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식자들의 세상-77화 (77/86)

〈 77화 〉 포식자들의 세상 ­77­

* * *

­리튼­

죽었다. 나는 복잡한 심정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 노웬이 죽다니. 노웬은 내가 정치권에 붙었다고 경멸하면서 병사들을 전부 자기 휘하(그 많은 인원을 100사단 하나에)에 편성하고 나에게 병력을 주지 않은 지구 역사 상 말도 안 돼는 일을 저지른 사단장이다. 원래대로 라면 총살 감 이지만 노웬의 평판과 공적들이 그를 함부로 못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한낱 시체가 되었을 뿐이다. 그가 서부로 날라가서 국가주의자들과 싸우다 전사 한 것은 아니다. 사인은 자연사. 어이가 없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달리는 차 안에서 나는 가이론에게 말을 걸었다. 가이론이 얘기했다.

“리노이를 믿지 않는 거야?”

알 동기 리노이는 노웬이 죽자마자 나에게 연락을 걸었다. 리노이의 말에 따르면 노웬의 고집으로 어쩔 수 없이 모두 100사단의 행동에 참여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노웬을 말릴만한 인물이 없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반란이나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군인이 집단으로 파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긴 기업 회의에서 주체하는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던 노웬이니까. 반란이라는 개념은 아닌 것 같다.

“리노이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노웬 장군의 죽음이 믿지 못 하겠다는 거야.”

“리튼. 노웬 장군이 죽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20세에 죽는 사람은 많아.”

“아무 신호도 없었잖아? 몇 일전에도 멀쩡했는데. 얼마나 건강하냐면 심지어 그 사람은 효도 패키지(늙어서 노쇠해지면 팔과 다리를 뇌와 연동 시킨 기계로 바꿔 노쇠한 행동에 제약을 없애버리는 패키지)를 받지도 않았다고.”

“파루스 장군도 그렇지? 153세에도 스스로의 팔 다리를 움직이실 정도로 정정하셨지.”

“그는 특별한 인간이야. 흔하지 않지.”

“노웬 장군은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야.”

“흠.”

“다행으로 생각해. 덕분에 병력을 되찾았잖아? 너의 입장에서는더 이상 베르비스가 활약하는 걸 안 봐도 되잖아?”

병력을 빼앗고 노웬이 남부의 한적한 도시에 틀어박히자 우리가 국가주의자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았다. 나는 즉시 예비군 동원령을 제안했지만 베르비스와 가이론이 반대하면서 무산되었다. 예비역을 동원하면 나중에 임금 지불로 지구 재정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어이없는 이유 때문인데 나는 도시 야렘에서 동원했던 예비역 임금 지불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재해대책부장의 막강한 권한을 세 명에게 나눠버린 총수를 원망하고 있다. 사령관 때 보다 재해대책부장을 하고 있는 지금이 더 제한적이고 권한이 축소 된 느낌이다.

병사를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었다. 베르비스의 화술은 국가주의자들을 서부에 묶는 데 성공했다. 정말 화술로 했는지 돈으로 해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 되는 것은 시민들이 서부를 국가주의자들에게 내주고 기업 회의는 자신의 몸만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과 불만을 낳았다. 나는 가이론에게 질문을 했다.

“베르비스는?”

“그는 중부 지역 끝에서 국가주의자들과 9차 교섭을 진행 하고 있는 중이야. 오기 힘들지 않을까?”

“벌써 9 차례나 빌빌대며 기고 있다는 거군.”

“가지고 있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주자.”

“쳇, 마음에 안 들어.”

