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화 〉 포식자들의 세상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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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튼
회의장에는 국방부 장관인 케리스가 있다. 노웬에게 잠시 위축되었던 불쌍한 케리스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다시 회복했으나 예전 같은 카리스마는 보여줄 수 없었다. 그 밖에 97사단장 피니르와 티메로파 공군통합단장(1,2,3,4 공군단장 총 책임으로 승진)이 참가하고 있었다. 해군은 사실 상 해체 수준으로 전멸했다. 복고주의자들이 함대를 긁어모아 중부 지역으로 상륙하려다가 내가 숨겨두었던 야포 세례로 전멸한 바 있다. 이 여파는 생각보다 커서 해군 전력은 사실 상 와해 된 상태다. 이 또한 재건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요구 되는 상태다.
이 셋은 내가 보기에 전략적으로 의논할 만 하다고 여겨 부른 군인들이다. 케리스는 허가 권한이 필요해서 부른 것이고 피니르는 원칙주의자로써 내 의견을 조절해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어쨌든 나는 돈을 상관하지 않고 전략을 실행했기 때문에 후폭풍이 매우 컸다. 지구의 경제력은 과거에 비하면 매우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티메로파는 공군 전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의견을 물어볼 겸 불렀다. 저번 반란 때는 아무래도 인류 역사상 몇 천 년 만에 일어났던 전쟁이라 서로가 실수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아무리 유인책 이었다고는 해도 정말로 해안 가까이 함대를 끌고 와서 굳이 전멸을 초래하거나 공군 전력을 지구도 금성도 서로 가지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른다든가 미사일을 우주에서 침입하는 적들에게 다 쏟아붓고 막상 지상 전력에 사용을 못 했다든지 반성할 점이 많았다.
서부에서 보고 받은 상황으로는 국가주의자들은 북부와 서부의 경계선 부근 큰 섬에 러드니온이라는 도시를 본거지로 삼고 있다고 했다. 섬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수송선을 통해 건너가야 한다. 하지만 해군 전력은 저번 전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면 비교적 온전히 보전 되어 있는 공군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다행히 미사일은 내가 저번 전쟁에 다 끌어다 쓰는 바람에 미사일 수량도 얼마 남지 않아 서로 미사일을 발사할 여건은 되지 않았다.망가진 경제, 해군 전력 상실과 동이 난 미사일.. 이렇게 보니 정말 지금 전쟁을 할 때가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국가주의자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상 어쩔 수 없다. 상륙방법은 공군을 통한 수송이다. 나는 먼저 공군으로 국가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주요 시설들을 폭격하고 수송기로 보병을 투입해 국가주의자 수장인 모레드를 잡는 작전을 생각했다. 섬 밖에 넓은 평야가 펼쳐진 서부 지역에도 국가주의자들이 다수 진을 치고 있지만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국가주의자들의전체 병력은 200만 남짓. 수장을 무력화 시키면 국가주의자들은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200만 남짓.. 이렇게 생각하니 물론 무장한 200만의 반란군을 얕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왜 반란을 일으킨 거지? 아무리 봐도 승산이 없다. 우리가 가진 보병 전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퍼포먼스는 그저 시간을 끌기 위해, 이목을 끌기 위해서라는 것 이외에는 떠오르는 목적이 없다.
국가주의자들은 차라리 복고주의자, 반인공지능파, 금성군이 침략했던 그 전쟁에서 반란을 일으켜야 승산이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일까. 복고주의자와 사상이 맞지 않아서 참가하지 않았나? 복고주의자는 옛날로 회귀하자고 하기는 했지만 국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니 아예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 한다. 그래도 국가주의자 역시 복고주의자에서 파생된 단체니까 상관이 없는 사이는 아닐 것이다. 일단 나는 내가 생각한 작전을 밝히기로 했다.
“영양 캡슐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룹시다. 지금 당장 급한 것이 아니니까요. 먼저.. 제가 구상한 전략이 있는데...”
“잠깐 리튼 재해대책부장.”
가이론이 내 말을 끊었다. 나는 약간 짜증이 나서 대답했다.
“뭡니까 가이론 재해대책부장.”
“꼭 전투를 해야 합니까? 전에도 얘기했지만 대화로 해결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건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가이론 재해대책부장.”
“전력으로는 이미 우리가 압도하고 있잖아요. 전쟁은 치를 만큼 치뤘어요. 그리고 국가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지식인들이 많습니다. 죽이기에는 아까운 사람들이 많아요.”
“국가주의자들만 지식인들입니까?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수 많은 지식인들도 지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만 굳이 봐줘야 할 이유를 모르겠네요 저는.”
“지구에는 너무 많은 죽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더 이상 비극이 일어나면 안 되죠. 이번 반란만 끝나면 지구는 재정비를 해야 합니다. 두 번 다시 반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에요. 그러라고 우리들이 재해대책부장에 임명된 것 아닙니까?”
1인 체제를 멍청하게 3인으로 늘려버려서 말이지. 덕분에 고생 중이다. 그리고 가이론은, 이 자식은 내가 결혼한 이후부터 묘하게 내 의견에 반대가 많아졌다. 저번 전쟁에서는 내 명령에 따랐으면서 이번에는 너무 나도 반대가 많다. 반대하는 이유가 납득 가는 경우도 별로 없었다. 가이론이 말했다.
“하지만 전쟁 하지 않고 평화롭게 끝내면 더 좋지 않습니까? 지구는 지금 끔찍한 경제 상황을 맞이 하고 말았습니다. 각종 지출 거리가 산더미에요. 금성도 경제 문제로 절망하고 있죠. 지금 왕위에 오른 플리사는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지금 화성만 배불러지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계십니까? 싸울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나는 가이론의 말을 듣고 베르비스에게 질문했다.
“베르비스 재해대책부장의 생각은 어때요? 국가주의자들은대화가 통하는 상대입니까?”
“음...”
베르비스는 잠시 생각했다. 가이론도 베르비스에게 질문했다.
“9번이나 대화를 해봤으니 그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베르비스는 좀 더 생각하다니 이윽고 말했다.
“실은.. 그들은 반란으로 기업 회의를 전복 시킨다든가 지구를 수중에 넣는다든가 하는 것은 목적이 아닙니다. 국가를 부활시킨다고 해서 지구에 존재했던 모든 국가를 부활시킨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요.”
내가 답답한 듯이 물었다.
“걔네들은대체 뭐가 목적이에요?”
베르비스가 말했다.
“사실 처음에는.. 죽을 각오도 어느 정도 했습니다. 유언장까지 아크레일 네트에 게시하고 갔으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생각보다 공손했습니다. 처음부터 싸우려고 서부 지역을 장악한 것은 아니었어요. 물론 초반에는 교전으로 인해 사망자가 나왔지만... 그들은 현재 통치도 온건하게 하고 있고 시민들의 반응도 처음보다는 많이 누그러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저지르냐 이겁니다.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총수님 멘탈도 터져버렸어요. 집에서 풀린 눈으로 제 아내의 간호를 받고 있단 말입니다.”
