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화 〉 포식자들의 세상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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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타인
사과 및 해명 연설에서 한바탕 난리를 겪은 누마는.. 내가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부정적인 말을 한 사원들을 색출했고 곧 그 사원들은 모두 실종 처리 되었다고 한다. 모처럼 괜찮은 정보원을 얻었는데 1회 용으로 사용돼서 아까운 생각이 든다.
그 후에도 나는 꾸준히 마르마스 기업을 상대로 공작을 펼쳤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르자 이 공작 효과는 점점 커졌다. 나는 여론을 통하거나 화성에서 나에게 약점 잡힌 수 많은 인물들을 사용해 치안부와 마르마스 기업의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었다. 이 작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된 이유 중 하나는 호터의 이미지 덕분이기도 했다.
호터는 공정함, 중립적이란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점점 치안부와 마르마스 기업이 충돌하고 호터가 마르마스 기업에 부정적인 말을 할 때마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호터가 저렇게 말할 정도면 마르마스 기업은 얼마나 나쁜 놈들이냐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누마는 당황했는지 나를 호출했다. 이로써 누마와 네 번째 만나게 되었다. 내가 본사 회장실에 들어서자 누마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채로 나를 앉게 했다.
“치안부와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나의 뜻과 다르게 자꾸 밑에서 사고를 치고 있어요.”
“저도 요즘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꽤 심각한 것 같더군요.”
“그렇죠. 화성의 시민들도 이제는 우리를 안 좋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빌어먹을 자식들. 삼촌이 회장을 역임하던 시절에는 찬양하기 바쁘더니만...”
“아마.. 누마 회장님이 취임 한지 얼마 안되고 게다가 어리기까지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맞아요!!바로 그겁니다!! 나를 얕보는 놈들은 전부 잡아다가 죽여버려야 하는데!!”
? 이게 정말 아킬로 회장인가? 내가 아는 한 아킬로 회장은 저렇게 막 말을 하거나 내 말에 어리숙할 정도로 격하게 동의하는 그런 성격은 아니었다. 그는냉정한 성격이었는데.. 성형수술 좀 했다고 성격도 저렇게 변할 수 있나? 아니면어린 척 하는 건가? 스스로가 누마가 되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건가? 물론 몇 백 년을 버텼다면 연기 든 뭐든 능숙해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건 연기로 보이지 않았다. 누마라는 소년이라면 저럴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아니 내가 예전에 잠깐 본 누마는 침착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소년이었다. 그 누마를 제거하고 아킬로 자신이 성형수술을 받아 누마가 된 것이라면 적어도 저렇게 경솔하게 발언할 리 없다. 내 앞에 있는 녀석은 누마 성격도 아니고 아킬로 성격도 아니다. 이 녀석은 대체 뭐지. 정말 아킬로 회장인가? 누마인가? 아니면 제 3의 인물인 것인가.
“저를 도와주시겠어요?”
“네?”
다른 생각하느라 의문형의 대답을 해버렸다. 누마는 짜증을 내며 다시 얘기했다.
“나를 적대시하는 인간들을 죽이는데 도와주실 수 있겠냐고요.”
나보고 자살하라는 이야기인가? 나는 둘러댔다.
“아까 드린 말씀은 어디까지나 제 추측일 뿐입니다. 밝혀진 것도 없고.. 경솔하게 움직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솔하게 함부로 죽이는 것은 안되겠죠. 그러니 신중하게 알아보고 죽일 수 있도록 그 색출 작업을 도와 주실 수 있냐는 말입니다.”
“외교부는 마르마스를 위해 함부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흠. 저를 비공식적으로 지원할 세력도 없으세요? 에프타인씨라면 그 정도는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은 아닙니다.”
“음... 그래요?”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라도 있나? 나에게 불리한 정보를 제시해도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다. 증거를 흘린 기억은 없다. 누마는 한 것 나를 의심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나를 보내주었다.의심한다고 나를 잡거나 죽이기에는 내 지위나 영향력이 스스로 말하기 그렇지만 보통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최근 나는 마르마스를 적극적으로 공격한 셈이다. 한 동안 자제할까. 너무 몰아쳐도 덜미를 잡힐 수 있다. 나는 마르마스 기업에 덜미를 잡혀도 이겨낼 만한 세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약점 잡은 인간들이 많지만 그런 인간들이 마르마스 기업에서 나를 잡는다는 소식을 알면 어떻게 될까. 100%다. 전부 마르마스에 붙을 것이다. 자신의 자유를 위해 나를 공격할 것은 뻔했다.마르마스를 적대시하는 사실을 아직 들켜서는 안 된다. 내가 굳이 마르마스를 상대로 공작을 진행하지 않아도 어차피 방아쇠는 이미 당겨졌다.
