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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니다. 몰락영애. 한 번도 안 쓴-88화 (88/230)

몇번 만지지도 않은 종아리를 그대로 지나쳐 엘리샤의 발목을 붙잡았다.

“…얀델?”

불길함을 감지한 건지, 사나운 표정을 풀고 불안한 목소리로 이쪽을 올려다보는 엘리샤.

“설마…아니죠?”

“맞는데?”

꾹.

“뺘아아아악!!”

발 중심을 슬쩍 엄지로 누르자 격하게 마구 바동대며 다시금 비명을 지르는 엘리샤.

이를 신호 삼아 엘리샤의 발을 무자비하게 주물렀다.

쭈물쭈물.

“힉! 히이익! 흐야아아악!”

갓 잡아 올린 활어처럼 펄떡이는 엘리샤.

하지만 이미 팔다리를 제압당한 상태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몸뚱이를 들썩이는 엘리샤.

“뺙! 뺘아아악! 삐야아아악!!”

잘 정리되어있는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단정한 이목구비는 안쓰럽게 일그러진다.

펄떡일 때마다 출렁이는 가슴은 보고 있자면 여러모로 웅장해질 정도.

내 손짓 하나하나에 격하게 반응하는 엘리샤를 보고 있자니, 깊숙한 곳에서부터 희열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왜…흐꺅! 어째서 저한테 이렇게 짓궂은 짓을 하는 건가요 얀델! …꺄아앙!”

“왜긴. 지금 같은 모습을 보고 싶어서지.”

“너, 너무해요…꺄아악!”

발가락 사이를 누르자, 엘리샤가 말하다 말고 허리를 들썩인다.

그렇게 엘리샤를 강제로 침묵시키며 발 꾹꾹이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이제 슬슬 완전히 풀린 건지 아무리 만져대도 반응이 없는 엘리샤.

하지만 이미 발버둥칠 만큼 친 탓일까.

“흐으…하으….”

거친 숨을 내뱉는 입술 사이로는 한줄기 침이 흘렀으며, 사지는 축 늘어져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험한 일이라도 당한 것처럼 속살이 드러날 정도로 흐트러진 드레스와 엉망이 된 머리카락.

마지막으로 초점을 잃은 저 공허한 눈동자는 또 어떤가.

다리만 만졌을 뿐인데 이미 거사를 치른 뒤 같잖아.

차오르는 만족감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엘리샤의 위로 올라탔다.

마치 엘리샤의 몸을 내 몸으로 덮는 듯한 자세.

“카를라. 이제 괜찮으니까 놔줘.”

“넹.”

군말없이 떨어지는 카를라를 확인하며 엘리샤의 턱을 잡아, 이쪽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기진맥진한지 여전히 멍한 눈동자.

잠시 그 모습을 감상하다가 고개를 숙여 기습적으로 흐물한 입술에 입을 맞췄다.

쪽.

“우읍….”

그제야 눈이 커진 엘리샤가 우물거리며 반응해보지만…여전히 힘은 들어가질 않아 간지러울 뿐.

무력하게 혀를 허용한 엘리샤가 토닥이듯, 내 어깨를 마구 두드렸다.

물론 그 와중에도 혀는 어설프게나마 움직이며 내 혀를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무기력한 엘리샤의 혀에 내 혀를 얽어가며 입안 구석구석을 맛본 뒤에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프하…얀델.”

“응.”

“이런 키스는 무효예요. 너무 정신이 없어 무슨 느낌인지도 모르겠는 걸요.”

“그럼 다음에 한 번 더 하지 뭐.”

한차례 어깨를 으쓱여주고는, 반쯤 벗겨진 엘리샤의 옷을 마저 벗겼다.

안 그래도 벗기기 쉽게 되어있는 옷이 흐트러지기까지 했으니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더라.

중력의 영향을 받아 양옆으로 흘러내린 젖가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허리와, 마음껏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던 허벅지.

그리고 큼직한 순산형 엉덩이.

같은 하이엘프인 이리스의 몸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야한 몸이다.

“이제 하는 건가요?”

묘하게 노곤한 목소리.

전체적으로 나른하고 탈력감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지금의 엘리샤에게서는 모종의 퇴폐미마저 느껴진다.

대답 대신, 그런 엘리샤의 다리를 잡고 양옆으로 벌렸다.

“읏.”

별다른 저항 없이 벌어지는 다리. 그 사이에서 빼꼼 모습을 드러낸 엘리샤의 보지는 놀랍게도 꽤나 젖어있었다.

“뭐야. 왜 젖어있어?”

“뭐야. 왜 젖어있어?”

“…몰라요.”

흥! 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엘리샤.

대답해줄 마음은 없는 것 같지만…다른 사람의 정사를 보고 흥분했거나, 내 물건의 냄새를 맡고 흥분했거나, 저린 다리는 마사지 받으며 흥분했거나 셋중 하나겠지.

자세한 건 다음에 알아보면 된다. 기회는 많으니까.

지금 중요한 건 이대로 바로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전에 잠시 엘리샤의 보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포동포동한 보짓살. 그 위로 살짝 덮인 파란 음모.

솜털 수준이던 카를라와, 털이 아예 없던 이리스와는 달리 약간 길이가 있다.

평소에 관리하는 건지, 원래 이런 건지 딱 보기 좋을 정도지만.

나도 모르게 셋의 보지를 비교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헛웃음을 지으며, 느릿하게 자지를 보짓살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아….”

단순히 애액을 골고루 묻혀 윤활유처럼 쓰려던 것이었지만, 엘리샤에게는 내가 지금 당장이라도 넣을 것처럼 느껴진 걸까.

축 늘어진 몸이 순간 움찔하며 빳빳해졌다.

그런 엘리샤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러주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풀리는 긴장.

