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03)화 (202/517)



〈 203화 〉20.도쿄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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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진짜 철군하는 겁니까?"
"왜? 싫어?"
"아닙니다. 너무 좋지 말입니다."

병장1은 드디어 타국생활이 끝나고 귀국한다는 생각에 기쁨으로 들떴다.
혹시 페이크인가 해서 장교에게 물어 보았지만 철군은 기정 사실!
원해서 입대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  장병의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여 특별휴가를 누리는 것이 곧 천국이었다.

'아~ 거기에 율령 중대장님과 함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수도던전치안부대에 한사랑이있다면, 제 7기동군단에는 은율령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사랑과 은율령은 무려 사관학교 동기에 동갑! 거기에 얼마전 한사랑이 특진을 하기 전 까지는  모두 소령으로 매우 촉망받는 두 인재였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능력도 뛰어나고 빽도 있는  두 여군은 뭇 남군들의 이상형이었으며,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대시를 받곤 했다.

특히 은율령은 차갑기 그지없는(겉으로) 한사랑과는 달리 꽤나 삼삼하고 따뜻한(어디까지나 비교적) 성품을 지녔기에 병사들에게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분대로 돌아온 병장1은 동기들과 잡담을 나누었다.
주로 여자얘기였는데, 당연하다시피 은율령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야 좀 있음 전역인데...어째 하고 싶지가 않다."
"오바하지마 병신아. 어디서 개소리야."
"아니 그래도 우리율령짱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맘이 허전하다고!"
"누가 보면 전남친이라도 되는 줄 알겠네."
"현남친이 될 지 어떻게 아냐?"
"네. 꿈 깨세요. 27에 소령단 여자가 뭐가 아쉬워서  같은 아재랑 사귀냐."
"아재라니 한참 동생인데."
"니 얼굴이면 40살 아재도 형님하며 인사할 걸."
"지랄."
"응. 너나 지랄."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화지만 그런 대화일 수록 시간이 빨리 가곤 했다.

"아 진짜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데이트 하고 싶다. 물론 모텔까지...."
"응. 꿈 깨."
"이 씨발새끼가? 넌 아니냐? 너도 율령짱좋아하잖아!"
"그래도 망상은 안 한다. 멍청놈."

쯧쯧 혀를 차며 가운데손가락을 내미는 병장2.
병장1의 이마에 혈관마크가 박혔다.


"두고봐. 이번 휴가때 내가 같이 모텔 간다."
"니가 그렇게 말했다고 율령짱한테 전달해줄게."
"아 병신아."
"킥킥."

티격태격 싸우며 여자에 대한 마음을 불태우는 두 병장.
하지만 그들의 대화주제가 된 은율령에게 그들은 지나가는 행인1만도 못한 존재였다.




"귀국하면 그녀석 있으려나?"

탱크 위에 멍하니 앉아 이제 두 달이 좀 되어가는 일을 회상하는 은율령.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일 뿐이었다.

"아 새끼 쓸데없이 잘해서 괜히 생각나게 하고 있어. 씁."


 다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유은.
도쿄 방어전이 끝나고, 유은이 아이템을 꿀꺽 해버린 것에 대해 협상하는 차원에서 그의 텐트를 방문했었는데, 그게 어떻게 계기가 되어 섹스까지 해버렸다.


고작 하루뿐인 원나잇 이었지만  번이고 절정에 달하며 심지어 기절까지 해버렸던 그날의 기억은 두고두고 떠올랐다.

지금도 생각하기만 하면 아랫도리가 저려올 지경.
태어나 그렇게 막장스런 쾌감을 느껴본 건 처음이었다.

"근데 가자마자 하자고 하기도 좀 그렇고...뭔가 구실 없으려나."

여자를 좋아한다 했으니 그냥 하자고 하면 분명 반길 것이다. 그때도 그가 먼저 꼬시지 않았던가.

"설마하니 한 번 먹은 여자랑은 두 번 다시 안 하는 뭐 그런 이상한 성격은 아닐테고...시년가 뭔가 되라고 하는 거 아냐? 흠...."


딱히 좋아하는 마음은 없다. 그녀가 생각하는 한계는 섹프정도. 하지만 유은은  이상을 바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괜히 힘들어진다.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내가 못생긴 것도 아니고. 나름 부대 아이돌인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친다.
누구 듣는 사람이 있다면 꽤나 민망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보다 그년 강남에 부임했던데...가게되면 뒤통수 한 방 때려줄까."


