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08)화 (207/517)



〈 208화 〉20.도쿄 대참사.





공습은 아무런 전조 없이 시작되었다.


여느때처럼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거리를 배회했고, 모험가들은던전 주변을 기웃거리거나 거래소를 드나들며 자신을 강화해갔다.
그리고 마침 일본 육군자위대는 막 도쿄를 벗어나는 대한민국 육군 제 7기동군단의 배웅을 마치고 도쿄로 복귀한 시점이었다.

아마 며칠 이내로 도쿄 던전시티 주변에는 일본 육자대가 쫙 깔릴 것이다. 그리고 속속 정부기관 건물이 지어지고 재건되겠지.


평화롭다면 평화로운 그 광경.
그것은 '참혹'이라는 괴물에게 찢겨졌다.



크아앙 ㅡ !




울부짖는 거대한 로봇.
던전 앞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

두 눈은 분명 꾸역꾸역 나오고 있는 트랜스 미스릴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뇌의 인식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무...뭣...!"


간신히 나온 반응은 비명 한 마디.
거대한 로봇이 가볍게 발을 구른 것 만으로 미약한 육체는 터져버렸다.

"지,지원!! 지원요청해!!!"

간신히 살아남은 병사들은 혼비백산하여 사방으로 도망쳤고, 그 와중에 정신차린 이는 본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던전이란 본래 던전방어전을 치르고 나면 안정되기 때문에 내부의 몬스터가 가득 차지 않는 이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기반시설이 잘 닦여 있고 시장이  선진국(D10)에 자리한 던전은 세계에서 모험가들이 몰려와 몬스터를 잡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 최근 세계에서 가장 핫한 도쿄 던전에서 이러한 역류가 일어났다. 그것도 한국군이 빠져나가고  자리를 육자대가 채우는 극도로 혼란한 이 시점에!


던전 주변에 주둔해 있던 부대는 화력을 쏟아부어 어떻게든 진압하고자 했지만,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의 숫자가 너무나 많았다. 게다가 몬스터의 방어력이나 피통이 방어전을 치를 때보다 더 높아진 것인지 잘 죽지도 않았다.

"갑자기 이게 뭐야!! 죽어! 죽으란 말이야아아!!!"

비명에 가까운 기합을 내지르며 소총을 갈겨대는 병사.
그리고 그와 함께 수류탄을 던지며 전투하는 전우들.


그러나 일개 병사의 소총 따위는 거대한 트랜스 미스릴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쐐애액! 콰광!


탱크의 포격쯤은 되어야 그나마 상대할 만했다.


그러나 본대도 아니고 일개 부대에게 탱크가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웃기게도 현재 일본 내부에 있는 부대 중 탱크를 가장 많이 굴리고 있는 건 철군중인 한국의 제 7기동군단이었고, 그보다  많은 탱크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일본전역에서 부대를 끌어와야 했다.


상황발생 불과 7분만에 도쿄 던전 부근에 주둔해 있던 부대는 전멸, 도시 방어선을 펴기도 전에 몬스터가 사방으로 퍼지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속도는 또 얼마나 빠른지, 차, 심지어는 비행기로 변신하여 이동하는 만큼 몇 분만에 도쿄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일본정부는 경악하며 급히 관료들을 대피시키는  정부기능 이전에 힘썼고, 전국에 있는 자위대를 모조리 도쿄로 불러들였다.

동시에 공군력을 동원하여 막을 방법을 모색해 보았지만, 몇 분만에 도시 속으로 퍼져버려 피난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 할  있는  별로 없었다.


총리대신과 관료들은 논의 끝에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어떻게든 도쿄를 구하기 위해서는 철군중인 한국군을 끌어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철군하라고 매번 요청해 왔고, 강경책으로 핵보유까지 천명해서 겨우 물리친 한국군인데, 긴급상황이 발생했으니 다시 와달라고 하는  누가봐도 심각한 악수다. 문제는 그걸 둘 수밖에 없다는 것.






-그건 어렵겠군요.

급히 한국 대통령에게 연락해보니, 혹시나가 역시나.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이미 귀국의 요청대로 철군준비를 다 마치고 실제로 철군하고 있는데 다시 돌아오라니요. 이게 무슨 경우입니까. 귀국할 날 만을 기다리던 병사들의 그 마음은 어떻게 보상하실 거고요.

어떻게든 도쿄에 짱박아두려 했던 주제에 병사들의 마음운운이라니. 어이가 없었다.

"지금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한 시가 급합니다! 비용은 전부 일본국에서 댈 테니ㅡ,"
-우리나라는뭐 돈이 없는 줄 아십니까. 군대가 돈으로 움직이면 어떻게 사명감당을 합니까?
"아니 지금 그런ㅡ,"
-죄송하지만 바빠서 이만 끊어야 할 것 같군요. 한국군은 일본 정부가 원하는 대로 철군할 테니 걱정 마십시오.
"아니...!"


무려 정상끼리의 통화인데 무례하게 할 말만 해버리고 끊는다.
하지만 이걸 가지고 뭐라 할 수도 없는 것이, 지금 갑은누가 뭐라 해도 한국이다.

