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팝니다. 몰락영애. 한 번도 안 쓴-123화 (123/230)

======================

【아카데미 7대 불가사의 격파!】

당신은 헛소문인 줄 알았던 7대 불가사의와 조우하고 전부 쓰러뜨렸습니다!

뭐…소문만큼 거창한 것들은 아니었고, 어쩌면 진짜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아카데미의 비밀을 파헤치고 해결한 것은 사실!

그런 당신에게 괴담의 정수 일부가 녹아들 것입니다!

-칭호: 고스트 버스터 획득.

======================

예상대로다.

있으면 좋은데, 없어도 없는 대로 싸우면 되는 미묘한 칭호 고스트 버스터.

효과는 심플하다.

======================

【칭호: 고스트 버스터】

당신은 하룻밤이 채 지나기도 전에 7개나 되는 괴담을 완벽히 분쇄했습니다.

죽지 못한 것들은 그런 당신을 보고 되려 겁을 먹어야 할 것입니다.

-언데드를 상대로 하는 모든 행위에 5% 긍정적인 추가 효과.

-언데드 계열 몬스터의 정신 공격을 낮은 확률로 반사.

======================

얼핏 보면 종족 한정이라는 제한이 붙었을 뿐 나쁘지 않은 칭호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만….

언데드 한정이라는 점이 문제다.

언데드형 몬스터들은 강력하지만, 그만큼 약점도 많은 녀석.

빛 속성 마법에 약하고, 화염 속성에도 약하고, 신성력에는 아주 그냥 녹아내린다.

당장 근접직도 무기에 성수 한 컵만 뿌려도 5% 보다는 많은 보너스를 받을 수 있겠지.

사제의 축복을 받는다면 그 이상일 테고.

그나마 쓸만한 건 정신 공격의 반사라는 두 번째 옵션 정도려나.

언데드 몬스터는 수준의 차이는 있어도, 하나같이 적을 공포에 빠뜨리는 위압 관련 특성을 가지고 있다.

보통은 약간 몸이 위축되거나, 사기가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마법사 계열 언데드는 이를 적극 활용하여 각종 저주나 정신 마법에 사용하곤 한다.

만약 이를 저항하는 게 아니라 고스란히 반사할 수 있다면?

순간이나마 고위 언데드를 주춤하게 만드는 사기 칭호가 될 수 있겠지.

근데 2번째 옵션은 진짜 가뭄에 콩 나듯 발동하는 거라 큰 기대를 하면 안 된다.

발동하면 운이 좋은 거고, 잠잠하면 그게 당연한 그런 옵션.

하여 고스트 버스터 칭호는 있으면 은근 쏠쏠하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다는 취급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게임에서의 이야기지만.

조금이라도 더 강해져야 하는 지금의 내게는 몇 시간 투자해서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얻어두는 게 좋은 그런 칭호다.

싱글벙글 웃으며 머릿속으로 언데드와 관련된 던전과 이벤트를 점검하던 도중.

띠링!

느닷없이 알람이 하나 더 울렸다.

“응?”

이제 와서 또 뭐 나올 게 있던가?

【들끓는 고요 교단 폭로!】

“아.”

의아한 심정으로 확인한 시스템 창은 내가 잠시 잊고 있던 정산 내역을 담고 있었다.

이게 이제야 뜨네.

지금껏 아무 말 없길래 H&A에 없던 이벤트는 보상을 안 해주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주르륵 길게 이어진 알림창을 보고 있자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나온다.

너무 노골적으로 좋아하는 티를 냈던 탓일까.

아까까지만 해도 꽤 섬뜩한 결말에 오들오들 떨던 카를라와 엘리샤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입을 열었다.

“…지금 다른 생각 하셨죠 주인님. 뭐가 그렇게 좋으신 건가요?”

“맞아요. 저랑 카를라를 동시에 농락하면서 다른 생각 할 여유가 있다 이건가요?”

“어허. 농락이라니. 말이 심하네. 잠깐 좋은 생각이 나서 그런 것뿐인데.”

한창 쪼물거리던 둘의 가슴에서 손을 떼고 차분히 머리를 쓸어 주었다.

비단처럼 부드럽게 손에 착 감기는 카를라의 백금발과.

반대로 내 손바닥을 살살 밀어내는 엘리샤의 풍성한 청색 머리카락.

그렇게 둘의 투정 아닌 투정을 달래며 잽싸게 시야를 가득 메운 알림창을 마저 읽었다.

