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화 〉21.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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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
물끄러미 올려다 보는 시선.
거칠게 던져진 서류더미에 눈을 준 시간은 채 1초가 안 되었다.
"이건 1달 전에 발생한 사건이고요, 이건 3주 하고도 6일 전, 이건 3주 하고도 5일전, 그 다음 ㅡ,"
"아아. 잠깐."
무너져 내린 더미를 가리키며 마구 말을 뱉던 여자를 앉아 있던 남자가 말렸다.
"보나마나 강남 얘기일 거 같은데, 그건 이미 끝났다고 했잖아."
"대체 끝나긴 뭐가 끝났습니까? 엄연히 불법인 퇴폐업소가 버젓이 활개를 치는 것도 모자라 천지사방에서 모여들고 있어요. 그뿐입니까? 주제파악 못하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조폭새끼들도 슬그머니 일어나고 있고요, 아주 악의 소굴이돼 가고 있다고요!"
"그거야 잠시 길드장이 자리를 비웠잖아. 그리고 강남이 좀 커? 네 말대로 천지사방에서 질 나쁜 놈들이 다 모이고 있는데 이 정도면 선방하는 거지."
"하! 지금 그게 문제라고요. 그게. 천지사방에서 질 나쁜 놈들이 모여드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근본적으로!"
"이년봐라. 슬그머니 반말하네."
"어쨌든, 이거 수사 좀 하게 해줘요."
여인의 요청에 남자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짚었다.
참으로 골치 아프다는 표정이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건드려? 나 옷 벗는 거 보고싶어?"
"대통령이든 뭐든 범죄가 일어났으면 마땅히 수사를 진행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유죄여부를 가리는 게 정의 아닙니까?"
"누군 그러기 싫어서 그러냐? 누군 정의 싫어해? 나도 좋아해! 나 어릴 적 꿈이 변신로봇 뚜봇이었어. 이거 왜 이래? 나도 정의 좋은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각이 안 나오는데 괜히 건드렸다가 우리 다 짤리고박살나면? 그 다음엔 어쩔건데? 아니 어떻게 유죄판결을 받아냈다 쳐. 그놈이 집행 거부하면 어떡할 거야?"
"그러니까 그건ㅡ,"
"세계 최강 모험가에 세계최대길드 보유자에다 현금을 조단위로 굴리고 본인은 명예 경무관에 애인은 대한민국 톱클래스 변호사, 최근엔 한사랑인지 뭔지하는 대장 딸이랑도 잤다며? 최연소 중령이라지? 아니 이런 놈을 어떻게 건드려? 검사장이 아니라 대통령이 와도 못 건드려."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
"하이고 말은 잘 하지. 야, 내가 허락한다 쳐. 내가 여기 있을 수 있겠냐? 나 무조건 짤려. 나 짤리고 나면 새로운 검사장 오겠지."
"아니면 제가 올라가던가요."
"지랄. 니도 같이 날아가지. 주동자가 넌데. 암튼 그렇게 새로 검사장 오면 또 롤백 될 거 아냐. 이게 대체 무슨 의미냐고. 왜 이런 무의미한 일에 내 인생을 걸어야 하는데?"
"그게 어떻게 의미 없는 일이에요?!"
쳇바퀴 돌아가는 듯한 대화.
둘의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야, 막말로 너는 남편도 없고 애도 없으니 그런 말이 쉽게 나오겠지. 혼자만 잘 살면 되니까. 근데난 아니라고. 애도 있고 아내도 있어 이 사람아."
"끝까지 이러실 거예요?"
"정 하고 싶으면 내 허락 구하지 말고 니가 알아서 해. 너도 끗발 있잖아? 대신 난 모르는 일이다."
"하. 사람 진짜."
"차장쯤 됐으면 이제 현실도 알 때 됐잖아?"
"알죠. 아니까 더 이러는 거고요."
남자가 에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예린아, 아깝게 왜 이러냐. 너 여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어. 니 인생 전부 여기다 걸었잖아. 아냐? 근데 그걸 그냥 버린다고?"
"버리긴 누가 버려요."
"너 잘 생각해. 위에 있는 놈들은 없던 죄도 얼마든지 만들어서 덮어 씌울 수 있는 애들이야."
"그런다고 제가 가만히 당할 사람이에요?"
톡 쏘아붙인 여인은 남자의 책상 위에 어질러진 서류더미를 하나씩 품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꾸벅 허리를 굽히더니 곧바로 문을 향해 걸어갔다.
"안 할 거지?"
검사장이 일어나 말하자,그녀는 흘긋 돌아 봤다가 다시 걸음을 이었다.
"야, 너 하지마! 나 분명 하지 말라고 했다?!"
쾅.
"저 싸가지 진짜...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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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바로 건너편이네."
"네. 딱 카지노 세우기 좋은 곳이죠."
'식칼파'의 '식칼공주'에게 흥미가 동한 유은은 곧바로 서현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들의 본거지(?)는 멀지 않았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끝.
강남답게꽤 널찍한 건물이었는데, 창문을 세어 보니 12층 정도로 보였다.
요란하게 달려 있는 간판을 보니 노래방부터 시작해서 술집에 안마방까지. 온갖 퇴폐업소는 죄다 모여 있었다.
"이 건물이 통째로 걔네꺼야?"
"네."
"와...돈도 많네. 조폭 맞아?"
