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77)화 (176/517)



〈 177화 〉18. 콜로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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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이 라라와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광장에선 콜로세움 예선전이 한창일 때,

초대받지 못한 손님들이 광장 입구에 모여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우린 역사의  증인이다!"
"우와아악!!"
"비록 우리의 몸은 연약하지만, 우리의 의지 만큼은 그 어떤 산 보다도 굳건하다!"
"맞다 이기야!"

그들은 머리에 띠를 두르고 굳은 의지가 담긴 얼굴로 무언가를 외쳐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돼..아니 산들이 모인 것 같아 심히 위협적이었다.


사실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고(좋지 않은 의미로) 충격적인지라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유은 같은 한남충 때문에 이 나라에 여권이 서지 않는 것이고! 자발적인 흉자들만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여혐의 산 증인인 유은과 그 무리 하렘궁의 앞에서 당당히 선언하는 바이다!"


띠를 두른 이들 중 몇몇이 마이크를 든 사람 옆으로 무언가를 들고 섰다.
그것은 바로 대형 현수막.

두 가로수 사이에 현수막을 내걸려던 그때, 경찰 몇이 다가왔다.

"아저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허가도 없이 막 걸고 그러시면  됩니다!"
"집회신고도 안 하신 걸로 아는데요. 신고 없는 집회는 불법입니다. 해산하세요."

정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경찰.
그러나 그걸 들어먹을 인간들이면 애초에 이런 말도 안 되는집단에 빠졌을 리가 없다.


"뿌이이익!! 아저씨라닛!! 우린 한창때의 여자들이라굿!!"
"머리 짧고 화장 안 했다고 아저씨가 아냐!! 여자도 그렇게  수 있다구!! 그렇게 좁은 편견과 차별이 바닥 같은 여권의 현실을 알려주는 증거!"
"우린 여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위해 싸우고 있다!! 부패한 공권력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피켓을 들어 올리고, 파이팅하듯 주먹을 내지르고, 위협적인 목소리와 모습으로 외쳐댄다.


나중엔여경들까지 나서서 억지로라도 해산시키려 해봤지만, 요지부동. 그렇게 대치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수를 하나 냈다.


"야. 특무대 부르자."
"예?"
"그냥 밀어버리자고."
"그,그래도 될까요?"
"서장님도 계신데 뭐. 안 되면 말고. 되면 하는 거고."
"...."
"어쨌든 우리로선 해결이 안 되잖아. 총이라도 쏘지 않는 이상 무력으로 해결 될  같지도 않고."
"아,알겠습니다."

결국 유의미한 제제가 불가하다는 판단 하에 모험가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무대 - 정확히는 은소령이 경정으로 승진하면서 특수치안부로 승격됐지만 입에 익지 않아 특무대라 불리운다. - 를 호출하기에 이르렀고, 그들이 오는 동안 시위대에게 별 다른 제제를 하지 않았다.
마치 마지막이라는 듯이.


그걸 승리로 인식한 걸까.
그들이마구 떠들며 이런 저런 말과 선언 - 이라고 본인들이주장하는 - 같은 것들을 하고 있기를 10여분.


드디어 호출된 특수치안부 소속 경찰들이 등장했다.


인원은 총 여섯.
가운데에는 고위경찰 답게 예복을 입고 있는 은소령이 있고, 좌우로 두 명씩 경찰 제복을 입은 특수치안부 소속 여경 네 명.
그리고 그녀들의 뒤로 강남 경찰의 TOP - 명예직까지 포함할 시 TOP은 유은이 되지만 실질적인 업무를 하지 않기에 제외 - 인 신도희총경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포스는 마치 히어로 집단인 어벤저들.
그리고 실제로도  권력은 막강하다.


총경만 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는 끝판왕급의 인맥과 힘을 자랑하며, 경정도 절대 무시못한다.
다만 은소령 경정의 경우 너무 젊은 나이에 올라 유은을 제외하면 인맥이고 뭐고 없다는 게 흠이랄까.

"헛! 서장님!"

거수경례를 하며 그녀들을 반기는 경찰들.
산들은  웬것들이 오냐 싶은지 문구를 외치면서도 흘낏 흘낏 쳐다봤다.


"무슨 일이에요? 딱 봐도 견적 나오긴 하는데."
"아 그게...."

뒤에서 지켜보는 신도희 대신 앞으로 나서는 은소령에게 여러 가지동작을 곁들이며 설명한다.
대충 상황이 파악된 그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할 게 없으니까 별 쓰잘데기 없는 짓들을 다 하네."
"무슨 일인데 그래요?"
"요즘 유행하는 그거 있죠? 매갈. 저번에 그 싸가지가 다 쓸어버린 줄 알았더니 아직도 남아있네요."
"아."
"제가 알아서 처리해도 되죠?"
"...뭔가 불길한데 제 기분탓이겠죠?"
"글쎄요."
"...."

시위대를 향해 걸어가는 은소령.
그리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신도희.


뭔가...
뭔가가 불안하다.

