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 혼자서도 잘해요(2)
* * *
침대 위에서 몸을 대자로 펼치고 눈을 꼭 감은 채, 오들오들 떠는 카를라.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마치 어느 사이비 교단에서 제물로 바쳐진 처녀라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뭐, 카를라는 제물도 아니고 처녀도 아니지만.
괜한 생각에 피식 웃으며 카를라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는 중력에 순응해 옆으로 흘러내리려는 가슴을 한가득 움켜쥐었다.
뭉클.
“흐읏.”
여전히 눈을 꼭 감은 채, 억눌린 신음 소리를 내는 카를라.
자기도 모르게 내 혀를 핥아댄 게 그렇게나 충격적이었던 걸까.
가슴을 이리저리 만지작대는데도 아무것도 모른 척, 여전히 눈만 꾸욱 감고 있다.
…조금 허전한데.
이렇게 아무런 반응도 없는 카를라라니…어쩐지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심술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 종종 느꼈던 관심 있는 여자애를 괴롭혀 보고 싶은 충동.
그래. 어디까지 그러고 있을 수 있는지 보자고.
마음 먹는 것과 동시에 이리저리 찌그러뜨리던 카를라의 가슴에서 손을 뗐다. 대신 고개를 숙여 입술을 가져다 댔다.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부드러운 살결과, 카를라 특유의 살내음.
혀끝으로 느껴지는 살결은 비단처럼 매끈매끈하기 그지없었지만…딱 하나.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다.
카를라의 유두를 중앙에 머금은 채, 혀로 끊임없이 지분대기 시작했다.
“아앙….”
위아래로 빠르게 훑어 간질이기도 하고, 유륜을 따라 빙글빙글 혀를 돌려보기도 하며, 위에서부터 꾹꾹 누르면서 진득하게 즐긴다.
내 혀 놀림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젖꼭지를 단단히 세워가는 카를라.
이제는 혀에 힘을 줘도 제대로 눌리지 않을 정도가 될 때 쯤.
카를라의 유두를 중심으로 입술을 동그랗게 말았다. 이어서 강하게 빨아들이자.
“히이잇…!”
아무리 그래도 이건 못 버티겠는지 바람 새는 소리를 내며 움찔한 카를라.
여전히 카를라의 가슴을 입에 문 채, 고개를 들어보니 슬쩍 실눈을 뜨던 카를라와 눈이 마주쳤다.
“흡!”
카를라가 아닌 척 다시 눈을 감았지만…이미 늦었다. 그런다고 내가 못 본 게 되는 건 아니잖은가.
다만, 이 정도로는 조금 부족하다. 자극에는 반응한다는 걸 알았으니 더 해봐야지.
마지막으로 카를라의 젖꼭지를 가볍게 깨물어주고는, 천천히 입술을 아래쪽으로 미끄러뜨렸다.
내가 지금 어디를 훑고 있는지를 확실히 알려주겠다는 듯 집요한 느낌으로 카를라의 피부를 할짝이는 것도 잊지 않았고.
가슴에서 갈비뼈로, 갈비뼈에서 배꼽으로, 배꼽에서 옅은 백금색 음모가 난 아랫배로.
그리고 아랫배에서 카를라의 보지로 향하려는 순간.
“머, 멈춰 주세요!”
카를라가 식겁한 목소리로 내 머리를 붙잡았다.
그런 카를라의 아랫배에 얼굴을 묻은 채, 고개만을 살짝 들어 올렸다.
“이제야 이쪽을 보는구나?”
“그으…죄송해요. 너무 부끄러워서 그만….”
“부끄러워서?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부끄러우면 입 다물고 있는 게 아니라, 어디가 어떻게 부끄러운지 보고하기로 하지 않았어?”
“아앗…!”
아차 싶었는지 루비색 눈동자를 땡그랗게 뜬 카를라. 그리고는 혹시나 늦을세라 다급히 입을 열었다.