베르비스는 9번이나 그들과 교섭하면서 여러 가지 사실을 가지고 왔는데 국가주의자에 지도자가 있다는 사실도 베르비스 덕분에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국가주의자는 반란을 일으키는 명분이나 목적을 구체적인 연설이나 성명문으로 밝힌 적이 없다. 반란 최초에 국가를 부활시키기 위해! 라는 구호를 외쳤을 뿐이다.그들은, 국가주의자들은 교양인들이 많다. 그래서 동부를 점령했던 금성군이나 기타 범죄 조직이나 다른 복고주의자들처럼 과격한 편은 아니었다. 보통 역사를 연구하고 탐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예전부터 국가로 돌아가자는 얘기를 하긴 했지만 가끔 주장하는 정도라서 그냥 옛 시대에 낭만을 느끼고 싶은 역사 매니아 정도로 치부 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반란은 너무 의외였다. 아무도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병력을 조직하고 한 지역을 장악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총수가 지칠 만도 하다. 사방향이 막혔을 때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총수가 이제는 얌전하다고 생각하던 사람들까지 반란을 일으켰으니 자신이 총수직을 얼마나 못 했단 말인가 하는 자책감과 함께, 재해대책부장 같은 특수직을 남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국가주의자들의 지도자는 모레드라는 인간이다. 나이는 51세. 그 외에는 잘 모른다. 베르비스 말로는 무슨 가면을 뒤집어 쓰고 교섭했다고 하는데 음성까지 변조 되어서 신원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루디샤를 시켜 모레드 루플이라는 성과 성씨를 검색해봐도 지구 시민권을 가진 사람 중에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란 후에 재해대책부장에 임명 되며 아리카가 원했던 칩 이식 시술도 연기되었다.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잡생각을 하고 있는데 가이론이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새 파트너들은 어때?”

“새 파트너들 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너가 카리탈크 교수를 보좌관으로 임명할지 몰랐거든. 명망 있는 교수잖아?”

명망은 개뿔. 나를 협박하는 쓰레기 교수다. 익숙해져서 막 대하니까 또 강하게 밀던 태도는 온대 간대 없이 당황이나 해 대는 나약한 인간이다. 학창 시절에도 교수나 교사들은 별로 좋아한 기억은 없다. 말은 그럴 사 한데 막상 행동은 어설퍼서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나는 가이론의 말에 대답했다.

“그냥 옆에서 조언해 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뿐이야. 너도 이제 떠오르는 기업인이잖아?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부르는 것은 일도 아닐걸?”

“나는 아직 그런 건 어색해.”

“이봐 가이론. 왜 기업인이 된 거야? 목적이 대체 뭐야?”

“별 것 있나? 딱히 목적은 없어. 먹고 사는데 그 거보다 더 좋은 방법 있나?”

“그냥 고향에서 생선 요리로 대박 친 것에 만족하는 방법도 있었을 거야.”

재해대책부장이 된 후 교수는 자신을 보좌관으로 삼으라고 적극 권장했다.(이 건은 협박하는 말투는 아니었음)아무래도 이 인간은 내가 총수 자리에 오르면 한 자리 차지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협박 당하는 입장에서 거절하기도 힘든 노릇이다. 현재는 내가 교수에게 이긴 것처럼 굴고 있지만 당하는 입장인 것은 변함이 없다. 가이론이 말했다.

“나는 기업 회의에도 들어갈 욕심이 있는데.”

“뭐? 그 사실을 알았으면노웬 장군은 너도 싫어 했겠는 걸.”

“그렇지. 그런데 너가 앞에서 전부 욕 먹으며 이목을 끌어줬잖아? 덕분에 꽤 편하게 재해대책부장까지 올라온 것 같아.”

“이 자식이?”

“그러는 리튼 너는 어때. 총수 자리를 노리는 것 아냐?”

“뭐?”

“내가 전에도 얘기했지? 너 답지 않다고.”

“자꾸 뭔 소리야. 나는 총수 자리에 관심 없어.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야. 이미 공을 세운 것 따져서 비례 연금만 타 먹어도 나는 이제 일 같은 거 할 필요도 없거든?”

“그래?”

