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 포식자들의 세상 85
* * *
리튼
“난 외로웠어.”
가이론의 첫 마디다.
“그게 뭐야.”
나의 허탈해 하는 대꾸에 가이론이 웃으며 말했다.
“너랑 난 같은 처지야. 그래서 동질감을 느끼고 있지.”
“하아...자꾸 헛소리 할래? 여기서 말을 잘해야 너가 사형에서 무기 징역으로 끝날 수 있는 거야. 무슨 말이라도 좋으니까 해봐. 감형 시켜 줄 테니.”
“저런... 리튼. 그 정도 자리에 올랐으면 사소한 감정으로 형벌을 결정해서는 안돼.”
“그게 무슨 소리야.너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감정이라도 기댈 필요가 있을텐데.”
“아니별로 필요 없어.”
나는 가이론이 막 나가는 이유를 유추했다.
“마리엔느 때문이야?”
“....그녀를 꽤 좋아하긴 했지만 그런 이유로 반란을 일으키지는 않아.”
“이해가 안돼. 사관 학교 시절 너 만큼 친구에 둘러 쌓인 녀석도 없었는데. 사교적이었잖아?”
“억지로 친한 척 한 거야. 실상은 너랑 별 차이가 없었지. 다른 것이 있다면 난 나름 필요해서 적극적으로 친해지려고 한 거고 너는 있든 말든 별 신경 안 쓴 거고. 그래도 너나 나나 외로움 때문에 계속 사람들 곁을 빙글빙글 돌았지. 한 편으로는 너가 부러웠어. 넌 외로움을 선택하는 여유가 있었으니까.”
“막 지어 내지마. 사관 학교 시절에는 친구가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무관심 했던 거야. 별로 외로울 것도 없었어.그리고 속 보이게 친하게 구는 녀석들 때문에 짜증 나서 더 그런 것도 있지. 그나마 넌 기분 나쁘게 만들 지는 않았어.”
“그런 건 이제 상관 없어. 어차피 난 사형이니까.”
“그건 아직 몰라.”
“왜 몰라? 지구에 반란은 사형이야. 복고주의자의 지도자셀로아를 잊은 거야?”
셀로아는 복고주의자 수장이자 내가 할망구라고 불렀던 사람이다. 날 감금했었다. 분명 총수가 눈에 가시 같았던 복고주의자의 수장을 잡자 마자 죽였다. 그리고 지구에는 지옥문이 열렸다. 동시 다발적으로 지구에서 전쟁이 터졌으니까. 지금보다 더 철없던 시절이라 한 편으로는 그 때 나는... 돌이켜 보면 두근거렸던 것 같다. 죽는 것 보다 난리가 난 상황에 활약하는 상상이나 하면서 지냈다. 실제로 활약하게 되었지만.. 어쨌든지금은 끔찍할 뿐이다. 영광도 그저 한 순간이다. 내가 가이론에게 말했다.
“총수는 지금 집에서 요양 중이야. 아리카의 말로는 의식도 없고 말도 안 하고 힘없이 물에 푹 끓여 부드러워진 빵이나 고기 조금 먹으며 산다고 했어. 결정권은 나와 베르비스에게 있어. 그러니 안심하고 말을 해 달라는 거야.”
“무슨 말. 했잖아. 외로웠다고.”
“외로워서 반란을 일으킨 것은 아닐 거고. 국가주의자에게 잡혀서 어쩔 수 없이 지구와 싸운 것도 아니라면 뭐야? 너도 국가주의자야?”
“그런 셈이지.”
그건 약간 충격이었다. 사관 학교 시절에도 같이 반란군과 금성군과 싸우기 위해 종군했을 때도 국가주의자라는 느낌은 없었다. 조용한 호인에 책임감과 영민함을 갖춘 괜찮은 녀석이라는 이미지만 있었는데 국가주의자였다니?
“언제부터? 언제부터 국가주의자가 된 거야?”