사관학교시절 부터 한사랑에게 라이벌의식을 갖고 있던 그녀. 둘 모두 군 역사상 유례가 없는 빠른 속도로 소령까지 진급했고, 율령은 여기에 나름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사랑은 중령으로 진급했고, 이는 그녀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이었다.


"그 미친년은 학살을 해도 진급하는데 왜 나는 일본까지 와서 아직도 소령이냐."


당연하지만 그녀도 미친듯이 빠른 속도지만 뭐든 '상대적'으로 보면 만족할 수가 없는 게 인간이다.

"그래  방으론 부족하지. 두 대 때려주자."

감히 소령이 중령의 뒤통수를 때릴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딱히 문제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동기이자 라이벌이면서 악우이지만, 동시에 친한 친구이기도 하니까.

"기다려라 곧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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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이런 곳이 있었네."

세리나와 리나를 질펀하게 안아준 나는 실신한 둘을 아흑이에게 태우고 던전탐험을 계속했다.
당연히 옆에는 서현을 낀 상태다.

서현이 역시 거의 동일한 강도로 내게 범해졌지만, 하도 많이몸을 섞은 것도 있고, 원체 스탯이 높은 것도 있어서 실신하진않았다.
오히려 더 생기있는얼굴로 싱글벙글 웃고 있는데 괜시리 정기 빨린 것 같은기분이다.


"상황실 같이 생겼네요."

서현이 짤막한 감상을 내뱉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따로 마련된 듯한  안.
몬스터 리젠도  되는 거 같고...뭔가 컴퓨터와 모니터 같이 생긴 기계들이 잔뜩 있다.

"야 아흑아."
[왜요.]
"너 전에 여기가 기계성이니 어쩌니 하지 않았었냐."
[기계성:스팀로드요?]
"어. 그거. 여기가 막 연구소나 공장 같은 곳이라고도 했고."
[그랬죠.]
"너도 여기서 태어난 거 아냐."
[제가 알기로는요.]
"그럼 분명 너 같은 걸 만들 수 있는 시설도 있지 않을까?"
[너 같은 거라뇨. 저는 엄연한 인격체라구요.]
"사람이 아닌데 무슨 인격타령이야. 안드로이드(여)로 변신할 수 있으면 인정해 줄게."
[와 진짜 누가 이 변태 좀 때려줘요.]
"아무튼, 그렇게 대단한 곳이라면 분명 뭔가 있을 거야. 예를 들어 맞춤 기계생명체를 만들  있는 방법이라던지."
[있다 해도 주인님 같은 바보는 못 알아볼걸요.]
"닥쳐."
[애초에 무슨 바람이 불어서 던전을 탐험하는 거예요? 그냥 예전처럼 시녀들 시키시지.]
"난 원래 던전 탐험하는 거 좋아했어. 잠깐 쉬고 있었던 거지 그리고, 도쿄에서 난동부릴 때 여기 몬스터로 위장해야한단 말야. 그러니까 지금 들어와야 하는 거야. 들어온 김에 탐험하는 거고."

사방은 기계 투성이다. 그것도 아마 컴퓨터. 뒤져보면 분명 뭔가 나올 거다. 지금 당장 못알아봐도 상관 없어. 여기 위치를 알았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 나중에 시녀들 대거 투입해서 연구하지 뭐.


"일단 뭐가 있는지 좀 볼까?"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컴퓨터로 가 보았다.
마치 오락실에서 쓸법한 거대한 기계덩어리에 모니터가 박혀 있는 모델. 엄청나게 오래 있었다는 걸 증명하듯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클린 아이템을 사용하여 먼지를 죄다 날려 버리고뭔가 버튼처럼 생긴 걸 꾹 눌러 보았다.


[아무거나 만진다고 뭐가 될 줄...에엑???]

부팅이 되었다. 어머나.
검은 화면에 뭔가 글씨 같은 게 주르륵 떠오르고 막 애니나 영화에서 나올법한 설계도 같은 것들이 알아서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쯤 되자, 이 방 안에 있는 모든 모니터가 일제히 켜지더니  중앙 바닥에서 둥근 받침대 같은 것이 올라와 은은한 빛을 허공에 쏘았다.

음...뭔가 홀로그램이 나와야 할  같은 이미지인데, 혹시 설계도 같은 거 누르면 홀로그램으로 비춰지는 건가? 그왜 영화에서 이런  자주 나오잖아.

"오오...죽인다. 역시 내 감이 맞았어. 여긴 뭔가 있다고!"
"던전에 이런 게 있을 줄은 몰랐어요."
"아흑이 녀석이 연구소라고 했을 때부터 난 생각했었지. 에헴."

