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69)화 (168/517)



〈 169화 〉17.하렘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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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네모리 유카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분명 엄청난 방송을 따냈는데도 불구하고, 표정은 펴질 줄을 몰랐다.



'쓰레기 같은 인간...!'



이유는 별 게 아니다.
바로 건너편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여자들과, 그런 여자들을 이런 지경으로 내몬 기획사 사장 때문이다.

'여자의 성을 팔아서 장사하는 인간 말종 같으니...위약금만 아니었어도 진작 나가는 건데!'

한국 강남에서 개최되는 이른바 '하렘 페스티벌.'
현존하는 최강의 모험가이자, 세력가로 이름난 유은이 개최하는 축제로서, 전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 행사 중, 가장 인기가 높을 것이 자명한 '투기장'에 대한 중계권.




그녀의 소속사는 방송사가 아니다. 그런데도 중계권을 딴 이유는, 방송국이 없어도 얼마든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여 방송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금은  들겠지만.


그를 위해 그녀도 한국까지 온 것이고, 건너편의 여자들, 푸니푸니걸즈도 온 것이다.

듣자하니 일본에서 중계권을 딴 곳은 그녀의 소속사밖에 없다는데, 그 이유는 아마 뻔할 것이다.
이번에도 푸니푸니걸즈의 성상납이 있는거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더욱 혐오감이 몰려왔다.

'으윽....토할 거 같아....'







"언니, 무슨 일 있으세요?"



표정이 안 좋았던 걸까, 푸니푸니걸즈의 맴버 한 명이 걱정스럽게 물어왔다.

"아...응...괜찮아요."

애써 고개를 끄덕여 보지만, 전혀 괜찮지 않다. 당장이라고 뭔가가 나올 것만 같았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애들 데리고 무작정 귀국하고 싶지만...그랬다간 진짜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상황을 지켜보며, 최대한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돌아가면...대출해서라도 위약금을 내야겠어. 이러다간 언젠가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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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제 이름은 아시죠? 직접 섭외하셨으니까."
"물론이죠! 라라씨!"



엄청나게 이쁜, 실물이 더 이쁘고 섹시한 여자의 손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아아. 정말로 한국에는 왜 이렇게 예쁜 여자가 많은 걸까. 역시 모험가라 그런가??
"큼...악수는 그쯤 하시죠. 이런 거, 불편해 하십니다."

어여쁜 라라씨의 손을 맘껏 만지고 있는데, 옆에 있는 정장남이 딴지를 건다. 매니저인가? 어디 매니저 따위가!



"불편하세요?"
"아... 괜찮아요.  정돈."
"괜찮다잖아요. 별꼴이야."
"아니...."
"후후."

재밌다는 듯 웃는 라라누님.
아. 이쁘다.



"그나저나 모험계는 완전히 떠나신  알았는데, 이렇게 승낙하신 걸 보니 그건 아닌 모양이네요."
"네.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죠. 한 번 맛들이면 빠져나오기 힘들잖아요?"
"헤..그런가요?"

싸움광이신가...보통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모험가가 되지 않나.
빠져 나올 수 있다면 땡큐베리지.




"몬스터를 때려잡을 때의 쾌감은 상당하죠.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느낌이에요."
"뭐...그렇긴 해요. 특히 스켈레톤을 잡을 때가 그렇죠. 뼈가 마구 날아가거든요."
"어머."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그렇게 기대되나.





"흠흠. 그보다 유은씨, 실력은 확실한 지 알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재밌게 얘기를 나누고 있자니, 매니저놈이 또 끼어든다.
아니, 뭔 실력을 알고 싶대. 내가 여기 대빵인데. 강남 접수한  보면 견적  나오나?

내가 그렇게 어이없는 얼굴로 쳐다보자, 다시금 헛기침 하더니 '확인차'라고 덧붙였다.

"아니 영상 떠도는  한 두개도 아닌데 그거 보면  나오지. 또 확인을 해요. 귀찮은 사람이네."
"귀,귀찮다니! 계약의 내용을 확인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이런 기본도 모르ㅡ."
"그런 건 됐고, 어떤 식으로 진행해 드릴까요? 아, 그 전에 공방 좀 알 수 있을까요?"
"지금은 3만 전후에요. 몰래 아이템 맞추고 그랬거든요. 알약도 꼬박꼬박 먹었구...."

