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54)화 (153/517)



〈 154화 〉16.사랑스런 사랑씨.

"예. 오늘부터 일주일 간 휴가입니다."

굳이 그렇게 자세히 답해줄 필요는 없는데 말야. 의외로 착한 사람인가?


"오호라. 그럼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오늘 하루 함께하는 게 어떻습니까?"
"무,무슨 소릴! 대체 중령님께 무슨 몹쓸짓을 하려고!"

발광하는 남군.
이녀석 이렇게 과민반응 하는  보니 어지간히도 빠졌나보네.

이럴  말야...강제로 하는 건 별로 재미 없어.
한사랑 스스로가 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저 재수없는 남군이 자괴감과 절망을 느끼거든. 크크. 그게 바로 ntl의 참맛 아니겠냐.

"아니...이 도시를 지배하는 주인과, 능력과는 별개로 이 도시의 치안유지와 유사시 무력진압을 위해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의 대장님쯤 되면 마땅히 만나 얘기를 나눠 봐야죠. 안 그렇습니까? 무슨 계급인지는 모르겠지만 짬찌는 빠져줬으면 좋겠네요."
"짜,짬찌이?? 군대도  갔다온 녀석이!"

물론 그렇지. 하지만 말야,

"놘...원래 안 가. 노랑은..돨리."
"...뭐?"
"내가 왜...군대룰 안 가는 쥐...아라? 난 그때...구닌 대신 모험가가 돼써."
"설마 그거 미스 선샤인 성대모사에요?"

비서씨가 경악하며 물러난다.
흠.  비슷한가.


"이자식! 사람을 놀리고ㅡ!"
"그만. 귀관은 이만 복귀하는 게 좋겠다."
"중령님!"
"커퓌 한  할까? 거줠-하지 말고."
"...그 말투를 치우면 생각해 보죠."


쩝. 아쉽네. 재밌었는데.

"좀 애매한 시간인데 어떻게, 식사도 함께 할까요?"
"누가 너같은 놈과ㅡ."
"임학봉 대위, 난 벌써 두  말했다. 내가 여자라고 무시하는 건가?"
"...아,아닙니다! 복귀하겠습니다!"

이름이 학봉이야? 신기한 이름이네.'

"저는  저 사람도 함께 가도 괜찮습니다만?"

오히려같이 있는 편이 좋은데.


"군인입니다. 복무에 충실해야죠."
"흠. 고지식하시네요."
"상식입니다."

이거 의외로 비서씨랑 잘 맞는거 아냐?

"어디로 모실까요?"
"그 전에 집 좀 들리겠습니다. 아무래도 말랑이를 데려갈 없으니."
"아."

그러네. 어딜 가든 개를 데리고 갈 없잖아.

"한 마리만 키우십니까? 그거 별로 안 좋다는데요."
"두 마립니다. 물랑이랑 말랑이. 물랑이는 병원에 있어요."
"아하."

다행히 집은 이 근처란다.
데려다줬다가 다시 태우고 가면 되겠네.
 먹지? 커피 먼저 마시고 밥 먹는게 좋으려나?

"태워다 드리죠. 중령님."





+++





"크...그자식...대체 무슨 생각이지?"

한사랑 중령의 호통에 복귀를 위해 걸어왔던 임학봉 대위.
하지만 머지않아 발걸음이 멈췄다.

도저히 한사랑을 그런 희대의 쓰레기와 같이 둘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변태로 유명했는데, 최근에는 무려 시녀를 뽑는다고 해서 화제가 되지 않았는가.

"절대...그냥  수 없어!"


질 나쁜인간이 힘까지 갖고 있다. 한사랑이 고위 장교가 되었다지만 그래봤자 그녀를 보조하는 군인과 병기가 없으면 그냥 무술 좀 할  아는 여자다. 만약 그가 은밀한 곳으로 유도해서 나쁜 마음을 먹으면 한사랑은 그대로 끝.


"크아아아!"

결국 그는 심각한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따라가야 해...따라간다!!"

그는 다시 유은과 한사랑이 있을만한 곳으로 달려갔다.
천운이 따라, 아직 그들은 출발하기 직전.
유은의 스포츠카에 한사랑이 오르고 있었다.

뿌득.

"저딴 쓰레기가 왜 돈이 많은 거야!!"


그는 황급히 택시를 잡았다.

"저기 저 차. 람보르기니 따라가 주세요."
"예?"


기사 아저씨가 고개를 돌려 아래위로 임학봉을 훑었다.

"아니...돈 있어?"
"아. 돈은 많으니까 얼른! 놓치겠어요!"
"거 참...."

기사는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유은의 차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기다리십시오! 중령님!'

+++



아무래도 식사를 먼저 하는  좋을 거 같아 고기집으로 아흑이를 몰고갔다.

"스테이크 좋아하십니까? 인천에 맛있는 곳이 있는데."
"좋아해요. 근데 너무 비싼 곳은 부담됩니다만.돈 없는 군인이라."
"에이.  정도는 제가 사죠. 중령님은 커피라도 사주시던가 하면 됩니다."
"그래선 수지가 너무 안 맞지 않습니까."
"그럼 또 뭐 내주시던가요."

모텔비라던가.

