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04.여기 우리구역인데? 응.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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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몇 번이고 적발녀를 범해준 나는 다시 옷을 차려입었다.
불타는데 어떻게 입었냐고? 나의 홍룡포는 고작 불 따위에 지지 않아.
"...."
적발녀쪽을 보니, 풍만한 가슴을(내 정액으로 더럽혀진) 두 팔로 끌어안고 바들바들 떨고 있다.
희대의 망나니짓을 당했으니 그럴 만도 하지.
불타는 자지로 범해졌는데 오히려 저 정도면 양호한 게 아닐까.
그래도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날 죽이려고 했던 여자잖아? 그것도 자기들 이익 때문에.
내가 아주 좋아하는 명대사가 하나 있지. 총을 쏴도 되는 건 총에 맞을 각오가 되어 있는 자 뿐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저 적발녀는 내가 가질 거다. 흐흐. 내 호텔방에 재우면서 은주랑 덮밥해 먹어야지.
"은주, 쟤 옷 입혀."
"네. 시녀복으로 입힐까요?"
"응."
히히. 노예 2호다. 아, 아니지 3호지. 그 금발여자도 있으니까.
은주가 시녀복을 다 입혔을 즈음, 소라누나와 유나씨가 피범벅이 되어 등장했다.
"헤~이~ 동생~!"
여유만만의 웃음을 짓고 있는 소라누나와, 어딘가 급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나씨.
금새 다가온 두 여인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역시 공격이 있었군요."
"네. 마스터들이 연합했던데요. 쨉도 안 됐지만."
"흐응~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저 여자가 이번 먹이?"
"그런 셈이죠."
"근데 말야. 나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
"얼마든지요."
"...왜 불타고 있어?"
"아."
과연. 유나씨도 날 주목하고 있다.
마스터들을 전부 쓸어버리고, 플레임을 붙여버린 적발녀도 몇 번이나 먹어줬는데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저 여자가 <<플레임>>을 저한테 쐈는데 아무래도 제가 죽질 않으니까 안 꺼지나봐요. 이거 어떻게 안 되나."
"그거라면...잠깐만."
소라누나가 잠시 멍때리더니 지팡이를 내게 향했다.
"<<상태이상 회복>>"
겁나 간단한 스킬명이다. 저 스킬명을 만든 사람은 아마 1초의 고민도 하지 않았을 거야. 스킬명과 설명이 동시에 되는 대단한 스킬.
촤아아 - !
다행히 효과는 좋은지, 내 몸에서 활활 타고 있던 불이 완벽하게 소멸했다.
"마,말도 안..돼...! 플레임이!!"
적발녀가 크게 놀란다.
"어...음. 일단 '모든' 상태이상 회복이라고 설명되어 있으니까...."
거 참 사기스킬이네. '모든'이라니.
"근데 누나들도 습격 받은 거에요?"
"아니? 우리가 자리 뜨자마자 웬 이상한 애들이 포위망 구축하길래. 일단 너 부터 죽이고 그 다음에 우릴 죽이려 했나봐."
"그렇군요."
"잠깐! 설마 밖에 있는 이들을 전부...!"
"그 떨거지들이라면 모두 죽었지. 물론 아이템은 우리 차지~"
손으로 브이자를 내며 웃는다.
일주일만에 멘탈 갑이 됐네. 역시 이별의 아픔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건가(?).
"그런...!"
적발녀가 황망한 얼굴로 털썩 주저앉았다.
말도 안 되긴. 마스턴지 뭔지 하는 놈들도 은주 선에서 정리된 주제에. 심지어 본인은 겁탈까지 당했는데 아직도 저러는구만. 교육이 필요하겠어.
"뭐, 일단 오늘은 나가죠. 루팅도 해야 할 테고."
부산물 따위가문제가 아니다. 마스터급의 인물들, 그리고 정예들의 아이템이라면 전부 일류 아이템일 것이고, 그걸 적절히 판매하면 어마어마한 이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소라누나와 유나씨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우린 루팅을 위해 격전지(?)로 향했다.
물론 적발녀를 시녀로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괜히 중간에 도망치거나 하면 안되잖아?
.
.
루팅하는데 걸린 시간만 어언 1시간.
"빨리 가서 씻고 정산해야겠다. 히히."
"엄청 기분 좋은가봐요."
"당연하지! 엄청난 장비와 장신구들의 산...! 하아...못해도 10억은 될 거야."
"10억이 뭐에요. 50억은 될 걸요."
"히익!"
유나씨의 퉁명한 말에 소라누나가 크게 놀란다.
흐음.마스터 십수명에 정예 100여명.... 고렙 아이템이니까 한 명에게서 1억씩만 쳐도 100억을 훌쩍 넘긴다.
정예 100여명은 소라누나랑 유나씨가 해치웠으니 적당히 반띵해서 50억씩....
와. 이거 장난 아닌데?
게다가 걔들이 갖고 있던 현금은 세지도 않았어. 우와.
"이대로 은퇴해도 평생 먹고 살겠는데?"
"은퇴하실 거에요?"
"아니!"
하하...눈이 완전히 돈으로 변했어....
"이렇게 간단히 거금을 벌 수 있다면, 좀 더 상위 던전으로 가서 잔뜩 어그로를 끌어 주는 거야!"