“그게 제가 주인님이랑 키스하고 나니 막 머리가 멍해지고, 몸이 붕 뜨는 것 같고 기분 좋아서…그래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저도 모르게 주인님의 혀를 빨았는데, 이게 키스보다 더 둥실둥실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정신없이 주인님의 혀를….”
문제는 빨리 말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굉장히 두서없는 내용을 내뱉고 있다는 거지만.
횡설수설하는 카를라의 배꼽을 손가락으로 한차례 쿡 찌르며 말했다.
“그만.”
“흐약!”
배꼽을 찔리는 감각에 짧은 비명을 지르는 카를라였으나, 내 명령을 어길 생각은 없는지 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
혹시 내가 화난 거라고 생각한 걸까? 이쪽을 힐끔거리는 시선이 평소보다 조심스럽다.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괜찮으니까 진정해. 그리고 요약 좀 해봐.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질 못하겠네.”
“앗, 네. 요악….”
잠시 골똘히 생각하던 카를라의 얼굴이 점점 새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저….”
“저?”
“저는….”
“저는?”
더듬거리는 카를라의 말을 따라 하며 재촉하자, 무언가 마음먹은 듯 눈을 질끈 감고 외쳤다.
“저는 주인님의 혓바닥으로 발정하는 변태입니다! 머릿속이 주인님으로 가득 찬 음탕한 노예였어요! …흡?!”
방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성량.
뒤늦게 너무 큰 소리라는 걸 깨닫고 숨을 삼켰지만…이건 정말 예상치 못했기에 나 또한 흠칫하고 말았다.
“헤윽…그게…으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터질 듯이 빨갛던 얼굴이었으나, 지금은 핏기가 싹 가신 듯 창백해진 카를라.
그 얼굴에 드러난 놀람이 울먹거림으로 바뀔 때쯤.
카를라의 아랫배에서 머리를 들어 올렸다.
“벌써 잊었어? 여기 방음 잘 된다고 했잖아.”
“아.”
그제야 안심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카를라.
그런 카를라에게 낄낄대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조금 늦긴 했지만, 아무튼 약속한 대로 잘 말했으니 이번엔 그냥 넘어갈게.”
“감사합니다아….”
“그럼 이제 다리 벌려.”
“넹.”
순순히 다리를 M자로 벌리는 카를라.
도톰한 보짓살이 살짝 벌어지며 얼핏 드러나는 분홍색 속살.
이를 만족스레 바라보다 머리를 가져다 대자.
“자, 잠깐만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엑.”
돌연 다리가 오므려지며, 카를라의 허벅지 사이에 내 얼굴이 끼는 모양새가 됐다.
나름 힘 조절은 하고 있는 건지, 노예 각인이 무의식에도 작용하는 건지.
아프거나 숨이 막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부드러운 허벅지에 감싸인 듯한 느낌. 이거 생각보다 괜찮네.
그것과는 별개로 깜짝 놀랐지만.
“뭐야. 다리 풀어 카를라.”
“아, 안 돼요!”
“허? 안 되긴 뭐가 안 돼.”
“방금 걸로 넘어가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또 제 보지를 핥으시려구 그러세요?!”
아하. 그렇게 된 건가.
“뭘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이건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네?”
“카를라 네가 갑자기 뻣뻣하게 굳어서 장난기가 돈 것도 아니고,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게 괘씸해서도 아냐. 그냥 핥고 싶어서 핥는 거니까 빨리 다리나 다시 벌려.”
“어, 어째서? 더럽다구요…?”
“쓰읍. 내가 명령까지 내려야겠어?”
“으읏.”
그제야 내 얼굴을 감싸고 있던 허벅지가 천천히 떨어져 나갔다.
“주인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어쩔 수 없죠…근데 진짜 하실 거에요?”
“응. 진짜 할 거니까 잘 보이게 보지나 벌리고 있어.”
“…네.”
만약 수치심으로 사람이 죽을 수 있다면, 지금쯤 3번 정도는 죽었을 것처럼 어마어마한 표정으로 손을 뻗는 카를라.
