀가 든 무기가 끝없이 진동했다.
이젠 1초에도 몇 번씩 진동했다.
오오. 뭔가 있어보여.
"유랑도시의 모든 자원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네놈은 죽여주마.아주 고통스럽게!!"
아. 설마 자원을 써서 칼을 강화하고 있는 건가? 와. 헬조선화 장난 아닌데.
"아무리 너라 해도 이건ㅡ,"
콰광!!!
그때, 갑자기 저편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뭐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뚫고 튀어 나오는 한 인영.
대포에 몸을 넣고 쏘아지기라도 한 건지, 손만 안 든 슈퍼맨 같은 자세로 날아오고 있다.
"어. 유나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