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료의 영향인지, 그냥 나랑 이오나의 속궁합이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건 절대 이오나가 잘해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저 연장자의 여유를 가장하는 모습을 보라.
“귀여워 귀여워. 이 이오나 교수님의 보지로 그렇게나 헐떡이는 거구나?”
“큿….”
그러는 이오나 본인도 아직 파과의 아픔이 가시질 않아서 간헐적으로 움찔거리고 있으면서!
아무리 이오나의 첫 경험을 좋은 기억으로 만들어주고 싶어도!
처음 해본 섹스에서 상대를 느끼게 하고 있다며 의기양양해하는 모습이 조금 귀엽긴 해도!
그래도 이건 몬가몬가잖은가.
이오나의 허리를 붙잡았다. 혹시라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꽈악.
“얀델 학생…?”
무언가 불길함을 느낀 건지 이오나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지만…이미 늦었다.
더는 가만히 당해주진 않을 생각이니까.
팡!
“흣?!”
갑작스레 허리를 쳐올리자 움찔거리는 이오나.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팡! 팡!
누워서 쳐올리는 것인 만큼 강하게 박는 건 힘들다. 하지만 이오나의 어설픈 움직임보다는 훨씬 깊숙한 곳을 찌를 수 있다.
꾸욱.
자지 끝이 이오나의 자궁구를 밀어 올리는 것과 동시에 강하게 조여오는 질내.
조금 전까지 처녀였던 것답게 안 그래도 엄청 좁았던 구멍이 이젠 살짝 아플 정도다.
물론 이건 아직 시작일 뿐이다. 살짝 굳어있는 이오나의 보지를 마구 유린했다.
팡! 팡! 팡!
“힉! 흐읏…그만! 잠시만 멈추…햑!”
이오나의 기계적인 상하운동과는 다르다. 조금씩 각도를 비틀어 질내의 구석구석을 찔러대는 유연한 피스톤질.
그렇게 여기저기를 쑤셔보며 약점을 찾아댔다. 그럴 때마다 전신을 들썩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해진다.
“잠시만…읏! 멈추라고 했는데…! 흐앙!”
“어딜 도망가려고 하세요.”
팡! 팡! 팡!
자꾸만 다른 곳으로 튀어 나가는 허리를 붙잡으며 박아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슬슬 차오른 사정감에 한발 싸보려 스퍼트를 높이던 도중.
아직 움찔거리기만 하고 절정에 이르기엔 좀 멀어보이는 이오나의 얼굴을 보고 뒤늦게 깨달았다.
내가 실수했다는걸.
이오나를 정신 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고통에 익숙한 덕일까. 아직 아픔이 가시지 않았을 텐데도 쾌락에 더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문제는 그렇다고 이오나가 특별히 예민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라는 거다.
혼자서 자위는 조금 해봤던 것 같지만, 지금의 반응은 개발되기 전의 다른 여인들과 비슷하다.
반대로 나는 이오나가 풀풀 풍겨대는 매료 때문에 한창 민감해져 있는 상태고.
이대로라면 나 혼자 먼저 쌀 테고, 이오나는 다시 기고만장해져서 우쭐대겠지.
원래 밤일은 자존심 내세울 일이 아니라 서로 즐기면 그만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하지 않겠는가.
속으로 결심을 마치고는 입술 강하게 깨물었다.
그리고는 내 배를 찰싹찰싹 두드리는 이오나의 손을 잡아당겼다.
“흡?!”
다소 강렬하게 맞부딪히는 입술과 입술.
미리 깨물어둔 입술에 흘러나온 피 때문일까. 요란스럽던 이오나의 몸이 순간 굳었다.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입술을 할짝이며 본격적으로 피를 받아먹는 이오나. 동시에 자지를 감싸고 있던 질내가 꾸우욱 조여온다.
마치 더 내놓으라는 듯한 움직임. 아마 이오나의 몸이 원하는 건 정액이 아닌 피겠지만…둘 다 주면 되는 게 아닐까?
“프하…야, 얀델 학생? 이거 조금 위험한 것 같은데…?”