제 아무리 세계최강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지만 그 수는 그리 많지 않고,제 7기동군단 정도의 화력을 내기 위해서는 미국 본토에서 추가 증원이 와야 했다. 당연히 그 정도 시간이면 도쿄는 물론이고 수도권 전체가 작살이  있을 터.


"그래! 그 모험가! 유은이란 자는 어디 있나? 하렘단은??"
"그게...전부 휴가를..."
"휴가? 휴가아??"
"저희도 최선을 다해 연락을 돌리고 있습니다만...대부분 해외에 있고, 유은이라는 자만 얼마 전 입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그자한테 연락하면 되잖나!"
"그게...안 받습니다."
"...뭐?"
"전화를 안 받습니다."
"...."
총리는 솟구쳐 오르는 화를 필사적으로 눌러 참았다.

참아야 하느니라 참아야 하느니라...화는 나중에 내도 늦지 않으니까.


"후우...그래. 그럼 본국의 다른 모험가들은?"
"도망치고 있답니다."
"뭐,뭐요? 도망쳐?"

"...이미 도쿄 방어전 때 어지간한 모험가는 상대도 안 된다는 게 천지사방에 알려졌습니다. 나선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 보상도 확실하지 않은 곳에 목숨을 걸 만한 자들이 과연 있을지는...물론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은 무기를 들고 싸우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그러라고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세금도 감면해주는 거니까!"

총리는 분기탱천한 표정으로 비행기 내부를 거닐다가 결국 눈을 꼭 감고 다시  번 한국에 전화연결을 시도했다. 그러면서도 비서관을 시켜 일본에 있는 한국군 지도자에게 연락을 취하라고 지시했다. 여차하면 군단 단독으로 섭외할 속셈이다.


-네. 대통령인데요.


일국의 지도자로서는 조금 황당한 대꾸.
하지만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뭘 원하십니까."
-뜬금없이 무슨 말씀ㅡ,
"지금 1분 1초가 급합니다. 1초에 도대체  명이 죽어나가는 지 알 수조차 없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돌리지 말고 원하는 걸 말씀하시오."
-말하면  들어줍니까?
"후우...일단...말이라도...."


어떻게든 분노를 참으며 통화를 이어가는 총리.
그러면서 비행기 창문을 통해 도시를 내려다 보았다.

이미 일부는 쑥대밭이 되어 실시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차나 사람 같은 것이 허공에 솟구치는 등의 사단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참혹한 재앙.

-그럼 말씀드리죠. 우선, 앞으로 도쿄에 한국군을 주둔하겠습니다.
"...또 있습니까?"
-음...나중에 지정할 테지만, 핵심기업 몇 개만 넘겨 주시고요. 아, 한국 기업 규제도 풀어주시고요. 그리고 도쿄 말인데...진정되고 나면 하렘단에게 넘겨줍시다.
"뭐요?"

-어차피 언젠간 될  아닙니까. 길드가 던전시티를 지배하는 거. 하렘단 뿐이긴 해도 실질적으로 그러고 있는데, 제가 대통령 된 입장에서 엄연한 민주국가의 질서와 법을 무시하고 '선례'없이 '길드자치도시!'같은 걸 선언했다간 제 정치생명 끝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대신 선례를 만들어 달라고요. 그리고 그 편이 일본에게도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될 겁니다. 어쨌든 그 인간이 일본을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거니까요.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도쿄를 일개 모험가에게 내주란 말입니까!"
-그럼 몬스터한테 내주던가요. 잘됐네. 살다살다 일본 멸망하는 것도 다 보고 운이 참 좋...아, 죄송. 이거 통화였죠? 제가 정신이 없어서 하하하.
"이런 개같은!!"
-싫으면 관두시던가요. 끊습니다. 바빠서.
"당신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아??? 국제 사회가 가만ㅡ,"


뚝.



한국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번도 아니고두 번.
명백하게 무시하는 처사다.

하지만 총리로서는 화낼 시간도 없었다. 곧 이어 도쿄 각지에서 대략적으로나마 올라온 피해보고서와, 벌써 옆 도시까지 옮겨간 피해상황이 그를 냉정하게 만들었으니까.


"궁여지책으로 상공에 떠 있는 것들을 먼저 떨어뜨리는 중입니다. 그것만 해도...벅찹니다...."
"그럼 도쿄로의 증원은...."
"당분간 무리입니다."


근방에 있던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은 하늘을 통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는 것들을 잡는 것만 해도 벅차다고 한다.
당연히 도쿄를 향해 진군하는  불가능하거나 미약한 수준.


절망이 앞을 가렸다.




+++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침착하게행동하여 주시고, 가급적 집 안에 머물러 주십..

콰광!!

안내방송을 사방으로 퍼뜨리고 있던 고층빌딩이, 사방으로 와그작 부서지며 트랜스 미스릴을 토해냈다.

분명 수백 명의 사람들이아직 안에 있을테지만 건물은 너무나 쉽게 파괴되어 무너져 내렸다.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도로는 피난나온 자동차로  막혔다.