“그들은 서부 지역에 관심 없습니다. 그들이 관심 있는 지역은 중부 지역에서 최 동쪽 지방입니다. 그곳의 자치권을 잠시 빌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자치권? 잠시? 그게 무슨 쓰잘데기 없는 짓이죠?”
“9번의 교섭 동안 그들은 한결같이 정상회담을 요구했습니다. 제가 묵살 했다기 보다는 병사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 재해대책부장들은 불안해 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노웬 장군과 먼저 문제를 해결한 뒤 움직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8번의 교섭은 그냥 상호 의견 확인 작업이나 혹시 원만하게 해결될까 싶어 친분을 좀 더 다지려고 방문했던 것입니다. 물론 국가주의자들의 군사적인 움직임이 없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내가 베르비스의 말에 반응해 대답했다.
“그럼 애초에 그들은 싸울 생각이 없다는 거군요? 강하게 주장하고 싶어서 반란을 일으켰다는.. 뭐 그런 건가?”
“저도 왜 이 시기에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이론 재해대책부장의 말대로 굳이 싸워야 할 필요성은 없다고 여겨집니다. 대화가 가능해 보입니다.”
“함정일 가능성은요?”
“함정이요?”
“대화하자고 부른 다음 우리를 죽인다든가..”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의미가 있을까요? 리튼 재해대책부장에게 원한이 있다면 모르겠지만요. 이것이 함정이라면 그들은 우리를 죽이고 그 다음은 지구군에게 몰살 당하겠죠. 무의미한 행위에요.”
“...그렇기는 하지만..”
“생각한 후 결정해 보십시오. 만약 대화를 하겠다면 제가 연락해보죠. 이미 개인 코드도 교환했고요.”
내가 노웬 때문에 무력했던 사이에 베르비스는 꽤 활약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정보를 혼자만 알고 있었다니 좀 그렇다. 처음부터 얘기 하든가 하지 병력이 없어서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왜 멋대로 판단해서 시간을 끌었지? 물론 베르비스의 말대로 병력이 없는 상태에서 교섭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교수에게 생각을 물었다.
“교수님 생각은 어때요?”
“이런 자리에서 제 생각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럴 줄 알았다. 자기 이득이나 챙길 줄 알지 자신의 생각은 없다. 돼지 새끼나 멍청하고 말이나 더듬는 멍말이와 근본적으로 같은 부류의 인간이다. 아니 더 최악이다. 에프타인 같은 인간을 신봉까지 하고 있으니까.
나는 회의를 끝내는 분위기를 주도하며 여러 장관들과 군 간부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체로 대화에 이견이 없다는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마치 남일 이야기하는 듯 하다. 저렇게 책임감이 없어서야. 그나마 케리스 국방부 장관과 피니르 97사단장이 절충안을 이야기 했다. 피니르가 말했다.
“교섭진행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섭 결렬 시에 있을 전쟁 전략도 수립은 해 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케리스가 피니르의 의견에 찬성하며 말했다.
“같은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전략이라도 마련하고 교섭 하러 가시죠?”
군권에 관해서 가이론이나 베르비스는 나한테 맡긴 분위기니까(확실하게 군권을 나에게 맡긴다고 가이론이나 베르비스가 확답을 준 것도 아니다. 그냥내가 주도하는 '분위기'다. 확실하게 역할이 정해지지 않으니솔직히 답답하다.) 전략은 케리스와 각 사단장들과 의논하기로 하고 대신 다른 장관들과 재해대책부장들에게 확인을 받았다.
“교섭 결렬 시 발동될 수 있는 예비 전략 수립에 이견은 없는 거죠? 그럼 전략은 국방부 장관님, 그리고 각 사단장들과 따로 협의하기로 하겠습니다. 동의하시죠?”
나의 물음에 모두 동의했다. 나는 회의실을 빠져 나왔다. 빠져 나오기 전에 텔레스가 반드시 반란 진압 이후 불균형 식단인 빵과 고기 식단을 개선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우리들에게 촉구했다. 나는 대충 다음에 반드시 얘기하자고 둘러댔다. 교섭은 5일 뒤로 결정됐다. 베르비스가 5일 뒤로 한다고 국가주의자들에게 연락하기로 했다. 베르비스의 말에 따르면 아마 변동 사항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지금 우리와의 교섭이 최대 바램이자 관심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략도 이미 내가 어느 정도 구상한 것이 있기 때문에 전략 회의는 내일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전략 회의는 내일 국방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지구 본청을 나서는데 돼지 새끼가 말을 걸었다.
“크흠. 리튼 재해대책부장.”
나는 그의 목소리만으로 불쾌했지만 정치에는 인맥 관리가 필수라고 교수에게 조언 받은 덕에 최근 돼지 새끼랑은 쓸데없이 친분이 있는 사이가 되었다. 물론 친하다고 믿는 녀석은 돼지 새끼 뿐으로 나는 속으로 경멸하고 있다.
“예?”
“요즘 꽤 힘드시죠?”
“...아무래도 직책이 직책이다보니 솔직히 그렇습니다.”
돼지 새끼(노아드)는 베실베실 웃으며 말했다.
“다 이해해요. 힘들 거야. 어린 나이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으니... 총수님도 참 너무 하다니까. 조카 사위라고 막 부려 먹어. 안 그래요?”
아 왜 친한 척이야 짜증 나게. 게다가 뒷 담화까지? 총수는 애초에 전쟁 초기부터 그나마 나를 지지해주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돌이켜보면 파루스 꼰대 아저씨 만큼이나 나에게 잘 해준 인물이다. 함부로 말 안 했으면 좋겠는데.
“어쩔 수 없죠. 노아드씨는 어때요? 사업은 잘 되고 계세요?”
“힘들지 뭐어~. 전쟁 통에 망한 기업이 한 둘이 아니에요. 그래도 나는 명문가라서 그 덕에 버티고 있는 거지.”
참고로 저 돼지 새끼는 백칩 기반 게임사를 운영하고 있다. 꽤 유명한 게임 기업인데 가격 책정 때문에 악랄하기로 소문이 난 기업이다. 돼지 새끼다운 회사다. 나도 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돼지 새끼의 게임은 한 적 없다. 가격이 터무니 없어 서다. 그리고 이 자식은 친분이 좀 생기니 반말인지 존댓말인지 헷갈리게 한다. 반말 존댓말, 둘 중 하나만 해라.돼지 새끼는 돌려 말하다가 곧 본심을 드러냈다.
“제가 말이에요.. 사실 정치적이거나 뭐.. 군사적으로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생각 하는데...”
