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84화 (84/86)

〈 84화 〉 포식자들의 세상 ­84­

* * *

­리튼­

나는 이스에 도착하자 피니르가 맞이했다. 그는꽤 초췌하게 변해있었다. 수염도 듬성듬성 나있다. 나는 피니르의 안내를 받으며 구축 된 진지 사령관 천막에 들어갔다. 넓은 천막에는 테이블과 의자, 침대 등이 있었다. 내가 먼저 피니르에게 물었다.

“패인은 도시 구조를 이용해 복잡하게 얽힌 함정에 빠진 것 인가요?”

“예? 함정이라... 그렇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군요.”

내 말에 동의한 피니르는 자세한 설명을 시작했다.

“도시에 진입했을 당시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당연히 저격수가 있을 만한 건물이라던가 매복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복잡한 도심지와 골목이라던가 전부 무반응이었습니다.”

“아니... 그보다 도심지 교전 수칙은 그것이 아닐텐데요?”

지구 도심지 교전 수칙은 보통 전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거의 대부분 도시에서 도망가거나 잡혀서 인질이 됐을 경우만 다루고 있다. 하지만 교전 수칙에서 말하는 진입 방식은 지금 상황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피니르에게 물은 것이다.

“병력으로만 도시에서 교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아무도 도망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으음...”

교전 수칙에서 말하는 도시 진입 방식은 두껍고 튼튼한 지구 전차를 선두에 세워 진입로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건물 채 밀어버리며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는 것이다. 물론그 전에 엘리베이터 타워로 정보가 들어오기 때문에 어디에 적의 수뇌부가 있는지 파악이 끝난 상태다. 그리고목표지에는 보통 인질들이 있다. 하지만 피니르의 설명은 좀 달랐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스는 중부 지역 동쪽의 도시 바이제처럼 도시 전체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력만 보낸 건가요.”

“전에 러드니온 폭격으로 애꿎은 시민들이 사망했습니다. 현재 기업 회의에 대한여론이 별로 안 좋습니다. 그래서 병력으로 탐색하듯이 보낸 것입니다. 하지만 적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대비책을 확실하게 세워두고 있더군요. 이스는 이미 상대방이 들어오는 것을 효율적으로 막는 하나의 미로가 되어 있습니다. 건물 사이 사이에 벽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조용했는데 도시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적의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격수, 반응성 폭탄, 심지어 실이 끊어지면서 날붙이가 날라와 박히는 원시적인 함정까지 총 동원 되어 있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개조 되어 있는 탓에 엘리베이터 타워도 상황 파악을 할 수 없고 모르겠다는 답변 뿐입니다.”

나는 의문이 들어 물었다.

“아무리 복잡해도 위에서 보는 엘리베이터 타워의 정보력이라면 다 알아내야 정상 아닌가요?”

“지금은 이스에서 떨어져 계셔서 확인을 못하시겠지만 가보면 수긍 하실 겁니다.”

“그러고 보니 이스에서 여기는 꽤 떨어진 곳 인 것 같더군요. 왜 이렇게 멀찍이 떨어져 계십니까. 아무리 패배라도 겨우 한 번이잖아요?”

“적의 추격을 우려했습니다. 전차도 없고 미사일, RPG도 없는 적에게 궤멸 당할 까봐요.”

“...? 뭔가 있었습니까?”

“숫적으로 밀리기에 내린 판단입니다.”

“숫적으로 밀려요?”

“그렇습니다. 지금 이 전장은 우리가 숫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적의 지원이 있었나요.”

“아니요. 그냥 단순하게 우리의 숫자가 적을 뿐입니다. 작전 입안 당시 저도 몰랐던 현실이죠.”

피니르의 설명은 이랬다. 여러 전쟁을 거치면서 사단은 정원이 채워진 사단이 단 한 개도 없었다. 동부에 있던 사단은 금성과 반란군을 연이어 상대하면서 궤멸 직전 까지 갔었고 서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부와 남부는 사단을 동부와 서부에 보내느라 사단 자체가 비워진 지역이 되었다. 그나마 남부에는 노웬이 이끄는 100사단이라도 버티고 있었지만(어느 새 인가 남부 지역의 상징이 되어 있다) 북부에는 대표적인 군사 조직도 없었다. 사단의 정원은 10만 명인데 6개 사단이 전멸했는데도 사망자 수는 6만 명 정도였다고 했다. 60만은 되어야 하는 인원이 고작 6만 명이다.

