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55)화 (254/517)



〈 255화 〉24. A급 던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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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도시 바르카나.
재앙클래스 A급.

발달된 마도과학을 이용해  차원을 넘나들며 행성을 약탈하고 노예를 잡아가는 '차원 해적'이다.


우주선임과 동시에 수십만의 인구를 수용하는 도시. 거의 대부분의 시민이 전투를 행할 수 있으며, 그들의 압도적인 마도과학은 어지간한 문명은 찍어 누르고도 남는다.





기본적으로 최근 지구에 등장하고 있는 던전과 이용하는 에너지가 비슷하기 때문에 '던전'으로 관측되고 있지만(지구에서), 엄밀히 따져 던전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있어 던전은 일종의 광산과도 같은 '자원지'의 개념이며, 그들이 던전을 약탈하면 약탈했지, 그들 자신이 던전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구에게 있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중요한 건 그들이 강림하는 순간인천의 한 구, 대략 25만의 인구가 증발했다는 것이다.


단일 던전에 의한 최대 인명피해를 등장하자마자 갱신. 반경 수 km를 작살냈으니 재산피해도 물론 마찬가지다.








"도착했습니다. 시장님. 현지어로 '지구'라 불리는 행성이며, 타 행성에 비해 풍부한 인적자원과 자원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희귀 금속인 '트랜스미스릴'의 소재를 파악했으며 향후 추가 등장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남자의 정중한 보고.
지구인의 관점으로도 딱히 흠잡을 구석이 없는 깔끔한 제복에 시간과 공을 들였음이 분명한 머리 스타일.


외관상 인간과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였다.




"호오."




홀로 높은 곳에 앉아 남자의 보고를 받던 여인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스윽.

그 증거로 길쭉한 다리를 반대편으로 꼬아 넘기며 자세를 변경.

그녀 역시 제복을 입고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붉은색이었으며 가볍게 눌러 쓰고 있는 모자 - 제복군인의 모자처럼 생긴 - 역시 붉은 색이었다.


모자의 중앙에는 금색의 큰 별이 있었고, 그 좌우로 2개의 작은 금색별이 놓여 있어 총 5개의 별이 박혀 있었는데, 이는 제복 가슴 부근에 달린 5개의 별과 같은 모양이었으며 일종의 계급을 표시하는 상징으로 보여졌다.


"그래, 자원지는 그렇다 치고...노예들은 많이 있나?"
"예. 시장님. 이 근방에만 2천만이 넘는 지성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행성 전체적으로 적어도 80억을 넘는 인구가 파악되고있습니다."

씨익.

여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마을이나 영지를 키워 적을 약탈하는 게임을 할 때, 영지 레벨이 너무 낮은 상대라 아무 기대 없이 정찰을 날렸는데 보고서를 보니 자원이 수백, 수천만  쌓여있는 경우....

자세한 보고는 들어봐야겠지만 이미 지금까지 들은 것만 해도 대박이다.

"문명 수준은?"
"파악되는 에너지량으로 보아...초기우주시대 혹은 세계 단일화 단계에 도달한  싶습니다. 그들의 군대 역시 우리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자원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방심할 순 없어 보입니다."
"후후. 이거 랜덤 이동권 치고는 너무 비싼 보물을 찾아버렸는데~."
"축하드립니다. 시장님."
"벌써부터 뭘."

여인은은발의 길쭉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 주위로 반짝이는 빛무리 같은 것이 바사삭 떨어졌다.


"이 정도로 자원과 노예가 풍부한 곳이라면 당분간 정착하는 것도 괜찮겠어. 어쩌면 캐슬 레벨업이 가능할지도몰라."
"어찌하시겠습니까? 즉각공격할까요?"
"아니아니. 그래도 혹시 모르잖느냐. 8티어로 1천을 내보내 위력정찰을 해보아라."
"예!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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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십니까? 도시가 완전히 쑥대밭이 되었지 말입니다."

10분만에 무장을 마치고 각 중대 연병장에 모인 병사들은 다시 20분에 걸쳐 연대로 규합했다.
 동안 서울에서 유은을 견제하고 있던 모험가들이 대거 인천으로 몰려왔고, 대유은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던 군대 역시 급한대로 인천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이미 인천의 일부가 소실되고, 인구 10분의 1가량이 사망했다는 정보가 전 세계로 퍼진 상태. 각국의 내로라하는 방송사에선 헬기까지 이용해 속보를 내보내고 있었다.
물론 공군 작전에 방해가 되면 안되므로 외각에서.





