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16.사랑스런 사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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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앙리에타를 빈으로 만든 나는 아흑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옆에는 나의 새로운 비서가 된 여자가 고운 손으로 안전벨트를 막 매려 하고 있다.
누구냐고?
알 거야.
전에 한국 지부장 불렀을 때 비서하고 있던 안경누나.
지금은 그 안경을 내 옆에서 끼고 있지.
뭐, 나는 딱히 정형화된 스케쥴이라는 게 없어서 편하지 않을까? 돈도 많이 받고.
"어디 가시는 거에요?"
"음...글쎄요."
"...."
어이없다는 눈으로 날 쳐다본다.
[이해해요. 원래 주인님이 이래요. 좀 바보같죠?]
"닥쳐 신음소리."
[신음소리 아니거든요! 아흑이거든요!]
"응. 신음소리 맞아."
[와. 진짜 개노답.]
"그런 단어는 어디서 배웠니?"
[인터넷이요.]
"인터넷 많이 하면 안 좋아.월베라던가 매갈이라던가 뚱마드라던가 하면 안 된다. 알겠지?"
[주인님이 더 질 나쁜 인간인 건 자각하고 계세요?]
"난 그래도 이 나라의 경제라도 굴리고 있단다."
그 무생산성인 녀석들과는 다르지. 암.
게다가 앞으로는 나 없으면 지구가 멸망할지도 몰라. 도쿄 방어전만 해도 나 아니었으면 몇 만명이 죽었을 걸? 인류의 영웅이라불러줬으면 좋겠는데.
[영웅이 다 죽었나보네요. 주인님 같은사람이 영웅을 자처하다니.]
"아! 자금 투자해서 영화로 만들어 볼까? 아예 마벨 시네마처럼 시리즈물로 만드는 거야. 세계관하나를 창조하는 거지."
[아니요.]
너무 즉답 아니냐.
"...딱히 정해진 곳이 없다면...뭘 하려는지라도 말해주세요."
아흑이와 수다떨고 있는 내게, 안경누나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손에는 은하수 노트 나인을 들고 있는데, s펜이라는 녀석으로 뭔가를 쓰려 한다.
저기에 내 스케쥴이 관리되는 건가.
"원래는 반지를 좀 사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반지 같은 건 은주한테 얘기해서 아예 장비 형식으로 만드는 게 좋겠더라고요."
"반지?"
"네."
"무슨 반지요?"
"음...청혼반지라고 해야 하나."
"...????"
뭔가 엄청나게 놀란다.
"당신 같은 사람이 결혼이라고요?"
"뭘 그렇게 놀라는 거죠??"
"아니...당신 주위에 있는 여자는 다 노예 아니에요?"
"그런 인생이면 너무 슬프잖아요. 주변이 다 노예라니. 친구도 있고 여친도 있고 아내도 있고 애인도 있고 해야죠."
"...그래서 친구는?"
"어...음...그러네. 친구가 없네."
근데 솔직히 친구는 없어도 돼.
응. 난 여자한테 둘러싸여 살 거니까.
여자사람친구는 어떠냐고?
나한테 그게 가능하다고 보냐?
"일단 밖으로 나가죠."
"...자유시간 정도로 써 둘게요."
"그러세요. 근데 굳이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는 없는데."
"돈을 받으면서 어떻게 그래요."
"오오. 꽤나 튼실한 마인드를 갖고 계시네요."
"상식인데요. 당연한."
뭐야. 넘나 고지식하잖아. 뭐, 본인한테 적용하는 거니까 상관 없지만. 오히려 이런 면이 안경과 함께 매력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참고로 누나는 내 시녀가 아니다. 돈으로 고용된 비서다.
왜 굳이 이렇게 해놨냐고?
그냥...느낌이랄까.
순수하게 돈으로 사람을 부려보고 싶었어.
그 날, 나는 누나에게 돈을 마구 꽂아주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사버렸지.