"식칼공주가 가진 재산이 꽤 됩니다."
"흐음...그렇군."
사실 아무래도 상관 없다.
건물의 주인이 누구건간에 이제와서 의미 없으니까.
그저 식칼공주라는 여자를 찾아 범하고 이곳에 스탯 카지노를 세우는 게 그의목표다.
"들어가자."
"네."
입구로 다가가자, 검은 정장을 입은 두 여자가 문을 열어 주었다.
얼핏 평범한 경비로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눈이 심상치 않다.
"조직원이에요."
"그런 거 같네. 근데 날 못 알아보나?"
"그럴 수도 있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로비를 통과.
상큼한 미소를 머금은 안내양에게 다가갔다.
"퇴폐업소가 모인 곳인데 건물만 보면 무슨 기업 본사같이 생겼네."
유은이 그렇게 중얼거렸을 무렵, 안내원 바로 앞으로 도착했다.
"환영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기 식칼공주인가 하는 사람 있다던데."
"...아...."
순간 안내원의 표정이 굳었다.
"좀 만나고 싶거든. 안내 좀 해봐."
"회장님과 약속이 되어 있으신지요."
"아니. 그냥 왔는데."
"...죄송하지만 그 요청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혹시 이외에 이용하시고픈 업소가 있으시다ㅡ."
"그런 건 됐고 식칼공주나 데려와. 내가 누군지 몰라?"
"...."
안내원의 미소가 굳었다.
이 멍청이를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하고 고민하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동시에 살기도 함께.
"고객님, 추가적인 용건이 없으시다면 이만 돌아가 주십시오."
"용건 있다니까 식칼공주 보러 왔다고."
"후."
한숨을 내쉰 안내원이 데스크 안쪽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경비 호출이었다.
그러자 구석에 있던 문이 벌컥 열리더니 검은 정장을 입은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수는 5명.
"이건 또 뭐야?"
"회장님 보러 왔대."
"약속은 돼 있고?"
"아니."
"하. 별...."
안내원과 얘기를 나눈 그녀들은 유은 앞에 도착해 손을 휘저었다.
"손님, 그냥 돌아가시죠. 괜히 오기부리지 마시고."
"내가 누군지 몰라?"
"아 모른다고요. 칼빵 맞기 싫으면 그냥 꺼지라니까."
"진짜 모르나보네."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린 유은이 서현에게 고갯짓을 했다.
"대충 처리하고 있어. 난 얘랑 좀 놀아줄 테니까."
"네. 주인님."
유은은 곧장 안내원의 팔을 잡고 데스크로 이끌었다.
"잠...! 이 새끼가 보자보자하니까!"
"이런씨발!"
5명의 정장녀들이 곧장 전투태세를 갖추며 유은에게 달려들고자 했지만, 서현에게 가로막혔다.
"주인님의 쾌락을 방해하면 안 되지."
"뭐?"
"순순히 식칼공주를 내놨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아쉽네."
"뭐라는 거야 미친년이."
"죽이진 않을 테니 걱정 마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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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공주를 먹기 전에 이년 부터 범해주자고.
안내원 주제에, 그리고 조폭 주제에 건방진 게 넘나 흥분되잖아. 예쁘기도 하고.
"이씨발새끼가 진짜!"
팔을 잡고 데스크쪽으로 끌어당기자, 그녀가 품에서 반짝이는 뭔가를 꺼냈다.
오오. 부엌칼! 식칼파의 잇템!
"그거 마트에서 산 거야?"
"알아서 뭐하게?"
거리낌 없이 나를 향해 찔러 들어온다.
어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사망이라고?
팅!
물론 나한텐 안 통하지만.
"...모험가!"
"그걸 이제 알았냐 이년아."
"흥. 스탯이라면 나도...!"
재차 나를 향해 찔러온다.
하지만 난 지금 풀발기라고.
게다가 메인디쉬는 따로 있는 상태.
달구는 건 이쯤이면 됐다는 말이다.
바로 다리 찢고 박아 줘야지.
"응. 배빵."
뻐억!
우선은 이 앙칼진 여자의 힘을 빼볼까나.
"꺼..억..!"
부드러운 감촉!
그러면서 묘한 쾌감!
그녀가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마침 풀발기하며 텐트친 내 좆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마음 같아서는 입부터 차근차근 범해주고 싶지만...메인 디쉬는 따로 있으니까. 고마운 줄 알렴."
읏차.
컥컥대는 여자를 데스크 위에 올려 앉혔다.
"씨,씨발!이년 뭐야!!"
"지원 불러!"
서현 쪽도 벌써 난장판.
로비에서 서성이던 손님들은 이미 도망쳤고, 셔텨도 내려가고 있다.
크크. 오히려 잘됐지.
"어이! 민나~! 감히 나를 알아보지 못한 죄를 물어 너희들의 소오중한 동료를마구범해줄 테니 잘 보라고!"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을 때, 나는 바지를 벗어 좆을 드러내고, 안내원의 옷을 찢었다.
"시,싫어! 이거 놔 이 개새끼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녀가 반항해 보지만 의미 없다.
"막아!!"
우당탕탕 달려오는 조직원들.
전부 여자다.
추가로 뒤쪽에서 엘리베이터가 띵 하고 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검은 여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걱정 따윈 하지 않아.
서현이 알아서 막아줄 테니까.
"자,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