“태어났을 때 부터였지. 내 부모님이 국가주의자였거든. 덕분에어릴 때부터 질리도록 들은 이야기야. 우리의 고향을 부활 시켜 달라고. 자기가 좀 하지. 맨날 나 한 테만 뭐라 하더군. 사실은 부모님도 알고 있는거야. 한낱 자존심 때문에 국가주의자의 부활을 외쳤지만 이제 와서 의미도 없고 그럴 힘도 없었다는 걸. 그러니 나한테 정서적으로 화풀이나 한 거라고. 재수도 없게 그 딴 집안에서 태어나버렸지.”
“가이론...”
가이론은 막 말을 하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가이론의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부모에게 불만이 많아 보였다. 가이론이 말을 이었다.
“사실 군대에 들어온 것도 집에서 도망치고 싶어서였어. 성적이 수석인 이유도 여기가 아니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이 악물고 한 거야. 사실군대가 내 체질은 아니더군. 너는 아버지를 동경해서 군대에 들어온 거였지?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한테서 도망치려고 군대에 들어왔는데. 이제 보니 너와 나는 차이점도 꽤 있구나. 사실 내 이름도 아버지의 고향이라고 여기던 고대 국가의 이름 형식을 가져와 쓴 거라고 해. 문제는 내가 좀 조사해 봤는데 내 이름이 전혀 그 고대 국가와는 상관도 없었다는 거야. 그냥 발음만 비슷하게 흉내 냈을 뿐. 정말 어리석은 부모들이야.”
가이론의 말이 길어지는 것을 보니 그는 어쩌면 내가 알고 싶은 것에 답을 해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내가 요청했다.
“애써 나와 너를 묶을 필요는 없어. 너가 지금 그러는 것은 죽을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야. 두려우니까 나를 붙잡는 거라고. 사실은 살고 싶잖아? 내가 너를 살려줄 수 있어. 그러니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말해줬으면 해. 그리고 부모에 대한 험담은 그만 둬.”
“아무리 봐도 난 내 부모 때문에 인생이 망친 것 같거든. 그러니 욕이라도 좀 하게 해주라. 어차피 만나지도 못 하는데.”
부모님은 돌아가신 건가? 나는 다시 가이론을 설득했다.
“함부로 인생을 끝내지마. 살 수 있다니까?”
가이론은 한 동안 나를 보다가 말했다.
“좋아. 뭐가 궁금한데?”
“말해준다니 먼저 고맙다고 할게. 그럼. 흠흠. 왜 하필 지금 국가주의자들이 움직인 거지?”
“응?”
“그러니까 움직일 시점은 차라리 1년 전 쯤1차 2차 금성군의 침입과 복고주의자들, 더해서 반인공지능파까지 반란을 일으켰던 때에 움직이는 것이 좋지 않았겠냐는 거지. 너희들이 일으킨 반란은 시기가 너무 애매해. 물론 지구가 아직 재정비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렇다고 호응은 겨우 중부 동쪽의 몇몇 도시 뿐이었고.. 너희들의 반란은 애초에 승산이 없었어. 그렇다고 반란을 일으켜야 할 압박이 있는 상태도 아니었잖아?”
“음..”
가이론은 의미 불명의 소리를 냈다.
“이 반란은 누가 기획 한 거야. 너? 아니면 가면 쓰고 다니는 모레드? 네트에서 조사해 보니 반란 실패 시 탈출하려고 엘리베이터 타워에 주식도 대량으로 사들이는 움직임이 있었고.. 물론 그것은 잘 못된 판단이었지만.. 어쨌든 국가주의자들은 생각보다 수가 많았지. 숫자는 많지만 그래도타이밍이 이상했어.”
“질문의 요지가 뭐야?”
가이론이 역으로 질문했다. 내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너의 의지로 일으킨 반란인지 아니면 다른 인물의 사주로 일어난 반란 인지를 묻는 거야.”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볼까? 뭐 아직은 내 예상에 불과하지만 지금 지구가 난리 날 때마다 이득을 얻는 행성이 딱 하나 있거든? 미리 말 해두는데 금성은 아니야. 금성은 금성 나름대로 혹독하게 대가를 치루고 있는 중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혹시 이번에 국가주의자들의 반란은 화성과 관련이 있어?”
“....”
“가이론.”