중년의 한국 지부장을 돌려보내고 누나를 눕혀서 따먹었는데, 색다른 경로로 얻어서 그런지 아주 다른 느낌이 들더라.
시녀와는 다른 느낌이야.
절대복종에 가까운 시녀를 상대할 때는'왕'이 된 느낌이었다면,
이렇게 돈으로 여자를 사서 따먹었을 때는(그것도 화류계 여인이 아니라 일반인을) 뭔가 갑질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나도 뭔 개소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돈에는 돈의 맛이 있단 말씀이야. 대충 그렇게 알아 들어.
"그럼 누나, 우리 돈 값 좀 할까요?"
"...."
.
.
"하응! 아앙!"
근처 공원에 아흑이를 세우고, 사람이 별로 없는 구석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안경누나를 벤치에 눕히고 삽입!
상식에 민감한 비서씨가 살짝 거부했지만, 곧 돈다발을 떠올리고는 다리를 벌렸다.
처음 얻었을 때도 엄청 갈등했었지. 창녀도 아니었고, 관련 업계에 있던 사람도 아니니까.
하지만 섹스 포함해서내 비서가 되면 지금 받는 월급의 10배씩 주겠다고 하니까 결국 다리를 벌렸다.
찔꺽 찔꺽!
"아흑! 아학!"
비서씨는 내 밑에서 헐떡이며 엉덩이를 살짝씩 움직였다.
처음 섹스했을 땐 가식적인 신음이 섞여 있었지만, 지금은 순전히 쾌락에 의한 신음이다.
뭐, 내 정력과 기술이 워낙 좋아야지.
"누나는 이렇게 헐떡일 때가 제일 예쁘네요."
하얗게 김이 낀안경.
그리고 그 속 눈동자를 바라보며 대놓고 성희롱.
하지만 내게 고용된 비서누나는 별 말 하지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역시 돈이란위대해. 시녀가 아닌데도 무슨 짓이든 받아들인다니까.
"아움."
정장 상의를 살짝 벗겨포동한 젖가슴을 드러내고는 분홍색 꼭지를 물었다.
"흐응..!"
혀로 느껴지는 건 살맛이지만, 보지를 제외하면 그 어느곳 보다 맛있다.
"자. 가볍게 한 발 쌀게요."
갑작스런 충동에 의한 공원섹스.
그녀를 깔아뭉갠 허리를 거칠게 움직이다 자궁 속으로 백탁액을 부어줬다.
"후우...좀 불편하긴 하지만 괜찮네요. 여기서 하는 것도."
"...아픈데...."
본인도 즐겼으면서 그리 푸념하고는 보지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을 물티슈와 휴지로 닦아냈다.
"그보다 여긴...cctv라던가 있지 않을까요?"
생긴 쓰레기를 휴지통에던져 놓고, 이제와서 그런 걱정을 한다.
"걱정 마요. 큰일 안 나요."
"큰일이에요...영상이라도 찍혔으면...아아...."
"에이. 걱정 말라니까."
어차피 평생 내 여자로만 살게 될 텐데 뭘. 크크.
시녀가 안 돼도 마찬가지지.내 돈을 받고 다리 벌리는 이상 나 말고 다른 남자와는 접할 수 없다!
팡!
나는 비서씨의 엉덩이를 살짝 때려줬다.
"으...."
입을 쭉 내미는 그녀지만 딱히 불만을 표하진 않는다.
우하하!
그래 이거지.
시녀들은 처음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충성도가 만땅이 돼서 무조건 내 말에 따른단 말야. 불만을 가지지도 않을 뿐더러 있어도 내색을 안 해. 그게 좋을 때가 있지만 심심할 때도 있다고. 더치와이프 같잖아. 뭔가.
그래서 내가 아녜스와싸가지(앙리에타)를 맘에 들어하는 거야.
돈을 쓰면 적어도 비서씨처럼 불만스런 표정은 나온단말씀.
