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07)화 (206/517)



〈 207화 〉20.도쿄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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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네."

소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근래에 들은 소리 중 가장 있을 수 없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분명 그렇게 말했어요..."
"와...대박."


야들야들한 소고기 스테이크를 포크로 쿡 찍어 놓고 등받이에몸을 기댔다.

"진짜 그런 말을 했다고?"
"네. 진짜로요."

몇 번이고 물어보는 게 짜증날 법도 하건만, 유나는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으음...."

섹스 말고 사랑.
유은이 그렇게 말했단다.
소라로서는 믿을  없는 말이지만 유나가 괜히 거짓말을 할 리도 없으니 믿는 수밖에.

'그녀석이 말하는 사랑 안에는 당연히 섹스도포함되어 있겠지만 섹스만 하진 않겠다 뭐 이런 거겠지? 흠...근데....'


그래.  그렇다는데 보고 듣지도 못한 소라가 뭐라 하겠나.
다만,

'내가 묘소에 가서 술대작하고 교복 사러 돌아다닐 동안 얘는  달라붙어서 연애질을 했다는 거잖아?'


거북이에게 추월당한 토끼의기분이 이랬을까. 평생 쑥맥처럼 굴며 자신의 도움과 조력을 받아야 하는 존재처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데이트까지 해버렸다.

"그래서 어땠어? 좋았어?"
"...아니요. 딱히."
"에이. 안 좋았으면 나한테 말할 필요도 없었겠지. 좋았으니까 말하는 거 아냐."
"...."
"이 앙큼한 계집애. 청순한 척은 혼자다 하더니  거 다 하고 있었네."
"그,그런 게 아니라...."

소라는 장난스레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 사무치는 배신감!  언니한테 한 마디 없이 그런 중요한 행사를 치르다니이!"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그냥  인간이 갑자기...."
"걔가 갑자기 그럴 리 없잖아. 네가 뭔가 시작을 했겠지. 그지? 그러니까  색마가 연애니 사랑이니  거잖아."
"그건...."
"으음~ 뭐 됐어. 성장했네 우리 유나!"

스윽.

유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소라.
진짜 언니처럼 따뜻한 손길이었다.


"그래도 걔가 진짜 우릴 좀 다르게 생각하긴 하나보다. 굳이 안 해도 되는 짓을 하는 걸 보면."
"그럴까요?"
"손만 잡고 잤다며."
"...포옹까지 했어요."
"그게 손만 잡은 거지 이년아."
"...."
"다른 여자가 상대였으면 걔가 손만 잡고 잤겠냐."
"그럴 리 없죠."
"그래. 성욕의 화신 같은 애가 어쨌든 그런 제스쳐를 취한다는 건 우릴  다르게 생각한다는 거지. 아니, 아니다. 너만 그런 건가? 난 그냥 육고기 정도로 취급할 수도 있잖아."
"에이 설마요...."
"소냐씨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도도한 여자가 취향인가봐 걔는. 너한테는 낭만 비스무리한 걸 해놓고 나한테는 눈길도  주고 일본으로 튀어버리네."
"언니...."
"맨날 첫여자니 동정뗀 여자니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방치는 또 기가막히게 해요. 이래놓고 일본에서  여자들 모아서 허리놀리고 있겠지?"

에휴 하며 한숨을 내쉬고는 턱을 괴며 늘어지는 그녀.
맛있는 스테이크도 먹기 싫을 정도로 입맛이 떨어졌다.

 모습이 안쓰러웠던 걸까,유나가 손을 내밀었다.

"그럼 언니, 일본 갈래요?"
"일본?"
"네. 솔직히 저도 걱정이 좀 되기도 하고...아무래도 그 인간 바보잖아요? 우리가 없으면 또 어디서 뒤통수 맞을지도 몰라요."
"걔는 뒤통수  맞아야 돼."
"하하...."
"그래. 가자. 가서 니킥 한 방 날려줘야지."



+++


[시스템 이전 완료하였습니다.]
"오. 잘했어!"


'흑흑'이라고 이름 붙여준 존재, 기계성 : 스팀로드의 ai는 특별히 주문제작된 트랜스 미스릴로 시스템 일부를 옮겼다.
이제 아흑이처럼 기동하면서 나를 쫄래쫄래따라다닐  있지.

당연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쁜 안드로이드다. 물론 아흑이도 함께 업그레이드 했고.

[이 변태가 기어이 일을저질렀어....]

자신의 두 손바닥을 쳐다보며 황망하게 중얼거리는 아흑이.
어디를 어떻게 봐도 이쁜여자사람처럼 생겼다. 이제 더 이상 로봇 강아지 모습을 취하지않아도 되는 거다.


아흑이는 은빛이 나는 백발 머리카락을 단아한 단발머리로 꾸민 모습이고,
흑흑이는 칠흑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기른 모습이다.

당연히 둘 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미녀.


마음 같아서는 기념삼아 안아주고 싶지만 첫경험일 텐데 이런곳에서 하는 건 좀 아니다 싶어 귀국하고 나면 할 생각이다.


게다가  지금 할 일도 있잖아.