“나는 나름대로 국가주의자들과 기업 회의 간에 입장을 전부 헤아리려고 했어.”
“아 또 뭔 소리야 가이론. 너도 모르는 거야?”
“전에 얘기했지? 너가 정치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나는 나름 평화적인 방법으로 가려고 했어. 기업 회의에 들어가는 것은 예전부터 계획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기업 회의 내부에서 국가를 부활시키는 방향으로 가려고 했지.그런데 너가 갑자기 나타나서 자꾸 포커스를 빼앗더군. 나는 당황스러웠어.”
“내가 뭘 어쨌다고?”
“어쨌냐니? 재해대책부장이니 차기 총수니 열심히 움직였잖아? 야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왜 그런 거야? 노아드 같은 놈이랑 어울려 다니지를 않나.”
가이론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나. 에프타인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람. 정말 용서 못 할 녀석이다.
“모레드씨한테 물어봐. 그 사람이 결정했으니까. 나한테는 지금 일어날 때라고 미리 연락을 줬었어.”
“그 가면 쓴 놈?”
“그래.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어. 하지만 말할지는 모르겠어. 워낙 완고한 사람이라.”
“뭐 시도는 해 봐야지.”
나는 가이론이 갇힌 감옥에 나와 모레드에게 갔다. 모레드는 감옥에서 난리를 피워서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난 경비병에게 물었다.
“가면을 아직도 쓰고 있네?”
“예. 가면을 벗기려고 했더니 손을 물었어요.”
“저런.”
나는 철창살을 앞두고 의자에 앉아 모레드에게 말을 걸었다.
“모레드.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명백히 죄를 지은 범법자에게 예의 따위는 필요 없다고 판단한 나는 반말로 물었다. 모레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레드. 하필 이번에 반란을 일으킨 이유는 뭐지? 왜 이 타이밍이지?”
“이상한 걸 묻는군. 보통은 일으킨 이유를 물어보지 일으킨 타이밍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는데.”
“이유야 국가를 부활시키는 거잖아? 나도 그 정도는 안다고. 그냥 시기가 궁금해서 그래.”
나는 여러 번 물었지만 모레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 때부터 묵묵부답이다. 나만 어느새 질문만 반복하고 이것저것 이득을 제시하며 회유하는 등 혼자 쇼를 하고 있었다. 내 말이 끝나가자 모레드는 소리 내어 외쳤다.
“차이나의 부활을!”
“뭐?”
“차이나의 영광을!”
“차이나가 누구지? 차이나라는 사람이 지시했나?!”
“차이나의 부활을!”
나의 물음에도 모레드는 같은 말만 반복했다. 더 이상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달은 나는 감옥에서 나왔다. 경비병이 고문을 할지 물어 보았으나 어차피 고문 해도 얘기 안 할 것 같았고 성격에도 맞지 않아서 그냥 놔두라고 했다.본청에서 회의 중인 기업 회의는 이번 사건으로 입은 피해를 계산하고 복구와 피해 보상 예산 집행이 진행 중이었다. 복잡한 이야기이므로 나는 슬쩍 베르비스에게 전권을 넘기고 듣기만 했다. 대충 요약하면 이스와 바이제 등 기타 도시들은 반란에 가담했으므로 파괴된 건물 등 일체 피해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베르비스는 러드니온과 루한은 억울한 점이 인정 되어 전액 피해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조치 했다.
모레드와 가이론은 처형으로 확정되었다. 나는 결정을 미루자고 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확정되었다고 해도 처형 전 까지 설득할 수 있다. 분위기도 그렇게 험악하지는 않아서(반란 시기도 짧았고 피해 입은 병사도 전에 전쟁에 비하면 매우 적어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인 이유가 크다) 침착하게 감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나저나 나는 왜 이렇게 가이론을 신경 쓰고 있는 걸까. 정말 가이론의 말대로 나도 외로움을 타고 있나. 동갑에 동기에 같이 종군 했던 기억들이 그를 살리고 싶게 만들고 있는 걸까.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한 아이가 나를 노려 보고 있다. 마침 옆에 있던 베르비스가 말했다.
“왜 그러니 꼬마야.”