대충 결정이나자, 조수석의 비서씨가 전화를 걸어 미리 예약했다.


"그나저나 아까  녀석과는 사귀고 있는 겁니까?"
"...? 질문이 이해가 안 되는군요."
"그러니까...아까 그 남자 군인과 사귀는 관계에 있냐...뭐 그런 질문입니다."
"질문 자체는 이해했습니다.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 지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그야...."


뭐야. 설마 눈치 못 챈 거야? 전혀 모르는 건가? 진짜 그렇게 대놓고 좋아하는데?

"임학봉 대위는 유능한 군인입니다. 사명에 걸맞게 본인의 모든 걸 걸고 나라에 충성하고 있죠.  같은 나이에 여자친구 하나 두지 않다니  만큼 신념이 강한 군인인 것입니다."

아니...그 인간은 너님을 좋아하는 거예요. 이 둔탱이야.

"그...렇군요. 꽤나 사이 좋아보였는데 말입니다."
"제가 소령일 때부터 부관을 겸하던 자입니다."
"부관? 소령한테도 부관이 붙습니까?"

그거 장성한테만 붙는 거 아니었나...

"특례로 던전 치안부대 대대장 이상에게는 부관이 붙습니다."
"아하...."


경찰에서는 던전시티에 있는 동네가 거의 좌천에 가까운 곳인데, 군대는 또 다르네...한 끗발 날린다는 거잖아.


"남녀가 그렇게 붙어 있으면 그렇고 그런 감정이 있을 법도 한데, 사실은 중령님이 그를 좋아하는 거 아닙니까? 후후."
"...."


한사랑씨가 스윽 하고 나를 돌아봤다.


아아. 저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표정. 마치 '개소리 그만 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흠흠. 아니군요. 정말 확실한 표정이었어요."
"그는 그저 전우입니다."
"그렇군요."

이거 참 불쌍해서 어쩌냐. 쿡쿡.

"그런 것 보다, 이왕 이렇게 만났으니 좀 더 실무적인 얘길 하고 싶습니다만."
"실무! 좋죠. 하지만 일단은 식사를 하고 난 후에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일이니까요."




+++




"씨발...!"


유은과 한사랑이 들어간 곳.
그곳은 입구에서부터 고급의 티가 나는 레스토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군인이 함부로 들어갈 만한 곳이 아니었다.


"어,어쩌지...."

가뜩이나 저금해둔 돈도 적은데 이런 곳에 돈을낭비해도 되는 건가???
게다가 방금 택시비로 4만원 넘게 냈는데??

그는 그렇게 갈등했지만, 그것도 잠시, 곧 군인의 당당한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종업원이 밝은 미소로 그를 맞이한다.

"음...으음...."


웨이터가 입고있는 옷 마저 비싸 보인다.
절로 위축되는 그.

"몇 분인신가요 손님?"


젊은 여자가 싱긋 웃으며 다가왔다.
아아. 예쁜 사람이다.


"하,한 명...입니다."
"아아...한 분...이요? 실례지만 군인이신가요?"
"네."
"으음.."

그녀가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무전을 하는데, 그리 좋지 않은 표정이었다.


'뭐야...무시하기나 하고...!'


기분이 나빠진 그.
군인이  어때서!

"저...손님...죄송하지만 손님께선 당점을 이용하시기엔 조금 부담되실 것 같습니다."
"예??"

아니 비싸면  얼마나 비싸다고 이런...!

"그 분은 제가 내드리죠."

분노를 태우고 있을 때,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헉...!"
"...."

유은과 한사랑 중령이다.
유은은 특유의 능글맞은 표정으로 웃고 있고, 한사랑 중령은 정말 싸늘한 표정으로 임학봉 대위를 쳐다봤다.


"불복종에 탈영이라...대위의 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지는데."
"아,아니 이건...."
"뭐 상관 없지 않습니까. 하하. 최고 상관이 여기 계신데. 중령님만 묵인하시면 되는 거잖아요? 오늘 같은 날은 그냥 같이 놀자고요."
"...."

두고보자는 식으로 노려보는데 정말 식은땀이 날 지경이다.


'난 죽었다....'



+++

"가격이...안 써져 있...는데...요?"

반말인지 존댓말인지 애매하게 눈치보는 대위.
메뉴판을 들고 있는 손은 덜덜 떨고 있다.


흐흐. 이건 또 이것대로 재밌네. 저 돈에 압도된 표정이라 후후후.

"원래 비싼데는 가격표 없어요."
"훗. 그런  신경 안 써도 되니까, 대충 시켜요. 뭣하면 다 시켜도 되고. 싸가던가."


살짝 무시하는 발언에, 그가 나를 노려봤다.
노려보면 어쩔 건데?

"이거...잘못하면 걸리는 거 아닙니까? 중령님."
"글쎄...귀관이 신경쓸 바는 아닌 것 같군. 어차피 죽을 테니."
"히,히익?"

워우. 한사랑씨가 그런 말을 하면 절대 농담으로 안 들리는데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한 건지...."


맘에 안 드는 얼굴로 본인의 옆자리에 앉은 대위를 노려보는 한사랑씨.
진짜 화난 모양이다.


근데 저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사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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