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35)화 (134/517)



〈 135화 〉14. 일본의 불안.



"...네?"
혹시 내가 잘못 들었나?
뭔가 엄청난 걸 폭파시켜달라고 들었는데.

"제대로 들으셨지 않습니까."

능청스럽게 말하며 커피를 입에 가져가는 그.

와.
난 요즘 왜 이렇게 미친 사람을 많이 만나는 걸까.
다른 것도 아니고 핵을 폭파시켜달라니...그런 짓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죽겠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게 될 겁니다. 그 안에 한민족이 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정확히 뭘 원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의도도 모르겠고요."


소냐씨도 황당했는지 고개를 좌우로저으며그리 말한다.

상식적으로 아무리 거대한 걸 얻는다 해도 핵을 터뜨려 달라는 요구를 할 리가 없잖아. 사이코가 아닌 이상에야...나도 그 정도는 아니라고.

게다가 그런 짓을 했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바로 폭망이다. 어쩌면 세계대전이일어날 지도 몰라.  앞에 있는 대통령 양반이 전범으로 몰리는  당연하고.
아 그리고 나 역시.

"의도는 간단합니다. 그거 한 번이면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거든요."
"피해도 여러 가지 얻을 것 같습니다만."
"그렇겠죠. 하지만 제 입장에선 이만한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역시 사이코다.

근데 이렇게 거대한 짓을 부탁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도 내놓겠지? 혹시 미녀들을 내가 있는 곳에 몰아준다거나?
그런 거라면 대환영입니다만.



톡.

"이거 참...."

소냐씨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음. 기분이 안 좋아보여. 화나신 거 같은데.

"무슨 그림을 그리고 계신 건지 모르겠지만...유은씨 옆에 제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오. 그런가요?"
"제가 헛소리 하나는  파악하거든요."
"하하.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유감입니다."


옷. 소냐씨 뭔가 화난 거 같아.

"왜 헛소리라 생각하시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다른  다 떠나서 유은씨가 위험해지거나 이용당하는 거라면 헛소리라 할 만하죠."
"제가 위험해집니까?"
"2차대전 때 사용됐던 것만 해도 충분히 위험해요. 설마 원거리에서 폭파시켜달라는 건 아니겠죠?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굳이 유은씨한테 부탁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후후. 맞습니다. 그건 모험가의 영역이 아니라 과학과 첩보의 영역이니까요. 우린 그렇게까지  능력이 없고요. 만약 유씨가 수락하신다면...그리고 핵을 폭파시킨다면,  자리에서 핵을 얻어맞게 되실 겁니다."
"...뭐?"

허허허.
이런 어처구니 없는 걸 부탁이라고...
이게 말이 돼?

"하지만 한 가지 잘못 짚으신 게 있군요."
"...그게 뭐죠?"
"다른 방법이 있었다 해도, 지금의 저라면 유씨에게 의뢰할  같습니다만."
"......당신 정말 맘에 안 드네요. 그런 불순한 의도로 접근해 놓고, 이득을 가져갈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하. 알고 계시면서 왜 모른다는 듯이 묻고 계십니까. 애초부터 저는 그걸위해 이곳에 온겁니다. 지금은 단지...."


소냐씨를 바라보던 그가 잠시 내쪽으로 시선을돌렸다.


"제가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말도  되는 괴물이라는  알게 되었을 뿐이죠. 목적에 변함은 없습니다."
"그럼 거절할 거라는 것도 알고 계시겠네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런 식으로 놀아나는 것 자체가 불쾌하죠."
"놀아나는 게 아닙니다. 왜냐면  여기서 다 밝힐 거니까요. 상세하게. 그걸 듣고, 유씨가 결정하는 거죠."
"...."

저기...
무슨얘기 나누고 계신지 정도는 알려주세요. 못 따라가겠거든요...하다못해 주어라도 말해줘.

"말이 의뢰지...사실상 당신을 시험하는 거에요."
"시험이요?"
"네."
"시험이라고까지  건 없습니다. 부수적인 정보 획득...정도로 하죠."
"아. 근데 다 떠나서, 왜 제가 그걸 해야 합니까? 소냐씨가 걱정하실 정도면 안 하는게 낫다고 보이는데요."
"아 그건."

그가 잠시 뜸을 들였다.

"당신이 국가급의 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슨...?"

대통령 옆에 있던비서가 가방에서 몇 가지 파일을 꺼내 내밀었다.


"일단 그건 제가 생각중인 '길드 자치 도시'의 초안입니다."

나는 바로 소냐씨에게 넘겼다.
읽어봤자 뭔 소린지 모를 게 뻔하니까.