“차이나의 부활을! 차이나의 영광을!”
“응? 그게 무슨 소리냐?”
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알았다. 이 아이는 국가주의자다.
“저 꼬마는 국가주의자에요.”
내가 대답하자 베르비스가 개인 경호원에게 쫓아내라고 말했다. 경호원이 힘을 쓰려고 하자 내가 제지했다.
“그냥 꼬맹인데 뭘. 얘야 우리는 바쁘니까 저리가렴.”
꼬마는 멀찍이 떨어져서도 계속 우리를 노려 본다. 꼬마는 그렇게 멀어졌다. 복고주의자들은 자기들끼리 몰려 다니며 과격하게 구는 존재여서 구분이 가능했지만 국가주의자들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얌전해서 몰랐을 뿐이다. 하지만 방금 본 꼬마처럼 일상생활에 얼마나 국가주의자들이 퍼져 있는 걸까.이번 반란도(?) 무사히 해결하고 나는 여느 때처럼 교수의 집으로 갔다. 사실 이제 오고 싶지 않다. 에프타인과 엮이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교수의 집을 들락날락 해서 그런지 이제는 습관처럼 간다. 교수의 집에 오니 오랜만에 카사라가 와 있었다.
“....”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카사라가 말했다.
“왜 얼어있어요. 제가 무서워요?”
“다...당연한 것 아닌가요?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 목을 비틀어 죽여 놓고. 그리고 지금까지 또 어디 있었던 거에요?”
나는 애써 본심을 숨기며 말했다. 솔직히 카사라가 없어서 꽤 편했다. 교수는 무서울 것이 없지만 카사라는 무섭다.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도 모르고. 그리고 분위기를 보니 아직 베르비스에게 모든 것을 말한 사실을 모르는 듯 하다.
“흥. 그나저나 이제 기업 회의 내에서 입지가 탄탄해 지셨겠죠?”
“탄탄해지다뇨?”
나의 어리둥절하는 모습에 카사라가 짜증 내며 말했다.
“리튼씨가정치에 문외한이니 우리 주인님만 고생하고 있잖아요. 누구 덕에 군공을 세웠는데.”
“군공?”
“보니까 리튼씨는 나름 군사적인 업적이 있어서 위치가 튼튼한 편이에요. 하지만 기업인이 아니기에 총수가 되는 것은 무리죠. 하지만 재해대책부장에 임명되고 총수를 죽이면 총수 자리로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었잖아요.”
그건 나와 교수가 상의 했던 내용이다.
“예. 원래 계획은 그랬죠.”
“하지만 그 총수라는 놈이 머리를 좀 굴린 것 같아요. 갑자기 세 명한테 재해대책부장을 뿌린 바람에 죽일 수가 없었거든요. 제가 온 이유 중 하나는 총수를 암살하는 건데 교수도 당황해서 화성에 있는 나에게 도와 달라는 소리나 하고 쯧.”
어? 총수가 머리를 굴렸다고...?
“베르비스도 눈치는 빨라서 뭔가 느꼈는지 바로 재해대책부장 자리에 자기가 앉으려고 했었죠. 정말 성가신 녀석들 이였어요. 하지만 이번에도 반란을 진압했으니 누가 리튼씨가 총수가 되는 것에 반대하겠어요? 베르비스 따위는 쳐다도 안 보겠죠. 그래서 이제 총수를 죽일까 합니다.”
“예? 잠깐만요!”
옆에 있던 교수가 말했다.
“왜 그러시죠? 계획도 오래 끌면 망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때가 되면 해야죠.”
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지금이 정말 총수를 암살할 적기라고 생각하세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왜 아니죠?”
교수가 질문했다. 내가 대답했다.
“먼저.. 베르비스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원래는 가이론까지 포함이지만 가이론은 이번 반란으로 실각했고 남은 베르비스도 실각 시켜야 합니다. 그 다음에 총수 암살을 진행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교수가 말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그거죠. 하지만 베르비스는 암살이 쉬운 상대가 아니에요. 개인 경호원도 항상 대동하고 있고 집안 자체도 방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거든요.”