“사단을 정비 할 시간도 없었나요... 아니. 아마 없었겠죠. 돌이켜 보면 쉴 틈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그렇고 예를 들어77사단 같은 경우에는 보병4200명 밖에 없었습니다. 사단장도 전사하고 없더군요. 용케도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 하지만 명령을 충실히 이행한 보람도 없이 전멸했습니다.”

병사를 통솔하는 장군에게 있어 자신의 명령을 듣고 따랐는데도 병사들이 죽었을 때는(자신의 틀린 판단으로) 그 감정은 설명할 길이 없다. 피니르는 복잡한 심정일 것이다. 피니르가 말을 이었다.

“서부에는 전멸한 사단을 제외하고 71개 사단이 있습니다. 원래 대로라면 700만 명이 넘어야 하는 인원이지만.. 현재 우리는 100만 명이 되지 않습니다... 적은 우리의 두 배, 아니 이스 시민 전체입니다.”

이스의 인구는 1000만이다. 천 만 명에 반란군 200만을 더 하면 1200만 명의 반란군이다. 우리는 약100만 명의 보병, 33대의 전차로 대치하고 있는 셈이다. 잠깐 33대?전차도 더 많았을 텐데 다 어디로 간 거지.나는 일단 생각나는 의문점부터 물어보기로 했다.

“의논 할 것은 많습니다만.. 일단 이스 시민은 정말로 반란을 일으켰나요? 약점을 잡혀서 억지로 싸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건 현장에서 지휘했던 빌 대령이 잘 알고 있습니다. 멀리서 지켜 본 저도 이스의 시민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교전 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빌 대령의 보고가 사실이라고 믿습니다.”

빌 대령이면.. 그 거대한 바보 자식 말인가? 괜히 엄격한 척하는 바보다. 예전에 97사단장하고 죽이 잘 맞아서 큰 바보, 작은 바보로 마음속으로만 불렀는데 97사단은 피니르로 교체된 후 큰 바보와 병사들에게는 안 됐지만 진정으로 엄격함을 체험 중 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전쟁까지.

“그럼 적인데도 불구하고 교전 수칙과 다르게 행동한 까닭은 뭐죠? 여론을 의식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안일했습니다.”

“저도 처음에 약점을 잡혀서 어쩔 수 없이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교전을 하면 할수록 그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하지만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6개 사단이 전멸한 후 였어요.”

“함정은 구체적으로 어떻습니까.”

“건물 사이 사이에 벽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니 벽이라기보다는 우주용 금속 물질인 것 같더군요. 미사일 정도는 되어야 박살 나는 우주선 외벽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벽을 피해 가다 보니 좁아진 시점에서 건물이 높은 곳에서 우리를 둘러 싸고 총을 발사했습니다. 목적지도 알 수 없고 미로처럼 얽혀 헤메고, 저격수가 어디 선가 총을 쏘고 갑자기 오른쪽에서 폭탄이 터져 전우가 죽고...애초에 교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에는 벽을 제외하고엄폐물도 모두 치워져 있었어요. 건물 입구도 단단히 봉인되어 들어갈 수도 없었고...완전히 계획적 이었습니다.”

나는 전차로 밀어버리며 전진한다는 계획에 확신이 없게 되었다. 우주선 외벽으로 우리의 진로를 막은 것이라면 전차가 밀어도 박살 날지 알 수 없었다. 일단 그런 재료를 구한 시점에서 가이론의 배신은 확정적이었다. 그런 고급 재료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해대책부장의 위치에 있다면 우주선 외벽만 따로 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전차로 밀면 벽이 밀리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는 품고 있었다.

“한 번 이스를 직접 둘러 볼까요?”

“알겠습니다. 150km는가셔야 합니다.”

“150?? 서부 사령관님 너무 도망쳐 왔잖아요...”

“....”