알약이라는 건 아마 스탯을 올려주는 약을 말하는 거겠지?



"흐음. 그렇군요. 그 정도라면  충분할 겁니다."

강남 던전의 적정 공방은 5천. 그녀 정도면 나의 안내 같은 게 없어도 아주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거다.
물론 파티가 있다는 가정 하에....

나랑 내 패밀리야 워낙 강려크하니까 혼자서도마구 터뜨리고 다니지만, 평범한 모험가라면 어느 정도 공방이 높아도 파티를 짜는 게 안전하다.

"일단 당연히 제가 동행할 거고, 12명의 1등 시녀, 150명의 2등 시녀가 함께할 거예요. 오늘 하루 강남 던전은 타인 출입 금지입니다."
"어머 그렇게까지...."
"라라씨를 위해선데 이 정도는 당연하죠."
"당연하지만 매니저를 비롯한 라라씨의 수행원은 못 들어갑니다."
"어쩔 수 없죠."
"뭐,뭐라고요? 이봐요! 그게 말이 되는ㅡ."
"아 거참 시끄럽네. 아무것도 모르면서...이 사람 내보내면 안 돼요?"
"봐주세요. 절 걱정해서 그러시는 거니까."
"라라님!  인간을 대체 어떻게 믿습니까!"
"아까도 말했잖아요. 괜찮다고."
"하지만!"
"매니저는 일반인이잖아요. 던전에 들어온 것 만으로 위험해요."
"얼마 전 생각없이 던전에서 사지불구가 돼 돌아온 대위 몰라요? 인터넷에 한동안 난리던데."
"...."

매니저가 분노하며 나를 노려본다.
노려보면 어쩔건데? 꼬우면 너도 고위 모험가 하던가.

"그래도...라라씨 혼자 가는  너무 심합니다. 하다못해 다른 모험가를 고용이라도 하는 게...."
"됐어요. 소문 나서 좋을 것도 없고. 전 괜찮으니 이대로 진행해주세요."
"넵."



근데 좀 조심성이 없긴 하네. 내 소문은 그야말로 최악인데 그걸 따라오겠다고 하다니.
본인 실력을 믿고 있다고 하기에는 내 시녀들도 왕창 따라가잖아? 설마 유사시에는 자기한테 동조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날 유혹?

후후. 그런 거면 맛있게 먹어드리는 거고.






+++







"와. 군인들 많네."
"일단 모험가가 엄청 모이니까요."
"또 학살 같은 거 하진 않겠지?"
"뭐...그럴 땐 부장님이 막아 주시겠죠?"
"뭔 소리야...내가 군대를 어떻게 막아...."



어이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 여인.
유은과 엮임으로 인해 남친과 헤어지고인류를 위해 인생을 희생한 여인이지만, 역설적으로  덕분에 젊은 나이임에도 경정이라는 고위 계급을 달 수 있었고, 새로 창설된 특수치안부의 부장이 될 수 있었다.

물론 그녀는 딱히 기쁘지 않았다.



"전에 살인마를 처형했을 때처럼 훌륭하게 해주세요!"
"저희는 뒤에서 얌전히 구경할게요!"
"지랄하지 마."
확 하고 손을 들어 올리자, 여경들이 꺄아~! 하며 피하는 시늉을 했다.
은소령이 쯧 하고 혀를 차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어어. 무려 경정씩이나 되시는 분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닥쳐."
"헤에...모범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아."
"어쩌라고. 그딴 거 필요 없어. 어차피 필 놈은 피는데 무슨."
"아니 그게 아니고요...."



눈에 확 튀는 제복을 입은 상태로 그러고 있으니, 당연히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다행이라면,

"코스프렌가? 잘 어울리네. 사진찍어달라고 할까?"
"꺼져 혼모노새꺄. 사진은 무슨 사진이야."