뛰어난 편이 아니다가 아니라 그냥 병신이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사업 수완은 제법 있다고 자부합니다.”
“흠... 예... 그렇군요?”
“이 친구. 순진한 척 하네? 으하하하하. 솔직히 말해봐요. 다음 목표가 뭡니까?”
“목표요?”
“나도 눈치 정도는 있다고. 재해대책부장 다음은 당연히 총수 아니요?”
“예?”
“리튼 재해대책부장을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 까지 쭈욱 돌이켜 보면 답은 나와있지. 확실히 리튼씨는 야심이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요.”
“.....”
“총수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니죠. 이번 반란은 꽤 충격을 받은 듯 합니다. 그러니 재해대책부장을 3명에게 나눠 주는 짓을 한 거요.”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내 사촌 동생인 베르비스의 속을 내가 제대로 알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 재해대책부장이 3명으로 나뉜 것이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닌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리튼 재해대책부장이 총수 감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나는 돼지 새끼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한 차례 뜸을 들인 뒤 말했다.
“반응이 없구만? 나는리튼씨의 총수 자리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말이요. 그리고 그 물밑 작업이자 내가 리튼씨 편이라는 증거로 베르비스 녀석을 설득해 보겠다는 겁니다.”
“베르비스 재해대책부장을 설득 한다고요?”
“3명의 힘이 비슷하니 얼마 없는 회의에서도 계속 충돌하잖아요? 그렇죠?특히 그 건방진 신입 놈(가이론)은 사사건건 리튼 재해대책부장에게 반대하더군요. 오늘도 그렇고! 하지만 제가 설득해서 베르비스를 확실히 리튼씨의 편을 들게 하면 균형은 깨지겠죠. 그럼 리튼씨는 생각대로 지구를 운영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총수까지 가는거야. 어떻습니까?”
베르비스를 내 편으로? 베르비스라면.. 방심하기 힘든 사람이지만 한 편이 되면 머리는 좋으니까 괜찮을 것 같다. 돼지 새끼의 제안은 꽤 고마운 제안이다. 하필 이면 이 녀석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이 기분 나쁠 뿐이다. 그나저나 돼지 새끼가 베르비스를 끌어 들이는데 성공할 수는 있는 건가? 내가 물어보았다.
“제가 총수직에 관심이 있다고 치고 그러면 노아드씨가 저를 이렇게 도와주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흠...나도 꽤 복잡한 상황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먼저 베르비스 녀석이 만에 하나 총수가 되면 내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한참 어린 놈에게 뒤처지는 것도 모자라서... 에실 가문 본사(아크레일)까지 빼앗긴 마당에 총수 자리까지 베르비스가 역임한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을 거요.”
결국 베르비스를 질투하고 있었구만? 같은 가문이라 더 비교되고 있었겠지. 베르비스가 잘 나가는 꼴 죽어도 못 보겠다 이건가. 돼지 새끼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우리 회사가 지금 좀 힘듭니다 헤헤. 아무쪼록 총수 자리에 오르면 제 뒤 좀 잘 봐주십사 해서 흐흐흐.”
이게 주 목적인가? 다목적으로 움직이기는 하는데 목적들이 자기 중심적이고 노골적이라 하나같이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수명 줄었다고 난리 치더니 막상 영양 캡슐 먹으라니까 맛 없다고 결국 빵과 고기를 개걸스럽게 먹는 모습이나 보여주고.. 지구에서 이렇게 한심한 인물이 또 있을까 싶다. 내가 물었다.
“이건 덴슨씨와 의논 한 상황인가요?”
“덴슨?”
“노아드씨와 친한 사이 아닙니까?”
“뭐 어느 정도는요. 같이 놀기에는 괜찮은데. 별로 똑똑한 친구는 아니라서.”
“그렇습니까.”
“왜 옛말에 이런 말이 있잖아요?”
“?”
“이익은 나눌수록 줄어든다.”
“.....”
질리는 인간이다. 이렇게 되니 결국 교수의 혜안이 맞았다. 돼지 새끼와 억지로 친해진 결과가 내가 총수 자리로 올라가는 데 포석이 될 줄이야. 이제 나는 버릇처럼 하루 일과의 끝은 교수와의 의견 교환이 되었다. 말이 의견 교환이지 적당히 협박 당하고 적당히 혼나는 자리다. 교수의 집에 들어가자 혼부터 났다.
“리튼씨. 아내를 간병 시킨 것이 사실입니까?”
“아아예. 총수 말씀이시죠? 총수가많이 불안해 보여서요.”
“리튼씨. 우리 계획은 총수 암살로 마무리 되는 것 아니에요?”
“지금은 전쟁 중입니다.”
“그래서요?”
“... 그래서라뇨? 지금 총수를 죽여봐야 혼란만 가중 될 뿐입니다. 지금은 보살필 때에요.”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왜 인지 총수를 은근히 보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느낌 같은 것으로 사람 괜히 잡지 마세요. 저도 동의한 작전이고 총수는 제가 암살할 겁니다.”
말을 하면서도 가슴 한 켠이 쓰렸다. 나를 뒤에서 봐준 총수를 암살하는 것이다. 내 아내의 친척을 암살하는 것이다. 나는 계속 말 했다.
“어쨌든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군요.”
“흥.”
“왜요아니면 뭐.. 성급하게 총수 죽이고 그냥 다 망해볼까요? 카사라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루디샤도 인공지능 로봇이다!!!! 교수는 에프타인의 하수인이다!!!!”
“조용히 해요!!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교수는 나의 돌발 행동을 황급히 막았다. 어차피 내 약점 말하지도 못 할 거면서. 옆에 있던 카사라가 박장대소했다.
“깔깔깔 아 리튼씨는 진짜,, 지금까지 내가 봤던 사람 중에 제일 특이 하디니까! 교수님. 역으로 협박 당하시면 어떡해요? 낄낄.”
나는 카사라를 보며 말했다.
“구경이나 하러 왔어요? 지금까지 계속 봤는데 그래 보이네요. 뭐라도 좀 도와주시죠?”
“적당히 움직일 만한 건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알아서 잘 하고 계시잖아요?”
나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카사라의 말에 반응했다. 교수와의 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리카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나를 본 루디샤는 나에게 인사를 건낸 뒤 빵과 고기를 준비했다.
“휴우..”
나는 집에 돌아온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인지 아니면 일이 힘들어서 내는 한숨인지 스스로도 구별 가지 않는 한숨을 쉬었다. 소파에 멍하게 앉아 있다. 루디샤가 얘기했다.
“카사라와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주인님.”
“애초에 거리가 태양에서 명왕성만큼 멀어. 가까워질 일이 없다고.”
“...카사사는너무 기분 나빠요.”