차로 50분 남 짓 혹시 모를 적의 공격에 대비해 단단히 무장한 전차로 조심스럽게 가자 곧 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일단 이스의 외관에 크게 놀랐다. 이스는 거대한 막이 쳐져 있었다. 막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거대한 천막으로 도시를 감싸고 있으니 위에서 보는 것은 과연 불가능했다. 병사들의 마음을 상상해 보면도시의 비상식적인 광경에 두려움을 누르고 막상 도시 천막 안으로 들어가니 어둡고 미로다.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총의 사정 거리로 들어가면 위험하니 최대한 떨어져 관찰했다. 출입문은 보란 듯이 활짝 열려있다. 들어 올 테면 들어오라는 신호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막상 들어가면 길을 헤메고 매복과 폭탄 함정에 걸려 죽는 거다.

“도시를 마치 거대한 미지의 정글로 개조한 것 같군요.”

나는 앞의 말에 이어 씁쓸해진 기분을 추스르며 다시 말했다.

“가이론은 확실하게 지구와 대적할 모양이었나 봅니다. 도시의 개조 상태를 보니 지금까지 반란을 일으키지 않고 참았던게 용할 정도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직접 만나고 싶어서 왜 이런 어리석은 선택을 왜 했는지 묻고 싶었다.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진다는 패배감이나 절망감, 무기력함 등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이 전력으로 어떻게 이스를 점령 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첫 번째 방법은 전차로 밀면서 전진이다. 물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전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가이론과 모레드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거기까지 전진해서 몰아 넣은 다음 엄폐하며 교전을 시도 할텐데 그 둘의 소재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주 외벽을 밀며 전진한다는 것도 장담이 안돼 부담이다. 두 번째 방법은 기존 피니르의 방법을 다시 시도해 보는 것. 방법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미 실패한 방법이다. 기각이다. 마지막은 이스 시민을 적으로 상정하고 미사일을 퍼붓는 거다. 이스를 지도에서 지워버린다. 아마 이 방법을 쓰면 확실히 이기겠지만 총수 자리에 아마 오를 수 없을 것이다. 나는끔찍한 학살자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역시 문제는 도시 전역을 구성하고 있는 함정과 적군의 매복보다 시민 그 자체였다. 시민이야 말로 가장 큰 함정이다. 피니르는 러드니온 시민이 폭격으로 6명 사망한 것만 신경 쓰는 모양인데 바티우스가 이끈 동부군은 아예 학살을 저질렀다. 뉴스는 안 봤지만 기업 회의에 대해 분명 시민들은 화가 나 있을 것이다.피니르가 질문했다.

“어떻게 할까요. 리튼 재해대책부장.”

생각을 오래 했나. 피니르가 재촉한다.

“전차 33대를 끌고 오세요. 그런데 왜 전차는 33대 뿐이죠? 분명 더 있을텐데??”

피니르가 한 숨을 쉬며 말했다.

“거듭 된 전쟁으로 전차도 많이 파괴된 상태입니다. 보급로를 그대로 놔둔 것도 생각해보면 적의 전략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 타워의 정보를 토대로 전차를 앞세워 진군 하니 보급 기지는 전부 도시에서 떨어진 우거진 숲에 있었습니다. 오지에 들어갔다가 사용 불가 된 전차만 80대가 넘습니다. 군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입니다. 보고만 들어보면 쉽게 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러드니온 기지를 비운 것도 적의 전략적 선택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럼 적이 이스에 틀어 박힌 이유도 애초에 처음부터 의도 된 상황이라는 것이 되겠군요?”

“그렇죠. 공격을 철저히 대비한 것도 그렇고..”

그렇다 해도 말이 안돼는데.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전략만 봐도 결코 멍청한 놈들이 아니다. 그런데 왜 반란을 일으킨 시기를 지금으로 잡은 거지. 전에도 생각했지만 내가 국가주의자들이였다면 분명 반란 시기를 금성군이 쳐 들어 온 그 시기로 잡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어떻게 됐을지 장담을 할 수 없다.

“젠장 언제까지 생각만 할 수는 없습니다. 33대를 앞세워 전진하겠습니다.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전진하면서도 아군이 죽지 않는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피니르가 바쁘게 칩을 사용해 명령을 내렸고 큰 바보(빌)를 포함한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전차는 7세대다. 9세대였으면 좋았을 걸. 지구가 안정화 되면 해야 할 일은 하나다. 병력 보충, 군수물품 보충, 전차 및 전투기 확대 생산.나는 방탄복을 착용하고 나갈 준비를 하자 피니르가 말했다.