"보기에는 성처럼 보이는데. 저게 대체 뭐지?"
"...저도 모릅니다."
"그렇겠지."


은율령의 대답에 한사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저게 뭘까.
뭔데 등장하자마자 도시를 박살내는 걸까.

새로운 던전?
던전이라 하기에는 모양이 너무 다르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인천이면 D10 한국지부가 있는 곳이니까.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지 않겠습니까. 버티면서 지원을 기다리면 될겁니다."
"잊었나? 한국에 소재한 모험가는 전원 그자를 견제하기 위해 서울에 파견됐다는 걸. 이제 막 군용기를 이용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수준이다."
"에...."

은율령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저딴 외계인틱한 것들하고 모험가 없이 싸우란 말인가!
한사랑이라면 '문제없다.'라고 대답하겠지만,그녀는 아니다.

'아니 씨발 기껏 군장 뺑뺑이 다 돌고 쉬려고 했더니 이번엔 ET냐?  이래??'

정말이지 짜증 제대로다.



"지금부터 작전을 설명하겠다. 현재 모든 전자기기  통신이 마비되었으므로 본 연대장의 판단 하에 개별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작전내용은...(중략)...상대가 상대이니만큼 병사 사기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장교들을 모아놓고, 그녀가 작전을 설명했다.
시간관계상 그리 치밀한 작전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모든 작전은 속도가 생명. 완벽한 작전을짜는  보다 평범한 작전을 하루빨리 이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




게다가 아직 저들의 정체도 모르는 바.
완벽한 작전 같은  애초에 세울 수도 없다.




"저,적군이다!!!"








그렇게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지면의 흔들림과 함께 거대한 폭음이 들리더니, 병사들의 찢어지는 비명이 울려 퍼졌다.




"!!"



한사랑을 포함한 장교들이 저마다의 총기를 들고 막사를 뛰쳐 나왔다.





척척척.








무언가가 진군하고 있다.
군대가 진군하고 있다.

저 멀리성에서부터, 정확히 이곳을 가리키며 무리가 이동한다.

"저건...."
무리 중 선두 몇이 들고 있던 막대기를 앞으로 기울이자, 모험가의 그것처럼 허공에서 기가 모이더니 빨간 에너지 덩어리가 생성돼 전방으로 쏘아졌다.



앗 하는 사이에 군영 이곳저곳에 때려박힌 그것은커다란 폭발을 일으키며 주변을 초토화 시켰다.


한사랑은 잠시 상황파악이 안 되어 애를 먹었지만 최대한 주변을 살피며 명령을 하달했다.

일단 오늘 군장을 돌았던 1,3대대는 잠시 뒤로 빠져 통신 회복 및 모험가 운송에 힘쓰고, 체력이 많은 2,4대대를 앞으로 내세워 응전을 지시, 역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만큼 최대한 기갑전력을 앞세워 진군한다.

군영 곳곳에서 붉은 화염과 귀 찢어지는 포격음이 터지고, 적진을 향해 병사들의 악에 찬 함성소리와 빗발치는 총탄이 쏟아졌다.







-히히힝!








"...말?"

적군의 대열이 갈라지며 수백의 무리가 앞으로 나왔다.
그것은 말을 타고 중갑을 입은 기사.
다분히 시대착오적인 무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은 물론이고 아무런 갑주를 입지 않은 말 조차, 빗발치는 총탄에 흠집조차 나지 않고 있으니까.


가장 선두에 선 이가 높이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시작된 돌격.

그들이 탄 말은 힘차게 발을 구르며 빠른 속도로 진군했다.

"쏴!! 못 오게 막아!!!!"

한 장교의 외침에, 각종 화력이 집중된다.
그러나 그게 어쨌냐는 듯 기마대는 여전히 진군하며 서서히 거리를 좁혀왔다.



"무슨 말이 하늘을 날아??"


참으로 공포스럽고 비현실적인 광경인데, 그들의 말은 어느 순간부터 하늘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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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군."



테라스로 나와 전황을 살피던 여인이 낮게 중얼거렸다.


고작 1천.
그것도 정예가 아닌 위력정찰을 위해 보낸 병력이다.
그것 만으로 적군은 처참하게 유린되고, 그들의 병기는 조금의 피해도 입히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시시한 것.




역시 문명 수준에 맞게 군사기술도 일천하다.

"이 정도라면 굳이 본대를 보낼 필요도 없겠는데."

그녀가 몸을 돌렸다. 더 이상  필요는 없다.


"최고 지휘관을 잡아  방으로 데려와라. 그래도 이 행성  트로피인데 감상해 줘야지."
"예.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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