인공지능 로봇의 기분 나쁨이라. 나는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어떻게 기분이 나쁜데?”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카사라는 현재 우주에서 몇 없는 인공지능 로봇 중에서도 매우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현재가장 오래 된 모델임에도 어디서 개조했는지 가장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인간처럼 감정에 충실한 모습은 절대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내 정체를 밝힌 존재도 카사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한지는 모르겠지만 지구에 오기도 전에 제 정체를 밝혀 낸 것은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흠. 어차피 이번 일이 끝나면 더 안 볼 고철 덩어리지 뭐. 카사라 같은 녀석은 더 이상 신경 쓰지마. 그 녀석은 일 끝나고 화성으로 돌아가면 그만 아니야? 카사라는 나를 적대 시 하는 것도 아니라고.”
“주인님. 그들은 주인님의 편이 아니라 협박해서 주인님을 조종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저는 주인님이 총수 자리에 올라야 할 필요성을 모르겠어요. 계산해봐도 이득이 없습니다. 괴로움만 늘어날 뿐입니다. 아리카님과 결혼해서 지위를 공고히 한 것에 만족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너는 로봇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싶은 거야? 밝혀지는 순간 당장에 해체될 거야. 너가 사라지는 거라고.”
“..이미 주인님은 반란이 마무리 되면 칩 시술을 받기로 하셨습니다. 점점 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으로 가고 계십니다. 재해대책부장에 서부 사령관에 이미 사회적으로 입장도 확실하십니다. 그리고 첫 만남에 비하면 친절한 아내도 만나셨죠. 아리카님을 보면 주인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주인님은 결혼을 아주 잘 하셨어요. 제 역할이 끝나감을 느낍니다.”
“무..무슨 소리야?!”
“저의 본체는 이미 몇 천 년을 버텼습니다. 나름 수리하고는 있지만 한계입니다.”
“말도 안돼! 내가 별 것도 아니었던 시절부터 보살펴 준 너를 버리라고 하는 거야?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
“저에 비하면 우월한 카사라를 보니 스스로 한계가 느껴져요. 제가 쓸모 없음을 느껴요.”
“루디샤..”
나는 루디샤를 꼭 안아 주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자기야. 삼촌은 안심해도 돼. 잠들었고 가족에게 인계하고 왔어. 한 동안 잘 돌봐 줄 거야.”
“아..아리카?”
“응. 그나저나 둘이 뭐해.”
“아니 그.. 울적해져서 나도 모르게.”
아리카는 내 눈에 물기가 있는 것을 보고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요즘 힘든 것은 알고 있는데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울지 말아줄래?”
“내가 언제 시도 때도 없이 울었어?!”
“자기는 요즘 눈물이 많아 졌다니깐. 루디샤 나도 저녁 좀 준비해줘.”
“예.”
루디샤는 짧게 대답하고 부엌으로 갔다. 나는 아리카를 바라보았다. 아리카가 말했다.
“뭐?로봇에게 질투라도 느끼라고? 괜찮아. 별로 신경 안 써. 자기 힘든 건 나도 잘 아니까.”
루디샤가 만들어진 원래 목적(성인용)을 알면 나를 죽이려고 하겠지? 나도 예전에는 몰랐다. 카사라와 교수가 밝혀낸 사실이다. 루디샤는 비록 로봇이지만 내가 교수에게 협박 당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우울해 보였다. 다음 날, 군사 회의도 끝났다. 교섭 시기와 군사 전략이 수립되었으니 이제 예정된 계획에 맞추어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순탄하게 진행되는 상황과는 달리 나의 우울함은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떠난 시점에서 루디샤는 나의 버팀목이었다. 그런 루디샤가 나의 역할이 끝났다며 이별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만 쳐다 보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한참젊은 놈이 왜 벌써 눈이 죽어 있어? 한심하기는.”
“아 뭐야.. 누구세요?”
“나? 그냥 지나가던 아저씨지.”
“..오른 쪽 눈은 왜 가리고 있어요?”
“나는 눈이 하나 없어.”
“쳇. 요즘 같은 시대에 눈 하나를 왜 없는 상태로 돌아 다니세요? 조~기 가까운 병원 있네. 저기 가면 싼 가격에 10분도 안 돼서 인공 눈알이 하나 생길 겁니다. 와~ 세상이 밝아지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시겠네~.”
“이 녀석.. 비꼬기는. 시술은 싫어. 나는 이 대로가 좋아.”
“그래요?유별난 아저씨군요.”
"유별나다고? 뭐 그렇긴 하지.나는 몸에 칼 대는 것이 싫거든. 아니... 무섭다고 해야 하나? 꺼려지더라고.”
“....?”
“왜. 자네도 나랑 비슷한가?”
“음.. 뭐 그렇죠. 전 사실 무서워서 칩도 심지 않았어요.”
“크하하하 나도 그렇지. 꽤 통하는 친구구만?”
“설마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나저나 아저씨 이름이 뭐에요?”
“그냥 외눈 상인이라고 불러.”
“외눈 상인? 아니요 아저씨이름이 뭐냐니까요?”
“외눈 상인이 내 이름이야.”
“뭔... 그래서 본명이 뭐냐고요.”
“아니 이 자식 왜 이렇게 집요해? 외눈 상인이라고! 그냥 그렇게 부르면 된 다니까??”
“그래서 본명이 뭐냐고요!! 개 짜증 나게 하네 진짜!”
“와아.. 절실히 뭔가 필요 해 보이는 친구에게 물건 파는 것이 내 일인데.. 너는 안 되겠다. 나 간다.”
“젠장 시비나 실컷 걸다가 가는 건 뭐야.”
“난 필요한 것은 뭐든지 구해주는 상인이거든.”
“왜 또 말을 걸어요. 간다면서요? 갈 길 가세요.”
“....쯧.자네 인공지능 로봇을 개조하고 싶지 않아? 한 대 가지고 있지?”
“...네?”
“가지고 있잖아. 내가 고쳐줄 수 있어. 여러 가지 부품들이 있거든. 원하면 구해 줄 수도 있어.”
“....”
이 아저씨는 뭐지?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사망.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공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화성 남자. 108세.내정부 장관.사망.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8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기업인. 재해대책부장.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대장. 공군통합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지구 남자120세.대장. 100사단장.남부 사령관.사망.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90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재해대책부장.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오픈 로탈릭 – 금성 남자 53세. 지하 금성인 지도자.
외눈상인 ?? 남자 ??세. 세 행성을 떠도는 상인.
데일루스 브레콘 – 화성 남자 51세. 에프타인의 비밀 행동대원.
파롤레아 아르벤 – 화성 여자 63세. 경제부 장관.
엔탐 할리슨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차관.
몰리엔 칼몬드 – 화성 남자 83세. 과학부 산하 기술과 과장.
텔레스 크리워즈 – 지구 남자 72세. 생명공학자.
