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7화 〉16.사랑스런 사랑씨.
음...?
뭐지. 뜬금없네...
아니, 뜬금없는 건 아닌가. 일반 상식으로는 섹파가 아닌 이상에야 사귀는 사이에나 섹스를 할 테니까.
오히려 늦었다고도 할 수 있지.
흠...
그보다 의미심장한 질문인데...속마음볼 수 있나?
<한사랑>
호감도 : 73
상태 : 차가운 분노, 흥분.
속마음 : 그러고보니 이 사람은 여자가 많잖아...? 나도 다른 남자를 찾아야 하나?
어이어이어이어이;
다른 남자라니 안 되지!
호감도 73이나 되면서 다른 남자라니. 흐흠. 그건 안 될 말일세.
이거 어떡하지. 그러다고 시녀로 만들어 버리면 뭔가 재미 없는데. 뭔가 방법이 없을까.
일단 물음에 답해주자.
"사랑씨는 어떤데요?"
"저요?"
"네. 우리, 사귀는 거 같아요?"
"...."
그녀는 나를 올려다본 채,내 물건을 만지작거렸다. 고민하는 표정이 귀엽다.
"너무 진도가 빨라서...."
곧 얼굴을 붉히며 숙이는데, 아아. 맹렬하게 사랑스럽다.
하긴. 우리 진도가 빠르긴 했지. 그것도 엄청.
재회하자마자 그 날에 섹스로 돌입했으니까. 거의 클럽 원나잇 급이라고.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
나는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저랑 사귈래요? 누나."
"누,누나?"
"누나라면 제가 잘 대해줄 자신 있는데."
"그러고보니 유은씨...스무살...."
아. 뭔가 자괴감을 느끼고 있어.
내가 너무 어린가.
참고로 그녀의 나이는 27살. 소라누나와 동갑이며, 나와는 무려 7살 차이다. 그녀가 20살이 되어 술을 마시고 있었을 때, 나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는 거지.
크. 이렇게 보니까 나이차이 장난 아니네.
"흠...으음...유은씨는...여자가 많잖아요."
사랑씨가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내 물건은 놓지 않는 게 집념이 강하다고 해야할지, 그 만큼 빠졌다고해야할지...
그나저나 어떻게 해야할까.
뭐라고 답해야 하나...당연히 여자가 많지만 그렇다고 그걸 곧이곧대로 말하면 또 기분 상할 거 아냐? 호감도 맥스도 아닌데.
"최근에 시녀인가 하는 것도 뽑았고...."
"아...그렇죠."
"...뉴스에도 많이 보도되고 있고...여자 많은 걸로."
"유명하네요."
응. 역시 못 숨기겠지?
어쩔 수 없다. 정공으로 가자.
"맞아요. 저는 여자가 많아요. 사랑씨 말고도."
"...."
그녀의 이마가 미약하게 찌푸려졌다.
"하지만 그런 제가 정식으로 제안하는 거예요. 저와 사귀자고. 이런 적은 단언컨데 별로 없습니다."
"별로 없는 거군요. 있긴 한 거고."
"흠흠...."
"일단 알겠어요."
그녀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기습적으로 내 물건을 삼켰다.
정말 갑작스런 상황이라 전신이 쭈뼛 섰다.
"우앗..사랑씨..!"
오히려 솔직하게 말해서 점수를 딴 건가?
<한사랑>
호감도 : 71
상태 : 차가운 분노, 흥분, 갈등
속마음 : 역시...여자가 많아...어쩔까? 그렇다고 다른 남자를 만나자니 맘에 차는 인간이 없고....
음...거의 그대론데.
다행이라면 맘에 들어하는 남자가 없다는 것이지만, 그건 모르는 거지. 세상에 얼마나 잘난 인간들이 많은데.
안되겠다. 빠른 시일내에 공략해야겠어. 서현이랑 상담해보자.
일단 지금은 즐기고...
+++
"네? 어...그런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
"...주인님께는 인간으로서의 매력이 전혀 없거든요."
야. 너무 뼈 때리는 거 아니냐? 응?
나에게도 어느 정도는 있을 거야! 있을 거라고!!
"그냥 시녀로 만드시는 건 어때요? 간단하잖아요."
마치 아이가 상처받을까 걱정하는 엄마처럼 최대한 표정을 숨기며 제안하는 서현.
그러지 마. 더 상처받는다고.
"그건 너무 재미없잖아. 이름도 사랑인데 사랑해줘야지."
"...."
아. 저 개쓰레기를 보는 듯한 표정...너무 꼴...음음.
"그러지 말고 한 번 생각해봐."
"음...."
서현이 코난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성적 매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는...."
"성적 매력?"
"네. 여자도 성욕이 있으니까요."
"근데 그런 건 다른 남자한테도 얻을 수 있잖아. 뭔가 좀 불안하지 않나. 내가 조각미남인 것도 아니고."
"주인님 정도라면 괜찮을 거에요. 비교가 안 되거든요."
그런가?
그렇겠지?
"결국 오늘도 섹스는 하신 거잖아요?"
"응."
"그럼 고민하실 필요 없으세요. 아마 스쳐지나가는 생각일걸요?"
"그렇구나."
상당히 확신에 찬 대답...고맙다.