소라누나가 신이 나서 재잘댄다. 막 뉴욕의 달러를 온통 끌어 오자느니, 나중에 아이템 관련 기업을 세워 운영하나느니 등등. 스케일이 점점 커진다.
"유나는 어때? 같이 할 거야?"
"저야 뭐...."
유나씨가 슬쩍 날 본다.
흠~ 어디보자. 호감도가....
<이유나>
호감도 : 82
속마음 : 무사하네..
상태 : 보통.
훗. 아주 좋군.
"저 한남충으로부터 세상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해야죠."
"뭐야 그 중2병 같은 말투는."
"주,중2병이라니."
귀엽네. 이따 또 박아주자.
걸어걸어 던전입구로 나왔을 때, 우린 이상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금발의 미녀, 그러니까 나의 2호 노예인 서현을 필두로 여러 명의 여모험가들이 쭉 도열해 있었는데, 내가 나오자마자 일제히 인사했다. 마치 조폭처럼.
"주인님, 나오셨습니까."
나의 지근거리까지 다가온 서현이 가슴에 손을 얹으며 집사처럼 허리를 숙였다.
뭐지 이 상황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사납게 대들다가 얻어 터지지 않았던가. 아직 품지도 않았는데 왜 이래? 설마 다른 마음을 품은 건...?
<임서현>
호감도 : 100
충성도 : 100
속마음 : 아아. 나의 주인이시여. 당신이야 말로 이 세상의 왕이십니다.
상태 : 양호.
....
뭐야.
왜이래.
호감도 100에 충성도 100이라니.
뭐야?
잘못 봤나?
<임서현>
호감도 :100
충성도 : 100
속마음 : 아아. 나의 주인이시여. 당신이야 말로 이 세상의 왕이십니다.
상태 : 양호.
아니 뭐지? 대체 어떤 원리와 상호작용으로 호감도 100에 충성도 100이 된 거야? 뭐냐고 무섭게.
띠링!
[당신의 사랑스러운 종이 극도의 호감을 품었습니다. 황태자의 자격으로 보상을 내리실 수 있습니다.]
[당신의 충성스러운 종이 극도의 충성을 품었습니다. 황태자의 자격으로 보상을 내리실 수 있습니다.]
이건 또 뭐지....
[호감도나 충성도 100을 찍을 경우, 임의의 스탯을 선택하여 보상할 수 있습니다.]
즉, 스탯을 올려줄 수 있다는 거지?
[네. 단, 이미 존재하는 스탯만 선택 가능하며, 바꿀 수 없습니다. 수치는 5,000입니다.]
...너무 사기잖아.
[호감도나 충성도 100을 찍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쁠 건 없지만....
뭔가 찜찜하단 말이지...쟤 나랑 아무 상호작용 없었다니까? 근데 전부 100이라니 말이 돼??
"어...그래."
일단 인사해 주었다. 보상이고 뭐고 나중에 하자고.
그녀가 고개를 들더니, 바람직한 한복차림으로 고했다.
"역시 습격을 받으셨군요."
"응. 다 썰고 왔어."
"그러실 줄 알고, 이 근방 길드는 모두 제압했습니다."
"엥?"
"이제 강남 던전 근방은 주인님의 영역입니다."
"아니, 잠깐...갑자기 스케일이 너무 커져서 감당이 안 되는데."
서현이 살포시 미소짓는다.
"그러시겠지요. 그럼 좋은 곳으로 가서 제가 천천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어...그럴까?"
소라누나와 유나씨를 돌아보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그럼 호텔에서 정산하고 있을게."
"아, 그래요 이따 봐요 누나."
"응~."
콧노래를 부르며 멀어져 가는 소라누나와, 중간중간 나를 돌아보며 걸어가는 유나씨.
자, 그럼...뭐가 어떻게된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이녀석을 따라가 보자고.
"참, 얘도 날 공격한 사람 중 한 명이거든. 대충 노예로 쓸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현아라면 잘 알고 있습니다. 주인님."
"응? 그래? 하긴 너도 마스터지."
"그것도 있고, 중학교 동창이에요."
오호. 그럼 친구란 말야? 이거 괜히 뿌듯한데?
"그럼,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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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을 따라 도착한 곳은정말이지 엄청난 곳이었다.
소위 말하는 퇴폐업소인데, 내 생각과는 달리 엄청나게 고급진 곳이다.
바가 있고, 클럽처럼 춤출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그리고 여자들과 섹스할수 있는 방도 쭈욱 나열되어 있었다.
보니까 스트립쇼 같은 것도 하는 것 같은데.
"어머, 이분이 그...?"
"네. 마담."
입구 안으로 들어가자, 반쯤 벗겨진 옷을 입고 농염한 미소를 짓고 있는 미부인과, 그녀의 뒤로 양옆에 도열해 있는 나체의 여자들이 있었다.
"오. 뭐야? 나 이런데 처음 와봐."
"처음 봬요. '물랑루즈'의 마담, 한채영이라고 해요."
나긋하게 웃는 미부인. 나이는 한 30대 초반 정도 돼 보이는데, 이쪽업계 사람이라 그런지 예쁘다. 게다가 색기까지. 뭔가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