“재해대책부장님도 나가시게요?”

“직접 보면서 지휘하겠습니다. 적은 분명 우리가 쳐 들어 오는 것을 상정하고 전략을 수립했을 겁니다. 직접 보면서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전차로 밀고 들어오는 것도 분명 생각해 두었을 것이다. 전차를 선두로 병사들은 전차에 붙어 천천히 전진했다. 예전 동부에서 사용 했던 방탄 방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지만 지금은 수중에 없었다. 방탄 방패는 동부 기지에 모아두고 있었고 바티우스가 이번에 알차게 사용했다고 한다.

전차로 건물까지 무너트리며 전진했다. 건물이 무너질 때마다 병사들은 피해야 했다. 나는 어느 정도 도시를 파괴하고 있던 시점에서 전진을 멈추고 보병들에게 진지를 구축 시켰다. 계속 같이 전진하다가는 건물에 병사들이 깔려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전차대에게는 계속 전진을 지시했다. 전차 때문인지 한 번도 함정과 적군을 만나지 않았다.

곧 떠난 전차대에서 연락이 왔다. 예외적으로 피니르가 통신을 연결해 주었다. 내 통신기와 개인 코드의 존재를 전차대 병사는 몰랐기 때문이다.

[벽이 밀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죠?!]

우주용으로 만든 벽이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깊게 박아 놨나? 부서지지는 않더라도 밀어서 넘어 트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전혀 밀리지 않았다. 나는 재빨리 명령했다.

“건물로 지나가! 건물을 부수면서 전진하라고!”

[알겠습니다. 그런데 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차라서 그런 것 일까요?]

“음... 이건 예상 외 인데. 당연히 슬슬 반항이 있어야 정상인데.”

아무리 불리해도 이 정도면 전차에 총이라도 한 발 쏠 법한데 전차가 진입한 시점에서 적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어때? 반항하거나 그런 적 없어?”

[시민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삐­ 삐­ 삐­

통신기에서 신호가 왔다. 나는 병사들에게 계속 전진을 지시하고 통신기를 켰다.

[리튼 재해대책부장.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겁니까?!]

통신기를 키자 베르비스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나는 의아해 하며 물었다.

“왜 그러시죠? 전략을 수정하고 이스를 공략 중입니다. 상대의 움직임이 수상하기는 하지만 이대로 가이론과 모레드를 잡아서..”

[어디있는 줄도 모르면서 무슨 소리입니까?]

“예?”

[피니르 서부 사령관을 통해서 뉴스라도 보세요! 지금 난리 났으니까!!]

“화면판 가진 사람 없나?”

화면판이 있을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 마디 했다. 그런데 나왔다. 이스 도시 외곽 지역에 버려져 있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큰 바보 빌이 화면판에 연결해야 했다. 연결이 익숙하지 않은지 제길 제길 하며 혼잣말을 했다. 화면판에 뉴스가 떴다. 뉴스에는 가이론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었다.

[기업 회의의 실체가 바로 이겁니다. 시민들의 집을 박살 내며 우리들을 죽이기 위한 모습. 지구는 기업인들의 끔찍한 폭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가를 부활시킨다는 것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구를 효율적으로 다스리고 지구인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수단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갖은 핑계를 대며 거절했고 이제는 시민들이 살아갈 터전을 전차로 부수며 모레드씨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뭐야 이 인터뷰는?!”

베르비스가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시민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겁니다. 러드니온(도시)이 지금 인터뷰에 가장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고 반란을 일으켰던 도시들도 다시 우리가 옳았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스는 폭군에게 맞서는 용기 있는 도시로 추앙 하는 게시글이 1시간 만에 7만 건이 올라 왔어요. 당장 전차 사용을 멈추세요. 다시 국가주의자들과 협상을 시도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나는 화면판을 들여다 봤다. 그의 인터뷰 장소.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장소. 그 회색 벽. 생선이 치워져 있지만 생선을 전시해두던 낡은 나무 상자. 가이론의 생선가게다. 그는 엄한데서 인터뷰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스에 있다. 나는 베르비스에게 말했다.