베르비스도 그렇고 가이론도 그렇고 뭔가 눈치 챘나? 분명 나는 총수 같은 것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점점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이니 나도 모르게 어쩌면 혹시? 하는 마음을 품게 되어 가는 중이다. 얻어 걸렸다고 해야 하나? 가이론이 질문한다.

“카사라는 누구야?”

“카사라?”

“왜 금발의 매력적인 여성 말이야.”

“아. 카사라씨?”

어느 날 교수의 소개로 만났다. 오자마자 그녀는 에프타인이 보내서 왔다고 밝혔다. 에프타인은교수로는 모자른지 감시역을 하나 더 붙인 것 같다. 루디샤는 그녀가 인공지능로봇이라고 했다. 한 동안 나는 카사라에게 감쪽 같이 속고 있었다. 왜냐하면 카사라의 인간 연기는 루디샤의 인간 연기와 차원이 다를 정도로 고차원이었기 때문이다. 화내거나 슬퍼하거나 당황해 하는 모습은 말 그래도 적절했고 인간 다웠다. 아니 너무 적절하고 정석적인 감정 반응이라 오히려 인공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녀는 완벽한 감정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 뿐 카사라는 지구로와서 한 것은 별로 없다. 감시역이 맞는 것 같다.어쨌든 카사라의 요청으로 이미 교수를 보좌관으로 둔 상태에서 나는 카사라도 제2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아리카는 카사라를 보고 별 반응이 없었다. 딱히 카사라에 대해 얘기한 적 없다. 내가 하는 일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듯 하다.

하지만 루디샤와 카사라는 볼 때마다 부딪혔다. 카사라가 루디샤를 고물이라고 무시하고 루디샤는 카사라를 우월한 존재를 무슨 질투라도 하는 것 같았다. 인공지능 로봇인데 왜 이렇게 감정이 살아있는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겁이 난다.가이론이 나의 잡생각에 끼어들며 말했다.

“도착했다.”

가이론의 말에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도 페르샤의 큰공동 장례식장이다. 노웬은 수도 출신으로 남부에 속해 있는 100사단 사단장을 맡으면서 주로 남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사망도 남부에서 사망했다. 가족들은 그의 유지대로 장례식은 수도에서 진행하지만 그 이후 남부 도시에 노웬을 묻어주기로 했다.

노웬의 시신 앞에서 묵념 후 나는 리노이를 만났다. 리노이는 우리를 반겼다.

“이야 다들 오랜만이야.”

“어.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그럼. 이 자식. 이제 너는 완전 유부남이구나? 옷을 장례식에 맞게 세련되게 입게 되었네?”

“아니뭔 소리야. 나는 원래 옷은 잘 입었어.”

“가이론 너는 이제 몰라보는 사람이 없지? 기업 회의 유력 후보라던데. 순식간에 기업인으로 성공했구나. 정말 대단해.”

“고맙다 리노이.”

“쳇 나는 아직도 군대에서 중대장 따위로 구르고 있는데. 생팔도 하나 날아가고. 그나저나 너희들은 팔자가 폈구나. 특수직이기는 해도 둘 다 재해대책부장까지 올라 갔잖아. 이 이상 위는 없지 않아?”

가이론이 말했다.

“이런. 그러고보니재해대책부장을 두 명이나 친구로 두고 있는 거잖아? 진작 말하지 그랬어. 사단장으로 바로 승진 시켜 줄 수도 있는데.”

“뭐.. 뭐? 아니 그냥 해본 말이야. 그건 됐어. 내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그냥 동기 자랑이나 하면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순진한 녀석. 팔을 잃었으니 아무리 기계 팔로 대체가 되었다고 해도 군인 보험에 적용 되어 보상은 꽤 받았을 거다. 뉴스에 우리 둘이 자주 얼굴이 나오니 그것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리노이가 말했다.

“결국 수 많은 사단장님들께서는 나를 내세웠지만.”

“내세워?”

“그렇지 뭐. 지금 사단장들은 거의 대부분 얼굴이 사색이 돼 있거든. 노웬 장군을 따라서 왔다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재해대책부장에게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하고 있어.”

