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그래왔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거야. 그래서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어. 후원 관계보다 더욱 확실한 연결 고리를 원했어.”
“페이 선배….”
처음엔 페이가 내게 미약을 먹이려 했다는 사실에 식겁했다.
하지만 왜 미약을 먹이려 들었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가. 이런 이유에서였나.
“있잖아 후배님. 후배님은 연금술사가 아니지만 등가교환의 법칙 정도는 들어봤지.”
“물론이죠.”
너무나도 유명한 법칙을 입에 담은 페이가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후배님. 내 몸과 마음을. 미래를. 영혼을. 모든 걸 다 줄게.”
“그럼 저는 뭘 하면 되나요?”
“간단해. 후배님은 나를 계속 칭찬해줘. 나를 인정해줘, 나를 행복하게 해줘. 나를….”
한차례 침을 삼킨 페이가 배시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나를 좋아해 줘.”
순간 할 말을 잃은 내게 다시금 머리를 조아리는 페이.
알몸 도게자로 청해오는 두 번째 부탁.
어찌 보면 비굴하기까지 한 페이의 모습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카를라와 엘리샤, 이리스에 이어 페이까지.
내게 매달리며 애정을 갈구하는 여인이 한둘이 아니라는 생각에 괜시리 어깨가 무거워진다.
허나 페이를 버릴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거니와, 바지를 내리던 순간부터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었기에 대답은 즉시 튀어나왔다.
“불변하는 진리 앞에 약속하죠.”
게임에서의 이야기지만 연금술로도 몇 번이고 엔딩을 본 적이 있으니 잘 안다.
연금술의 본질은 변화지만…아이러니하게도 연금술이 추구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걸.
그렇기에 연금술사들 사이에서 불변하는 진리를 들먹이는 것은, 마법사의 마나의 서약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실제로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도 쉬이 내뱉지 않는 그런 맹세 말이다.
헙! 하고 숨을 들이켠 페이의 뒤통수에 손을 올린 채 말을 이었다.
“제 삶의 일부를 페이 선배에게 내어드릴게요.”
“…….”
“제가 살아있는 동안 변하지 않는 애정을 약속할게요. 언제나 제 곁에 페이 선배의 자리를 마련해둘게요. 제가 페이 선배의 인생을 책임질게요.”
페이의 작은 머리통을 살살 쓰다듬었다.
“어때요? 이거면 충분한가요?”
“…응. 그래도 맹세의 증거는 남겨줘 후배님.”
“증거요? 어떻게요?”
“그게…으음….”
한참을 망설이던 페이가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세 그대로 키스해줘.”
“아, 그럼 얼굴 들어 보세요 페이 선배.”
“아니이…입술은 나중에. 후배님 자지로 자궁에 키스해줘.”
“…….”
왜 이렇게 부끄러워하나 했더니.
그럴만한 내용이었네.
입을 떡 벌린 내게 황급히 변명하는 페이.
“그, 그치만 입술 키스는 너무 가볍지 않아?! 내 처녀막을 뚫으며 자궁 키스하는 정도는 돼야 좀 맹세에 무게가 실리잖아!”
“세상에. 그건 대체 어디서 나온 발상인가요.”
“아 몰라! 몰라! 그냥 빨리 해줘. 아까도 미약 절임 처녀 보지에 박아달라고 부탁했었잖아! 왜 안 박아줘? 박아준다며!”
“아.”
잠깐 진지한 이야기로 빠지는 바람에 아직도 페이를 방치하는 중이었지.
중요한 이야기가 끝나고 긴장이 풀어진 지금. 가까스로 참고 있던 성욕이 폭발하는 거겠지.
솔직히 이대로 더 방치하면 얼마나 야한 말을 할지 좀 궁금하긴 하다.
다만 처음인데 너무 괴롭히는 건 불쌍하니 슬슬 본방에 들어가야지.
“근데 제대로 얼굴 보는 자세가 아니라 지금 자세로요?”
“으응. 절 하면서 한 부탁을 들어준 거니까, 절 하면서 넣어줘야 맞는 게 아닐까?”
“그냥 페이 선배 취향이 아니라요?”
“…됐으니까 후배님은 자지나 세워!”
노골적으로 말을 돌리는 모습에 피식 웃으며 페이의 뒤쪽으로 향했다.
가슴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한 살집이 오른 엉덩이.
그 토실토실한 볼기를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알겠어요 알겠어. 더 안 놀릴 테니까 엉덩이나 올려 봐요.”
“흥!”
뾰로통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긴 해도 시키는 대로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리는 페이.
그에 따라 자연스레 파묻혀있던 보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게자 전에 살짝 봤던 것처럼 털 한 올 없는 맨들맨들하면서도 꽉 다물린 보지.
하지만 미약에 절어, 끈적한 애액을 연신 토해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흣?!”
애액 때문에 미끄럽긴 하나 제대로 힘을 주자 간단히 벌어지는 보지.
분홍색이었을 속살은 흥분으로 충혈되어 붉게 달아올랐고, 작디작은 질구는 뻐끔거리며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자지를 조르고 있었다.
세상에.