“에이. 그래서? 안 빨 거예요?”
스윽 고개를 돌려 목을 들이밀었다.
아직 이빨 자국이 남아있는 목덜미를 향해 쏟아지는 따가울 정도의 시선.
자지를 봤을 때보다 훨씬 더 흥분한 것 같은 모습이다.
그런가. 식욕과 성욕이 하나로 합쳐지고, 그 형태가 다른 종족과 다르다는 게 이런 뜻이었나.
체질이 변했다고는 하나 이오나도 뱀파이어는 뱀파이어라는 거겠지.
그저 흡혈이 아니라 평범한 야한 일에도 흥분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 메인은 이쪽이라는 건가.
피식 웃으며 이오나의 뒤통수를 잡아끌었다.
목덜미에 닿는 이오나의 입술이 우물거리며 멍청한 소리를 냈다.
“아?”
“뭘 그렇게 멍때리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떠서 먹여주기까지 하는데.”
“그게…이거 위험한데…진짜 위험한데….”
계속 위험하단 말만 중얼거리면서도 입을 크게 벌리는 이오나. 안쪽의 송곳니가 날카롭게 반짝였다. 그리고.
으득.
한번 물었던 자리를 그대로 깨물며 시작된 흡혈.
“흐억!”
그제야 이오나가 말했던 위험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흡혈이 가져다 주는 희열. 아랫도리에서 올라오는 쾌감. 그 모든 것이 뒤죽박죽 뒤섞이며 사정감으로 치환된다.
이는 이오나도 크게 다르지 않은지, 피를 마시는 순간, 애액을 왈칵 토해내며 질내가 미친 듯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그저 삽입한 채로 가만히 있었음에도 오물거리며 자지를 자극하는 보지.
이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차오른 사정감에 본능적으로 허리를 쳐올렸다.
찌걱!
“으흑?!”
귀두 끝부분이 무언가를 살짝 비집고 들어가는 감각. 그리고 이어지는 사정.
뷰르르르릇-
“으흐으으으으읏!!”
분명 카를라와 한판하고, 조금 전에는 입으로 한번 빼기까지 했는데도 흘러나오는 대량의 정액.
이오나도 동시에 절정했는지 끌어안은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쪼르르르르…
내 사정이 끝날 때쯤. 이오나가 뒤늦게 조수를 지렸다.
“…….”
“…….”
어색해진 분위기. 서로 한 번씩 싸면서 조금 제정신을 되찾았기 때문이리라.
이오나도 겨우 몇 모금 빨지 않은 목에서 입을 떼고, 말없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무어라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듯한 눈빛.
한차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인벤토리에서 포션 하나를 꺼내 마셨다.
“지속 회복 효과가 있는 거예요. 피를 회복할 뿐이라면 내일 아침까지 괜찮겠죠.”
“어어…?”
내 말뜻을 이해하고 당황한 이오나에게 머쓱하게 웃어주었다.
“교수님 말대로 이거 진짜 위험하긴 하네요.”
“마, 맞아 맞아. 그러니까 자제해야….”
“에잇.”
그대로 이오나를 끌어안은 채, 몸을 뒤집었다.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내가 이오나의 위에 올라탄 자세.
포션의 효과로 상처는 아물었지만, 남아있던 피가 이오나의 입가에 뚝뚝 떨어졌다.
어떻게든 참겠답시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이오나에게 속삭였다.
“그치만 하고 싶으신 거죠?”
“으윽…흐으….”
분명 방금 전에 절정했건만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살살 조여오는 질내의 압박감.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했는지 이오나가 조심스레 내 목을 물었다.
“흐읍….”
물자마자 다시 적극적으로 피를 빨기 시작했지만.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한 붕 뜬 감각.
조금 힘이 빠졌던 아랫도리가 금세 단단해졌다.
찌걱.
“으흑.”
조금 전에 싼 정액을 윤활유 삼아 빠르게 허리를 놀렸다.
시작부터 본격적인 피스톤질에 이오나의 보지가 격하게 반응하며 다시금 조여오기 시작한다.