이제 사람들은 차까지 버리고 도망치고 있다.

이 모든 건 다 한국 대통령양반과 나 때문.


내가(서현이가) 풀어놓은 아흑이의 분신이 아주 살판나게 날뛰고 있다.

지금도  눈 앞에서는 도망치던 커플 중 남자가 잡혀서 상반신과 하반신이 좌우로뜯겨나갔다. 어우. 끔찍해라.


"꺄아아악!!!"

여자의 자지러지는 비명은 덤.

"야. 죽이지 말고 수납해 두라고 했잖아. ts공장 만들어야 된다니까."
[...주인아 니가 사람이냐.]
"어허. 어디 감히 하늘 같은 주인에게."
[하늘은 무슨.]

아흑이는 툴툴대면서도 비명을 지르고 있는 여자는 죽이지 않고 납치하듯 수납공간에 집어 넣었다.


아, 물론 아흑이가 직접 그런  아니고 아흑이가 조종하는 분신이 그렇게  거다.


"그나저나 어디 사냥감 없나~ 뿌듯하게 즐기고 싶은데."
[이런 상황에도 섹스 생각만 하다니. 양심 어딨어요?]
"어허."
[인간최악 인간말종.]
"아흑이랑 먼저 할까?"
[죄송합니다.]


순식간에 머리를 숙여오는 아흑이. 빠른 사과 귀엽네.

[주인님 좀만 더 가면 말씀하신 소속사가 나옵니다.]
"오. 그래?"

기특한 흑흑이가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아직 멀쩡한 구역이다.

"가자."

벌써부터 빳빳하게 선 나의 물건.
이런 참상 속에서도 서는  보면 확실히 나는 글러먹은 인간인  같다.

하지만 어떡해. 이미 이런 인간이 된 걸.



푸니푸니걸즈와 츠네모리의 소속사가 있는 곳으로 가니, 웬걸, 모험가들이몬스터들과 대치하고 있고, 건물 안에는 사람들이 바깥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대피소 대용으로 쓴 건가?"
[그런  같습니다. 정황을 보니 저 모험가들이 사람들을 모아 둔 모양이에요.]
"정의의 용사라는 건가."
[저 사람들이 정의의 용사인 게 아니라 그냥 주인이 개념 없ㅡ,]
"어째 너 점점 건방져진다? 참교육 한 번 하실?"
[죄송합니다.]


후웅 - !


"크아악!!"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들이 처한 상황이  들어왔다.


시민과 건물을 보호하고있는 모험가는 대략 30여명. 근처에 있던 모험가들이 합심한 모양인데, 아무리 봐도 수준미달이다.


방금만 해도 남자 한 명이 터져 죽었고.

"물러서지 마!! 우리에겐 시민을 지켜야  의무가 있다!!"


하지만 도망치는 이들은 없었다.
굳은 의지를 담은 얼굴로 몬스터들을 노려 볼 뿐.

응?


근데 갑자기 생각난 건데, 어차피 저거  아흑이잖아. 그럼 도시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맛있는 애들은 어디에 몰려 있는지 다 알 거 아냐???

[안 물어 봤잖아요.]
"...."


오냐.  나중에 보자.




"아...! 유은!!!"

아흑이를 어떻게 먹어줄까 생각하던 그때, 모험가들을 지휘하던 여자가 나를 발견하곤소리쳤다.

"도와줘요!! 헬프!!"

손까지 머리 위로 흔들어가며 필사적으로 발버둥친다.
그렇게 안 해도 다 보이는데.


"어? 진짜 유은이다!"
"일본의 영웅!"
"도쿄의 전설!"
"유은이야!!"
"와아!! 살았다!!!"

다른 모험가들도 나를 보더니 제멋대로 오해해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미안한데 이거 다 내가 저지른 거야.


"이쪽이에요! 당신도 어서 참ㅡ,"
"아, 그 전에 궁금한 게 있어."
"예?"
"안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 거야?"
"저도 몰라요! 최대한 끌어 모았다구요! 이 근방에선 여기가 그나마ㅡ,"
"그럼 다음 질문. 여자는 몇 명이야? 젊고 예쁜 여자들로만."
"아니 지금 무ㅡ,"
"일단 너는 킵."

어이 없어하는 그녀의 가슴을 콱 만져주고, 모험가들의 면면을 살피며 예쁘고 섹시한 애들을 골랐다.
그럴 때마다 흑흑이가 뭔가를 입력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인가. 역시 모험가라 그런지 다들 괜찮네."
"이봐요!! 지금 뭘!"
"읏차!"

당황하는 그녀의 몸을 돌려 백허그 하듯 끌어 안고, 풍만한 가슴을 만져댔다.
활동하기 쉽게 포니테일로 묶은 흑발과, 길쭉한 목선. 거기에 살짝 맺혀 있는 땀이 매우 섹시했다.

 그래도 풀발기 상태인 나로서는 참기 힘든 상황.


"흑흑아. 정리해."
[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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