무슨 자기가 사는 집에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 베르비스도 어지간하구만. 카사라가 말했다.
“저는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화성으로 돌아가고 싶은데요.”
내가 말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화성으로 빨리 돌아가는 길입니다. 일단 내일 출근해서 베르비스를 확인 해 볼게요.”
나는 총수의 암살을 고의적으로 지연 시키고 있다. 그나저나 누구 덕에 군공을 세웠냐는 것은 무슨 의미지. 내가 물었다.
“그런데 카사라씨. 누구 덕에 군공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 몰랐어요? 국가주의자들의 반란은 에프타인씨의 작품이였어요.”
“예?”
교수가 당황하며 말했다.
“아니..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해도 되나요..”
“뭐 어때요. 이제 곧 리튼씨가 총수가 될 텐데. 지구와 금성, 화성의 삼각 동맹도 곧 맺어지겠죠. 속인 것은 아니에요. 그냥 말하지 않은 거지. 기분 나빠요 리튼씨?”
“아니... 그게...”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전 리튼씨가 좀 시간을 끄는 것 같아요. 빨리 계획을 완료해 해결하기보다는 망설이는 것 같다고요. 가이론과 모레드는 괜히 나중에 입방정 떨기 전에 반란 죄를 물어 사형 시키고 얼른 총수 자리에 오르라고요. 질질 끌면 안 지겹습니까?”
“함부로 사형 시키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반란을 일으켰지만 피해는 별로 없어요. 이번 반란은 저번처럼 격렬한 것은 아니고요. 또..”
카사라는 나의 말을 끊고 얘기했다.
“나 참. 가이론이 동기라서 감싸는 거에요? 그런 버러지를 왜 두둔하는지 모르겠군요.”
“버러지라뇨??”
“가이론은 사관 학교 시절 꽤 혈기 넘치는 젊은 버러지였거든요.”
“자꾸 왜 버러지라고 하세요?”
“모르시는구나? 하긴 그런 중요한 비밀이니 우리가 쥐고 흔들 수 있는 거지만.”
“?”
“가이론은 마리엔느라는 동기이자 차석을 짝사랑했고 마리엔느가 고백을 거절하자 혈기와 분노가 합쳐져서...”
“....네?”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그 당시 모레드라는 남자를 고용해 마리엔느를 기숙사 밖 숲으로 유인해서..”
“잠깐! 무슨 얘기를 하는 겁니까?!”
나는 당황해서 소리쳤다. 카사라는 태연하게 얘기했다.
“말 그대로에요. 모레드와 가이론이 마리엔느를 겁탈 했고 마리엔느는 충격에 빠졌지만 그래도 잘 참으며 졸업 했어요. 그리고 바로 군에 입대하자마자 퇴역하고 주부가 된 거죠. 불쌍하게도 동부 지역에서 살지만 않았어도 금성군에게 죽지는 않았을텐데.”
“....가이론과 모레드가 반란을 일으킨 이유는 에프타인이 사주 한 거군요?”
“물론 리튼씨를 위해서에요. 베르비스를 견제하려면 그 잘난 군사적 업적 말고 없잖아요? 그래도 좀 더 버티면서 극적으로 이겼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쉽게 이겨버리셨어요. 뭐 그것도 업적 자랑하기에는 좋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분노에 사로잡혔다. 가이론은 대단한 이유로 반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었다. 하긴 애초에 대화 내용만 보면 국가주의자에 염증을 느낀 놈이다. 그런 놈이 이제 와서 친하다는 이유로 모레드의 말을 듣고 반란에 가담해? 사업 수완도 좋았다. 반란 타이밍을 계산하지 못 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 그저 자신의 혐오스러운 범죄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 무서워서, 약점이 잡혀서 에프타인의 말대로 한 것 뿐이다. 믿음이 깨졌다.이제 그 녀석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
“내일 당장 사형을 건의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죽여버리겠습니다.”
“좋아요 좋아.”