지금의 은소령은 총포경(총경 다는 걸 포기한 경정)싸대기를 후려 갈길 정도로 막나가는 여자다. 고작(?)해야 총경인 신도희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그녀가 저렇게 불길한 기운을내뿜으며 걸어가고 있으니 불안할 수밖에.




"또 뭐에요! 저리 가라고요!!"
"우리의 정당한 권리의 행사를 막지 말란 말야!!!"

그녀(미녀)가 다가가자 발광하기 시작하는 그들.
거대한 그들의 압박에 겁을 먹을 법도 하건만, 은소령은 담담했다.


"야."
"야,야?"
"10초 준다. 꺼져."
"하!"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말.
설마 경찰, 그것도 뭔가를 주렁주렁 달고 있을 정도로 고위직에 있는 인간이 이런 말을 하다니!


"이봐요! 경찰이 시민한테 꺼지라니! 그게 지금ㅡ."
"안 꺼지면 즉석에서 지방절제수술 해버릴 거니까 잘 생각해."
"할...말이...에요?"

즉석 지방절제수술, 즉 몸을짤라버리겠다는 협박에 주눅들었다.
그러나 그들이 누군가!
자랑스런 여권의 수호자들 아닌가!

곧이어 다시 일어나 대항했다.

"이년 이제 보니까 유은한테 붙어먹은 년이잖아!"
"은소령!"
"공개처형!!"
"오냐, 너도 적폐렷다!"

누군가의 외침에 주춤하던 그들이 금세 눈에 불을 켜며 달려들  아우성거렸다.

그리고 가장 앞에 있던 대장격의 존재가 뭔가를 외치려던 그때,



"10초 끝났다. 뚱땡이들아."



은소령이 시크하고 무관심한 표정으로 그를 발로 차버렸다.
은소령에 비해  존재는 매우 거대하고 비대한 체구였으나, 그녀는모험가. 인간이 아니라 그만한 크기의 쇳덩이라 해도 얼마든지 날려버릴  있다.

그런 그녀가 가차없이 차버렸으니 지방 덩어리가 어떻게 됐을지는 너무나 명확.

끔찍한 소리와 함께 서너미터 뒤로 밀려났고, 곧 도미노처럼 무수한 산들이 넘어지기 시작했다.


"와아아악!!"
"미,밀지...아아악!!"

순식간에 벌어진 대참사.
수백여명의 비대한 사람들이 뒤엉키며 난장판이 벌어졌다.


주위에서 보고 있던 누구도 제대로 입을 닫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홀로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은소령.
그녀가 한 마디 했다.

"정신 차려 병신들아. 여기 강남이야. 누가 여길 지배하고 있는데 그딴 소릴 하고 있어? 같은 서울이니까 평소 하던 것처럼 하고 다녀도 될 거 같아?"

피식


"좆 까고 있네. 그새끼 빡돌아서 너네 다 쳐죽이고 다녀도 아무도 뭐라 못해. 그나마 거지 같은너희들을 위해 말려라도 볼  있는 게 우리 경찰인데 그 경찰의 통제를 안 따르면 뒤지겠다는 얘기지. 살기 싫어? 그럼 저 안으로 들어가. 당당하게 해. 내가 허락해 줄게. 자."

그녀가 몸을 옆으로 비켜 주었다.
바로 앞이 하렘 페스티벌의 중심지이자 한창 예선전이 치러지고 있는 강남 광장.
여기서 봐도 무수히 많은 인파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못하겠지? 그럼 집에 가서 자위나 해. 어차피 남친도 없잖아?"
"이익...!"

당연하지만 이런 도발을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직접 맞은 사람과 크게 다친 자들을 제외한 존재들이 크게 분노하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꾸이이익!! 이 개년이!!!!"
"어. 나 때리게? 너 공무집행방해 및 특수폭행이다 씨발년아."
거기에 은소령이 응하면서 순식간에 개싸움으로 변했다.
물론 개싸움이라고 해봐야 1대 수백인 다굴빵이지만.


"안 그래도!"
뻐억!


"그 씨발년 때문에!"

빠악!

"짜증났는데!"

푸억!

"끄힉!"
"잘됐네 썅년들아."

모험가 VS 일반인.

절대싸움이  수 없는 이 격투(?)는 금새 처절한 폭행으로 변질되었다.
공방으로만 따져서 세계 어딜 가도 꿀리지 않는 은소령의일방적인 폭력.
사방이 금새 피로 물들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폰을 들어 촬영했다.




"저거...괜찮은 걸까요...?"

그게 걱정됐는지, 은소령을 따르던 여경들이 신도희를 슬쩍 쳐다봤다.
그러나 그녀야말로 묻고 싶었다.


'뭐 하는 거야!!!'

아무리 승진에 욕심이 없다지만 너무하잖아!! 폭력 경찰도 정도가 있다고!!!


그러한 마음의 외침은 희망 없이 사라졌다.
몇  만에 모든 시위대가 바닥에 누워버렸기 때문이다.


저 멀리서 앰뷸런스와 기자단이 몰려오는 게 보인다.
아아.
경무관 달긴 틀린 것 같다. 망할 부하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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