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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7)화 (7/517)



〈 7화 〉02 직업이름 실화냐.

02 직업이름 실화냐.






던전.
던전이 출몰하면 필연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급이 가장 낮은 F급 던전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마찬가지.
어느 정도 몬스터에 대한 대응체계가 마련되고 여러 안전수칙도세워진 지금도 그럴진데, 처음 생겼을 때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나마 효율적으로 던전 몬스터를 처리한 선진국들, D10조차 던전 주변의 도시는 깔끔하게 박살났고, 이를 재건하기 위해 엄청난 자본이 들어갔다.
때문에 던전 소재지 근처의 도시나 마을은 사실상 새로 만들어진 것과 다름 없으며, 던전 주변으로 관련된 기관과 기업, 길드 등이 밀집해 있는 지금은 '던전 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모험가들과 꼬리처럼 따라붙은 여러 산업들. 당연히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야, 이제 우리도 슬슬 뜰 때가 되지 않았냐?"

초보 딱지를 떼도 한참 전에 뗀 모험가 '나고자'는 음흉한 얼굴로 말했다.
그의 주변에는 함께 초보시절을 돌파했던 동료들이 있었는데, 평균 레벨이 19나 되는, 이 지역에서는 상당한 고렙이었다.

"그렇긴 하지. 솔직히 너무 오래 있었어. 보호자들 빼면 우리가 제일 고렙일 걸?"


한남동 던전은 F급 던전이다. 적정레벨은 1~15레벨 정도. 당연히 그들 수준에 미치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곳에 계속 머문 이유는 '던전'이라는 녀석에 조금이라도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여기가 게임이었다면 그들 역시 레벨이 차자마자 상위 던전으로 갔을 터.


동료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나고자가 짙은 미소를 지었다.


"맞아. 우린 이제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어. 하지만...그렇다고 그냥 가기에는 좀 심심하잖아? 허전하고."
"...뭔 소리야?"

뭔가 심상치 않은 짓을  생각이다.
그 기색을 느낀 팀원들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밀착했다.

그에 맞춰 열리는 나고자의 입.


"여긴 우리나라 초보 모험가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지만, 매운갈비집의 근거지 이기도 하잖아?"
"그렇지."
"아무래도 길드의 지원을 받아 알토란 같이 크는 여자들이 있단 말씀. 그런 애들은 매퇘지 주제에 제법...그렇잖아?"
"아하...."


대충 알아들었는지 팀원들이 고개를 끄덕한다.

통칭 매갈이라고도 불리는 그녀들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꼴페미 집단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길드다.
보통 해당 사이트를 하는 주류들은 매우 거대한 살집을 자랑하곤 하지만, 매운갈비집은 모험가 길드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은 없다. 애초에 그런 사람은 모험가가  수도 없고.


오히려 늘씬하게 빠진 몸매와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예비 길드원의 경우 길드의 지원까지 받기 때문에 초보자 입장에서는 꽤나 고가의 장비들을 두르고 있기에, 할 수만 있다면 최적의 먹이.


"좀 돌리다가 장비 벗겨먹으면 개꿀 아니냐."

사이코패스 같은 말을 지껄인 나고자는 팀원들이 모두 알았다고  줄 알았으나, 의외로 그들은 반대했다.

"야, 근데 이게 무슨 게임도 아니고 그게 말처럼 쉽겠냐? 그리고 다 블랙박스 달고 다니잖아."
"까짓거 블랙박스 없애면 되지. 아니면 시체째로 몬스터밥으로 던져두면 무슨 수로 알겠어? 이거 완전 범죄 되는 거라니까?"
"장비는 어떡하고? 그거 팔다가 잘못하면 덜미 잡히잖아."
"쯧쯧. 이 멍청이들아. 머리  굴려라. 그걸 왜 여기서 팔아. 다른 데 가서 팔아야지."
"아."
"킥킥 병신새끼."


그제야 동료들도 나고자의 계획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앙. 기대된다. 기모띠."
"큭큭. 마구 돌려먹다가 나중에 블랙박스 영상 따서 자위해도 되지 않겠냐."
"잔인한새낔."
"캬하하!"






+++






쐐액!
퍽!

내가 쏜 화살.
정확하게 고블린의 머리에 박혔다.

후후.
나름 익숙해졌는걸.
혹시 나 재능 있는 거 아냐?


"꾸물대지 마요!"
"아, 네. 죄송합니다."
칫. 틈을 안 주네 틈을.

나는 다시 활시위에 화살을 매기고 다음 타겟을 찾았다.

유나씨와 채아씨가광역도발 스킬로 고블린을 몰고 다니는 한편, 하나씨가 바짝 달라 붙어서 고블린들을 베어 넘기고 있었다.


"가랏! 파마의 화살!!"

스킬 아니다. 그냥 해본 말이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파공음을 내며 날아간 화살은 고블린의목을 꿰뚫었다.


"오예!"
"꽤 하는데?"

옆에서 후훗 하며 웃어주는 소라누나.
유나씨의 싸늘한 표정을 보다가 누나의 푸근한 미소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아~ 풍만하신 가슴에 안기고 싶어라~

-크아아아악!!


몇 분 뒤.
무난하게 마지막 고블린이 처리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20마리 가량의 고블린을 사냥.
그러면서 체력도 화살도 넉넉하다.

"후우. 고생했어요."