카사라는 웃으며 좋아했다. 교수는 인상을 쓰며 너무 많은 것을 말한 것 아니냐는 듯이 카사라에게 뭐라 했지만 카사라는 한 마디도 안 들은 것 같다. 나는 집에 오면서 생각했다. 나의 약점은 루디샤다. 가이론의 약점은 추악한 과거였다. 에프타인은 아마 수도 병원도 그런 식으로 장악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국가주의자들이 존재할까 하는 의문처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에프타인에게 약점을 잡히고 있는 것일까. 지구인만 잡은 것일까? 화성인이나 금성인도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그런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지. 냉정하게 따져보면 약점 관리도 수 많은 사람을 잡고 있으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에프타인은 어느 샌가 별명으로도 안 부르게 되었다. 그 놈은 멸칭으로 불릴 자격도 없다. 에프타인 자체가 멸칭이다.가이론도 모레드도 혐오스럽지만 에프타인 역시 그렇다. 범죄를 약점 잡아 자신의 이득을 위해 협박하고 있으며 나를 가지고 놀고 있다. 나는 에프타인을 용서 할 수 없다.다음 날 나는 가이론을 만났다. 가이론은 천연덕스럽게 말을 꺼냈다.
“내가 군을 왜 나왔는지 말했었나? 자꾸 귀에서 누군가 속삭이더라고. 군에서 나가. 군에서 나가. 처음에는 적성에 안 맞아서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계속 환청이 들리더라고. 별 수 있어? 수석 성적은 아깝지만 그래도 미칠 것 같으니까 나왔지. 퇴역하니 귀신같이 소리가 끊기더라고. 농담 같겠지만 사실이야. 정신 상담도 얼마나 받았는데. 참 내가 말수가 다 많아지네. 그래서 모레드씨가 뭐라고 해?”
내가 냉랭하게 대답했다.
“넌 사형이다 가이론. 반란 죄, 그리고 강간 죄로.”
“....”
가이론의 표정은 약간 놀랐으나 그 표정이 계속 이어졌다. 내가 나갈 때도, 그리고 형을 집행할 때도. 나의 마지막 말이 그를 정신적으로 죽인 것 같았다. 총이 발사되기 전까지 그는 아무 말 없이 망연자실하게 있었다. 가이론이 죽고 모레드도 죽기 전 내가 말했다.
“가면이나 좀 벗겨봐요. 얼굴이라도 좀 보게.”
병사 한 명이 가면을 벗겼다. 격렬하게 반항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순히 따랐다. 그는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하얀 피부, 길고 오똑한 코를 지니고 있었다. 꽤 잘 생겼다. 금색 머리라 어떤 사람은 금성놈이라고 야유 했다.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름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차이나의 부활과 영광을 외치며 죽었다. 역겨운 놈.
형 집행이 끝나고 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졌다. 애초에 별로 없었는데 그 없던 믿음 마저 깨진 것이다.리노이도 알고 보니 완전 다른 인간이 아닐까. 아무도 못 믿겠다.우울한 마음에 나는 총수의 집으로 갔다. 계획이 아니라 충동적인 발걸음이었다.경비가 나를 처음에 제지했으나 얼굴을 알아 보고 인사를 먼저 한 뒤 물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재해대책부장님.”
“이번 일 보고도 할 겸..”
경비는 나를 들여 보내 주었다. 내가 가니 오늘은 아리카가 없고 총수가 혼자 누워 있었다. 그리고 총수는 약간 말라 있었다. 정말 먹는 것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아리카의 삼촌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이제 내 친척이나 다름 없다. 나는 에프타인에게 끌려 다닌 끝에 그를 죽이려고 한 거다. 나는 복 받쳐 올라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그의 무표정하고 맹한 얼굴에 울면서 얘기했다.
“제가 죽일 놈이에요 총수님 흑흑. 저에게 잘 해주었는데도 저는 에프타인에게 약점이 잡혀서 총수님을 죽이려고 했어요.. 오늘 친구를 죽였어요. 그 친구도 약점이 잡혀서 어쩔 수 없이 반란을 일으켰죠. 그런데 알고 보니 진짜 죽일 놈이더라고요. 크흑.. 이제 누굴 믿어야 하고 누굴 죽여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혼란스러워요.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고 싶을 지경이에요.”
“그러냐.”
“네?”
“날 죽이려고 했던 놈이 바로 너였구나?”
