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06.쌍티엘
+++
<상태창>
이름 : 이소냐
직업 : 황궁 법관(히든)
레벨 1
주스탯 : 색기
최대체력 45,104
최대마나 47,504
힘 13
민첩 12
지력 124
행운 22
매력 2,240
색기 4,388
색기 상승률 44%
크리티컬 확률 54%
크리티컬 데미지 100%
공격속도 10%
공격력 30,716
방어력 34,716
"으음...."
집으로 돌아온 소냐는 자신의 상태창을 보며 신음했다.
듣자하니 현재 공개된 세계 최고 모험가의 공격력이 2만이 채 안 된다는데, 자신은그저 유은의 여자가 되고 그에게 받은 옷을 입은 것 만으로 3만을 상회하고 있었다.
그녀가 아무리 이쪽으로 지식이 없다지만, 이걸 보고도 감이 안 온다면 그건 바보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고, 앞으로의 세상은 유은을 중심으로 흘러갈 거라는 걸 쉽게 예측해냈다.
"나도 모험이나 해봐?"
반쯤 장난으로 말했지만, 왠지 그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본직은 변호사. 경력 20년에 준비기간까지 따지면 반평생을 변호사에 매달려 왔다.
그렇다면 이제 40대 중후반의 나이로서,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시도도 아니다. 그냥 가서 즐기면 된다. D급 던전, 그러니까 대한민국 최악의 던전인 강남의 적정 공/방이 5천이라는데, 그녀는 6배나 된다. 목숨까지 걸 필요도 없을 것이다.
"여보?"
그녀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그녀의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나타났다.
순간 흠칫하는 소냐.
옛날 같았으면 표정은 어떨지 몰라도 사랑을 담아 반겨 주었겠지만, 이젠 아니다.
그는 자신을 배신한 배신자. 3년간 아무것도 모르는,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을 배신하고 농락했던 인간이다.
그것만 해도 오만정이 다 떨어졌지만, 그녀가 유은의 여자가 되면서 완벽하게 모든 정이 말소됐다.
이제 그는 남보다 더한 존재. 원수다.
그가 건너편 소파에 앉았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요? 하루종일 연락이 안 되던데."
"...."
소냐는 담담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혹시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을까.
오만정을 버렸지만 그래도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실은 어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하하. 연락이 안 돼서 결국 다 버렸어요."
"이벤트...?"
"네."
그가 소냐의 손을 잡았다.
순간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제가 소냐씨만 사랑하는 거 알죠?"
"...?"
"항상 소냐씨 덕만 보는 거 같아서 미안했어요."
그는 이런 저런 미사여구를 늘어 놓더니 소냐의 볼에 뽀뽀해주고는 방으로 돌아갔다.
소냐는 그의 입술이 닿았던 뺨을 손으로 스윽 만졌다.
"...뭐하는 거야."
분노일까.
아니, 불쾌감이다.
며칠 전만 해도 부부였지만, 지금 그녀의 안에서는 이미 부부가 아니다. 원수일 뿐.
그런 그의 입맞춤은 그저 불쾌할 뿐. 어떠한 행복감이나 충족감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나만 사랑한다고?"
무엇보다 가장 열받는 그 말.
3년간 바람펴 왔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그녀에겐 역겹기만 한 말이다.
차라리 유은처럼 대놓고 하지 그랬어. 그럼 역겹지는 않을 텐데.
"너는 이제 끝났어."
.
.
다음날 저녁.
소냐는 유은과 약속한 대로 강남의 한 퇴폐업소, 물랑루즈를 방문했다.
가게 자체가 유흥가 깊숙한 곳에 있었기에, 이미 오는 동안 수많은 추파를 받았던 소냐는, 밖에서도 들리는 시끌벅적한 소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보나마나 안에 들어가서도 그 고생이겠지.
안으로 들어가니, 상당히 고급진 내부가 드러났다.
반쯤 벗은 듯한 옷차림의 미녀들의 쉴 세 없이 오가고, 각 방에서는 상큼한 여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의 거대한 홀에서는 무대마다 스트립댄스를 추는 여인들이 있어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소냐가 등장하자 순간 정지.
창녀가 아무리 예뻐봤자 소냐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적어도 이곳의 마담인 한채영 정도는 되어야 견줄만 할 텐데, 그녀조차 부족하다.
그러니 누구나가 그녀를 돌아볼 수밖에.
특히 남자들의 시선은 엄청났다.
안그래도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시녀용으로 제작된 특수 정장으로, 상당히 깔끔하고 단정하지만 색기를 엄청나게 증폭시켜주는 효과도 있었다.
"와...죽인다...."
"여기 아가씨는...아니겠지?"
"미쳤냐. 저런 사람이 왜 창녀짓을 해."
