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라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곧장 이리스와 엘리샤가 있는 근처로 걸어가기까지.
카를라는 살짝 긴장한 둘을 향해 오랜만에 보는 귀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잘 보셨죠? 주인님은 시작 전에 이렇게 입으로 해드리는 걸 좋아한답니다.”
“…….”
“…….”
무어라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굳어있는 두 사제.
카를라는 그런 둘에게 악수라도 하는 것처럼 손을 뻗었다.
“저희가 예전에는 서로 경쟁 관계였지만…이젠 같은 주인님을 모시게 됐잖아요? 두 분 모두 잘 지내봐요.”
“그, 그래…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구나. 나도 잘 부탁하마.”
“읏…저도 잘 부탁해요 카를라.”
차례로 손을 흔들며 고개를 끄덕이는 둘. 하지만 카를라의 반응은 어째서인지 조금 뾰족해졌다.
“카를라? 아니지. 그게 아니야 엘리샤.”
이리스의 말에는 별말 없던 카를라가 엘리샤의 말에는 한쪽 입꼬리를 씨익 끌어 올렸다.
“반말이 아니라 카를라 언니라고 불러야지? 이젠 너도 주인님의 노예잖니. 그것도 내 후배 노예.”
“…제가 카를라 당신의 밑이라고요?”
이 와중에도 그게 신경 쓰이는지 눈에 쌍심지를 켜며 되묻는 엘리샤.
카를라는 그런 엘리샤에게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나보다 나이도 어려, 아직 하위 마법사야, 심지어 이젠 신분까지 똑같이 노예네? 당연히 엘리샤 네가 내 밑인 게 아니겠어?”
“카를라 당신 정말…!”
“흥! 아직 주인님에게 박힌 적도 없는 아다는 다물고 있어!”
“그, 그걸 자랑이라고 하는 건가요?!”
“당연히 자랑이지! 그만큼 주인님께 귀여움받는다는 소리잖아?”
알몸으로 가슴을 활짝 펴는 카를라.
작은 움직임에도 격하게 출렁이는 가슴이 참 바람직하다.
뭐, 이리스는 카를라의 가슴보다 갑작스레 벌어진 언쟁 아닌 언쟁이 신경 쓰이는지, 카를라와 엘리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었지만.
“그만들 하거라. 바로 조금 전에 잘 지내보자고 하지 않았더냐. …무엇보다 이 모습을 주인이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아….”
삐걱이는 움직임으로 내 쪽을 바라보는 카를라.
그동안 살을 맞대며 보낸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일까. 단순한 아이컨택이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이 카를라가 말했던 자신에게 맞춰달라는 순간이라는 걸.
최대한 심술궂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 겨우 펠라 한번 했으면서 뭘 그리 떠들고 있어? 날 기다리게 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야?”
“아, 아니에요 주인님! 오늘이 첫날밤인 둘에게 시범을 보이라고 하셨죠? 지금 그러려고 했어요!”
허둥대며 근처에 있던 벽을 짚고 엉덩이를 쭉 내미는 카를라.
본래 하려던 곳인 침대보다 훨씬 가까운…사실상 이리스와 엘리샤의 바로 옆이라고 할 수 있는 거리.
덕분에 둘은 훨씬 더 적나라하게 나와 카를라의 정사를 지켜보게 생겼다.
이걸 노린 건가.
카를라가 말한 ‘과시’ 에는 이만한 일도 없겠지.
하지만 내게 더 좋은 생각이 있다.
“그렇게 해서 잘 보이겠어? 이왕 하는 거 확실히 보여주라고.”
“넹? 어떻게요…?”
내 갑작스런 애드립에 고개만 갸웃거리는 카를라.
그런 카를라의 허리를 잡아채, 엘리샤의 바로 앞으로 끌어당겼다.
“이리스. 너도 이 옆에 앉아있어. 굳이 엘리샤처럼 무릎 꿇거나 손들 필요는 없고, 그냥 편하게 앉아.”
“알겠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일단 시키는 대로 엘리샤 옆에 나란히 앉은 이리스.
둘 바로 앞에서 멀뚱멀뚱 서 있는 카를라의 한쪽 다리를 잡으며 말했다.
“이쪽 다리 들어.”
“네.”
“더 들어.”
“이렇게요?”
“잘했어. 근데 더 들어야 해.”
“여기서 더요…?”
“응. 여기서 더. 몸 전체가 하나의 직선이 된다는 느낌으로 말이야.”
“아!”
그제야 내가 원하는 자세가 무언인지 알아챈 카를라가 어정쩡하게 들어 올렸던 다리를 쭉 펼쳤다.
한쪽 다리는 바닥에, 다른 한쪽 다리는 천장을 향하는 자세. 그리고 훤히 드러나는 보지.
이 세계에도 이 자세를 부르는 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지구에서는 흔히들 I자 밸런스라고 하던 자세다.
말 그대로 코앞에서 카를라의 보지를 바라보게 된 이리스와 엘리샤가 뜨악한 표정을 짓는 사이.
균형을 잡는 게 힘든지, 이리저리 갸우뚱대는 카를라를 뒤에서부터 끌어안듯 붙잡아 고정시켰다.
그러자 자연스레 내 자지가 카를라의 보짓살 사이에 비벼대는 자세가 되었다.
“…주인님 설마?”
“그래. 어차피 보여주기로 한 거 제대로 보여줘야지. 이대로 넣는다.”
“자, 잠깐만요! 지금 넣으시면…!”
찌걱.
“흐익!”
자지를 감싸는 뜨거운 카를라의 질벽. 그리고 귀두 끝에 닿는 자궁구의 감촉.
그동안 내 물건을 핥으며 흥분한 것인지, 나름 애액이 있어 넣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문제는 카를라의 허접 보지가 갑작스런 자극을 받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쪼르르르….
