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06)화 (105/517)



〈 106화 〉11. 도쿄 패닉.

"?"
아. 이게 아닌가.
음. 달랑 단어 하나만 말하면 당연히 못 알아 듣겠지.


이럴 때는...필살 스킬을 써야겠어.


"You, Follow me, 기모찌."

날 따라오면 기분 좋아.


크. 완벽하다.
일본어를 모른다면 영어를 섞어 쓰면 된단 말씀!

"무,무슨 말을...하시려고...?"

통역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이것도 못 알아듣나?

"...."


키라라는 살짝 표정이 변한 거 같은데.


"음...아저씨."
"네?"
"'넌 이제 내 여자니까 내가 데려갈 거야.'라고 말해주세요."
"네??"
"얼른."
"그,그게 무...히익!!"

빠릿빠릿하지 못한 아저씨 앞에서 테이블 한 쪽을 으깨 주었다. 손으로.
별로 어렵지 않았어. 그냥 살포시 잡아 주니까 그렇게 되던데.

"전 성격이 매우 급하거든요. 사단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만."
"아으...후,후회할겁니다!!"
"됐고.얼른 말이나 하라고 확!"
"히익! 죄,죄송합니다!"
그는 두어 번 고개를 조아리더니 키라라에게 나의 말을 전달했다.

"...?"

제대로 전달 됐는지 모르겠네.  참. 소냐씨가 있었으면 좋았을 걸.   몇 개국어 한다고 했더라?
"진..짜?"

키라라의 표정에 살짝 이채가 서렸다.

<키라라 사토미>


호감도 : 13
속마음 :  수 없음.
상태 : 미약한 기대.



오오. 어쨌든 전달됐나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름 로맨틱한 대사를 날려 주었다.


"넌 이제 나만 신경 쓰면 돼. 다른 건 필요 없어. 특히! 다른 남자들은 쳐다볼 일도 없지."
"...."

키라라는 살짝 기쁨의 표정을지으려다가 금새 어두워졌다.


"불가..능해."
"내 스탯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
"아무래도 내 예상이 진짜인가보네. 여기 애들한테 착취당하는 거지?"
"...?!"

그녀가 홱 하고 고개를 든다.
후후. 이 정도는 야설을 많이봤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추리지. 딱 티가 나잖아.




"후우. 역시 이렇게 나오시는 군요."


타이밍 좋게 이시다가 등장했다.
그는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더니 다가와 내 앞에 앉았다.

"급한 일이 있으셨던 게?"
"해결 되었습니다. 그보다...."

눈을 부릅뜬다.

"우리의 중요한 인재를 빼가려 하시다니 이거 실망이군요."
"미녀를 얻기 위해서는 천억 명의 아저씨를 희생 시켜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
"...."
존대는 집어 치운다. 어차피 이넘은  가지고 놀려 했던 놈.
그렇다면 사정 봐줄 필요도 없지.

"키라라. 돌아가 있거라."
"...."


이시다도 더 이상 가면을 쓰지 않고 거만하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살짝 슬픈 기색을 내비치며키라라가 일어섰다.


"내 예상대로 아주 구린 일을 하고 있었구만? 뭐 성매매라도 했나?"
"왜? 맘에 드시나? 그럼 그냥 닥치고 안지 그러셨나. 설마  정도 눈치도 없을 리는 없고."
"글쎄. 당신이 암시를 놓는 실력이 너무 병신이라 알아 듣기 힘들었는 걸. 나의 뛰어난 두뇌가 없었다면 알아채는 건 무리지."

나의 욕설에 잠시 쭈뼛하던 통역가. 그러나 결국 전부 전했다.

이시다의 얼굴이붉어졌다.


"높은 스탯만 믿고 너무 날뛰는 군. 충고 하나해줄까? 세상에는 말야. 보이는  전부가 아니라네."
"나도 충고 하나 해줄까? 세상에는 말야. 아는 게 전부가 아니라네."
"흥. 말장난은...네놈의 몸에는ㅡ."
"독이 있다고?"
"...?!"
"이야~ 너무 유치하고 허술해서 한숨이 나올 정도야. 설마 이 정도 독으로 나를 어쩔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어?"
"무슨...?"
"그깟 독 따위는 옛적에 해독했지. 아니, 애초에  몸은 독이 들지 않아."
"...키라라!!"
"힉..!"

이시다가 확 하고 화를 내며 그녀를 돌아봤다.
막 나가려던 그녀가 움찔하며 놀라는데, 너무 귀엽다.
아. 역시쟤는 내가 가져야 해.

"왜 애먼 애한테 그래?"
"뿌득...감히 정보를 숨기다니!!"
"숨겨? 누가? 쟤가? 뭐하러?  바보냐?"
"뭐라고?!!"
"키라라가 정보를 숨긴 게 아니라,"

일부러 몸을 가까이해 이시다의 면전에 대고 말했다.

"내가강해진 거야. 병신아."
"...!"
"너가 독을 타준 덕분에 나는 히든 스킬을 얻었지. 모든 상태 이상 면역이라는...후후. 아주 쓸만해. 이제 나를 죽이려면 순수하게 공격력으로  피를 깎아내는 수밖에 없어. 하지만...."