“거절합니다. 가이론은 이스에 있습니다. 그의 인터뷰는 선동 수단일 뿐입니다. 지금 당장 녀석을 잡아버리면 그만 입니다. 이번 반란을 진압하면 시민들은 다른 생각을 못 품게 될 겁니다.”

[시민들의 분노는 어떻게 감당 하시려고요? 나중에불매 운동이라도 벌였다가는..]

“아니지금 그런게 문제에요? 차라리 불매 운동이 났지 지금은 전시 상황이라고요! 애초에 처음부터 이게 목적이었던 거에요. 우리가 이스를 공격하면 마치 죄 없고 선량한 이스 시민들이 공격 받는 연출을 해서 지구 전체 도시들의 공분을 사려고 했던 겁니다.”

[그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공격에 들어가면 정말로 뒷감당이 힘들 수도 있다는 거에요.]

“녀석들을 살려두고 있으면 뒷감당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신세가 될 겁니다. 이번에는 저를 믿어 주세요.”

나는 연락도 뉴스도 끊었다. 그리고 전차대에 명령했다.

“적의 위치는 바닷가 근처 생선 가게다. 위치는 피니르 서부 사령관이 전송할 것이다.”

전차는 나의 명령에 따라 집과 건물을 부수며 가이론의 생선 가게까지 갔다. 인터뷰 기자는 국가주의자가 변장했을 뿐 이었다. 전차대가 생선 가게까지 길을 내고 포위하자 나는 병력을 전부 투입했다. 복잡한 골목, 도심지와 벽이 쳐진 미로는 시원하게 일자로 길이 나있었다. 보병은 구보로 뛰어갔음에도 도착까지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제서야 반란군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으나 이미 가이론과 모레드가 잡힌 후 였다.

우두머리가 잡힌 것을 본 국가주의자들은 하나 둘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회심의 전략은 기회로 여겨진 나를 오히려 대담하게 만들었다. 나는 가이론, 모레드 그 둘을 수도로 압송했다. 국가주의자들은 확실히 복고주의자들과는 달리 교양과 학식이 있었다. 이들을 데리고 싸우려고 한 것도 좀 어이 없었다.

그들은 싸움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피부는 햇빛을 받지 않아 하얗고, 팔도 얇았다. 운동도 해 본 적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식인들이라 상황 판단은 빨랐다. 덕분에 유혈 사태는 조기에 종료되었다. 6개 사단을 전멸 시킨 사람들도 국가주의자들이 아닌 힘 좀 쓰는 이스 시민들이었다. 나는 그들의 개인 신원을 전부 기업 회의 게시판에 업로드 했다.(피니르와 큰 바보가 고생 했다) 일종의 경고의 의미다.

가이론과 모레드는 수도로 옮겨져 감옥에 가두었다. 모레드는 덩치를 이용해 반항을 좀 했지만 금방 진압되었다. 일단은 물어 볼 것이 많다. 왜 이런 어리석은 판단을 했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나는 가이론이 갇힌 감옥에 창살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오랜만이야 리튼.”

“멍청한 놈.”

“오자마자 욕이라니. 너무 하군.”

“왜 이런 멍청한 반란을 일으킨 거야?아니지너가 기획한 것 맞긴 해? 모레드가 너를 잡아서 너는 어쩔 수 없이 반란에 동참한 거 아냐?”

“흠.”

가이론은 눈썹을 위로 올리며 어쩔 수 없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사망.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공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화성 남자. 108세.내정부 장관.사망.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지구 남자. 108세.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사망.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기업인. 재해대책부장.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전 동부군 작전부장. 현 56 사단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대장. 공군통합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지구 남자120세.대장. 100사단장.남부 사령관.사망.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소장. 100사단장.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지구 남자90세.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기업회의 간부.사망.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재해대책부장.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오픈 로탈릭 – 금성 남자 53세. 지하 금성인 지도자.

외눈상인 ­ ?? 남자 ??세. 세 행성을 떠도는 상인.

데일루스 브레콘 – 화성 남자 51세. 에프타인의 비밀 행동대원.

파롤레아 아르벤 – 화성 여자 63세. 경제부 장관.

엔탐 할리슨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차관.

몰리엔 칼몬드 – 화성 남자 83세. 과학부 산하 기술과 과장.

텔레스 크리워즈–지구 남자72세.생명공학자.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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