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22)화 (221/517)



〈 222화 〉21. 개장!

"저리꺼져!"


조직원들은 은소령을 놓치지 않기 위해그녀의 몸을  잡았지만, 계속되는 여경들의 공격에 결국 후퇴했다.



주루륵.



두 명의 여경이 반쯤 끌어내다시피뒤쪽으로 은소령을 끌고 오고, 나머지 세 명이 앞을 막아섰다.



"괜찮으세요?"

"씨발...존나아퍼."


"여기 포션이요!"




한 명이 하얀 액체 덩어리가 담긴 병을내밀었다.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알고 있는 소령은 엿 같은 마음이 들었지만 밀려오는 고통에 꿀꺽꿀꺽 삼켰다.


그러자 칼에 마구 찔려 피를 내고 있던 그녀의 피부가 서서히 아물더니, 곧 모든 고통과 상처가 말끔히 사라졌다.

"후...."


입가를 소매로닦아내며 전방을 노려본다.

거기에는 인상을 찌푸린 채 살기를 뿜어내는 식칼공주가 있다.



"그러게 좀 적당히 나대라고 했자나요! 이게 뭐에요 쪽팔리게!"


"닥쳐 콩알만한 게...."


"아아. 경정에 부장까지 달고 계신 분이 살인까지 했어. 히익."

"닥치라고 했지."

이런 상황에서도 장난을 쳐오는 여경의 머리를 한  쥐어박았다.



"부장님, 여기 청심환이요."
"어. 땡큐."



손가락 마디만한 환을 꺼내 먹으며 생각에 잠겼다.

'이년들 E급에서 놀만한 애들이 아닌데? 정보가 잘못됐나?'


"식칼파. 총 인원 17명. 스탯을 지니고 있지만 모험 보다는 현실범죄에 치중하고 있음. E급 던전에서 먹힐 만한 실력...이라고 들었는데 너무 틀린 정보 아냐?"


"에...그치만 정보원에서 분명 그 정도라고 했는데...."
"...."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대체 이것들 어딜 봐서 E급이란 말인가.



아니, 적어도 식칼공주는 E급이 아니다.

강남에 있으면서 꽤 많은 모험가들을 상대했지만,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모험가. 하렘궁에 있으면서 간간히 들었었던 '세계랭킹? 그딴  다 개뻥이야. 진짜 강자는 따로 있다고.'라는 유은의 말이 이제야 실감 되었다.



'하긴...강남에 있던 강자들은 그놈이 싹 쓸었었지...그걸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강자를 만나지 못한 것도 이해는 가네. 이제 겨우 처음 만났다 이건가.'




조직원은 별 거 없다. 모이면 꽤 큰 힘을 발휘하는 모양이지만 결정적인 공방의 차이가 크다.

하지만 식칼공주가 스킬을 사용한 후로는 완전히 돌변. 버프라도 받은 건지6만이 넘는 방어력도 무용지물이 되어 오로지 hp만으로 버텨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던 것이다.



실책이라면 실책.




"야. 하나 물어보자.  히든이냐?"



식칼공주는  없이 칼을 들었다.



"너는 아무래도 그냥 죽이면 내가 열받아서 못참을 거 같거든? 지옥을 경험하게 해줄게."
"와아. 부장님이 남친한테 선물하려 한다."
"여자 선물이라니. 이렇게 불순할 수가."

"...닥쳐 쫌."







한편 식칼공주는식칼공주대로 당황했다.


표정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듣기는 했지만...이 정도였나?'



경찰 특무대가 강남에서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는 말은 들었다.


하지만 유은이 일통하는 과정에서 100여명의 최정상급 모험가와 300여명의 정상급 모험가가  쓸렸기 때문에 강남의 전체적인 수준은 몇 단계나 퇴보했고, 그런 곳에서 실적을 올리는 애들이래봤자 떨거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반대.

떨거지는 개뿔 이런 강적은 조직활동을 시작하고 처음이다.



그 동안 모험가도 상대했고 길드도 상대했지만, 설마 자신의 버프를 받은 식칼부대의 세례까지 버텨낼 줄이야.




보통은 순식간에 HP가 깎여 사망에 이른다. 자신의 힘을 과신하던 고수들이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어. 근데 부장님. 얘네들 수가 좀 늘어난 거 아니에요?"
"뭐가?"
"17명이라면서요. 근데 여기 있는 애들만해도 17명은 돼 보이는데."

"그게 뭐?"
"본거지에도 조직원 있다구요."

"...그래?"

"네. 서현씨가알려줬어요."

"흐음....흡수해서 늘렸나?"

"어떡할까요? 일단 후퇴?"
"후퇴는 뭔 후퇴. 일단 저년 빼고 나머지는 별  아냐. 방어력을 무시하는 이상한 스킬을 갖고 있는  같은데, 우리 HP면 충분히 버틸 수 있어. 잡혀서 다굴빵만  맞으면."
"부장님처럼 말이죠?"
"대장님처럼 말이죠?"

"시끄러.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야."

칼빵을 맞은 지 5분도 안 됐는데 다 이겼다는 듯 떠들어대고 있다.

그게 식칼공주의 심기를 건드렸다.


안 그래도 웬 망나니가 자신을 건드려서 짜증나는 와중인데 이런 애들까지 상대해야 하다니. 분노가 치민다.

스윽.

그녀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조직원들이 슬그머니 물러났다.