〈 78화 〉 포식자들의 세상 78
* * *
리튼
회의장에는 국방부 장관인 케리스가 있다. 노웬에게 잠시 위축되었던 불쌍한 케리스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다시 회복했으나 예전 같은 카리스마는 보여줄 수 없었다. 그 밖에 97사단장 피니르와 티메로파 공군통합단장(1,2,3,4 공군단장 총 책임으로 승진)이 참가하고 있었다. 해군은 사실 상 해체 수준으로 전멸했다. 복고주의자들이 함대를 긁어모아 중부 지역으로 상륙하려다가 내가 숨겨두었던 야포 세례로 전멸한 바 있다. 이 여파는 생각보다 커서 해군 전력은 사실 상 와해 된 상태다. 이 또한 재건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요구 되는 상태다.
이 셋은 내가 보기에 전략적으로 의논할 만 하다고 여겨 부른 군인들이다. 케리스는 허가 권한이 필요해서 부른 것이고 피니르는 원칙주의자로써 내 의견을 조절해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어쨌든 나는 돈을 상관하지 않고 전략을 실행했기 때문에 후폭풍이 매우 컸다. 지구의 경제력은 과거에 비하면 매우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티메로파는 공군 전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의견을 물어볼 겸 불렀다. 저번 반란 때는 아무래도 인류 역사상 몇 천 년 만에 일어났던 전쟁이라 서로가 실수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아무리 유인책 이었다고는 해도 정말로 해안 가까이 함대를 끌고 와서 굳이 전멸을 초래하거나 공군 전력을 지구도 금성도 서로 가지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른다든가 미사일을 우주에서 침입하는 적들에게 다 쏟아붓고 막상 지상 전력에 사용을 못 했다든지 반성할 점이 많았다.
서부에서 보고 받은 상황으로는 국가주의자들은 북부와 서부의 경계선 부근 큰 섬에 러드니온이라는 도시를 본거지로 삼고 있다고 했다. 섬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수송선을 통해 건너가야 한다. 하지만 해군 전력은 저번 전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면 비교적 온전히 보전 되어 있는 공군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다행히 미사일은 내가 저번 전쟁에 다 끌어다 쓰는 바람에 미사일 수량도 얼마 남지 않아 서로 미사일을 발사할 여건은 되지 않았다.망가진 경제, 해군 전력 상실과 동이 난 미사일.. 이렇게 보니 정말 지금 전쟁을 할 때가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국가주의자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상 어쩔 수 없다. 상륙방법은 공군을 통한 수송이다. 나는 먼저 공군으로 국가주의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주요 시설들을 폭격하고 수송기로 보병을 투입해 국가주의자 수장인 모레드를 잡는 작전을 생각했다. 섬 밖에 넓은 평야가 펼쳐진 서부 지역에도 국가주의자들이 다수 진을 치고 있지만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국가주의자들의전체 병력은 200만 남짓. 수장을 무력화 시키면 국가주의자들은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200만 남짓.. 이렇게 생각하니 물론 무장한 200만의 반란군을 얕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왜 반란을 일으킨 거지? 아무리 봐도 승산이 없다. 우리가 가진 보병 전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퍼포먼스는 그저 시간을 끌기 위해, 이목을 끌기 위해서라는 것 이외에는 떠오르는 목적이 없다.
국가주의자들은 차라리 복고주의자, 반인공지능파, 금성군이 침략했던 그 전쟁에서 반란을 일으켜야 승산이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일까. 복고주의자와 사상이 맞지 않아서 참가하지 않았나? 복고주의자는 옛날로 회귀하자고 하기는 했지만 국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니 아예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 한다. 그래도 국가주의자 역시 복고주의자에서 파생된 단체니까 상관이 없는 사이는 아닐 것이다. 일단 나는 내가 생각한 작전을 밝히기로 했다.
“영양 캡슐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룹시다. 지금 당장 급한 것이 아니니까요. 먼저.. 제가 구상한 전략이 있는데...”
“잠깐 리튼 재해대책부장.”
가이론이 내 말을 끊었다. 나는 약간 짜증이 나서 대답했다.
“뭡니까 가이론 재해대책부장.”
“꼭 전투를 해야 합니까? 전에도 얘기했지만 대화로 해결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건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가이론 재해대책부장.”
“전력으로는 이미 우리가 압도하고 있잖아요. 전쟁은 치를 만큼 치뤘어요. 그리고 국가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지식인들이 많습니다. 죽이기에는 아까운 사람들이 많아요.”
“국가주의자들만 지식인들입니까?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수 많은 지식인들도 지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만 굳이 봐줘야 할 이유를 모르겠네요 저는.”
“지구에는 너무 많은 죽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더 이상 비극이 일어나면 안 되죠. 이번 반란만 끝나면 지구는 재정비를 해야 합니다. 두 번 다시 반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에요. 그러라고 우리들이 재해대책부장에 임명된 것 아닙니까?”
1인 체제를 멍청하게 3인으로 늘려버려서 말이지. 덕분에 고생 중이다. 그리고 가이론은, 이 자식은 내가 결혼한 이후부터 묘하게 내 의견에 반대가 많아졌다. 저번 전쟁에서는 내 명령에 따랐으면서 이번에는 너무 나도 반대가 많다. 반대하는 이유가 납득 가는 경우도 별로 없었다. 가이론이 말했다.
“하지만 전쟁 하지 않고 평화롭게 끝내면 더 좋지 않습니까? 지구는 지금 끔찍한 경제 상황을 맞이 하고 말았습니다. 각종 지출 거리가 산더미에요. 금성도 경제 문제로 절망하고 있죠. 지금 왕위에 오른 플리사는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지금 화성만 배불러지고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계십니까? 싸울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나는 가이론의 말을 듣고 베르비스에게 질문했다.
“베르비스 재해대책부장의 생각은 어때요? 국가주의자들은대화가 통하는 상대입니까?”
“음...”
베르비스는 잠시 생각했다. 가이론도 베르비스에게 질문했다.
“9번이나 대화를 해봤으니 그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베르비스는 좀 더 생각하다니 이윽고 말했다.
“실은.. 그들은 반란으로 기업 회의를 전복 시킨다든가 지구를 수중에 넣는다든가 하는 것은 목적이 아닙니다. 국가를 부활시킨다고 해서 지구에 존재했던 모든 국가를 부활시킨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요.”
내가 답답한 듯이 물었다.
“걔네들은대체 뭐가 목적이에요?”
베르비스가 말했다.
“사실 처음에는.. 죽을 각오도 어느 정도 했습니다. 유언장까지 아크레일 네트에 게시하고 갔으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생각보다 공손했습니다. 처음부터 싸우려고 서부 지역을 장악한 것은 아니었어요. 물론 초반에는 교전으로 인해 사망자가 나왔지만... 그들은 현재 통치도 온건하게 하고 있고 시민들의 반응도 처음보다는 많이 누그러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저지르냐 이겁니다.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총수님 멘탈도 터져버렸어요. 집에서 풀린 눈으로 제 아내의 간호를 받고 있단 말입니다.”