이번엔 오만하게 다리를 꼰다.

"알지?  방어력은 100만 '단위'야.  있으면 천만도 넘을 거야."
"너...!"

이시다는 잔뜩 붉어진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건물에 있는 모든 모험가를 소집했다.


"아무리 너라도 우리의ㅡ."
"아아~ 왜 이렇게 아저씨들은 말귀를 못알아 쳐먹는 거야.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응? 공격력 10만짜리가 10만명씩 달려들어도 나한테 흠집 하나 못 내.아직도 스탯 시스템을 몰라?"
"이,이놈...!"

아. 됐어. 이제 더 상대할 필요도 없겠지.

"헤이! 키라라!!"

나는 훌쩍 뛰어 올라 그녀를 품에 안았다.


"꺅!"
"많이 걱정했지? 나의 키라라."
"아...."
"자. 이제 나만의 여자가 되는 거야. 뭘 당하고 살았는지는 몰라도 지옥에서 탈출하는 거라고. Exodus hell 오키?"
"오케..이..."
오. 알아들었다!
좋아. 가볼까.

"잡아!!!"
"뭘 잡아 병신아. 나 같으면  시간에 도망 치겠다. 큭큭."
"뭐라고?!"


나는 키라라를 안고 창문으로 달렸다.
그리고는 십여층이나 되는 건물에서 뛰어 내렸다.


와장창!!

"꺄..꺄아아아!!!"


화들짝 놀란 키라라가  품에서 마구 소리 질렀다.
나는 나름 자상하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다이죠부. 와타시. 튼튼데스."

뭐, 대충 알아들었겠지?



쐐애액!!


아. 근데 다이빙은 나도 첨인데...무사하겠지? 다가오는 땅이 졸라게 무서운데...버텨주세요 다리님. 이따 젖가슴으로 잔뜩 마사지 해줄 테니까 제발!

콰아아앙 - !!!!




찌르르!


거칠게 울려오는 충격!
역시 십여층에서 뛰어 내리는이 충격은 평범한 인간의 몸이 견딜 만한 게 아냐.

다행히  평범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리고 키라라도 무사하다.


"아아..아...."

살짝 울고 있는데. 음. 이건 돌아가서 달래주고.

자,그럼 이제....


"저놈의 흉물을 처리해 볼까?"




나는 보고 있으라는 듯이키라라의 볼을 툭툭  주었다.

"에...?"

그러자 귀엽게 나를 올려다본다.
마치 강아지 같아.


"보고 있으라고. 저 건물 박살  버릴 테니까."

어려울  전혀 없다.
단지 10여층에서 뛰어내린 것 만으로 땅이  지경이 되었는데, 나의 스킬을 사용한다면 말할 것도 없지 않겠어?



"테메에에에에에에에!! 코로오오오오스!!!!!"





한참 위에서 이시다가  밖으로 목을 빼꼼 빼고는 뭔가 외친다.
음. 대충  죽일거다 이런 거겠지.


하지만 안됐네.
그 꿈은 이룰 수 없어.




"스킬 <<황제의 길>> 토글 온."

촤라라라!


걸어가는 앞에 레드카펫이 깔린다.

기품있고,
고아하며,
위엄있는,

황제의 길  자체.


황제의 앞길은 결코 막혀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이것을 사용했을 때는,


눈 앞의 모든 것을,

부순다.




"고맙다 멍청이들아. 키라라는 내가 잘 쓸게."


나도 착취할 거지만 너넨 하면 돼.


내로남불이야 말로 세상의 진리.
세상은 오롯이 내로남불로 돌아간다!

처억.


마침내 건물 앞에 도착했다.
유리문 너머로 달려오는 모험가들이 보인다.

응. 사요나라.

<<몰아치는 황은>>


후웅 - !


묵직학 울리는 바람 소리.

그러나 그것은 사신보다도 빠르고 날카롭게 수백 수천의 목숨을 앗아간다.

콰과광!!!


유리와 군데군데 콘크리트 기둥이 박혀 있던 건물 입구가 처참하게 박살난다.
깨져나가는 유리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 소리.
그것들이 한데 얽혀 아비규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어서,


우르르릉!


거대하게 솟아 있던 건물이 무너진다.

입구는 이미 스킬 만으로 초토화.
기둥까지 모조리 부숴버린 탓에건물은 힘을 잃고 쓰러지기 시작한다.

아. 미녀가 있다면 미안. 나머지는 응. 꺼져.

일본 지부인지 아시아 지부인지 오늘로 망하는 거야. 임시거처도 무너졌으니 말 다했지.


죄목은...그래. 황족 능멸죄로하자. 감히 나의 소유물이  녀석을 험하게 굴린 죄야. 황제의 물건은 자기 목숨보다 귀하게여겨야지.안 그래?



스윽.


더 볼 것도 없네.


몸을 돌렸다.
뒤쪽에서 어마어마하게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고, 사방에서 비명이 들려오지만 개의치 않았다.

"아...."


바들바들 떠는 미녀.

키라라에게 다가간 내가그녀의 손을 잡아 주었다.

"다이죠부. 이런 싸움은 모 젠부 오와리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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