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19)화 (218/517)



〈 219화 〉21.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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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시티.

서울, 아니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던전 시티  한 곳으로, 던전 시티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의 민간인이 유입되는곳으로 유명하다.

보통 던전 시티라 하면 모험가라던가 모험, 던전과 관련된 업자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편이지만 한국의 던전 시티는 꽤나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퇴폐업소가 불법이고  규제도 꽤 강한 편인 한국에서 그 규제를 피해 던전 시티로 몰려오게 되었고, 그 결과 엄청난 규모의 유흥가가 생겨난 것이다.


대규모의 유흥거리가 있다보니 자연스레 던전과 상관 없는 민간인들도 유입! 낮도 그렇지만 밤만 되면 자신을 파는 젊은 여인들과 그녀들을 사고자 하는 남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곤 했다.

게다가 강남에는 최근  개월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유은과 길드 하렘궁의 본거지가 있다.

다른 어떤 길드보다도 강하면서 국가권력과의 유착도 상당한수준이라 안전하고 장기적인 돈벌이를 원하는 뒷세계 인간들의 니즈를 충족시켰고, 이는 안 그래도 거대한 유흥가를 더욱 확장시키는  일조했다.



그 외에도 무수한 조건이 부합하여 강남 시티는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핫한 도시 중 하나.

당연하지만 강남의 이권은 엄청나다. 이를 얻기 위해 사방에서 사람과 조직들이 모여드는 건 당연한 수순.

새로 생긴 '식칼파'또한 그러했다.
목적은 여타 조직과 다르지만 화려한 도시의 밤길에 꼬인 것은 매한가지였다.





며칠 전.

널찍한 방.
길쭉한 테이블의 가장 상석에는 검은 정장을 차려 입은 여인이 다리를  채 앉아 있고  옆으로 열댓명의 여인들이 앉아 그녀를 주목하고 있었다.


길다란장발에 시원시원한 미모.
하얗고 잡티 하나 없는 피부는 마치 갓 20세가 된 여인의 그것과 같았으나, 묘하게색기가 감돌았다.

거기에 몸매 역시 발군.
맞춤으로 입은 정장, 특히 스커트와 검정 스타킹이 심히 뇌쇄적이었다.


그녀가 바로 '식칼파'를 이끄는 '식칼공주'

"어디부터 건드릴까?"
"일단 상가나 민간인은 하렘궁때문에 안 되구요, 여기 도곡역쪽에 '두꺼운두더지파'라고 사채하는 잡것들 있더라고요. 거기부터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흐응~ 왜?"
"다 돼지라서 작업하는 맛이 있을 거예요."

식칼공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방이 찌르는 맛이 있지. 근데 근육도 좋단 말야."
"근돼니까 일석이조에요."
"그런가?"
"네. 그리고  작업이잖아요 언니."
"하긴."

고개를 끄덕이며 요사스런 미소를 짓는 그녀. 주변으로 섬뜩한 살기가 퍼져 나갔다.

"그래. 두꺼운두더지파...거기로 가자. 후후."
그녀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 안에 있던 여인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모두 식칼공주와 같은 검은 정장차림.
언뜻 보면 그럴듯한 회사원처럼 보였다. 마치 하렘궁의 시녀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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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발 재미 드럽게 없네."

담배를 뻑뻑 피우며 게임기를 한쪽으로 던지는 조폭1.

"야 이 새꺄. 그러다 망가지면 니가 사올 거냐? 어디 하늘같은 게임기를 던지고 지랄이야."
"병신 같은 소리 하세요. 하늘은 무슨."
"됐고, 나가서 호구나 물어와."
"니가 물어와 왜 나한테 떠넘겨."

던전이 탄생하고 스탯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조폭의 시대가 열린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멍청이들.
최근들어 그런 바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같잖은 농담따먹기나 하고 있는 이들이 정신 못차리고 조폭계에 들어온 신입이다.

"야. 따까리들."
"혀,형님!"

안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고 나오자, 껄렁한 자세를 취하고 있던 두 남자가 급히 몸을 일으켰다.
마치 군대에 막 들어온 이등병 같은 모습이다.

"니들이 임마ㅡ,"

뭐라 말을 하려던 찰나,

쾅!



하고 문이 부숴졌다.

"뭐,뭐야?"

우르르 쏟아져 들어오는 검은 정장의 여인들.
다들 아름다운 얼굴과 잘 빠진 몸매를 하고 있어 남자들의 시선을 홀랑 빼먹었다.

가장 선두에 선 여인이 검지와 엄지로 코를 살짝 막았다.

"음~. 시큼한 냄새. 좀 씻지 그러니?"
"니들 뭐냐?"

쳐들어온 십여명의 여인들.
아무리 젊고 싱싱하고 이쁜 여자들이라도, 이렇게 단체로 쳐들어오면 흠칫할 수밖에 없다.

곧 안에 있던 나머지 조직원들도 밖으로 나왔다.
그 중에는 '두꺼운두더지파'의 두목도 있었다.

"너가 대가리구나?"

두목답게 앞으로 나오며 가오를 잡으려던 찰나, 식칼공주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 냈다.

그녀의 이명에 어울리는 그것은 근처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있는 식칼.
신문지로 돌돌 말아 둔 것을 슥 빼내 날을 보였다.

"안녕. 그리고 안녕."