가이론이 말했다.

“그렇겠군.”

내가 의견을 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두 불문율에 붙여야지. 즉시 제자리로 복귀시킬거고 곧 서부 지역의 국가주의자들 소탕 작전에 임하게 될 거야.”

가이론이 나를 제지했다.

“잠깐. 꼭 싸워야겠어?”

“무슨 소리야? 반란군을그냥 놔두라는 거야?”

“그들은 다른 복고주의자들이나 범죄 조직하고는 달라. 이유는 모르지만 이 반란에는 뭔가 있을 거야.”

“그래서 뭐. 뭐가 있다고그냥 봐줘? 그럴 수는 없어. 그들은 명백히 반란을 일으켰어. 또 다시 지구를 전쟁터로 만들었단 말이야. 게다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국가의 부활 아냐? 나도 좀 알아봤는데 지구는 옛날에 엄청 많은 국가라는 개념으로 세력이 나뉘어져 있었다더군.”

“그건 나도 알아.”

“나도 알아? 한가한 소리 하지마 가이론. 국가를 부활시키면 지구는 쪼개지는 거야. 인류의 세력이지구만 있는 것도 아니고 화성, 금성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지구 혼자 약해지는 거라고. 하나의 지구를 분열 시킬 수는 없어.”

“전쟁으로 많이 과격해 졌구나 리튼. 그저 대화로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 것 뿐이야. 베르비스씨도 동의할 거고.”

“젠장. 그 놈의 베르비스.”

“그 놈의 베르비스씨가 9번이나 병력도 없는 우리들을 대신 해서 국가주의자들의 공격을 외교로 막아 준 거야.”

“9번이나 교섭하면서 설득도 안 하고 뭐 했는데?”

“상대방을 함부로 폄하 하면 안돼. 베르비스 재해대책부장도 어려움이 있겠지.”

“아오 답답해!”

리노이가 나서서 가이론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야 아무리 그래도 장례식장에서 언성을 높이면 되겠어?그리고 너희들의 대화는 어렵고 이해가 안돼서 이제 내가 끼어들기도 못하겠다. 어쨌든 사단장님들 처벌은 없는 거지?”

내가 손가락으로 가이론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그렇지. 그건 내가 확실하게 못 박아 둘 거야. 베르비스나 요기 옆에 놈이 반대하지 못 하도록.”

가이론이 한 마디 거들었다.

“나는 애초에 처벌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어.”

리노이가 우리를 찾아 온 이유는 사단장들이 노웬이 죽은 후 처벌(보통 전쟁 중에 이 정도 총 파업 사건이면 군법으로 처형도 가능하다) 받는 것이 두려워서 봐 달라고 보낸 것 이었다. 그녀가 우리와 동기였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처벌할 생각은 없었지만 방식이 좀 치졸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노웬이 아무리 고집을 피웠고 고참이라고는 해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고 순순히 따랐다는 것은 어느 정도 내가 총수에게 붙은 것에 대해 괘씸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 아닌가? 전쟁터에서 든든하던 사람들이(몇몇 제외) 정치에서는 하루 아침에 유치한 인간들이 돼 버리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장례식을 끝내고 나와 가이론은 남부까지 시신이 묻히는 것 까지 참석한 뒤 수도로 돌아왔다. 마침 베르비스도 수도에 돌아왔다. 베르비스가 사과했다.