여자의 불만어린 표정을 보는 게 또 한 꼴림하지.
"오오. 누나 그 표정 좋은데요?"
몇 번 더 때려 주었다.
대놓고 한숨을 쉰다.
"...할 일 있는 거 아니었어요?"
"움...그랬죠. 슬슬 갈까요? 기분도 좋아졌는데 차나 바꿔야겠다."
그래봤자 아흑이가 스캔할 뿐이지만.
"응?"
그렇게 공원을 나가기 위해 걷던 도중,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을 만났다.
"...한사랑 소령?"
악연...이랄것 까진 없고, 내 앞에서 참으로 당당했던 여자다.
아니, 좀 싸이코스럽다고나 할까. 이미 국민적으로 얼굴이 알려졌을 만큼 화제성도 짙다.
무려 백수십이 넘는 사람을 학살했으니까.
그러면서도 중령으로 진급했다니?
와...대한민국 국군 지린다. 상황판단 빠른 거 보소.
"...당신은 유은 경무관이군요."
휴가인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대충 입은 티셔츠에 츄리닝 바지.
근데 전혀 후줄근하지 않다.
오히려 큰 가슴과 잘 빠진 몸매 때문에 티셔츠는 색기를 마구 뿜어댔고,
츄리닝은 그녀의 길쭉한 각선미를 너무나잘 살려냈다.
진짜 얼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뭘 입어도 되는구나.
그런 그녀가 손에 쥐고 있는 건 개 목걸이. 시추가 혀를 헐떡이며 내 앞을 막았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마구 짖어댄다.
꾸욱.
"말랑아. 그러면 안 돼. 짖지 마."
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다정한 목소리로 시추를 달랜다. 그러자 놀랍게도 개가 진정하며 그녀의 다리 옆으로물러나 앉았다.
"흐음...꽤 다정하게다루시네요."
"이래보여도 생물은 좋아하는 편입니다."
"...거짓말."
생물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그렇게 아무 망설임 없이 총을 갈겨대냐...어떻게 보면 내 트라우마중 하나라고. 총 소리가 그렇게 큰 지 몰랐어.
"그러고보니 이웃이 됐는데 인사 한 번 못드렸네요. 이번에 정식으로 강남에 근무하게 된 한사랑중령입니다."
그녀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려는 거 같은데...그렇게 친밀한 관계였나 우리가?
뭐...
여자 손을 만져서 나쁠 건 없잖아? 미녀기도 하고. 얼른 만지자.
"반가워요. 이것도 인연인데, 나중에 놀러오시면 거하게 대접해 드리죠. 무슨 음식 좋아하십니까? 한식? 일식? 양식?"
"공인이라 그런 대접은 사양하겠습니다. 다만 놀러갈일이 있다면 그러도록 하죠."
놀러오기만 해봐라. 전에 도쿄에서 먹었던 여군처럼 아주 질펀하게 눌러줄 테니.
"중령님!!!"
악수하던 손을 막 떼려던 그때, 화장실 쪽에서 웬 군복입은 남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
그리고는나와 한사랑의 사이에 쑥 끼어드는 게 아닌가?
"이,이자는...!"
나한테 적의를 보인다.
내가 뭘 했다고 그래?
"유은이 아닙니까!!!"
"응. 맞다."
"그,그런자를 왜...!"
"우연히 만난거다. 그보다 이제 난 들어갈 테니 너도 일 보도록. 아무리 한가한 치안부대라지만 군인이 이렇게 돌아다니면 근무태만이다."
"중령님은 휴가이신 모양이네요."
남자 군인을 넘어 대화를 걸었다.
그러자 남자가 찌릿하고 눈총을 보내온다.
오호라...
감이 왔어...
내가 또 이런 쪽으로는 탁월하지.
이놈...한사랑을 짝사랑 하는 거야.
크크크.
아.이런.
자꾸 웃음이 나오네.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