섬섬옥수라는 말이 어울리는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신의 보짓살을 붙잡고 천천히 벌어졌다.
연분홍색 속살, 작은 소음순, 빼꼼 고개를 내민 클리토리스와 연신 뻐끔거리는 질구까지.
더는 숨기는 것 없이 훤히 드러난 카를라의 보지를 향해 얼굴을 묻었다.
“힉!”
처음은 간단하게 아래에서 위로 스윽 핥았다. 카를라는 그것만으로도 파르르 몸을 떨었지만.
주륵.
몇 번 더 혀를 놀리자, 그동안의 애무 덕분인지 카를라의 보지에서 조금씩 애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것도 마나 코어의 영향일까? 아니면 그냥 카를라 개인의 특징일까.
혀에 닿는 카를라의 애액에서는 특이하게도 청량함이 감돌았다.
덕분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카를라의 보지에 열중할 수 있었다.
혀로 질내를 쑤셔보기도 하고, 유두에 그랬던 것처럼 클리토리스를 지분대기도 하며 카를라의 보지를 가지고 놀았다.
마음같아서는 계속 이러고 싶었지만…그럴 수는 없겠지.
마지막으로 애처로울 정도로 단단하게 선 클리를 간지럽히듯 살살 깨물었다.
“흐아앙!”
가벼운 절정에 몸을 파르르 떠는 카를라.
“그렇게 부끄러워하던 것치고는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
“…주인님이 왜 저한테 자지를 삼키라고 했는지 이제 알 것 같아요.”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그리 말하는 카를라.
그 모습에 낄낄 웃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와…완전 변태네.”
“읏! 주, 주인님이 하신 거잖아요…!”
발을 동동 구르며, 제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카를라.
그런 카를라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바로 본방을 시작할 생각으로 바동대는 카를라의 다리는 붙잡고, 그 사이로 몸을 밀어 넣어 자세를 잡았다.
기껏 나온 애액이 아까우니 내 물건을 카를라의 보지에 비비적대며 골고루 적신 뒤.
귀두를 질구에 조준한 채, 언제나 그러했듯 카를라에게 발정 명령을 내리려 했다.
“카를라. [발정해…].”
“아, 잠시만요 주인님.”
“어? 왜?”
“그으…오늘은 야해지는 명령 안 내리셔도 돼요.”
그러면 좀 힘들지 않나?
지금도 카를라의 보지가 좀 젖어있는 상태지만, 내 물건이 워낙 크다 보니 마음껏 움직이려면 더 많은 애액이 필요하니까.
의아한 마음에 카를라를 빤히 바라보자, 한쪽 손으로 자신의 보지를 활짝 벌리는 카를라.
내 침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카를라의 질구가 조명을 받아 번들거렸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시작된 카를라의 자위.
“아응….”
다른 부분은 일절 건드리지 않고, 오로지 클리만을 스스로 괴롭혀대는 손놀림에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설마…?
움직임 자체는 어설펐지만 나를 따라 하기라도 하듯, 스스로 클리를 간지럽히거나 비비는 것은 물론, 강하게 짓누르기도 하며 때로는 꼬집기까지 하는 카를라.
“하아…흐아….”
손가락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거칠어지는 카를라의 숨결. 그리고 이에 비례해 질구는 점점 축축하게 젖어든다.
무언가를 원하듯 뻐끔거리며 애액을 흘려대는 질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이제 바로 내 물건을 집어넣어도 잘 들어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녹진녹진해진 카를라의 보지를 빤히 바라보고 있자, 손가락을 멈춘 카를라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여 온다.
“헤헤…여긴 주인님이 쓰실 곳이니까 일부러 안 건드렸어요.”
쑥쓰러움과 약간의 뿌듯함이 담긴 어조로 말을 잇는 카를라.
“어때요 주인님? 저 이제 혼자서도 잘하죠?”
“…….”
세상에.
가슴이 벅찰 정도로 꼴리면 말문이 막힌다는 걸 방금 알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