“....총수님?”
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비원들이 나를 덮쳤다. 나는 잡혀서 무력화 되었다. 아니 이미 정신이 나가서 반항할 겨를도 없다. 총수는 멀쩡히 일어나고 옷을 고쳐 입으며 말했다.
“베르비스가 요양 초반에 문병 와서 귀뜸해주더군.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있을 거라고 말이야. 정말 정신적으로 아파서 귓등으로 듣고 흘렸는데.. 그런데 그것이 리튼 자네였다니 정말 충격이구만. 나는 처음에 베르비스를 의심했거든? 재해대책부장 얘기 하는데 각이 나오지 않나?그래서 베르비스를 견제하려고 믿었던 너와 신진 세력인 가이론을 같이 재해대책부장에 임명한 건데. 가이론은 반란을 일으키고 너는 나를 암살하려고 했다고? 정말 믿을 놈 하나 없구나. 베르비스이 말이 맞았어. 뭔가 그 전에는 정신이 뭉개지는 기분이었는데 요즘은 점점 정신이 돌아오고 있어. 이제 확실해진 거야. 에프타인이 보낸 암살자는 리튼 바로 너였어.”
“총수님. 저는..”
“말 걸지마! 이 추악한 자식! 은혜를 원수로 갚아? 경비!빠른 시일 내에 형을 집행하도록. 오랜만에 백칩에 다시 접속해야겠군. 기업 회의에도 나의 복귀를 알려야 겠어.”
“총수님...”
나는 그대로 감옥에 갇혔다. 충격을 받아 하소연 한 곳이 하필 제 정신 차린 총수라니. 총수는 이런 일에 냉혹한 사람이다. 할망구(셀로아)도 아무 망설임 없이 복고주의자들의 수장이라는 이유로 바로 처단한 사람이다. 베르비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 관련 있는 카리탈크 교수를 체포했고 체포 과정에서 격렬하게 반항하다가 그만 카리탈크 교수도 죽고 말았다. 카사라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죽진 않았을 것 같고 아마 따로 준비한 탈출 경로가 있었을 것이다. 감옥에서 나는 이런 사정들을 잘 알 수 있었다. 창살앞에 있는 내 부인이 다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리카가 말했다.
“걱정마 자기야. 반드시 내가 구해 줄게. 삼촌은 분명 아직 제 정신이 돌아오신 것이 아니야. 자기도 에프타인 그 교활한 자식에게 어쩔 수 없었을 뿐이었잖아. 내가 반드시 꺼내 줄게.”
“...고마워.”
아리카는 나를 격려해주고 면회를 끝냈다. 나는 어쩌다 총수에게 다 말 했을까. 난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을 총수에게 푼 거다. 나는 총수에게따뜻한 격려를 바란 걸까. 엄격한 총수가 나를 위로하고 다독여주길 바랬을까. 암살 대상의 초췌한 모습에 연민이라도 느꼈을까. 이유는 이제 나도 모르겠다. 암살하려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나는 암살범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사망.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공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화성 남자. 108세.내정부 장관.사망.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지구 남자. 108세.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사망.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지구 남자. 32세.기업인.재해대책부장.사망.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전 동부군 작전부장. 현 56 사단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지구 남자65세.페르샤 대학 철학교수.사망.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현 금성군 하얀 날개 부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대장. 국방부 차관.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대장. 공군통합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지구 남자120세.대장. 100사단장.남부 사령관.사망.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소장. 100사단장.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지구 남자90세.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기업회의 간부.사망.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재해대책부장.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지구 남자51세.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사망.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오픈 로탈릭 – 금성 남자 53세. 지하 금성인 지도자.
외눈상인 ?? 남자 ??세. 세 행성을 떠도는 상인.
데일루스 브레콘 – 화성 남자 51세. 에프타인의 비밀 행동대원.
파롤레아 아르벤 – 화성 여자 63세. 경제부 장관.
엔탐 할리슨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차관.
몰리엔 칼몬드 – 화성 남자 83세. 과학부 산하 기술과 과장.
텔레스 크리워즈–지구 남자72세.생명공학자.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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