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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니다. 몰락영애. 한 번도 안 쓴-111화 (111/230)

문제는 깊숙이 들어가면 갈수록 진해지는 안개지만.

옷 소매를 뚫고 전해지는 달큰한 향기에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심지어 아랫도리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찔거리기까지.

원래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녀석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반응하고 있다.

설마 설마 하는 생각으로 도착한 공방의 중앙.

페이는 그곳에 있었다.

“흐헤…후배님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눈빛, 간헐적으로 떨리는 몸뚱이, 땀으로 흠뻑 젖은 옷, 그래서인지 단추를 여럿 풀어버린 가슴팍.

누가 봐도 약에 취한 사람 같은 모습이었다.

“페이 선배 미쳤어요?!”

“미치다니! 그냥…하으…다리에 조금 힘이 없을 뿐이야….”

뭐가 그리 웃긴지 혼자 키득키득 웃는 페이. 이 와중에도 그럴 때마다 흔들리는 가슴에 시선이 가고 만다.

“후배님은 내 가슴 정말 좋아하네.”

“…아잇!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잖아요. 이거 어떻게 해결해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건지 묘하게 핀트가 어긋나는 페이를 다그쳤다.

나랑 약물 난교 파티나 하자고 불렀을 리는 없으니 일종의 사고겠지.

페이가 잔뜩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까딱였다.

“우선 저 가마솥부터….”

이후에는 페이가 시키는 대로 주변에서 보글보글 끓던 가마솥의 불을 끄고, 수상한 분홍색 내용물 위에 뚜껑을 덮었다.

마지막으로 과부하로 셧다운된 공기 순환 마도구까지 다시 작동시키자 빠르게 내부의 안개가 흩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제 좀 숨을 돌리나 싶었는데.

턱.

“페이 선배?”

“후, 후배님….”

어느새 엉금엉금 기어와 내 다리를 붙잡은 페이.

그 궤적을 알리듯 일직선으로 젖어있는 바닥.

저 액체의 정체를 유추하고는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킬 때 쯤.

아까부터 안절부절못하던 페이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화났어?”

“조금요. 지금 꽤 위험했던 거 아시죠?”

“미, 미안…그게 이러려던 건 아니었는데…흣!”

나보다 훨씬 더 오래 안개에 노출되었기 때문일까. 아무것도 안 했는데 혼자 파르르 떠는 페이.

“내가 잘못했어…그러니까 너무 화내지 마…응? 앞으로 안 그럴 테니까…나한테 정떨어지지 마….”

아직 눈에 초점이 잡히지 않는 걸 보아 제정신은 아닌 것 같네.

한숨을 푹 쉬며 과하게 달라붙어 오는 페이를 살짝 떨어뜨렸다.

“이 정도로 정떨어지거나 그러진 않아요. 사고였잖아요.”

“맞아. 사고. 응. 사고였어 후배님.”

“…뭔가요 그 수상쩍은 반응은. 원래는 뭘 하려던 거죠 페이 선배? 이거 미약이잖아요. 이런 걸 만들어서 뭘 어쩌려고 했던 거예요?”

“으읏…그게….”

“솔직히 말하세요. 안 그러면 저 조금 페이 선배한테 화날 것 같은데….”

“마, 말할게! 말할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줘!”

한차례 심호흡을 한 페이가 이내, 모든 걸 체념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이거…후배님한테 먹이려고 했어….”

“…미약을요?”

“응.”

“…….”

진상을 알게 되자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배신감.

이번에는 내가 부들부들 떨 차례였다.

“믿었는데! 페이 선배를 믿었는데!”

“흐이익! 미안해 후배님! 정말 미안해!”

“제가 페이 선배에게 해준 게 얼마나 많은데! 어떻게 페이 선배가 저한테 이럴 수 있어요! 어떻게!”

“뭐든 할 테니까…! 후배님 마음이 풀릴 때까지 뭐든 할 테니까! 그러니까 제발 화 풀어줘…!”

“…….”

훤히 드러난 페이의 가슴골 때문일까. 아니면 아까 조금 들이킨 미약 때문일까.

순간 솔깃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정말 뭐든 할 거예요?”

“응응! 진짜야! 후배님한테라면 괜찮아!”

“그럼 증명해 보세요.”

“증명?”

잠시 고민하던 페이가 내 쪽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만 이는 다음 말을 내뱉기 위해서가 아니다. 말 그대로 입을 열기 위해서였지.

“입…정도면 증명이 될까?”

페이의 선홍빛 혀를 바라보며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하죠.”

이 정도면 용서할 수 있다.

“입…정도면 증명이 될까?”

살짝 내밀어진 페이의 선홍빛 혀를 바라보며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하죠.”

이 정도면 용서할 수 있다.

철컥철컥.

진작에 팽팽해진 바지춤을 내리려 벨트를 푸는 순간.