뭐라 대꾸할 시간도 없이 거대한 두목의 품으로 파고든 그녀가 아무 망설임 없이 찔러댔다.

푹!
푹푹.
푹.
푹푹!

자기 발이 안 보일 만큼 나와 있던 두목의 배에 순식간에 여섯개의 피분수가 생겨났다.


"컥...커억...!"


울컥 하고 입으로도 쏟아져 나온다.

"혀,형님!!"


조직원들이 달려들었으나 이미 그때는 대여섯방의 칼침을 추가로 놓은 뒤였다.

결국 두목은 몇 초 안 가 사망.


"음~ 괜찮긴 한데 생각보단 별로네. 역시 근육이 짱이려나."

피가 잔뜩 묻은 얼굴로 피범벅의 식칼을 핥으며 그녀가 웃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소름돋는지, 두목이 죽었는데도 덤벼드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뭣들 하니? 여기까지 왔는데 맛은 봐야지."
"그럼."

식칼공주의 말에 나머지 십여명의 여인들도 품에서 식칼을 꺼내며 달려들었다.

"으,으아악!!"
"저리가!!!"

신체적인 조건을 보면 당연히 두꺼운두더지파가 유리하다.
하지만 식칼파의 여인들은 전부 스탯을 열었고, 던전도 꽤나 돌아 보았기에 두꺼운두더지파를 실력으로 압도했다.

아니, 실력이랄 것도 없다.
이미 그녀들의 광기에 전의 따윈 상실해 버렸으니까.

"어디가니?"


 여인은 오줌을 지리며 도망치는 조직원의 등에 칼을 꼽더니, 엎어져 신음하는 그의 목덜미를 잡고 마구잡이로 옆구리를 찔렀다.

난무하는 피는 뜨거운 샤워물보다 기분 좋았고, 살덩이에 푹푹 박히는 감각은 섹스보다 찰졌다.

"으힛."

기분 나쁘게 웃는다.
미모를 지녔음에도 다가가고 싶지 않은 아우라를 풍기는 여인들.

하나같이 피를 뒤집어쓰고 귀신처럼 웃는 그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래.
그녀들은 그저 칼로 찌르고 또 찔러서 살인을 하고 싶을 뿐이다.
그것도 그냥 살인은 재미 없다.

철저한 유린.
끈질긴 학살.

무엇보다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식칼로 무방비한 인체를 연달아 찔러대는 것.

그것이 그녀들이 조직을 결성한 이유이며, 살아가는 이유다.

푸확!



누군가의 목이 식칼로 관통되면서 피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아쉽게도(?) 그자가 마지막.
더 이상 살아있는 조직원이 없다.

"후우...끝인가?"

온통 피범벅이 된 식칼공주가 눌러 붙은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그 타이밍에 한 여인이 다가와 담배를 물려주고 손가락을  튕겨 불을 붙였다.

"스읍...."

담배의 매캐하면서도 달달한 연기가 폐를 가득 채운다.

"푸우...."

뿌연 연기가 뿜어질 때, 여인들은 시체를 한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불과 몇 분만에 20여구의 시체가 한쪽으로 모였다.

"붙여."
"네."

담뱃불을 붙여 주었던 여인이 손가락을 튕기자, 시체더미에 불이 붙었다.

"내일은 어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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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애들이에요."
"와...사이코패스 집단인가...."

유은은 서현의 보고를 들으며 경악했다.

그야 그도 만만치 않은, 아니 어쩌면 더 심각한 범죄자지만 그래도 식칼파소속 여인들의 엽기적인 행태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주변상황을 신경 쓰긴 하는 건지, 일주일이  안 되는 기간동안 벌써 3개의 조직을 몰살시켰다. 만약 강남이 정상적인 치안이 작동하는 곳이었다면 벌써 경찰에게 포위되어 체포되었을 것이다.

증거인멸이랍시고 한다는 게 고작 불을 놓는  전부였고(그게 제일 강력한 증거인멸법이긴 하지만) CCTV나 블랙박스에 찍히는  전혀 관심도  가졌다.
찍을테면 찍어봐라 뭐 이런 수준?

"총 인원은 17명. 전원 모험가인데 E급 던전에서 먹힐 만한 실력이에요."
"별 거 없네?"
"네. 하지만 일반인에겐 재앙이죠."
"하긴."

유은은 고민했다.
이 앙큼한 아이들을 어떻게 해줘야 할까.

물론 당연히 전원 좆물받이 처분이다. 다만 어떤식으로 굴려줄까, 어떤 식으로 잡아줄까 하는 등의 고민을 하는것이다.


"일단 내일쯤 찾아가 보자."
"그쪽에 일러둘까요?"
"아니. 그냥 가지 뭐. 아무도 없으면 기다리고."

어차피 서현이 함께  테니 기다린다 해도 심심할리는 없다.
서현이와 함께 즐기다가 그녀들이 오면 그때부터 본게임에 들어가면 되니까.

"근데 얘네들 하는 짓들 보면 돈이 있을 수가 없을 거 같은데 그 땅이랑 건물은 어떻게 갖고 있는 거야?"
"식칼공주가 재벌3세 출신이에요."
"엥...?"
"다만 그녀를 제외한 일가 모두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죠. 몇 년씩의 텀을 두고."
"불의의...?"
"네. 불의의."
"흠...불의의...라...."


왠지 절대 불의의 사고가 아닐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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