감각이 예민한 엘프답게 지금 걸로도 조금 느꼈는지 흘러나오는 애액의 양이 늘었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어, 애무하던 가슴에서 손을 떼고 보짓살 사이로 자지를 슬쩍 들이밀었다.

“넣을게.”

“앗, 으, 그으…네….”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아 보이지만, 전부 눌러 삼키고 눈을 꾹 감은 엘리샤.

…이거 생각해보니 되게 신기하네.

H&A와 이 세상이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중요한 건 내게 기억이 있다는 것.

초보자를 위한 동료 캐릭인 만큼 H&A를 플레이하며 가장 많이 보고, 자세히 알고 있는 캐릭터가 바로 엘리샤다.

그런데 그런 엘리샤가 살아있는 사람이 되고, 지금은 내 노예가 되어 이렇게 밑에 깔려있다니.

알몸으로 내 자지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엘리샤의 모습이 갑자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넣을 것처럼 굴던 내가 멈칫하자 의아한 걸까.

슬그머니 실눈을 뜬 엘리샤.

작은 틈새로 들여다보이는 푸른 눈동자와 시선이 얽히는 순간.

둥실둥실 떠다니던 현실감이 꽉 붙잡혀 지면에 떨어진다.

그래. 어찌 됐건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거지.

언제나 엘리샤를 볼 때면 기억 한 구석에 자리 잡은 H&A에서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치웠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시선이 마주치자 아닌 척 황급히 눈을 감은 엘리샤에게만 정신을 집중했다.

“진짜로 넣을게.”

“네, 넵.”

천천히 밀어 넣는 허리. 충분한 애액 덕에 미끄러지듯 삽입되는 물건.

귀두가 딱 좋게 풀어진 질내를 헤집고 나아간다. 앞부분에서 기둥으로. 그리고 기둥에서 뿌리 끝까지.

도중에 무언가 걸리는 게 있긴 했지만, 너무나도 쉽게 내 물건을 전부 받아들인 엘리샤.

“…어?”

“헤?”

아파하면 잠깐 멈출 생각이었는데, 그런 거 없이 단번에 끝까지 밀어 넣을 수 있을 줄이야.

결합부에서 흘러나오는 피 한 방울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녀는 맞는데….”

“당연하죠! 저는 손으로 만져본 적도 없거든요?!”

발끈하는 엘리샤. 하지만 아직도 힘이 없는지 목소리만 높일 뿐, 팔다리는 축 널브러진 그대로다.

“힘이 풀려서 잘 들어갔나 보네.”

“…아니면 누가 저를 마구 괴롭힌 탓에 이 정도는 별로 아프지 않게 느껴진 걸 수도 있고요.”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만지작대는 엘리샤.

그런 엘리샤의 볼을 콕콕 찌르며 씨익 웃었다.

“뭐 어때. 안 아프면 다행이지.”

“그건…그렇죠.”

“그래도 움직이면 아플 수 있으니 그땐 말해. 적당히 속도 조절할 테니까.”

“…얀델 당신이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배려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까는 왜 그리 못되게 굴었던 건지.”

“가끔 남자에게는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들 때가 있는 법이거든.”

대충 헛소리로 대답하며 잠시 놓았던 엘리샤의 가슴을 다시 움켜쥐었다. 이어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찌걱 찌걱.

앞뒤로 이어지는 왕복운동. 손에서 뭉그러지는 가슴의 감촉.

“하읏….”

그리고 이것만으로도 조금 전과 다른 달콤한 신음소리를 내는 엘리샤.

아무리 엘프가 잠재적 에로프라지만 이렇게 쉽게 느끼는 게 말이 되나 싶으면서도 손과 허리는 멈추지 않았다.

찌걱 찌걱 찌걱.

한번 피스톤질을 하고, 유두를 꼬집을 때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엘리샤의 질내.

질벽은 한층 더 강하게 조여왔으나, 질척하게 흘러나온 애액 덕에 움직이는 것 자체는 더 편해졌다.

첫경험. 그것도 몇 번 움직이지도 않았건만, 벌써 발정 모드로 들어가다니.

힘없이 늘어진 채, 얌전히 내 자지를 받아들이던 엘리샤가 몽롱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하앙…저도 이제 카를라처럼 이 육봉의 노예가 되겠죠…? 암캐처럼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엉덩이를 흔들게 될 거에요….”

아. 이쪽이 스위치였구나.

카를라를 많이 의식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순간에도 떠올릴 줄은 몰랐네.

쯔걱 쯔걱.

“아아…스승님에 이어 저까지…하이엘프는 아니어도 하프엘프는 잔뜩 낳게 되겠죠…제 임신 주머니가 망가질 때까지…!”

“…지금은 피임할 생각이거든? 그리고 그 정도로 무리시킬 생각도 없고.”

탈진한 상태기 때문일까. 갑작스런 쾌감에 정신이 나간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원래부터 엘리샤가 음란한 걸까.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것처럼 내 반박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엘리샤.

유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는 자지가 질내를 후벼 팔 때 뿐이다.

에로프 같으니라고.

아무리 자위 한번 해본 적이 없어 야한 일에 내성이 없다지만, 이건 너무 헤롱헤롱하잖아.

내 물건에 취해있는 모습은 귀엽지만, 그렇다고 내가 하는 말을 무시하는 건 괘씸하다.

이 정도로 애액이 흥건하면 괜찮겠지.

엘리샤의 다리를 잡아, 내 어깨 위에 걸쳤다. 자연스레 다리를 모은 자세가 된 탓인지 확 강해진 조임.

하지만 내 목표는 이게 아니다.

엘리샤의 머리 양옆에 팔을 짚고, 엘리샤를 짓누르듯 체중을 실었다.

“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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