“노웬 장군의 공적을 생각하면 저도 참가해야 했지만 부득이하게 자리를 비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이론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베르비스 재해대책부장님의 노고에는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아 빌어먹을 기분 나쁜 대화들이다. 예의와 격식을 차리는 저런 발언들을 듣자 하니 도저히 속이 올라와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들의 역겨운 대화를 뒤로 하고 먼저 지구 본청으로 올라갔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제 서부에 눌러 앉은 국가주의자들을 정벌할 때가 되었다. 나는 장례식이 끝나자 마자 재해대책회의를 열었고 베르비스와 가이론도 반대하지 않아 오늘 열릴 수 있었다. 내 뒤에는 교수와 카사라, 루디샤가 함께 한다. 카사라는 내가 칩이 없으니 보조해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루디샤가 오래 해서 익숙할 것이라고 말하며 대신 거절했다. 나도 동의했기 때문에루디샤를 회의장까지 불렀다. 총수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실종된 것은 아니다. 아리카가 총수의 자택에 같이 있다. 나는 아리카에게 혹시나 엉뚱한 짓(예를 들면 자살이라던가) 못 하도록 간호(감시)를 맡겼다.

회의에는 처음 보는 인물이 있었다. 웬중년의 남자였다. 수염이 턱을 덮고 있어 원시인 같은 느낌을 받았다. 군수 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디몬이 말했다.

“텔레스라고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입니다. 제가 데려왔습니다. 페르샤 대학에서 교수직도 역임했습니다.”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현 총수의 친형이다.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항상 서로 경어로 말했고 별로 접점이 없어서 성씨를 들어야 사람들이 총수와 디몬 회장의 관계를 생각할 정도다. 아리카에게는 큰 삼촌쯤 될까. 하지만 아리카는 디몬에 대해서는 한 마디 했을 뿐이다. 회사를 운영하는데만 관심이 있는 인간이다라고. 내가 디몬에게 물어보았다.

“오늘 회의에서 생명공학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텔레스씨를 데리고 온 이유가 있습니까?”

텔레스가 입을 열었다.

“일단 저는 박사니까 텔레스 박사라고 호칭을 불러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기에 왔습니다. 디몬 회장님께서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저의 의견을 받아들여 데려온 겁니다.”

베르비스가 말했다.

“디몬 회장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신 거라면 저도 흥미가 생기는군요. 어떤 일인가요?”

텔레스가 말했다.

“노웬 장군의 죽음에 관한 일입니다.”

내가 말했다.

“자연사라면서요.”

텔레스는 나를 보며 말했다.

“예. 자연사죠.”

“그럼도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인간의 수명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까 심각한 문제라는 겁니다.”

“수명이 줄어요? 나 원 참.왜 줄어드는데요?”

내가 대충 무성의하게 물어보자 텔레스가 대답했다.

“빵과 고기를 섭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텔레스의 그 말은 회의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빵과 고기를 먹었는데 수명이 왜 줄어든다는 말인가. 가이론이 요청했다.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텔레스는 자신이 주목 받자 그제 서야 만족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설명했다.

“먼저 우리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그러니까 무려 6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들을 본격적으로 관리하면서 우리는 여러 질병도 정복하고 수명도 150 가까이 상승했었죠. 그래도 유전자나 뭐 여러 가지 특성으로 사람마다 조금씩 수명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보통 130에서140세는 넘겼어요.”

텔레스가 말을 끊었다. 회의장 사람들은 모두 주목하고 있다. 아무래도 수명과 연관되니 모두 진지해진 모양이다. 텔레스는 말을 이었다.

“10여 년 전 요식업의 발달로 인류는 고대의 음식 체계를 부활시켰습니다. 인공지능 시대는 옛날에 끝났지만 그 방식들은 곳곳에 남아있죠. 건축 양식도 그렇고, 영양 캡슐이라는 한 때 인류의 주식도 그렇고. 사실 인공지능 시대가 끝난 뒤 인류의 기술력은 과거에 비하면 너무나도 보잘 것 없어졌습니다. 기술력 자체를 이해하는 지능이 전체적으로 내려 갔다고 할까요? 사람이 후임에게 기술을 가르치려고 해도 뭘 알아야 가르칠 것 아닙니까. 1000년 동안 일에 멀어져 있던 인류가일방적으로 급하게 인공지능을 몰아냈으니까요. 알고 있는 것이 없었어요.”