우연일 뿐이지만 어차피 노예들밖에 없으니 맘껏 으스대자고.

"근데 통역알약에 보니까 외계어에도 적용된다고 돼있던데, 그럼 읽고 쓸 수 있는 알약 같은  있으면 이것도 쉽게 해석할 수 있겠네?"
"그보다 아흑이가 이 언어를 알지 않을까요?"
"아!"

이녀석 여기서 태어났다고 했지!
그게 아니더라도 여길 만든 존재가 아흑이도 만들었을  아냐.
그럼 관련 언어도 입력돼 있겠지!

나는 아흑이를 쳐다봤다.
그녀(?)는 싫다는 듯한 표정(느낌상)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봤다.

"아흑아."
[왜요.]
"이 주인님한테 뭔가 할 말이 있지 않니."
[...없는데요.]
"너 이거 읽을 수 있지?"
[네...니요.]
"읽을 수 있잖아! 왜 진작 안 말한 거야!!"
[...안 물어봤잖아요.]
"...이자식."

요 앙큼한 것 봐라. 가암히 주인님이 더 성장할  있는 기회 앞에서 쌩을 까다니. 괘씸하다.

"자. 빼지 말고 읽어라. 뭔 내용이야? 너도 궁금할 아냐. 그 뭐냐 탄생의 비밀이라던지."
[....]

아흑이는 한숨을 내쉬고 컴퓨터 앞으로 다가왔다.
참고로 지금그녀는 로봇강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귀엽지.


[음....]

한숨을 푹푹 내쉬긴 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또 진지하다.
츤데레라니까 이녀석.


[오...아까 말씀하신 대로 기계 생명체에 대한 내용이네요.]

아흑이가 짧게 감탄했다.
그리고는 앙증맞은 강아지손으로 화면 안의 네모난 아이콘을 쿡 눌렀다.


촤아아!

그러자 방 중앙에 솟아 빛을 뿌리고 있던 받침대에서 트랜스 미스릴이 거인화한 형상이 뙇 하고 떠올랐다.


[역시 여기서 만들어졌어요. 트랜스 미스릴.]
"너는 좀  뛰어난 개체라고 했었지?"
[네. 제가 알기로는 양산화 직전의 타입이에요. 질적으로 가장 발전된  바로 저고, 그런 저를 열화판으로 양산한 게 지금의 트랜스 미스릴,  이 던전의 몬스터인 거죠.]

화면을 주르륵 읽어내리며 그녀가 설명했다.


[여기도그렇게  있네요. 20여년의 연구 끝에 가장 발전된 모델을 기초로 삼아 양산에 돌입, 수천 대의 트랜스 미스릴을 만들어 내었지만, 막바지에 모종의 이유로 계획이 무산되었고, 저를 비롯한 트랜스 미스릴은 무기도 장착되지 못한 이 연구실에 남게 된 거예요.]
"무기라...뭐 총 같은 거 장착할 수 있는 거야? 그런 무기는 던전에서 못 쓰는 거 아니었냐."
[여기에 분명 무장 관련 계획이 있어요. 다만 시행되기 직전에 무산되었고, 때문에 트랜스 미스릴은 그 거대한 몸체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도 육탄전밖에 못하는 거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 얘기는 잘 하면 널 무장시킬 수 있다...뭐 그런 건가."
"히든 퀘스트일지도 몰라요. 트랜스 미스릴 펫을 가진 파티만 받을 있는."
"오."
[다른것도 한 번 뒤져볼게요.]

아흑이는 웬일로 자발적인 탐구를 하며 컴퓨터를 뒤졌다.
뒤진다는 게 우리가 야동파일 찾듯이 폴더를 열어가면서 하는 아니라, 그냥  안에서 usb같은 거 빼서 컴퓨터에 쿡 꼽는 거다. 얘는 기계니까.


대략 2초 뒤.

벌써 다 끝냈는지 그녀가 usb(편의상)를 뽑아 다시 몸 안으로 넣었다.


[...애석하게도 주인님이 원하시는 게 있네요.]
"응?"
[연구소이자 공장인 이 곳에서는 재료만 있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 있어요. 물론 이론적으로요. 실제로 관련 실험도 많이 이루어졌고, 마지막에 했었던 프로젝트가 무생물인 기계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 즉 저를 만드는 프로젝트였죠.]
"오호라. 그러니까 귀가 보지로 이루어진 보지니아 같은 것도 만들수 있다 이건가?"
[...일상생활가능하세요? 보지니아는 또 뭐야...]

뭐긴. 오로지  성욕만을 위해 태어낸 생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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