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샤도 썩 괜찮았던 건지 수정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고.
하지만 이리스는 자신의 보지를 벌리기만 할 뿐, 이후로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마치 내가 뭘 하려는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에 담겠다는 것처럼.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슬쩍 엘리샤의 질구에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그러자 똑같이 자기 손가락을 넣었다 빼는 이리스.
이번에는 자기가 따라 하겠다는 거구만?
피식 웃으며 엘리샤의 클리토리스를 손끝으로 꾹꾹 짓누르듯 문질렀다.
“하윽….”
-읏….
수정구 너머로 들려오는 이리스의 작은 신음소리.
그동안 쌓인 쾌감이 슬슬 흘러넘치기 시작하는 거겠지.
그렇다면 느긋하게 즐길 수는 없지. 조금 템포를 높여 쉬지 않고 손을 움직였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겨보기도 하고, 손톱을 이용해 살살 긁어보기도 하며 집요하게 클리만을 공략한다.
“힛! 다, 당신?! 잠깐…응앗!”
-읏…이렇게…흐앗….”
확 올라오는 쾌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쇼파만 쥐어뜯는 엘리샤.
이리스도 종종 손이 꼬이긴 하지만 착실히 내 움직임을 따라 하고 있었다.
작은 질구가 마구 움찔거리며 애액을 토해내는 모습을 보니 슬슬 절정이 머지않았나 보네.
그렇게 클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마구 괴롭히는 것도 잠시.
헤 벌어진 입에서 침 한 줄기가 흘러도 신경 쓰지 않고, 클리만 만지작대는 이리스.
그 모습을 본 엘리샤가 돌연 몸을 뒤틀며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당신…! 하응…멈춰요! 이러다가 저도 스승님도…흐읏! 바보콩알 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어버려요오옷…!”
“괜찮아. 그럴 일은 없으니까.”
엘리샤의 귓가에 속삭이며 클리를 강하게 꼬집었다.
“히이이이이잇?!”
-응하아아아아아앙!”
이리스가 조금 더 예민하기 때문일까. 똑같이 자지러지는 신음소리를 냈지만, 조수를 뿜어대며 가버린 건 이리스가 먼저였다.
수정구에 비치는 영상이 물방울로 뒤덮여간다.
번져가는 영상 속에는 간헐적으로 몸을 떨며 조수만을 퓻퓻 뿜어대는 이리스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엘리샤가 가버리려는 순간.
“읏차.”
그대로 엘리샤에게서 모든 손을 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에?”
가기 직전에 멈춰버린 엘리샤가 상황 파악이 안 된다는 듯 멍하니 이쪽을 올려다보았다.
“말했잖아? 오늘은 자지 압수라고.”
“하, 하지만 이건 자지랑 상관없잖아요!”
“손가락이 뻐근해서 어쩔 수 없었어.”
“그게 무슨…!”
어깨를 으쓱이며 태연스레 둘러대자, 세상 억울하게 입만 뻐끔거리는 엘리샤.
혹시 몰라 일단 추가로 명령을 내렸다.
“[거기 앉아서 얌전히 나랑 카를라를 지켜보며 자위하고 있어. 대신 절정은 금지야.]”
“당신 정말…! 정말 나한테 이러기에요?!”
“그러게 카를라가 갑자기 무서워졌을 때 모른척하지 말고 좀 도와주지 그랬어.”
뭐…정말 엘리샤를 이렇게 방치할 생각은 없다.
내가 말한 건 어디까지나 ‘오늘’ 자지 압수였으니까.
앞으로 몇 시간 뒤면 자정이 지나 오늘이 끝날 테니 그때 잔뜩 해주면 되겠지.
물론, 엘리샤에게는 비밀이다.
“오래 기다렸지 카를라? 이제 네 차례야.”
엘리샤는 울상을 지었다.
“오래 기다렸지 카를라? 이제 네 차례야.”
“앗…네 주인님.”
어쩐지 묘한 표정으로 나와 엘리샤를 번갈아보는 카를라.
아마 엘리샤 혼자 방치되는 게 마음에 걸리는 거겠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은근 서로 챙겨주는 둘이니까.
감각이 예민한 하이엘프다 보니 귓속말을 해주기도 여의치 않다. 그래서 대충 엘리샤 쪽을 눈짓하며 마구 깜빡이자.
“헉….”
왜인지 자기 가슴을 부여잡는 시늉을 하며 비틀거리는 카를라.
아냐. 애교 아니라고.
뭐…어찌 됐건 카를라가 그럴 맘이 들게 한다는 목적 자체는 달성한 것 같지만.
“헤헤.”
칠칠치 못하게 웃는 카를라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팔에 착 감기는 낭창낭창한 감촉. 이리스처럼 체구 자체가 작은 것도 아니건만 전체적으로 가녀린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어쩌면 머리 한구석에 노예 경매장에서 오들오들 떨던 모습이 박혀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주인님 주인님. 조금 전의 그거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안 될까요?”
“…….”
지금은 마냥 즐기고 있는 것 같지만.
“딱 한 번만이다?”
“네!”
빠르게 눈을 깜빡이자, 뭐가 그리 좋은지 루비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웃는 카를라.