안절부절못하긴 해도 대화는 멀쩡히 가능하길래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페이가 특별히 물이 많은 타입이 아니라면, 이건 하루 종일 방치 플레이를 했을 때의 카를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금껏 어떻게 참았어요 페이 선배.”
“…못 참아서 절 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아.”
그러네. 못 참겠다고 박아달라고 도게자 했었지.
키득키득 웃으며 아랫도리를 가져다 댔다.
“흐응….”
귀두가 입구에 닿자 움찔하는 페이.
“괜찮아요. 이젠 더 참을 필요 없을 테니까.”
애액이 이렇게 많으니 바로 시작하면 되겠지.
“넣을게요.”
“응…와줘 후배님.”
다만, 아무리 젖어있어도 펠라 때 입이 작아서 고생한 것처럼, 보지도 너무 좁으면 어떻게 하나 살짝 걱정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쑤욱.
허리를 밀어 넣자 빨려 들어가듯 질내를 파고드는 귀두.
꽉 다문 살결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는 느낌이 아니다.
자지가 들어가는 순간, 페이의 질내가 신축성 좋게 늘어난 것이지.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반갑게 내 물건을 받아들이는 페이의 질내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귀두 끝이 연약한 무언가에 막히자, 잠시 허리를 멈추었다.
“페이 선배.”
“흐으…아으…왜애…?”
“숨 참으시라고요.”
“허업!”
앞으로의 일을 직감한 페이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허리를 마저 움직였다.
찔꺽.
“응긋…!”
경련하듯 격하게 움찔거리는 페이. 결합부에서 한줄기 핏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귀두에 닿는 자궁구의 단단한 감촉과, 딱 내 자지 모양대로 늘어나 빈틈없이 물건을 감싸는 질내.
페이가 익숙해지게끔 잠시 기다려준 뒤에야 슬쩍 몸을 숙였다. 작은 체구를 내 상체로 덮은 것 같은 모양새.
파과의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오들오들 떠는 페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처녀 졸업 축하해요 페이 선배. 원하는 대로 자궁 키스해드렸는데…어때요?”
“왜, 왜 그런 걸 묻는 거야아…이걸로 나랑 후배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거잖아? 당연히 좋지.”
“글쎄요. 원래 이런 건 넣는 게 전부가 아니에요. 안에 제대로 싸야지 끝나는 거지.”
“…어?”
질내사정 선언에 멈칫한 페이의 몸을 꾹 눌러 고정시켰다. 어디 도망가지 못하도록.
그리고는 허리를 조금씩 움직여 귀두를 자궁구에 문질러 주었다.
“이건 등가교환의 법칙에 따른 연금술 같은 거라고 했죠 페이 선배?”
“그…렇지?”
“연금술이면 연성 결과가 있어야겠네요.”
“그게 나랑 후배님의 한층 더 돈독해진 사이 아닐까…?”
“에이.”
가소롭다는 듯이 한차례 픽 웃고는 말을 이었다.
“페이 선배는 현자의 돌도 못 만들고, 호문쿨루스도 못 만들지만…정말 아무것도 못 만드는 건 아니잖아요?”
“…후배님? 정말? 아니, 싫은 건 아닌데.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나 아직 거기까진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혼란스러워하는 페이가 엉덩이를 꼼지락대며 발버둥 쳤지만, 이럴까 봐 진즉에 꾹 눌러 고정한 상태.
연결된 상태라 자연스레 전해지는 페이의 떨림을 즐기며 허리를 강하게 쳐올렸다.
팡!
“힉! 아, 안 돼!”
팡! 팡!
“후배님의 아이를 연성해버려어엇…!”
매일 피임 마법을 걸고 있다는 건 비밀이다.
도게자 중인 페이를 꽉 붙잡고 그대로 뒤에서부터 강하게 박았다.
팡!
“힉! 아, 안 돼!”
“팡! 팡!
“후배님의 아이를 연성해버려어엇…!”
말은 그리하면서도 내가 움직이기 편하게 허리의 높이를 조금씩 조정해주는 페이.
결과적으로 상체는 바닥에 딱 붙이고, 허리와 엉덩이만 바짝 치켜든 고양이 같은 자세가 되더라.
이게…만류귀종?
아님 말구.
속으로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허리 놀림에 속도를 더했다.
팡! 팡! 팡!
“읏! 흐으…아앙!”
미약 덕분일까.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처녀였음에도, 고통스러워하기는커녕 신음소리가 점점 달아오르는 페이.
옆으로 삐져나온 페이의 가슴을 만지작대며 속삭였다.
“왜요 페이 선배. 저랑 각별한 사이가 되고 싶으신 거 아니었나요?”
“맞는데에…그건 맞는데에…흐앙!”
“기정사실을 만들려고 미약까지 준비해왔잖아요. 계획대로 됐네요. 축하드려요!”
“히윽! 이, 이런 건 계획에 없었…응긋!”
“네에?! 그럼 설마 지금 만드는 아이는 계획에 없는 아이인가요?! 너무해! 전 아들이면 루델, 딸이면 펠리시아라고 이름까지 다 정해놨는데!”
“그사이에 벌써…힉! 거기까지 생각한 거야?! 진지하게…으힛! 생각해주고 있었구나 후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