문득 한켠에 남아있던 이성이 나를 제지했다.

이래도 되나?

페이는 지금 미약에 취한 상태가 아닌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일 터.

나도 조금이지만 들이마신 상태라 성욕이 동한 상태고.

그렇다 보니 절대 입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페이도 그 이상을 원할 테니까.

하지만 나중에 페이랑 사이가 어색해지고, 그러다 멀어지기까지 하면 어쩌지?

지금 여기서 하는 게…맞나?

그런 현실적인 생각들이 내 손을 잠시 멈춰 세웠다.

하지만.

“붸에…?”

벌린 입 아래로 들여다보이는 페이의 가슴.

작은 체구에 걸맞지 않게 폭력적이기까지 한 가슴을 바라보고 있자니, 절로 침을 꼴깍 삼키게 된다.

…시바. 거. 마지막까지 책임 지면 되는 거 아닌가.

그 대가로 저 젖탱이를 마구 주무를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스륵. 툭.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바지.

그 안에 숨어있던 내 물건이 그제야 모습을 드러낸다.

“힉!”

조금 전까지 약에 취한 것처럼…아니, 실제로 약에 취해서 몽롱한 표정을 짓던 페이가 숨을 들이 삼켰다.

태생 마력 18의 위엄에 압도된 것이리라.

그런 페이의 얼굴 가까이 자지를 들이밀었다.

전등 대신 각종 설비가 작동하며 만들어 낸 광원이 공방을 밝히고 있기 때문일까.

본래라면 각도상 나올 리 없는 자지 그림자가 페이의 겁먹은 얼굴 위에 드리워진다.

그 때문일까. 여전히 손으로 입을 벌리고는 있지만, 조금 전보다 확연히 삐질삐질 한 태도로 내 눈치를 살피는 페이.

귀여워라.

“잘 보세요 페이 선배. 이게 이제부터 선배의 그 작은 입 안에 들어갈 거예요.”

“드, 들어갈까…?”

“들어가게 만들어야죠.”

오들오들 떨기 시작하는 페이의 혀 위에 귀두를 올렸다.

밑면에 닿는 따뜻하고도 촉촉한 감각. 두어번 문질러 적당히 침을 발라주고는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었다.

“히에에….”

두 눈을 꼭 감고, 최대한 턱을 벌리는 페이. 그러나 워낙 입 자체가 작기 때문일까.

자지를 물었을 뿐인데 입안이 가득 차자, 페이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내 쪽을 올려다보았다.

그런 페이의 머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페이 선배는 그냥 이빨 안 닿게 열심히 입만 벌리세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으브븝.”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신호 삼아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찌걱.

페이의 입안을 비집고 들어가는 물건. 축축함이 귀두 전체를 감싸고 천천히 기둥까지 덮어간다.

“흐븝…읍….”

그것만으로도 버거운지 페이의 눈가에 눈물이 방울방울 고이기 시작했다.

내 자지를 한가득 물고 있는 모습은 무척이나 꼴렸지만…페이는 이번이 첫 경험.

그러니 카를라랑 할 때처럼 바로 딥쓰롯을 하는 건 안 되겠지.

적당히 살살 움직이며 자지로 페이의 볼 안쪽을 찔러보기도 하고, 입천장을 긁어보던 것도 잠시.

가만히 있던 페이가 돌연 무언가 결심한 표정으로 내 물건을 깊게 삼켰다.

“…페이 선배?”

당황스러움에 이름을 불러도 막무가내로 들이미는 페이.

“브읍…흡. 으그읍….”

목젖 부근에서 한참을 낑낑댔으나, 기어이 뿌리 끝까지 삼키는 데 성공한다.

“허….”

이게 된다고?

워낙 입이 작은 터라 아랫도리의 절반 가까이 식도에 삽입한 상태.

힘들 법도 하건만, 페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붑 찌붑.

“흐끅…브흡….”

상상 이상으로 기분 좋은 페이의 입보지. 미약의 효과 때문인가? 엄청 적극적이다.

그 미약을 내게 먹이려던 음모는 무척이나 괘씸했으나, 이렇게 내 음모에 얼굴을 묻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전부 용서된다.

잘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페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씨익 웃는 페이.

자신감이 붙었는지 이제는 내 엉덩이까지 만지작대는 모습에는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찌붑 찌붑 찌붑.

그렇게 페이가 마음껏 움직이도록 놔둔 지 얼마나 지났을까.

슬슬 힘에 부친다는 듯 둔해진 페이의 움직임.

그래. 이제 싸야지. 안 그래도 참기 힘들었다.

처음 몇 분을 제외하면 건드리지 않았던 페이의 머리를 다시금 움켜쥐었다.

“브읍?”

그리고는 조금 더 깊게 자지를 쑤셔 넣었다.

페이의 작은 코가 내 아랫배에 짓눌릴 정도로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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