"그리고 듣자하니 건물을 짓는데 엄청난 자원과 자본이 들어간다죠? 설마 그런 스킬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메세지가 유씨에게만 들리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주변에 사람은 얼마든지 있죠."
"어머. 하나 얻었네요."
"네?"

소냐씨가 내게 속삭였다.


"당신 길드에 스파이가 있다는 거에요. 나름 선물이네요."
"...."

아니...
스파이가 있...을  있나?
그야 시녀가 아니라면가능하긴 하지만...대체 언제?

"그걸 제가 지원해 드리도록 하죠."
"...조단위인데요?"
"상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렇게돈이 많았어요?"
"핵무기에 책정된 재정을  생각이겠죠."
"하하. 바로 맞췄습니다."
"그 돈은 핵을 만들어야죠??"
"핵은 이미 있을 거에요 유은씨."
"예?"


혼란스러워하는 내게 소냐씨가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어떤 경로로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핵보유 승인을 받기 이전부터 핵은 갖고 있었고, 이번에 정식으로 핵보유 승인을 받아 '공식적인 재원'을 마련한 거죠."
"생각보다 많은  알고 계시는 군요. 변호사라 하기에는 세력이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마요. 저도 방금 알았는걸요."
"그게 무슨 소리죠?"

"제가 알기로 조단위로 쓸 만한 재원은 군데 없거든요. 추경도 생각해 봤지만, 그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잖아요. 은밀하게 돈을쓰려면 국가기밀과 밀접한 예산을 건드리는 게 좋겠죠. 그리고 아마도...핵무기 관련 예산은 '핵'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아니라 '비대칭 전력'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져 있을 거예요. 그 말은 혹시 걸리더라도 얼버무릴 수 있다는 거고요."

"그런 거에요?"
"그럼요. 유은씨도 비대칭 전력인걸요. 오히려 핵보다 강할지도 모르죠."
"맞습니다. 유씨도 충분히...비대칭 전력이죠. 우리측의 전력이 된다면 말입니다."
"아무튼 유은씨에게 조단위의 지원을 해줄 정도라면 이미 핵은 갖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죠. 핵도 개발하는 한 편 그만한 지원을 동시에 하기에는 아직 힘들테니까요."

대통령은 따로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지으며 살짝 끄덕였다.

"와.양아치네."

이미 있었다니.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거래를 할 지 안 할지, 의뢰를 받을 지  받을 지가 중요한 거죠."
"흠. 조단위의 지원이라니 일단 들어나 보죠. 그놈의 부수적인 정보가뭡니까?  일을 통해 대통령님이 얻는 구체적인 이득이 뭐에요?"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커피를 끝까지 쭉 들이키고는 본격적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첫째, 일본인의 핵에 대한 열망을 영구적으로 상실시키고, 오히려 원자력에 대한 혐오까지 이끌어 낼  있습니다. 나아가 비슷한 종류의 비대칭전력에 대해서도 아주 장기적인 적대적 여론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일본은 더 이상 재건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받고 멸망하게  겁니다. 물론 이건 우리에게도 손해입니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민족에게는 큰 이득이 되겠죠.
셋째, 일본이무너졌기 때문에 대중국포위망이 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한민국의 힘이 필요합니다. 미국에게 한국의 중요성, 한반도의 중요성이 더욱높아진 거죠. 물론 이건 중국과 러시아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넷째, 만약 던전이 있는 곳에서 핵이 터진다면, 던전이 핵폭발도 견딜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건 향후 인류의 방향을 바꿀 실험이 될 겁니다.
다섯째, 넷째와 비슷한 내용입니다만, 유씨처럼 초월적인 스탯을 지닌 모험가가 핵을 방어할 수 있을지   있습니다. 이것 역시 역사적인 실험이 되겠죠.
여섯째,던전 전리품을 이용한 방사능 처리 기술  대물리방어장갑과 관련된 국방기술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섯까지가 가장  덩어리라 볼  있겠죠."
"...마,많네."

술술 얘기한 걸 보니 제대로 계획을 짜고 온 거 같은데...? 여기서 날 보고 생각을 바꾼 거라며?


"그렇게 엄청난 걸 얻어가는데 고작 조단위의 지원 가지고는 택도 없지 않나요? 유은씨는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길드 자치 도시를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이건 저에게...아니 인류에게도 모험입니다."
"방사능이 사방으로 퍼질 수 있으니까요?"
"아니요. 던전과 당신이 핵으로도 어쩔  없는 괴물 중의 괴물이라는  밝혀지면, 그때부턴 신의 탄생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의 비서가 다른 파일을 하나 내밀었다.
따로 지시도 없는데 잘도 척척 내미네.


"어디까지나 의뢰입니다. 이게 버겁다면 그냥 원래대로 도쿄를 지배해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제가알아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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