"그보다 주인님, 슬슬 건물을 짓는 게 어때요? 여러 재산을 현금화 해서 보유량을 늘렸습니다."
"얼마나 있는데?"
"5조가량 모았어요. 물론 급하게 만드느라 손해가 꽤 크긴 했습니다만...이게 더 중요해 보여서요."
"오. 잘했어."
그래. 까짓거 돈은 모으면 그만이고, 중요한 건 건물과 그 효과지.
우선은 황궁을 짓고...뭘 지어볼까, 무역센터? 이세계를 갈 수 있다잖아. 그럼 이세계로 넘어가서 여ㅈ..아니 무역품을 얻어오면 되겠지.
"좋아. 사랑씨는 나중에 생각하고, 건물 짓자."
"네."
일단 이런 건 상의하는 척이라도 해야겠지?
.
.
그런 의미에서 유나씨와 소라누나를 소집! 소냐씨는 아쉽지만 뭔가 바쁘시다.
우린 커다란 집무실에서 모였는데, 두 사람이 내 반대편 소파에서 뚱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앙리에타를 빈으로 세운 걸 가지고 아직도 좀 꽁해 있는 거 같은데, 역시 반지를 빨리 만들어달라고 해야겠어.
"그래서 뭘 지으려고?"
"일단 황궁이랑 무역센터를 지으려고요."
"이세계 가는 거에요?"
"네."
"여기도 꽤나 어수선한 상태인데...."
"물론 정리는 하고 가야죠."
아녜스라던가...유럽지부라던가...그런 것도 정리해야 하고, 경찰이랑 군대도 정리해야 하고...
아니 뭐 정리라는 게 꼭 쓸어버린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냐...일단 경찰은 내 편인걸.
"그리고 간다고 해도 처음 갔을 때는 맛만 보고 올 거에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으니까요."
"음...근데 굳이 무역센터를 지금 세울 필요가 있을까? 사실 우리 부족한 거 엄청 많잖아. 인원도 딸리고, 무기도 딱히 없고. 뭔가 정체된 거 같은 느낌인데. 던전도 잘 안 가고. 뭐, 나야 던전 같은 건 안 가도 그만이지만~."
모험가인데그러시면 안 되죠 누님.
"네. 그 사람이 필요해서 이세계를 여는 거예요."
"...응?"
"거기가 여기보다 발전된 사회가 아닌 이상에야 가난한 사람도 많을 거고, 고아도 많을 거고, 거지도 많을 거에요. 돈은 고사하고 먹을것과 잘 곳만 주면 하라는 대로 할 사람도 널려 있을 테고요."
"...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소라누나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유나씨도 인상을 찡긋 찌푸렸다.
"건물 중에는 직업을 부여할 수 있는 건물이 있거든요. 연무대라던가 사관학교라던가...거기서 직업을 부여받으면 제 개인 사병이 되는 거에요. 근데 현대인이 그런 걸 순순히 따를 리 없잖아요."
"너 바로 얼마전에 시녀 모집했잖아...;"
"설마 사람들을 납치해오려는 건 아니죠? 너무 쓰레기 아니에요?"
"워워 진정하세요. 전 나름 좋은 일을 하려는 거라고요? 제가 아무리 막 굴린다고 한 들, 그쪽의 악덕 영주나 귀족들보다 더하겠습니까?"
"거기가 그런 세계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있어요. 제가 그런 세계를 선택할 테니까."
"...."
무역센터의 상세한 설명.
나는 그것을 인쇄해 보여주었다.
4.무역센터
이세계와 무역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무역센터의 레벨이 높을 수록 더 많은 이세계와 교역할 수 있습니다.
<건물 효과>
이세계의 문명과 무역하여 '금화'를 벌어들인다. 금화는 이세계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며, 금화 1닢 = 10만 달러 = 약 1억 2천만 원 에 해당한다.
10,000쿠퍼(12,000원) = 1은화
10,000실버(1억 2천만 원) = 1골드.
1레벨 : 이세계 게이트 1개 개방(자유검색)
5레벨 : 이세계 게이트 1개 추가 개방(랜덤)
10레벨 : 이세계 게이트 1개 추가 개방(랜덤)
15레벨 : 이세계 게이트 2개 추가 개방(랜덤)
20레벨 : 이세계 게이트 2개 추가 개방(랜덤)
이상 5레벨마다 3개씩 추가 개방(랜덤)
"봤죠? 저는 그런 세계를 선택할 거에요."
"...."
"그러니까 문제 없습니다. 어쨌든 그 사람들에겐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보다 풍족한 삶이 될 테니까요. 절 구원자로 여길지도 몰라요."
"할 말은 없는데 뭔가 때리고 싶다."
"저 마조 아닙니다 누님."
"그래 뭐...네가 짓고 싶다는데...우리가 뭘 어쩌겠어. 근데 그것만 짓고 끝낼 거야?"
"일단은요. 황궁이랑 무역센터 짓고, 공방 ㅡ> 마도과학연수소 ㅡ> 연무대 ㅡ> 사관학교 정도생각하고 있어요."
"...돈 엄청 들겠다."
"네...."
서현에게 듣길, 현금 5조를 만든 시점에서 그룹의 자본이 거의 동났다고...여기서 더 빼오면 문제가 생긴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