======================

【들끓는 고요 교단 폭로!】

세상에! 당신은 꽁꽁 숨겨져있던 들끓는 고요의 위험성을 세상에 폭로했습니다!

심지어 정의로운 광명 교단의 신물을 활용한다는 누구나 납득 가능한 방법을 통해서 말이죠!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처음은 우연, 두 번째는 필연, 세 번째는 운명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세 번 운명을 비튼 당신을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앞으로 각국의 고위층은 사교도를 더더욱 경계하게 될 겁니다.

또한 알게 모르게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던 들끓는 고요 교단이 주춤하며, 다른 악신 교단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깁니다.

홀로 사교도 전체를 견제했다고 봐도 좋을 훌륭한 업적이지만.

아쉽게도 이를 정확히 알아주는 건, 당신에게 당한 사교도들 뿐입니다.

그래도 세상…구하실 거죠?

-모든 스탯이 대폭 상승합니다.

-모든 성장 가능 특성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모든 선신 교단과의 우호도 상승합니다.

-정의로운 광명 교단의 우호도가 한층 더 상승합니다.

-모든 악신 교단이 당신을 적대합니다.

-들끓는 고요가 당신을 공적으로 지정합니다.

-특성: 사교도 혐오(D)가 한단계 추가로 성장합니다.

======================

“???”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내용.

우선 보상 자체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좋네.

스탯과 특성의 성장은 언제나 옳다.

선신 교단과 사이가 좋아지고, 반대로 악신 교단과는 안 좋아질 것도 예상했다.

사교도 혐오 특성은 올리기 힘들어서 그렇지, 성장시키면 시킬수록 좋은 특성이고.

이 정도면 거의 악신의 사도라도 잡았을 때 주는 보상에 비벼볼 만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순순히 기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상태창 말투가 원래 이랬던가?

처음에는 한 줄씩 묘하게 꼴 받는 내용이 있긴 해도, 조금 더 사무적인 말투였던 것 같았는데.

말 그대로 게임 속 인터페이스 같은 느낌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보내온 알림의 말투는 그러한 무기질적인 딱딱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의 친근함마저 느껴질 정도.

“…….”

짐작 가는 부분이 하나도 없네.

어쩌면 저 시스템 창 너머에 누군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정산이 늦은 건, 그 누군가가 생각보다 전 대륙에 스파이 찾기 열풍을 일으킬 만큼 커진 스케일에 당황했거나.

공로에 대한 보상을 책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늦은 걸지도 모르고.

물론, 전부 내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

허나 만약 누군가 상태창 너머에 있다면.

그자는 분명 지구에 H&A를 뿌리고, 나를 지금의 몸으로 이 세상에 떨어뜨린 녀석이리라.

나를 지구에서 데려왔다면,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한때는 그렇게나 바라왔고, 이제는 가슴 한켠에 묻어뒀던 단어.

귀환.

돌연 눈앞에 들이밀어진 가능성에 마음이 절로 술렁인다.

몇 번이고 게임으로 접해본 세상, 인벤토리에 골드가 넘쳐나는 세상, 마법을 실제로 쓸 수 있는 세상.

하지만 몇 년 내로 멸망할지도 모르는 세상.

그럴 수만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해서라도 다시 지구로 돌아가고 싶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리 생각했다.

이젠 아니다.

양팔에 눌리는 카를라와 엘리샤의 머리.

작은 만큼 가벼운 머리지만…어째서인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졌다.

내가 도중에 떠나버리면 이 둘은? 이리스는? 페이는?

꾸욱.

“주인님?”

“얀델?”

나도 모르게 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자 의아한 목소리를 내는 둘.

애써 웃어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냐. 그냥. 오늘따라 좀 둘 다 예뻐 보이네. 응.”

아, 몰라!

아직 확실한 일도 아닌 걸로 고민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겠지.

나는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언제나 그랬듯. 앞으로도 쭉.

지금껏 새겨온 말을 한 번 더 되뇌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상태창.’

======================

이름: 얀델

칭호: 어설픈 트레저 헌터

기초 능력

근력: 13 -> 14

내구: 13 -> 14

민첩: 13 -> 14

재주: 15 -> 16

마력: 20 -> 21

특성

끝없는 마나(A)

원소 친화(B)

뛰어난 기억력(B)

평범한 무기술(D) -> (D+)

린트블룸 마나 코어(C) -> (C+)

하위 마법사(C)

태양신의 가호(B)

사교도 혐오(D) ->(C)

약성 체질(C)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