“그들은 서부 지역에 관심 없습니다. 그들이 관심 있는 지역은 중부 지역에서 최 동쪽 지방입니다. 그곳의 자치권을 잠시 빌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자치권? 잠시? 그게 무슨 쓰잘데기 없는 짓이죠?”
“9번의 교섭 동안 그들은 한결같이 정상회담을 요구했습니다. 제가 묵살 했다기 보다는 병사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 재해대책부장들은 불안해 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노웬 장군과 먼저 문제를 해결한 뒤 움직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8번의 교섭은 그냥 상호 의견 확인 작업이나 혹시 원만하게 해결될까 싶어 친분을 좀 더 다지려고 방문했던 것입니다. 물론 국가주의자들의 군사적인 움직임이 없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내가 베르비스의 말에 반응해 대답했다.
“그럼 애초에 그들은 싸울 생각이 없다는 거군요? 강하게 주장하고 싶어서 반란을 일으켰다는.. 뭐 그런 건가?”
“저도 왜 이 시기에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이론 재해대책부장의 말대로 굳이 싸워야 할 필요성은 없다고 여겨집니다. 대화가 가능해 보입니다.”
“함정일 가능성은요?”
“함정이요?”
“대화하자고 부른 다음 우리를 죽인다든가..”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의미가 있을까요? 리튼 재해대책부장에게 원한이 있다면 모르겠지만요. 이것이 함정이라면 그들은 우리를 죽이고 그 다음은 지구군에게 몰살 당하겠죠. 무의미한 행위에요.”
“...그렇기는 하지만..”
“생각한 후 결정해 보십시오. 만약 대화를 하겠다면 제가 연락해보죠. 이미 개인 코드도 교환했고요.”
내가 노웬 때문에 무력했던 사이에 베르비스는 꽤 활약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정보를 혼자만 알고 있었다니 좀 그렇다. 처음부터 얘기 하든가 하지 병력이 없어서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왜 멋대로 판단해서 시간을 끌었지? 물론 베르비스의 말대로 병력이 없는 상태에서 교섭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교수에게 생각을 물었다.
“교수님 생각은 어때요?”
“이런 자리에서 제 생각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럴 줄 알았다. 자기 이득이나 챙길 줄 알지 자신의 생각은 없다. 돼지 새끼나 멍청하고 말이나 더듬는 멍말이와 근본적으로 같은 부류의 인간이다. 아니 더 최악이다. 에프타인 같은 인간을 신봉까지 하고 있으니까.
나는 회의를 끝내는 분위기를 주도하며 여러 장관들과 군 간부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체로 대화에 이견이 없다는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마치 남일 이야기하는 듯 하다. 저렇게 책임감이 없어서야. 그나마 케리스 국방부 장관과 피니르 97사단장이 절충안을 이야기 했다. 피니르가 말했다.
“교섭진행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섭 결렬 시에 있을 전쟁 전략도 수립은 해 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케리스가 피니르의 의견에 찬성하며 말했다.
“같은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전략이라도 마련하고 교섭 하러 가시죠?”
군권에 관해서 가이론이나 베르비스는 나한테 맡긴 분위기니까(확실하게 군권을 나에게 맡긴다고 가이론이나 베르비스가 확답을 준 것도 아니다. 그냥내가 주도하는 '분위기'다. 확실하게 역할이 정해지지 않으니솔직히 답답하다.) 전략은 케리스와 각 사단장들과 의논하기로 하고 대신 다른 장관들과 재해대책부장들에게 확인을 받았다.
“교섭 결렬 시 발동될 수 있는 예비 전략 수립에 이견은 없는 거죠? 그럼 전략은 국방부 장관님, 그리고 각 사단장들과 따로 협의하기로 하겠습니다. 동의하시죠?”
나의 물음에 모두 동의했다. 나는 회의실을 빠져 나왔다. 빠져 나오기 전에 텔레스가 반드시 반란 진압 이후 불균형 식단인 빵과 고기 식단을 개선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우리들에게 촉구했다. 나는 대충 다음에 반드시 얘기하자고 둘러댔다. 교섭은 5일 뒤로 결정됐다. 베르비스가 5일 뒤로 한다고 국가주의자들에게 연락하기로 했다. 베르비스의 말에 따르면 아마 변동 사항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지금 우리와의 교섭이 최대 바램이자 관심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략도 이미 내가 어느 정도 구상한 것이 있기 때문에 전략 회의는 내일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전략 회의는 내일 국방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지구 본청을 나서는데 돼지 새끼가 말을 걸었다.
“크흠. 리튼 재해대책부장.”
나는 그의 목소리만으로 불쾌했지만 정치에는 인맥 관리가 필수라고 교수에게 조언 받은 덕에 최근 돼지 새끼랑은 쓸데없이 친분이 있는 사이가 되었다. 물론 친하다고 믿는 녀석은 돼지 새끼 뿐으로 나는 속으로 경멸하고 있다.
“예?”
“요즘 꽤 힘드시죠?”
“...아무래도 직책이 직책이다보니 솔직히 그렇습니다.”
돼지 새끼(노아드)는 베실베실 웃으며 말했다.
“다 이해해요. 힘들 거야. 어린 나이에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으니... 총수님도 참 너무 하다니까. 조카 사위라고 막 부려 먹어. 안 그래요?”
아 왜 친한 척이야 짜증 나게. 게다가 뒷 담화까지? 총수는 애초에 전쟁 초기부터 그나마 나를 지지해주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돌이켜보면 파루스 꼰대 아저씨 만큼이나 나에게 잘 해준 인물이다. 함부로 말 안 했으면 좋겠는데.
“어쩔 수 없죠. 노아드씨는 어때요? 사업은 잘 되고 계세요?”
“힘들지 뭐어~. 전쟁 통에 망한 기업이 한 둘이 아니에요. 그래도 나는 명문가라서 그 덕에 버티고 있는 거지.”
참고로 저 돼지 새끼는 백칩 기반 게임사를 운영하고 있다. 꽤 유명한 게임 기업인데 가격 책정 때문에 악랄하기로 소문이 난 기업이다. 돼지 새끼다운 회사다. 나도 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돼지 새끼의 게임은 한 적 없다. 가격이 터무니 없어 서다. 그리고 이 자식은 친분이 좀 생기니 반말인지 존댓말인지 헷갈리게 한다. 반말 존댓말, 둘 중 하나만 해라.돼지 새끼는 돌려 말하다가 곧 본심을 드러냈다.
“제가 말이에요.. 사실 정치적이거나 뭐.. 군사적으로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생각 하는데...”