치안부 장관 호터는 마르마스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데이번과 유리치는 마르마스의 위기에 누구보다도 기뻐하고 있다. 치안부는 경찰들이 속해있는 정부 부처니까 이 분위기를 데이번과 유리치, 데이번의 부모는 누구보다 환영하고 있었다.
금성 인력 관리부 장관 오픈 역시 호터와 합심해서 마르마스를 비난하고 있다. 아니 호터보다 더욱 공격적이다. 반 기업 정책과 친 금성인 정책을 차례차례 입안하는데 이 상황은 나도 반가운 상황은 아니었다. 너무 나가면 내가 통제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화성의 분위기가 점점 격해지니 에더슨 대통령이 결국 회의를 소집했다.
“시민들도 장관들도 반으로 갈라져 다투기 시작하는 것이 매우 우려됩니다. 저는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습니다. 일단누가 먼저 이 혼란한 상황을 대략적으로나마 보고해 주시겠습니까?”
대통령은 내가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고 있었다. 나는 지구 총수보다 화성의 대통령이 위치도 가깝고 해서 훨씬 깊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였다. 통신기의 잠식도도 높아 에더슨 대통령은 점점 총명함과 판단력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이번 회의는 누구의 사주인지, 아니면 스스로 모처럼 정신을 차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통령으로써는 적절한 대처로 보였다.내정부 장관 드레이즌이 입을 열었다.
“지금 금성 인력 관리부 장관과 치안부 장관이 화성을 반으로 가르고 있습니다. 이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드레이즌은 나를 힐끗 보았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마르마스 기업은 화성을 구원한 고마운 존재입니다. 고마움을 표시해도 모자란 마당에 마르마스 기업을 공격하는 행위가 과연 인간으로써의 도리인지 의심스럽습니다.”
호터가 반문했다.
“마르마스 기업이 벌이는 일들이야 말로 인간의 도리를 상실한 행위입니다. 저는 최근 마르마스 기업 조사를 통해서 얼마나 인권 유린이 심각한지 깨달았습니다. 금성인들만 부당하게 대우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르마스의 사원들은 끔찍한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태도가 마음에 안 들거나 실적이 모자라면 바로 해고되고 내부 고발이라도 하는 날에는 목숨을 걱정 해야 될 정도입니다. 최근 마르마스 기업에서 실종 사건이 몇 건이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내부 고발을 했거나, 최근 누마 회장의 연설에서 한 마디 했던 사원들이 모두 실종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직 경찰 등 공무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이체 된 코스트 거래 내역들이 한 두건도 아닙니다.”
호터의 마지막 발언에 드레이즌이 당황하며 말을 끊는다.
“치안부가 이제 보니 마음에 안 드는 인물들을 제거하는 무시무시한 부서였군요? 그런 식으로 모두 제거해서 호터 장관은 대통령이라도 할 셈이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대통령직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화성은 아직 대통령 임기가 남았다고는 해도 임기가 오래 남지는 않았다. 화성 대통령의 임기는 7년이다. 에더슨의 임기는 1년도 안 남았다.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장관들은 서로 한 차례 격렬하게 다투는 것이 일상화 되있었다. 금성은 비록 왕정이지만 귀족회와 시민회로 나뉘는 거대 대표 둘이 있고 지구는 7개의 대기업이 기업 회의라는 명목으로 중심을 잡아 주고 있는데 화성은 장관마다 부서가 독립적으로 할거하고 있어 중심이 없었다. 7년 마다 화성은 지긋지긋한 비난의 장이 되풀이 된다. 장관직도 대통령직도 화성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 물론 재력이 받쳐주어야 하지만.