"시간이 좀 애매한데. 도쿄에서 난동 부리기 전, 적어도 몇 시간 전에는 나가 있어야 의심을 안 받을 거 아냐. 날뛰기도 좋고."


서현의 개조가 완료되려면 아직도 3시간은 더 있어야 한다.
그 시간동안 기다리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만 시간이 애매하다고나 할까. 슬슬 나가서 몸을 도쿄의 신시가지로 몸을 숨기고 작전을 시작할 때다.

[그거라면 걱정 마십시오. 서현님이 깨어나시면 주인님의 명령을 전달하겠습니다.]
"아니 뭐 그거야 상관 없는데. 그래도 개조씩이나 하고 일어났는데 내가 없으면 섭섭할 거 아냐."
[색마주인이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썼다고...하던 대로 하세요 그냥.]
"이거 이래. 내가 얼마나 착한데. 요즘 사춘기냐? 흑흑아 너는 이러면 안 된다. 알겠지?"
[사춘기는 누가 사춘기에요. 평생이 질풍발기인 주인님한테 듣고 싶지 않은데요.]
"그런 신조어 만들면 못 써. 바르고 고운말을 써야지. 한국어가 얼마나 위대한 언어인데. 그걸 그렇게 파괴하고 있지."
[하....]

어이없다는 듯이 날 쳐다보지만, 난 떳떳하다.
암. 그렇고말고. 언어는 정말 중요한 거야. 혹시 알아? 이런식으로 언어파괴가 진행되다가 마침내는 보지나 자지같은 단어들도 더 이상 꼴리지 않게 될 지. 그러면 정말 엄청난 대손해아니겠어?


[그러시다면 그녀가 깨어났을 직접 명령을하달하시겠어요?]
"던전 안에서는 통신이 안 되잖아."
[저는 가능합니다.]
"오오...? 어떤원리로?"


[자세한 원리는 주인님이 이해하실 수 없기에 생략합니다만, 간단히 말씀 드리면 흔히 인간들이 던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마기'는 마기가 함유되지 않은 일반적인 물질을배척하는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파동, 전파또한 포함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통신시도를 하여도 전파가 닿지 못해 끊기는 것입니다.
마찬가지 원리로, 마기를 품지 않은 물질로 만든 통신기를 던전 안에서 기동시키면 던전 안에 퍼져 있는 마기를 뚫지 못하고 신호가 소멸되기 때문에 역시 끊깁니다.

하지만 저는 마기를 분석하고 스스로 생산해내는 일종의 메타물질을 이용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롭습니다.]

"오오...뭔가 있어보이는 설명...근데 그러면궁금해지는 게, 마기가 평범한 물질을 배척한다면, 어떻게 던전에 들어가는 거야?"

[그 배척력이라는 것은 반작용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있습니다. 강하게 때리면 더 강한 배척력을 주지만, 그냥 들어오는 정도의 움직임이라면 그 배척력은 매우 약합니다.

이와 같은 원리로 던전 안에서는 인간이 만든 평범한 무기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인데,
던전 안에 들어온 경우, 공기중에 퍼져 있는 마기가 물질의 표면에 내려앉아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경우 마기가 함유되지 않은 물질로는 보호막을 뚫을 수 없고, 몬스터나, 던전 부산물로 만든 무기를 이용해야 해를 입히는 게 가능해집니다.]

"아. 그래서 총도 써봐야 의미가 없다는 건가. 나 사실 그게 궁금했거든. 부산물로 만들지 않아서 데미지가 안 들어간다면, 그럼 총알만 부산물로 만들면 되잖아. 그건 너무 간단한 게 아닌가 하고. 근데 그것도 안 하더라. 왜일까 했지."

[일반적인 총기에 일반적인 화약을 사용하여 부산물로 만든 총알을 발사할 경우, 총알이 나가기 전에 마기의 배척력에 의해 총이 터집니다.]

"끔찍하네. 그러니까 총을 쓰고 싶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다 부산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지? 화약까지도?"


[그렇습니다. 혹은 저처럼 마기를 생산할 수 있는 메타 원자부터 새로 만들거나요. 아무튼 현재 인간의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너는? 너는 할 수 있어?"
[할  있습니다.]
"오오!"

이거 완전 개쩌는데. 아흑이 같은 트랜스 미스릴이 화약무기까지 쓴다고 생각해봐...진짜 세계정복은 개껌이잖아.

"좋아. 일단 그건 킵해두자. 당장 나한텐 딱히 쓸모 없으니까."
[그럼 서현님이 깨어나시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키. 알았어. 나가자."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세리나와 리나에게 힐끗 눈길을 주었다.
질펀하게 범해지고기절해 있는 그녀들을 데려갈까 고민했지만, 뭐 서현이가 알아서 하지 않을까.
굳이 혹을 달고 다닐 필요는 없는 거고.


"어디에 가 있는 게 좋으려나~ 아! 그래. 푸니푸니랑 츠네모리가 있던 소속사에 가보자. 가서 이쁘고 잘빠진애들이랑..흐흫..."
[개변태. 인간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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