뛰어난 편이 아니다가 아니라 그냥 병신이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사업 수완은 제법 있다고 자부합니다.”
“흠... 예... 그렇군요?”
“이 친구. 순진한 척 하네? 으하하하하. 솔직히 말해봐요. 다음 목표가 뭡니까?”
“목표요?”
“나도 눈치 정도는 있다고. 재해대책부장 다음은 당연히 총수 아니요?”
“예?”
“리튼 재해대책부장을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 까지 쭈욱 돌이켜 보면 답은 나와있지. 확실히 리튼씨는 야심이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요.”
“.....”
“총수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니죠. 이번 반란은 꽤 충격을 받은 듯 합니다. 그러니 재해대책부장을 3명에게 나눠 주는 짓을 한 거요.”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내 사촌 동생인 베르비스의 속을 내가 제대로 알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 재해대책부장이 3명으로 나뉜 것이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닌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리튼 재해대책부장이 총수 감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나는 돼지 새끼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한 차례 뜸을 들인 뒤 말했다.
“반응이 없구만? 나는리튼씨의 총수 자리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말이요. 그리고 그 물밑 작업이자 내가 리튼씨 편이라는 증거로 베르비스 녀석을 설득해 보겠다는 겁니다.”
“베르비스 재해대책부장을 설득 한다고요?”
“3명의 힘이 비슷하니 얼마 없는 회의에서도 계속 충돌하잖아요? 그렇죠?특히 그 건방진 신입 놈(가이론)은 사사건건 리튼 재해대책부장에게 반대하더군요. 오늘도 그렇고! 하지만 제가 설득해서 베르비스를 확실히 리튼씨의 편을 들게 하면 균형은 깨지겠죠. 그럼 리튼씨는 생각대로 지구를 운영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총수까지 가는거야. 어떻습니까?”
베르비스를 내 편으로? 베르비스라면.. 방심하기 힘든 사람이지만 한 편이 되면 머리는 좋으니까 괜찮을 것 같다. 돼지 새끼의 제안은 꽤 고마운 제안이다. 하필 이면 이 녀석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이 기분 나쁠 뿐이다. 그나저나 돼지 새끼가 베르비스를 끌어 들이는데 성공할 수는 있는 건가? 내가 물어보았다.
“제가 총수직에 관심이 있다고 치고 그러면 노아드씨가 저를 이렇게 도와주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흠...나도 꽤 복잡한 상황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먼저 베르비스 녀석이 만에 하나 총수가 되면 내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한참 어린 놈에게 뒤처지는 것도 모자라서... 에실 가문 본사(아크레일)까지 빼앗긴 마당에 총수 자리까지 베르비스가 역임한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을 거요.”
결국 베르비스를 질투하고 있었구만? 같은 가문이라 더 비교되고 있었겠지. 베르비스가 잘 나가는 꼴 죽어도 못 보겠다 이건가. 돼지 새끼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우리 회사가 지금 좀 힘듭니다 헤헤. 아무쪼록 총수 자리에 오르면 제 뒤 좀 잘 봐주십사 해서 흐흐흐.”
이게 주 목적인가? 다목적으로 움직이기는 하는데 목적들이 자기 중심적이고 노골적이라 하나같이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수명 줄었다고 난리 치더니 막상 영양 캡슐 먹으라니까 맛 없다고 결국 빵과 고기를 개걸스럽게 먹는 모습이나 보여주고.. 지구에서 이렇게 한심한 인물이 또 있을까 싶다. 내가 물었다.
“이건 덴슨씨와 의논 한 상황인가요?”
“덴슨?”
“노아드씨와 친한 사이 아닙니까?”
“뭐 어느 정도는요. 같이 놀기에는 괜찮은데. 별로 똑똑한 친구는 아니라서.”
“그렇습니까.”
“왜 옛말에 이런 말이 있잖아요?”
“?”
“이익은 나눌수록 줄어든다.”
“.....”
질리는 인간이다. 이렇게 되니 결국 교수의 혜안이 맞았다. 돼지 새끼와 억지로 친해진 결과가 내가 총수 자리로 올라가는 데 포석이 될 줄이야. 이제 나는 버릇처럼 하루 일과의 끝은 교수와의 의견 교환이 되었다. 말이 의견 교환이지 적당히 협박 당하고 적당히 혼나는 자리다. 교수의 집에 들어가자 혼부터 났다.
“리튼씨. 아내를 간병 시킨 것이 사실입니까?”
“아아예. 총수 말씀이시죠? 총수가많이 불안해 보여서요.”
“리튼씨. 우리 계획은 총수 암살로 마무리 되는 것 아니에요?”
“지금은 전쟁 중입니다.”
“그래서요?”
“... 그래서라뇨? 지금 총수를 죽여봐야 혼란만 가중 될 뿐입니다. 지금은 보살필 때에요.”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왜 인지 총수를 은근히 보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느낌 같은 것으로 사람 괜히 잡지 마세요. 저도 동의한 작전이고 총수는 제가 암살할 겁니다.”
말을 하면서도 가슴 한 켠이 쓰렸다. 나를 뒤에서 봐준 총수를 암살하는 것이다. 내 아내의 친척을 암살하는 것이다. 나는 계속 말 했다.
“어쨌든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군요.”
“흥.”
“왜요아니면 뭐.. 성급하게 총수 죽이고 그냥 다 망해볼까요? 카사라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루디샤도 인공지능 로봇이다!!!! 교수는 에프타인의 하수인이다!!!!”
“조용히 해요!!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교수는 나의 돌발 행동을 황급히 막았다. 어차피 내 약점 말하지도 못 할 거면서. 옆에 있던 카사라가 박장대소했다.
“깔깔깔 아 리튼씨는 진짜,, 지금까지 내가 봤던 사람 중에 제일 특이 하디니까! 교수님. 역으로 협박 당하시면 어떡해요? 낄낄.”
나는 카사라를 보며 말했다.
“구경이나 하러 왔어요? 지금까지 계속 봤는데 그래 보이네요. 뭐라도 좀 도와주시죠?”
“적당히 움직일 만한 건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알아서 잘 하고 계시잖아요?”
나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카사라의 말에 반응했다. 교수와의 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리카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나를 본 루디샤는 나에게 인사를 건낸 뒤 빵과 고기를 준비했다.
“휴우..”
나는 집에 돌아온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인지 아니면 일이 힘들어서 내는 한숨인지 스스로도 구별 가지 않는 한숨을 쉬었다. 소파에 멍하게 앉아 있다. 루디샤가 얘기했다.
“카사라와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주인님.”
“애초에 거리가 태양에서 명왕성만큼 멀어. 가까워질 일이 없다고.”
“...카사사는너무 기분 나빠요.”