주변 사람들이 진짜 경찰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는데도 그런다.
물론 얼굴을 제대로 본다면 공개처형을 했던 은소령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집중해서 쳐다볼 만큼 간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 성희롱으로 신고당하면 어쩌려고.


"그보다, 이런 병신 같은 행사는 대체  하는 거야. 건물 지을 거면 건물만 짓던가. 누가 그딴거에 관심 갖는다고."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주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투기장 같은  하니까 그렇지. 그런  원래는  다 잡아들여야 하는데 말야."
"그치만 경정님은 무리죠."
"네 무리죠~."
"이년들이 보자보자하니까...뒤질래?"
"으아아...색마의 여친이 뭔가 말했다."
"여친은 무슨...니들도 따먹혀 놓고 어디서 딴소리야."
"저희는  뭐냐 그냥 원나잇 투나잇  거고요, 부장님은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불려가잖아요. 우리랑은 다르죠~."
"그래 부럽다 이년들아."



거칠게 말을 내뱉고는, 피고 있던 담배꽁초를 여경에게 던졌다.
꽁 하고 머리에 부딪혔다가 떨어졌다.



"꺄악! 이거 폭력이에요! 완전 문제행동이라고요!"
"그래? 신고해."
"와...최악."
"서장님한테 일러바칠 거예요. 경정님이ㅡ."

"응? 저한테 뭘 이른다고요?"



마침 그때, 거짓말처럼 강남 경찰서장, 신도희가 등장했다.
그녀 역시 고위 경찰제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헛...!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장난스럽게 있던 여경들이 순식간에 바짝 긴장했다.


무려 총경의 등장이다.

"...왔어요?"



반면 은소령 경정은 시큰둥한 반응.


이미 이승(?)에서의 출세 따위는 포기한  오래이기에 총경이 와도 그닥 감흥이 없었다.


게다가 신도희 서장은 그녀의 희생을  알기 때문에 편하게 대해주기도 했고.




"응...정말...사람 많네."

"그딴  반값 세일 해버렸으니까요."

"더 엄청난 거 말해줄까?"

"...그게 뭔데요?"

"군인들 있잖아. 지금 여기에 있는 애들."
"네."

"얘들한테 먹일 건 따로 있어. 심지어 무료야."


"먹인다는 게...음식 얘긴 아니죠?"

"음식이면 내가 이런 식으로 말하겠니?"


"와. 씨발놈이네 진짜."

"마음 같아서는 싹다 잡아들이고 싶은데 어떡하냐. 대통령이 나서서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데."
"아니, 그 미친년은 가만히 있대요? 이번에 연대장 됐잖아요. 학살의 주범! 그런 접대를 받을 인간이 아닐텐데??? 여자잖아????"
"몰라.  소식 없는 걸로 봐선 그냥 묵인하는 거 같아."
"와...말도 안 돼."


"그리고...."



도희가 소령의 귓가에 입을 가져갔다.




"네가 말한 그 미친년이 그놈한테 먹혔다는 소문도 있어."

"???????"


진심 이게 무슨 개소린지 싶은 눈으로, 은소령이 신도희를 쳐다봤다.


그에 도희는 그저 고개만 끄덕.


"와...미ㅊ...."
"알만한 사람은  알아. 인터넷에 영상이 올라왔거든. 금방지워졌지만."
"...그럼 진짜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인 거예요?"

"그렇다고 봐야지. 어쩌면 군에서도 로비를 하는  수도 있고. 우리처럼."

"...."


은소령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지금 유은과 유의미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은 경찰이 유일하다.


하지만 만약 한사랑 중령이 유은과 관계를 가졌고, 그에 따라 군대와도 각별한 인연을 이어간다면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아무튼...그렇게만 알아둬. 이번 행사 잘 지켜보고. 아마 본인의 힘과 세력을 과시하려 할거야.  정도에 따라...전국의 모험가가 들끓을 수도 있어.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


"...알았어요. 귀찮네 진짜."
"좀만 고생해라. 후임들 양성 되면 그땐 뒤로 빼줄 테니까."

"경찰에서 빼주면 뭐해요. 그새끼가 안 놓으면 끝인데."


"...."


신도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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