"뭐야? 튀게? 내가 놔둘 거 같아?"
"아니, 니들 죽일건데."


딱.




그녀가 손가락을 튕겼다.




푸욱!



"!!!"

그러자 뒤에서부터 날아온 식칼들이 은소령과 여경들의 배를 관통하며 그녀에게 날아왔다.


"아악!"


"뭐,뭐야...이거...어디서?"



고통보다 당황.

대체 언제 뒤에 식칼을 두었지?


아니 그보다 염력이라도 써서 움직인 건가? 분명 식칼이 자기 혼자....




"씨발 이건 또 뭐야...."
"와...."

"영화?"




[칼의  - 꼭두각시.]







식칼공주의 주변으로, 10여자루의 식칼이 날을 드러내며 둥둥  있다.

문제는 그녀와 그것들 뿐이라는것.

골목을 가득 매우던 조직원들은 온데간데 없다.



식칼공주가 앞머리를 스윽 쓸어 넘겼다.


"오늘따라 건방진 놈들이 많네. 왜 이럴까 대체."

"이거 느낌이 안 좋은데."

"여기 포션이요!"


은소령과 여경은 분주하게 포션을 나누며 그녀와 식칼들을 주시했다.



"얼마든지 회복해."

딱.

[칼의 춤 - 화무]



화륵.

10여자루의 식칼에 불이 붙었다.

 봐도 평범한 불이 아니다. 마치 홍염의 마녀 송현아의 불을 보는  같다.

물론 급은 좀 낮겠지만.



닿는 즉시 옮겨 붙는다ㅡ, 직감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이년들이 아니라 이년이었네. 쇼큰데 완전."

"와.그럼자기 칼이랑 얘기한 거예요? 상또라이 아닌가...;"
"기분나빠...."
"자아분열증이라도 있나?"



여경들은 계속해서 여러 추측들을 중얼거렸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눈 앞에 이상한 힘을 가진 미친년이 있다는 것.
그게 가장  문제.


"죽어서  식칼이 되ㅡ,"





"언니 여기서 뭐 해요?"






불청객이 끼어 들었다.


"??"


너무나 태연한 어조와 태도로 한 여인이 척척 걸어왔다.




"...뭐야 성녀냐. 너야말로 여기 왜 있어?"


"쇼핑 왔다가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길래 따라와 봤죠. 친구들 꽤 많이 있던 것 같은데."

그녀가 고개를 쏙 빼 주변을 둘러봤다.



"다 어디갔어요? 이미 흔적도 없이 죽였다거나."
"저기 있잖아."
"?"



그녀는소라.

유은의  번째 빈이자 성녀라는 칭호를 갖고 있는 여인이었다.


본래 성녀라는 칭호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었고 은소령에게도 적잖은 반감을 갖고 있었지만, 어쩌다보니 나름 친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유은을 사로잡는 방법 같은 것도 같이 얘기하곤 했다. 물론 사로잡고 싶어하는 건 그녀 혼자였지만.



"네? 어디요?"
"저기 식칼. 여자들이 칼로 변하더라고."
"...정신병 있어요? 심각하네. 그러게 담배 좀 그만 피라고 했잖아요."

"뭔 소리야! 담배가 무슨 상관인데! 그리고 저거 맞다고! 나 칼빵까지 맞았다니까."


"진짜로?"

은소령이 칼빵을 맞았다는 대목에서 놀라는 소라.



쐐액!

그리고  즈음 식칼 여러개가 그녀를 노리고 날아왔다.
그녀는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맞아 주었는데,

콕. 콕콕.

"...아야."

바늘로 찌른 정도의 상처만을 남기고 다시 식칼공주에게로 날아갔다.

"...?"

방어력은 무시하지만, 방어력을 제외해도 너무나 말도 안 되는 HP의 양 때문에 바늘 정도의 상처만 남긴 것!


"뭐야 이건?"

"...조심하라고 말하려 했는데 의미 없겠네."
"피나잖아...."


해바라기씨 만한 핏방울이 맺혔지만, 소라는 그것만 해도 충분히 놀랐다.


"무슨...!"




처음으로 식칼공주의 얼굴에 전면적으로 표정이 드러났다. 방어력을 무시하는 자신의 식칼부대가 고작 저따위 콩알만한 상처를 남기고 돌아오다니??


"죽을래?"


"...!"




위협을 느낀걸까, 식칼공주가 파앗 하고 튀어왔다.

그녀가 소라에게달려가는 동안, 둥둥 떠다니던 식칼들이 하나로 뭉쳐그녀의 손에 쥐어졌다.



씨잉!




음속과 같은 속도로 찔렀다.

여러 자루로 나뉜 식칼부대의 모든 공격력을 일격에 담은 필살기!
이거라면 제 아무리 고수라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아씨...데이밴드...어딨더라."


하지만 소라는 없다.

포션도 아니고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밴드를 꺼내는 소라.


이미 그녀의 위치는 식칼공주에게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었다.



"아! 은이한테 붙여달라고 할까? 다쳤다고...."



따끔한 건 싫지만 이걸 빌미로 은이와 둘이서 알콩달콩 할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게 아닐까.


호 해달라거나 만져달라거나....


"너...!"

식칼공주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지며 살기가 넘실거리는 안광을 뿌렸다.



소라가 양팔을 벌렸다.




"야. 더 찔러. 마구 찔러.내가 허락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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