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화 〉13. 귀두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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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이 던전을 돌고 있을 무렵, 한국은 한창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너무나 거대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진 것이 그 이유.
일단 첫 번째로, 한사랑 소령의 '한남동 대학살'사건의 여파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고,
이어 도쿄의 B급 던전 출현, 유은이라는 초강자의 출현, 경찰 특무대의 공개처형 등, 하나 하나가 한반도를 발칵 뒤집을 정도의 것들인지라 인터넷의 현 상황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최근의 일인 '한남동 공개처형'이 가장 뜨거운 감자였는데, 사실상 사형 폐지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미디어에 완벽히 노출된 공개처형이 벌어졌으니 발칵 뒤집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덕분에 이 일의 장본인인 은소령 경감은 언론과 미디어의 타겟.
분단위로 전화에 불이 들어오고 가는 곳 마다 카메라가 들이밀어졌다.
"아 씨발."
워낙 시달려서일까, 그녀의 입에서 욕이 나왔다.
"바르고 고운 말을 씁시다!"
"시끄러 임마."
곁에 있던 여경에게 꿀밤을 먹인 그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고작(?) 처형 한 번 한 거 가지고 이 난리라니. 아직도 사람들은 시대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감을 못잡고 있다.
"그따위 흉악범 한 명 잡은 거 가지고 되게 난리치네.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해?"
"반장님이 정상이 아니신 건 확실하죠."
"어쭈?"
"그러게 그냥 제압만 했으면 좋았잖아요....아아...오늘 과연 무슨 말을 얻어 맞을까요. 짤리는 거 아니에요? 파면이라던가."
"파면은 무슨...."
그렇게 말은 했지만, 은소령 경감도 적잖이 긴장했다.
그녀가 바보도 아니고, 그냥 사형도 아닌 공개처형이 얼마나 큰 이슈가 될 일인지 정도는 알고 있고, 언론의 서로 상반된 반응도 알고 있다.
"그래도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반장님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구요."
"낙심이라니? 누가 낙심했다는거야?"
"지금 딱 표정만 봐도 낙심하셨는데요."
"아니, 반장님은 지금 낙심하신 게 아냐. 떨고 있는 거지."
"아니라고 이년들아. 난 멀쩡하거든?"
필사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티격대는 그녀.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광경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도 펼쳐지고 있었다.
이쪽은 '한남동 대학살'의 주인공인 한사랑 소령.
은소령 경감이 저지른 일도 굉장히 큰 사건이지만, 사실 한사랑 소령이 일으킨 일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 할 수 있다.
무려 141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그 중에는 민간인도 포함되어 있는 역사에 기록될 학살극.
물론, 그 대상이 심각한범죄를 저지르고 있던 길드(매운갈비집)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피해가 생겼고, 그 와중에 민간인들(시위 참가자)에게도 피해가 생겼으니,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 관계로 그녀 역시 상부에 불려가고 있었는데, 은소령 경감과는 달리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군인이랄까.
오히려 그녀 곁에 있는 사람들이 더 호들갑을 떨곤 했다.
"소령님, 괜찮으십니까?"
"뭐가?"
"이 정도로 언론이 주목하는 사건입니다. 최악의 경우 계급 한 두개 강등되는 걸로는 안 끝날 지도 모릅니다!"
"왜 최악의 상황만 생각하는 거지?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텐데."
"그게 과연...."
물론 반대로 표창을 받거나 할 수도 있다. 특례조항에 의거하면 분명히 알맞는 행동을 했고, 특히 그녀의 경우 아버지가 육군 대장인 만큼 오히려 상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민간인까지 휘말린 사건의 장본인인데 표창이라느니 하는 좋은 걸 받을 가능성은 한없이 낮지 않을까.
"아니라도 상관 없어. 난 군인의 본분을 다했을 뿐이니까."
"...."
참으로 단호한 태도.
놀라운 걸 넘어 존경스러울 정도다.
'나였으면 완전 떨고 있을 텐데....'
남자 부관이 흘끔 그녀를 엿봤다.
차안 소파에 등을 기대고 여유롭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
단정한 군복 차림이 이렇게 어울리는 여인이 또 있을까.
졸렸는지, 어느덧 꾸벅 고개를 끄덕이며 잠에 빠진 한사랑 소령.
그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 오랜기간 함께한 건 아니지만, 그의 마음에는 이미 한사랑 소령이 가득 차 있었다.
이유는 별 게 아니다.
일단 보기 드문 미녀인데다 능력도 좋고 집안도 좋다. 게다가 의외로 성격도 크게 모나지 않았다.
그녀가 일하는 모습을 처음 봤거나, 혹은 이번 사건을 통해 알게 된 이들이라면 그녀를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건 한 면만을 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본인의 목적과 사회의행복을 위해서라면 극단적인 일도 저지르는 걸 봤을 때, 소시오패스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녀의 행동원리는 '정의'에 가깝고, 막상 사적으로 만나면 그냥 동네 누나라고 생각될 정도로 착한 사람이기에 사이코패스라고 할 수는 없다.