텔레스의 말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텔레스는 상관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인공지능이 남긴 기술과 지식들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어요. 우리를 학살한 인공지능을 미워했지만1000년 넘게 의지했으니 어쩔 수 없죠. 영양 캡슐도 그 중 하나 입니다. 아 맞다화성과 금성의 개척은 현 인류의 정신 상태를 고려하면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네요.”

디몬이 끼어 들어 말했다.

“사족은 그만 말씀하시고 본론 좀 부탁 드립니다.”

“아 예예. 음식은 네트에서 떠 돌던 잡지식들을 꺼내어 한 대 모아 요식업으로 크게 성장 시켰습니다. 기업들은 새로운 형태의 돈벌이를 발견한 거죠. 영양 캡슐 공장과 시장은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당연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지 누가 밍숭맹숭 한 캡슐을 먹고 싶겠어요. 전투 식량으로 대체했지만 병사들은 아무리 배고파도 먹을 걸 찾지 영양 캡슐은 주머니에 넣어 두고 찾지 않았습니다. 하지만영양 캡슐은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해 개발한 최고의 음식입니다. 말 그대로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영양 성분을 지닌 하나의 음식이에요. 이것만 먹으면 인류는 고대 시절부터 내려오는 병을 정복하네마네하며 힘 뺄 것도 없었습니다. 영양 캡슐만 먹으면아예 걸릴 병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병을 정복할 수 있던 거죠.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고대에 있었던 질병들도 하나 둘씩 부활하고 있다고요. 비만이라고 아십니까? 몸에 살이 찌는 병입니다. 살이 찐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아마 잘 모르시겠죠. 예전에 금성왕에게 잡아 먹힌 이리탈크 외교관을 생각해 보시면 될 겁니다.”

텔레스의 마지막 말에 베르비스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리탈크를 꽤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텔레스는 말을 이었다.

“이리탈크씨는 과도하게 살이 쪘습니다. 원래 그 정도로 살이 찔 체질이 아니에요. 유전자 상 통통할 수 밖에 없는 몸이기는 하지만 그는 그의 마지막에 너무 많이 살이 찐 상태였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이리탈크가 욕심이 많아서 살이 쪘다고 생각하더군요. 사실은 음식 때문입니다. 빵과 고기를 섭취함으로써 살이 찐 거죠. 금성왕이 먹기 좋게 말입니다.”

방금 말은 꽤 웃겼다. 금성왕이 먹기 좋게라니.. 나는 돼지 새끼(노아드 에실)를 슬쩍 봤다. 그럼 저 인간도 원래는 저렇게 뚱뚱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인가. 빵과 고기를 먹어서 저렇게 변했다는 건가. 나는 텔레스가 다시 말을 시작하기에 집중했다.

“뭐 병은 그렇다고 칩시다. 의학이야 워낙 발달했으니까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니죠. 하지만 가장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거에요. 수명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줄어 들었을 지도요. 얼마나 줄어들었냐 하면 제 계산으로는100세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의 인간 수명의 3분의 1이 깎여 나간 거란 말입니다.”

그의 말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은 조용했지만 나이가 좀 있는 장군이나 기업 회의 간부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10~20년 밖에 못산다고 선고 받은 셈이다. 보통 150년은 생각하면서 사는데 갑자기 100년도 못 산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32세의 내가 받는 충격과 90세의 디몬 회장이나 108세의 무표정씨(키들러 롤킨스)이 받는 충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도앞에 말한 디몬이나 무표정은 생각보다 침착해 보였지만 돼지 새끼(노아드)나 멍말이(덴슨)는 잔뜩 울상을 짓고 있었다. 과묵한 무표정씨가 말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그랬군요.”

어느 정도 알았다고? 하긴 무표정씨는 의약 업체 1인자인 크포메디아의 회장이자 기업 회의 간부니까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말을 꺼냈다.