“아.”
이리스와 엘리샤의 얼굴 위로 카를라의 애액이 떨어져 내렸다.
엘리샤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제와서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지만, 그래도 엘프들 사이에서 아직까지 신성시되는 하이엘프로 태어난 엘리샤다.
당연히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자랐기에 이런 성적인 지식은 많이 부족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아기가 만들어진다는 건 알아도, 어떻게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일.
입학시험에서 얀델과 약간의 오해를 겪으며, 자신의 무지를 인정한 엘리샤는 처음으로 야한 일에 관심을 가졌다.
지금은 마탑으로 돌아갔을 시종에게 물어보거나, 도서실에 처박혀 이런저런 책을 읽어보기도 했는데.
100일 뒤에 암캐가 되는 영애라는 책도 그때 우연히 읽게 된 소설이다.
학술적 목적이 아닌, 오로지 꼴림만을 위해 만들어진 책은 당시의 엘리샤에게 무척이나 큰 충격을 주었고.
이는 지금도 그 내용은 엘리샤의 뇌리 한구석에 온전히 보관되어있었다.
마치 처음 야한 걸 접한 소년의 하루 종일 야한 생각만 하는 것처럼.
하지만…그때의 충격은 지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난생처음 보는 남자의 알몸도, 끈적한 입맞춤도, 격렬한 이라마치오도, 토한 정액을 네발로 기며 핥는 카를라도.
그 모든 것이 엘리샤에게는 과할 정도의 자극이었으니까.
곧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두렵기까지 한 자극.
카를라의 도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분명 갑작스레 지척까지 다가온 현실에 눈을 돌리기 위함이리라.
그래도 어디까지나 조금 놀랐을 뿐, 이제 슬슬 진정해가고 있으니 금방 평정심을 되찾겠지.
엘리샤는 진심으로 그리 생각했다.
…코앞에 카를라의 보지가 들이밀어지기 전까지는.
한쪽 다리는 바닥에, 다른 한쪽 다리는 천장을 향하는 자세. 자연스레 사타구니가 훤히 드러난다.
무릎 꿇고 손들고 있던 엘리샤도, 손은 안 들었지만 옆에 나란히 앉은 이리스도 눈앞의 광경에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카를라의 머리카락과 같은 백금색의 옅은 음모.
그 밑의 도톰한 대음순은 한계치까지 벌어진 다리를 따라 살짝 벌어져 있었으며.
엿보이는 속살에서는 끈적한 애액이 한줄기 흐르고 있었다.
둘 모두 앉아있던 탓에, 이 모든 것을 눈높이에서 직관했기 때문.
같은 여자라도 이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지를 관찰한 적은 없다.
그런데 이 보지의 주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카를라다.
한때 차기 대마법사라 불렸던 카를라가, 일방적이긴 하나 자신이 라이벌이자 우상으로 여겼던 카를라가.
그 아름답고, 기품있던 카를라 린델하이트가!
지금 자신의 앞에서 추잡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니!
심지어 이렇게 암컷 냄새를 풀풀 풍기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 벌을 서고 있던 탓에, 슬슬 부들거리던 팔다리의 저림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엘리샤의 숨결이 자기도 모르게 거칠어지려는 순간.
찌걱.
“흐익!”
얀델의 성난 물건이 카를라의 보지를 우악스레 꿰뚫었다.
그리고.
쪼르르르….
“아.”
이리스와 엘리샤의 얼굴 위로 카를라의 애액이 떨어져 내렸다.
…엘리샤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
얘네 왜 이래?
카를라는 뭔가 보여주겠다더니, 오늘도 허접 보지였고.
엘리샤는 카를라가 가볍게 절정하며 뿜은 조수와 애액을 뒤집어쓴 뒤로 표정이 몽롱해졌다.
초점도 잘 안 맞는 것이 마치 넋이라도 나간 것 같은 느낌.
분명 내가 박고 있는 상대는 카를라건만, 어째서 엘리샤가 저런 표정을 짓는단 말인가.
“엘리샤…? 엘리샤?!”
똑같이 카를라의 애액이 튀었지만, 그저 놀랐을 뿐 머리는 멀쩡한 이리스가 황급히 엘리샤의 어깨를 흔드는 모습을 보며…허리를 흔들었다.
찌걱 찌걱.
“응긋! 흐아…쮸인님…!”
가벼운 절정이라지만 절정은 절정.
한층 민감해진 질내를 마구 문질러지자, 카를라가 자지러지는 소리를 냈다.
그 모습에 이리스가 무슨 미친놈 쳐다보듯 이쪽을 올려다보았지만…어쩌겠는가.
꼬우면 자기가 주인 했어야지.
통통한 허벅지를 꼼지락대는 엘리샤에게 과시하듯, 끌어안은 카를라의 가슴을 한가득 움켜쥐었다.
몰캉.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살덩어리가 내 손아귀에 이끌려 이리저리 일그러진다.
다치지는 않게, 하지만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쥐어짠다.
그럴 때마다 질내를 꾹꾹 조여오며 화답하는 카를라.
“하앙! 저, 전부 보여지고 있어요…힉! 쮸인님의 자지에 박혀서 느끼는 것도오…아흣! 제 가슴을 거칠게 주물러지는 것도오…헤윽!”
부끄러운 말도 서슴지 않으며, 자기 상태를 제 입으로 설명하는 카를라.
그런 카를라의 목덜미를 가볍게 깨물었다.
“흐이이익!”
새하얀 목덜미에 새겨지는 빨간 잇자국.
나도 좋아하고 카를라도 좋아하는 일종의 영역표시다.
입에 문 카를라의 목으로부터 흥분에 찬 떨림이 전해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