차오르는 열락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세상에 나와 이오나 단둘만 남은 것 같은 느낌.
감각이 점점 예민해지며 이오나의 보지를 헤집고 다니는 감각이 더욱 선명해진다.
찌걱. 찌걱.
중간에 빼지 않고 그대로 다시 박기 시작한 터라 조금 끈적이는 소리. 다만 이오나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소리도 만만치 않게 끈적했다.
“흐응…응긋….”
녹아내리는 것 같은 신음소리를 들으며 조금 더 허리에 힘을 실었다.
목을 물린 자세라 체중을 싣는 자세는 불가능해도 힘을 더 주는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할 테니까.
찌걱. 찌걱. 찌걱.
“하읍…아응….”
벌써부터 갈 준비를 하듯 파르르 떨리는 몸을 끌어안으며 연신 자궁구를 두드린다.
그러던 어느 순간. 살짝 열린 자궁구를 파고드는 감각에 등골을 타고 찌릿한 전류가 흘렀다.
싼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차오른 사정감을 그대로 이오나의 안쪽에 쏟아부었다.
“쌀게요…!”
퓻, 퓨퓻-!
질내가 아니라 자궁에 직접 하는 사정.
“흐으으응…!”
말은 못 하지만 이오나도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으며 호응하고 있었다.
예상보다 이른 사정. 하지만 아직 이오나의 흡혈은 계속되는 도중이다.
슬금슬금 이오나의 안쪽에서 기세를 되찾는 아랫도리의 느낌. 코 앞에 있는 이오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대로 계속해도 되죠?”
“…….”
대답은 없다. 들려오는 것은 꼴깍이는 신음소리와, 움직이기 편하게 허리에 두른 다리를 풀어주는 소리뿐.
찰팍.
물기 섞인 소리와 함께 다시금 허리를 움직였다.
나도 이오나도 해가 뜨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으리라.
흡혈의 부작용이 너무나도 강했으니까.
같은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이오나가 입을 열었다.
“있잖아 있잖아.”
“네.”
“나, 짤리려나?”
“아.”
어찌 됐건 교수가 학생에게 손을 댄 꼴이다. 보통이라면 바로 징계감이겠지. 하지만.
“…안 들키면 그만 아닐까요? 거기에 다른 누구도 아닌 이오나 교수님에게 그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이사장?”
“오케이. 이건 좀 위험하네요.”
대전쟁 때의 활약에 이어, 최근에는 사교도 고위 간부를 떼 몰살 시킨 이오나다.
영웅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 강하게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보통 없겠지만…이사장은 예외다.
300년 전 용사파티의 유일한 생존자. 아카데미의 설립자 겸 이사장 겸 교장. 용사의 의지를 이은 자. 가장 오래된 대마법사.
지금이야 이런저런 이유로 아카데미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있지만, 타이틀만 보면 살아있는 전설 그 자체인 사람이다.
만약 이사장이 나선다면 이오나의 해고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
“그런데 이게 그렇게 큰 잘못이에요? 제가 학생이긴 해도 성인이잖아요. 협박이나 강제가 들어간 것도 아니고요.”
“아하? 아하? 조금 착각이 있었네! 우리가 섹스한 건 괜찮아! 들키지만 않으면 별문제 없고, 들키더라도 품위가 어쩌구 하며 감봉 좀 당하고 말겠지! 내가 말한 문제는 다른 거야! 별걸 다 걱정하네 얀델 학생은!”
“거사를 치르고 서로 여운에 젖어 멍하니 있던 타이밍에 그런 말을 꺼내면 당연히 착각하죠!”
머릿속으로는 짤려서 갈 곳 없는 이오나를 저택으로 불러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단 말이야!
한숨을 푸욱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럼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건가요?”
“그게 그게. 저번에 싸울 때도 그렇고 어젯밤에도 그렇고 얀델 학생이 포션으로 피를 회복하고, 내가 그 피를 빨았잖아?”
“뭐, 피 말고 다른 것도 잔뜩 빨렸지만요.”
어깨를 으쓱이자 이오나가 키득이며 말을 이었다.
“응응. 근데 그거 불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