나 또한 한쪽 가슴이 내 상체에 짓눌릴 정도로 밀착한 카를라의 모습에 실실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하지만 그런 우리의 사이 좋은 모습에 엘리샤에게는 일종의 과시처럼 느껴졌던 걸까.
“다, 당신…카를라…어떻게 제 앞에서 그런…!”
부들부들 떨며 입술을 짓씹으며, 명령대로 착실히 자위 중인 엘리샤.
같이 하는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이제 와서 새삼?
아, 그때는 다음에 자기 차례가 있었다는 걸 알았지만 이번에는 아니라 그런 건가.
반사적으로 카를라를 바라보자, 나와 같은 심정이었는지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카를라.
그렇게 잠시 시선을 교환하다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잘 전달 된 건지 안심한 표정으로 마주 고개를 끄덕이는 카를라.
하지만 무언가 짓궂은 생각이라도 떠올랐는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히죽 입꼬리가 올라간다.
“주인님. 엘리샤가 너무 불쌍해요!”
“카, 카를라….”
잔뜩 감동받은 사람처럼 눈을 땡그랗게 뜬 엘리샤.
자기편을 들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거겠지.
너무 이른 감동이었지만.
“적어도 딸감 정도는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이리스 님도 한 번으로는 아쉬우실 텐데.”
-흠흠. 확실히 한 번으로는 조금 부족하구나.
어느새 뒷정리를 마쳤는지 보지 빼고 뽀송뽀송해진 이리스가 수정구 너머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엘리샤는 뒤통수라도 얻어맞은 것처럼 눈을 부릅뜨고 있었지만.
“카…를라!”
“어허. 카를라 언니라니까?”
정작 카를라는 꼬리라도 흔드는 것처럼 보란 듯이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내 옆구리에 파고들었다.
그리고는 허리에 있던 내 손을 잡아끌어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다.
말랑.
한손으로 잡으면 약간 흘러넘치는 보드라운 감촉.
조금 전까지 엘리샤의 가슴을 만지작대고 있던 덕일까. 카를라 쪽이 조금 더 크다는 사실이 손으로 느껴진다.
내가 반사적으로 가슴을 쪼물거리는데 집중하는 사이.
카를라가 나한테는 보여준 적 없는 으스대는 표정으로 엘리샤에게 고개를 까딱였다.
“넌 거기서 구경이나 해. 난 주인님의 애정을 듬뿍 받아낼 거니까.”
“익! 이익…!”
카를라의 도발에 발만 동동 구르는 엘리샤.
그 생생한 반응에 카를라는 키득이며 내 앞에 무릎 꿇었다.
“역시 참고 계셨네요.”
“엘리샤를 보내는 내내 엉덩이골에 비벼졌거든.”
아까부터 못 참겠다는 듯이 껄떡거리는 자지를 양손으로 꽉 쥐어 고정하는 카를라.
잠시 무언가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서 엘리샤에게 줄 딸감을 뽑아내죠.”
“…뽑아낸다고?”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카를라는 내 의문에 행동으로 대답했다.
“아움.”
귀두 부분을 한입에 넣고는 이쪽을 올려다보며 눈웃음 짓는 카를라.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자지를 삼키기 시작했다.
“으웃…흑.”
앞부분을 지나 기둥으로 그리고 기둥을 지나 뿌리까지.
이미 몇 번이고 딥쓰롯을 해본 만큼 빠른 속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익숙해졌을 뿐, 편한 건 아닌 듯 하지만.
“흐극….”
코가 아랫배에 닿을 정도가 되자 카를라의 눈동자에 약간의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으니까.
살살 백금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자, 그제야 희미한 눈웃음을 지으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카를라.
“우븝…흡….”
목구멍이 자지를 꾹꾹 조이며 왕복한다. 본래 이런 용도로 쓰이는 곳이 아님에도 상당한 자극.
엘리샤를 애무하고, 엉덩이골에 비벼지며 은근 쌓여있던 쾌감이 순식간에 불타오른다.
몇 번 움직이지도 않았건만 사정감이 빠르게 차올랐다.
이를 눈치챈 걸까. 카를라가 뿌리까지 삼킨 자지를 황급히 뱉어냈다.
다만 완전히 뱉어낸 것이 아니라 처음에 그러했듯 귀두만 입에 물고 있었지만.
그 상태에서 입으로는 강하게 귀두를 빨아들이고, 손으로는 기둥부터 뿌리까지 훑어내리는 카를라.
마치 내 정액을 뽑아내겠다는 듯한 느낌. 이에 거스르지 않고 참았던 사정감을 해방했다.
뷰르르르릇-
귀두 한정 진공펠라 덕분일까. 생각보다 많은 양의 정액이 빨려 나왔다.
그에 따라 정액을 머금은 카를라의 볼 또한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우그읏….”
-하아…흐읏…저렇게나 많이….
수정구 너머에서 들려오는 이리스의 감탄. 엘리샤마저 지금 이 순간에는 그저 침만 꼴깍 삼키며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이나 이어진 사정은 정말 흘러넘치기 직전이 되어서야 멈췄다.
볼 주머니를 빵빵 부풀린 다람쥐 같은 모습의 카를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베에….”
입안에 가득 고여 찰랑이는 정액을 내게 확인시켜주고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이제 삼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