그녀가 걸어갈 때마다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인파가 갈라졌다.
압도적인 미모는 모든 것을 누르는 법.
거기에,
"이소냐...씨?"
마담 한채영과 그녀를 따르는 수행원들이 등장하여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현재 유은이 있다고 하는 방은 이곳에서 가장 큰 곳. 초 VVIP만을 위한전용룸으로, 이 방을 쓰기 위해서는 그 비용으로만 수백만원을 내야 한단다. 물론 한채영의 주인이 된 유은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얘기지만.
소냐는 한채영의 안내를 받으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 여자가 자신의 남편...아니, 전 남편의 내연녀이며 임신까지 했다는 그 여자다.
마음 같아서는 이 여자도 남편과 함께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이미 유은의 여자란다.
'후...어쩌다 이렇게 됐지...?'
새삼 유은이 원망스럽다.
하지만...이상하게도 그녀는 유은에게 강렬히 끌렸다. 그래서 그의 여자가 되었고, 시녀도 되었다.
"여기...에요."
수줍은 듯한 한채영의 말.
마담으로서 수많은 사람을 접대했고, 그렇기에 사람과 대화하는건 익숙한 일이지만, 눈 앞의 여인에게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무려 전 애인의 아내가 아닌가. 그것도 잘나가는 변호사님이시다.
'그이 기가 많이 죽어 있었지.'
소냐는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유능하다. 남편은 그런 그녀의기에 짓눌려 살았고, 그 안식처로서 자신을 택했다.
그 딱한 사정을 알고 있는 그녀로서는 마냥 그를 미워할 수 없었고, 또 받아들였지만, 이 아내는 과연 어떨까.
'자존심이 엄청 높다고 했으니 어쩌면 죽이려 할지도 몰라.'
물론 정말로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 게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
찔꺽! 찔꺽!
"아흑! 아응! 기,깊어욧! 하악!"
달덩이 같은 엉덩이, 새하얀 피부. 잘록한 허리.
그리고 찰랑이는 머리카락.
나는 한창 스트리퍼를 범하고 있다. 그것도 뒤치기로.
덕분에 내게 범해지고 있는 그녀는 엉덩이를 뒤로 쭉 내민 채 봉에 매달려 있다.
흐흐. 이 모습이 또 엄청 꼴릿하단 말이지.
게다가 좌우 사방에는 또 다른 스트리퍼들이 나를 그윽하게 쳐다보며 음악에 맞춰 음란한 봉춤을 추고 있다.
그야말로 천국이로세~
나중에 경무관이 되면 여경들 불러다가 시녀로 삼고 얘네한테 스트립댄스를 배우라고 해야겠어. 그리고는...흐흐...
푹찍 푹찍!
"자! 싼닷!"
"하아앙!"
스트리퍼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막판 스퍼트로 보지속에 질펀하게 싸질렀다.
후우. 역시 질싸만큼 상쾌한 게 없다니까.
쯔억. 쯔억.
"흐아아...."
여운을 즐기며 살살 움직이다, 그녀의 엉덩이를 찰싹 내리쳤다.
"하응!"
"자, 이제 다들 나가. 소냐씨 올 꺼야."
좆을 빼고 대충 옷을 갈아입었다.
아직도 곤룡포라는 게 별로 맘에 안 들었지만, 현재 은주가 황제 전용 옷을 만들고 있다니 조금 기다려주자.
옷을 차려입은 스트리퍼들이 나가고, 몇 분 뒤에 문이 열리며 한채영과 소냐씨가 들어왔다.
흐흐. 메인디쉬가 도착했군. 그리고 좀 있으면....
+++
약 한 시간 전.
"할 말이 있으니 물랑루즈로 오라고...?"
남자는 헤어진 내연녀에게서 날아온 문자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전에는 그렇게 선을 그으며 자신을 놓아달라 하던 여자가 뜬금없이 만나자니? 그것도 며칠 되지도 않았다.
때문에 그도 마음을 다잡고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지우지 않았던가. 녹음된 통화내역부터 시작해서 주고받던 문자나 편지까지...모든 흔적을 없앴다.
"...아냐. 나는 소냐만 사랑해 주기로 다짐했어."
그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의 문자를 보냈다.
이제 소냐만 사랑하기로 했으니 다신 연락하지 않을 것이고, 너도 연락 안 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보내면 모든 것이 잘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몇 분 후에 날아온 문자는 그의 이성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강간으로 고소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뭐? 아니 뜬금없이 강간이라니? 이게 무슨 개소리야??
놀라 문자하니 또 철렁할만한 문자가 날아왔다.
-당신이 강간해서 임신까지 했는데, 그걸 알고 찾아와선 애까지 지워버렸잖아!! 이 나쁜 새끼야!!!
아아.
인생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