서로 짤막하게 치하하며 각자 부산물을 챙기기 시작했다.
시체 째로 가져가도 상관 없지만 고블린은 주로 송곳니를 가져간다고.  마리에 4개씩이다.



촤아아!


열심히 이빨을 뽑고 있을 때,허공에서 빛 무리가 모여들었다.


"오. 아이템이다."

저게 드랍 이펙트인가.
누님들이 한곳에 모여든다.

"뭘까?"
"검이면 좋겠어요."
"지팡이도 좋은데..헤헤."

각자 원하는 종류의 아이템을 말하며 기대 폭증.


나는 개인적으로 쓸만한 활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나도 그냥 근거리에서 활약해봐?

쿵.

빛이 가라앉으며 상자가 큰 소리를 내며 등장했다.
유나씨가 나를 쳐다봤다.


"한남씨가 처음이니까 열어봐요."
"오오...혹시 함정 같은 것도 있나요?"
"없어요. 보상인걸요. 안심하게 여세요. 겁쟁이 한남씨."
"..겁쟁이 아닙니다."

 호칭은 죽어도 고칠 생각이 없는 건가.


나는 속으로 투덜대며 상자 앞으로 갔다.

두근두근.
뭐가 있을까.

최하급 던전이니 만큼 엄청난 기대는 하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첫경험이란 설레이는 법이다.

끼익.

상자를 열자, 여인들의 얼굴이 모여들었다.
안에는...


"응?"
"?"
"뭐...죠?"
"이건...."

전혀 생가지도 못한 물건이 있었다.

엄청나게 작고 보잘것 없어 보이지만 없으면 인류의 즐거움이 격감해 버리는 인생의 필수품.

매우 유용한 물건이라는 건 부정할  없지만 설마 여기서 나올 줄은 몰랐다.

"...."

유나씨도 말이 없다.

슬쩍 집어보니 정보가 떴다.


<모솔의 콘돔>

등급 : 레어
분류 : 소지품


*소지시 성욕+5, 정력+9, 체력+50


평생 모태솔로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청년이 '그래도 혹시?'하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을 갖고 구비한 물건. 물론 그는 평생 모태솔로로 죽었다.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며, 사용후 '세척' 발언시 새것처럼 깨끗해진다.

*모솔 세트효과

모솔의 콘돔(1/1)
모솔의 피임약(0/1)


성욕+10
정력+20
체력+100
마나+50


스킬 '고독한 섹스' 습득.
솔로 탈출시 1회에 한하여 보유중인 모든 스탯+5





시발...
이게 뭐야...
뭐 하자는 템이야?


"...너 가지세요."


유나씨는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말하고는 등을 돌렸다. 일말의 미련도 없어 보인다.


"아하하하! 이,이게 뭐얔."

소라누나는 한 박자 늦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내 등을 팡팡 두드렸다.

"이건 너 밖에 임자가 없다. 암."
"...가지세요."
"...."

다른 여자들도 암묵적으로 동의.


아니 이딴 걸 왜 나한테 주는데? 어??
게다가 세트템이야? 고독한 섹스는  뭐고??
"모,모솔의...큭큭...콘돔...큭...아하하하하!"

아주 대차게 웃어주신다.
설마 내가 모태솔로로  거라고 생각하는  아니죠? 네?

여자들은 당황해 하는 나를 뒤로하고 훌훌 걸어갔다.

하...이거 뭐지....
어째 기분이 쌔하다.


.
.


<모솔의 피임약>


등급 : 레어
분류 : 소지품

*소지시 성욕+5, 정력+9, 마나+25

평생 모태솔로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여인이 '그래도 혹시?'하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을 갖고 구비한 물건. 물론 그녀는 평생 모태솔로로 죽었다. 반쪽만 먹어도 효과가 발휘되며 복용시 24시간 동안 피임효과를 얻는다. 24시간에 한  잘라진 반쪽이 복구된다.

*모솔 세트효과

모솔의 콘돔(1/1)
모솔의 피임약(1/1)

성욕+10
정력+20
체력+100
마나+50


스킬 '고독한 섹스' 습득.
솔로 탈출시 1회에 한하여 보유중인 모든 스탯+5



"...."


또 나왔다.
세트템이 갖춰졌다고!!


"하아...가지세요 한남."
"...가져요."
"우리 동생 가져. 흐흐."

역시나 내게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분명히 득템한 건데 뭔가 애매한 기분.





이름 : 유은

직업 : 초보자.
성향 : 무~악.

레벨 : 3


체력 : 260/260
마나 : 180/180


힘 11
민첩 9
지력 4
행운 15
성욕 30+20
정력 5+38

스탯 포인트 2


크리티컬 확률 10%
크리티컬 데미지 +105%

두 세트템을 착용하고 나니, 상태창이 확연히 달라졌다.
일단 체력과 마나가 두 배 이상으로 상승했고, '성욕'과 '정력'이라는 스탯이 새로 생겼다. 심지어 두 스탯은 40을 훌쩍 넘기고 있다...이게 뭐냐 대체....
그러고 보니 갑자기 팥팥팥이 격렬하게 하고 싶어지는데...이거 때문인가....


스킬도 확인해 보자...고독한 섹스...





<스킬 : 고독한 섹스>

섹스라 쓰고 자기위로라 읽는다. 모솔의 해소 수단.


일주일에 한 번, 자위시 성욕+1 정력+1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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