인공지능 로봇의 기분 나쁨이라. 나는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어떻게 기분이 나쁜데?”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카사라는 현재 우주에서 몇 없는 인공지능 로봇 중에서도 매우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현재가장 오래 된 모델임에도 어디서 개조했는지 가장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인간처럼 감정에 충실한 모습은 절대 좋은 상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내 정체를 밝힌 존재도 카사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한지는 모르겠지만 지구에 오기도 전에 제 정체를 밝혀 낸 것은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흠. 어차피 이번 일이 끝나면 더 안 볼 고철 덩어리지 뭐. 카사라 같은 녀석은 더 이상 신경 쓰지마. 그 녀석은 일 끝나고 화성으로 돌아가면 그만 아니야? 카사라는 나를 적대 시 하는 것도 아니라고.”
“주인님. 그들은 주인님의 편이 아니라 협박해서 주인님을 조종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저는 주인님이 총수 자리에 올라야 할 필요성을 모르겠어요. 계산해봐도 이득이 없습니다. 괴로움만 늘어날 뿐입니다. 아리카님과 결혼해서 지위를 공고히 한 것에 만족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너는 로봇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싶은 거야? 밝혀지는 순간 당장에 해체될 거야. 너가 사라지는 거라고.”
“..이미 주인님은 반란이 마무리 되면 칩 시술을 받기로 하셨습니다. 점점 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으로 가고 계십니다. 재해대책부장에 서부 사령관에 이미 사회적으로 입장도 확실하십니다. 그리고 첫 만남에 비하면 친절한 아내도 만나셨죠. 아리카님을 보면 주인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주인님은 결혼을 아주 잘 하셨어요. 제 역할이 끝나감을 느낍니다.”
“무..무슨 소리야?!”
“저의 본체는 이미 몇 천 년을 버텼습니다. 나름 수리하고는 있지만 한계입니다.”
“말도 안돼! 내가 별 것도 아니었던 시절부터 보살펴 준 너를 버리라고 하는 거야?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
“저에 비하면 우월한 카사라를 보니 스스로 한계가 느껴져요. 제가 쓸모 없음을 느껴요.”
“루디샤..”
나는 루디샤를 꼭 안아 주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자기야. 삼촌은 안심해도 돼. 잠들었고 가족에게 인계하고 왔어. 한 동안 잘 돌봐 줄 거야.”
“아..아리카?”
“응. 그나저나 둘이 뭐해.”
“아니 그.. 울적해져서 나도 모르게.”
아리카는 내 눈에 물기가 있는 것을 보고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요즘 힘든 것은 알고 있는데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울지 말아줄래?”
“내가 언제 시도 때도 없이 울었어?!”
“자기는 요즘 눈물이 많아 졌다니깐. 루디샤 나도 저녁 좀 준비해줘.”
“예.”
루디샤는 짧게 대답하고 부엌으로 갔다. 나는 아리카를 바라보았다. 아리카가 말했다.
“뭐?로봇에게 질투라도 느끼라고? 괜찮아. 별로 신경 안 써. 자기 힘든 건 나도 잘 아니까.”
루디샤가 만들어진 원래 목적(성인용)을 알면 나를 죽이려고 하겠지? 나도 예전에는 몰랐다. 카사라와 교수가 밝혀낸 사실이다. 루디샤는 비록 로봇이지만 내가 교수에게 협박 당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우울해 보였다. 다음 날, 군사 회의도 끝났다. 교섭 시기와 군사 전략이 수립되었으니 이제 예정된 계획에 맞추어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순탄하게 진행되는 상황과는 달리 나의 우울함은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떠난 시점에서 루디샤는 나의 버팀목이었다. 그런 루디샤가 나의 역할이 끝났다며 이별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만 쳐다 보는데 누군가 말을 걸었다.
“한참젊은 놈이 왜 벌써 눈이 죽어 있어? 한심하기는.”
“아 뭐야.. 누구세요?”
“나? 그냥 지나가던 아저씨지.”
“..오른 쪽 눈은 왜 가리고 있어요?”
“나는 눈이 하나 없어.”
“쳇. 요즘 같은 시대에 눈 하나를 왜 없는 상태로 돌아 다니세요? 조~기 가까운 병원 있네. 저기 가면 싼 가격에 10분도 안 돼서 인공 눈알이 하나 생길 겁니다. 와~ 세상이 밝아지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시겠네~.”
“이 녀석.. 비꼬기는. 시술은 싫어. 나는 이 대로가 좋아.”
“그래요?유별난 아저씨군요.”
"유별나다고? 뭐 그렇긴 하지.나는 몸에 칼 대는 것이 싫거든. 아니... 무섭다고 해야 하나? 꺼려지더라고.”
“....?”
“왜. 자네도 나랑 비슷한가?”
“음.. 뭐 그렇죠. 전 사실 무서워서 칩도 심지 않았어요.”
“크하하하 나도 그렇지. 꽤 통하는 친구구만?”
“설마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나저나 아저씨 이름이 뭐에요?”
“그냥 외눈 상인이라고 불러.”
“외눈 상인? 아니요 아저씨이름이 뭐냐니까요?”
“외눈 상인이 내 이름이야.”
“뭔... 그래서 본명이 뭐냐고요.”
“아니 이 자식 왜 이렇게 집요해? 외눈 상인이라고! 그냥 그렇게 부르면 된 다니까??”
“그래서 본명이 뭐냐고요!! 개 짜증 나게 하네 진짜!”
“와아.. 절실히 뭔가 필요 해 보이는 친구에게 물건 파는 것이 내 일인데.. 너는 안 되겠다. 나 간다.”
“젠장 시비나 실컷 걸다가 가는 건 뭐야.”
“난 필요한 것은 뭐든지 구해주는 상인이거든.”
“왜 또 말을 걸어요. 간다면서요? 갈 길 가세요.”
“....쯧.자네 인공지능 로봇을 개조하고 싶지 않아? 한 대 가지고 있지?”
“...네?”
“가지고 있잖아. 내가 고쳐줄 수 있어. 여러 가지 부품들이 있거든. 원하면 구해 줄 수도 있어.”
“....”
이 아저씨는 뭐지?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사망.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공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화성 남자. 108세.내정부 장관.사망.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8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기업인. 재해대책부장.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대장. 공군통합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지구 남자120세.대장. 100사단장.남부 사령관.사망.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90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재해대책부장.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오픈 로탈릭 – 금성 남자 53세. 지하 금성인 지도자.
외눈상인 ?? 남자 ??세. 세 행성을 떠도는 상인.
데일루스 브레콘 – 화성 남자 51세. 에프타인의 비밀 행동대원.
파롤레아 아르벤 – 화성 여자 63세. 경제부 장관.
엔탐 할리슨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차관.
몰리엔 칼몬드 – 화성 남자 83세. 과학부 산하 기술과 과장.
텔레스 크리워즈 – 지구 남자 72세. 생명공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