“자 다들 진정 하시고... 지금은 서부 지역을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회의장에 왔으니까.. 그것에 관해 얘기를..”

“뭐라고?! 지금 그게 문제에요??”

돼지 새끼가 가장 격렬하게 반응했다. 내가 황당해서 대답했다.

“아니.. 국가주의자들을 정리하고 다시 그 음식에 대해 논의를..”

“텔레스 박사님! 100년 이하면 저는 그럼.. 69세니까 31년 밖에 못 산다는 건가요??”

돼지 새끼는 내 말을 무시하고 텔레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텔레스가 대답했다.

“100년 이하라고 해서 꼭 100세까지 딱 맞춰 사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낮아 진 거니까 아마 보통 인간의 수명이70에서 80세가 보통...”

“으아아아악! 뭐라고?? 그럼 나는 10년 정도 밖에 못 살잖아!!!”

나는 하도 한심해서 내가 돼지 새끼에게 말을 걸었다.

“노아드 간부님. 그렇게 갑자기 죽는 것도 아닌데 당황하지 마시죠.”

“뭐요? 재해대책부장님은 아직 젊으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죠! 당장 발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은 지금 이게 가장 중대 사항이란 말입니다!”

베르비스가 물었다.

“혹시 해결책은 있습니까?”

텔레스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인류는영양 캡슐 식문화로 다시 돌아가고 기존 음식을 끊으면 됩니다.”

그의 말에 회의장은 조용해졌다. 아니 싸늘해졌다.난리 났던 돼지 새끼도 그 말을 듣고 반가워하는 것이 아닌 무표정으로 바뀌었다. 돼지 새끼가 물었다.

“그런 방법보다... 음식을 끊지 않으면서 기존처럼 150세까지 살 수 있는 방법이라던가.. 그런 건 없어요?”

“글쎄요. 아직 그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영양 캡슐은 그 만큼 완벽하니까요.”

멍말이(덴슨)이 말했다.

“이.. 아제 보니 영양 캡슐 호..홍보하러 온 것 이었구만? 하긴 요.. 요... 요즘 살기 힘들죠? 빵과 고기에 자..자리를 내줬으니까 마...말이야.”

회의는 점심 쯤에 진행되었고 이제 곧 점심시간이었다. 회의는 예정대로 중간에 점심시간을 가졌다. 곧 빵과 고기가 배달되었다. 돼지 새끼와 멍말이는 반가워하며 빵과 고기를 받는다. 그리고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 돼지 새끼가 텔레스를 보며 말했다.

“어쨌든 심각한 사항이니까 하루 빨리 음식을 먹으면서 150년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바랍니다. 냠냠 쩝쩝.”

“아... 예 알겠습니다.”

텔레스도 돼지 새끼의 태도에 당황한다. 나는 처음으로 이리탈크나 돼지 새끼와 같은 가문인 베르비스가 불쌍하게 느껴졌다.너무 한심한 모습을 보인 일부 때문에 회의는 내내 먹거리 얘기로 끝나버렸다. 물론 오후에도 회의는 진행 시킬 예정이다. 왜냐하면 서부 지역에 병력을 보낼 것에 대한 회의는 단 한 마디도 시작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사망.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공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화성 남자. 108세.내정부 장관.사망.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8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기업인. 재해대책부장.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지구 남자120세.대장. 100사단장.남부 사령관.사망.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90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재해대책부장.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오픈 로탈릭 – 금성 남자 53세. 지하 금성인 지도자.

외눈상인 ­ ?? 남자 ??세. 세 행성을 떠도는 상인.

데일루스 브레콘 – 화성 남자 51세. 에프타인의 비밀 행동대원.

파롤레아 아르벤 – 화성 여자 63세. 경제부 장관.

엔탐 할리슨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차관.

몰리엔 칼몬드 – 화성 남자 83세. 과학부 산하 기술과 과장.

텔레스 크리워즈 – 지구 남자 72세. 생명공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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