심지어 한 달에 한 번은 자발적으로 사회봉사에까지 나가고 있는데 그녀가 사이코패스라면 과연 그런 행동을 할까.
다만그놈의 '정의'라는 것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주변 사람들의 숨이 막힐 정도로 딱딱하다는 것도.
'좀 꽉 막히긴 했지.'
그래도 매력적인 여인이다.
누구든지 함께 하고 있다면 그녀에게 마음이 빼앗기는 게 오히려 정상이라 생각할 정도.
'어수선한 상황이 대충 정리되면...당당하게 고백해 보자.'
그렇기에 그는 불과 몇 개월 만에 그녀에게 반했다.
그녀 정도의 여자라면 자신의 인생을 걸어도 좋다 생각할 만큼.
그래서일까, 이루어질 수 없는 계획을 세우며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무튼 이렇게 상이한 장소에서 상이한 곳으로 불려가는 두 여인.
퍼져 있는 불안과는 달리 처벌은 받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
우선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갔던 은소령 경감은 치하의 말과 함께 1계급 특진 및, 새로 창설된 특수치안부의 부장이 되었다.
특수치안부는 현존하는 특무대의 상위호환으로서, 은소령과 여경들처럼 모험가의 힘을 지닌 경찰을육성 및 운용히는 부서다.
이제 그녀는 무려 '경정'. 경찰대를 나온 사람이라 해도 달기 힘든 계급이며, 총경의 바로 아래이다.
이 파격적인 일에 누구보다도 은소령 자신이 가장 놀랐는데, 현행범 공개처형이라는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특진이라니 전무후무한 일이다.
그 만큼 시대가 변하고, 경찰이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
그녀뿐이 아니다.
태연하게 부름을 받았던 한사랑 소령 역시 특진을 받았다. 이젠 소령이 아닌 중령. 어지간한 군인은 쳐다보지도 못하는 높은 계급에올랐다.
27의 나이에 소령을 달고 있는 것만 해도 논란이 될 정도로 파격적인(심지어 규칙을 깨기까지 한) 일인데, 거기에 더해 중령까지 달아 버렸다.
물론 그녀처럼 엘리트루트를 밟아온 사람이라면 중령을 다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기간.
고작 27의 나이에 중령이라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는 그녀의 공을 기리는 것도 있지만, 그 외에 대한민국 국방부, 그리고 정부의 메세지도 담겨 있다.
일말의 망설임도없이 매운갈비집 길드원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린 한사랑 소령을 특진 시킴으로서, '우리는 유사시 군대의 무력을 이용해서라도 모험가과 길드를 진압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당연히 이 일은 언론을 타고 더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순식간에 한남동 공개처형건이 묻혀버릴 정도.
"이건...예상 못했습니다."
한사랑 소...아니 중령의 부관은 놀라워 하면서도 그녀에게 축하의 말을 건냈다.
"고맙다. 그런데...솔직히 나도 좀 의외네."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도 미약한 의문을 드러냈다.
"아무리 아버지가 장성이라지만 1계급 특진이라니. 지나치게 강경해."
그녀가27의 나이로 소령을 달았을 때, 그때도 군 내부에서 엄청난 반발이 있었다.
그런데 이젠 중령이다. 반발이 없을 리가 없다. 오히려 더욱 많을 터.
'소령이 된 지 1년도 안 됐는데 이번엔 중령...그 계집애가 알면 또 지랄 하겠네.'
라이벌이라 해야할지 뭐라 해야 할 지,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반대표를 놓곤 하는 여인에게 마음 속으로 뻑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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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걱.
"아응!"
텐트촌으로 돌아온 나는 오늘따라 섹시한 소라누나의 유혹을 받아 그녀의 위에 엎어졌다.
쌔끈하게 복부를 드러내며 젖가슴 중간에 걸쳐 있는 터틀넥 스웨터와, 그 아래 반쯤 벗겨진 브라자.
원래도 발군의 가슴을 자랑하고 몸매도 일품이던 누나지만, 최근 점점 더 물이 오르고 있다.
"하윽! 은아...좀 더 강하게 해줘!"
활짝 벌린 다리로 내 허리를 조여오며 애원하듯이 신음을 내뱉는 소라누나.
땀이 방울방울 맺힌 채 잔뜩 흐트러진 보라색 머리카락과, 계속해서 뜨거운 입김이 토해지는 분홍색 입술 사이. 반쯤 감겨서는 쾌락을 갈구하는 눈 등이 끊임없이 나의 시각을 자극했다.
"누나!"
짐승처럼 탐할 수밖에!
유혹도 먼저 한 주제에 얼굴이나 몸매도 너무 섹시하다.
이래선 마구잡이로 박아줄 수밖에 없잖아!!
찔꺽 찔꺽.
"허윽! 아앙! 좋앗..!"
나는 땀줄기가 흐르는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미미하게 땀섞인 체향이 나지만 오히려 그것이 흥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