장관은 임기가 없다. 사실 임기가 없어도 장관이 오래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7년 마다 서로 대통령 해보겠다고 비난, 배신 등 추태를 부리는 장관들이나 여러 장관들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해임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는 장관 해임, 유임 투표가 함께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내가 알아낸 호터의 정보로 판단해 보면 그는 대통령직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 드레이즌의 발언은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괜히 호터를 모함하는 것이다. 에더슨 대통령이 과열되는 분위기를 진정 시켰다.
“자자.지금 우리가 논의해야 할 일은 서로 비난하는 이 분위기를 누그러트리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려고 소집했는데 바로 이렇게 서로 싸우시면 어떡합니까?”
호터와 드레이즌은 대통령에게 사과한다. 지금 회의의 양 세력은 이렇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내정부 장관 드레이즌, 육해공군 장관 바이카 외 28명의 장관들이 마르마스 기업파로, 치안부 장관 호터, 외교부 장관 밀런, 금성 인력 관리부 장관 오픈 외 51명이 반 마르마스 기업파로 분류할 수 있다. 에더슨 대통령이 말했다.
“마르마스는 확실히 공적이 많은 기업입니다. 최근 어린 신임 회장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은데 나이도 어리고 하니 아직 조절이 안 될 수도 있겠죠. 확실히 우리가 어린 누마 회장을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주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터는 단호하게 얘기했다.
“아닙니다 대통령 각하. 마르마스 기업의 문제는 신임 회장의 개인적인 치기가 아닙니다. 아킬로 회장 대, 그 전 선대 회장들이 있을 때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던 일들입니다. 부당 해고는 사실 애교에 가깝습니다. 훨씬 심각한 범죄에 가까운 행태들이 많아요. 화성에 이익이 된다고 너무 눈감아주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마르마스 기업을 없애기라도 할까요? 그럼 화성의 경제는 누가 책임집니까. 경제부와 경제부 장관이라도 신설합니까?”
드레이즌의 날선 발언에 구석에 있던 한 장관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저.. 제가 경제부 장관인데...”
경제부 장관이 있다는 사실에 드레이즌은 헛기침을 몇 번 크흠 크흠 한 뒤 말했다.
“얼마나 존재감이 없으면 제가 경제부 장관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까?어흠.”
존재감이 없지는 않다. 경제부 장관 파롤레아는 조용한 성격이긴 하지만 경제 관련 문제는 전부 파롤레아가 책임지고 있는 상태다. 수학 경시 대회도 어릴 적에 휩쓸었던 인물이다. 묵묵히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당신은 화성의 2인자 아닙니까? 대통령 다음이신 분이 어떻게 무슨 장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세요?”
호터가 따지듯이 묻자 할 말이 없어진 드레이즌은 구겨진 표정으로 다른 곳만 쳐다 본다. 호타가 말을 이었다.
“물론 마르마스 기업을 해체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고요. 그 보다는 우리 정부에서 마르마스 기업을 한 번 전수 조사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싹 들어내서 유지할 것은 유지하고 쳐낼 것은 쳐내서 화성과 시민에게 도움 되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레이즌이 반문했다.
“그것은 안 됩니다. 정부가 함부로 손대면 결국 마르마스 기업은 우리 눈치나 보다가 망할 겁니다. 잘나가는 산업을 정부가 손대서 망한 것이 화성 정부가 생긴 이래 3000년 동안 한 두 개가 아니지 않습니까?”
호터도 지지 않고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 마르마스 기업은 좀 정도가 심하잖아요. 유혈 사태가 있었어요. 심각한 상황이란 말입니다.”
드레이즌은 호터의 태도에 답답해 했다.
“선량한 뜻으로 진행하면 뭐합니까? 뜻만 좋으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나요? 마르마스는 이제 화성의 상징 중 하나 입니다! 상징을 없애 버릴 생각이세요?”
“내정부 장관님이 말하는 손해가 마르마스와 당신의 손해입니까? 아니면 화성에서 살아가는 시민 전체의 손해 입니까. 사적인 것 이라면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손해나 이익은 결국 누군가의 희생 위에서 성립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희생자들에게 보상이 주어지느냐 아니냐죠. 보상이 주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이익이 발생해야 할 것 아닙니까? 좋은 뜻을 위해손해를 인정하면 결국 다 공멸하는 거에요.”
“내정부 장관님.모처럼 좋은 말씀 하셨습니다. 그 희생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없으니까 이 상황이 온 것 아닌가요?”
“남의 말을 주워 쓰기만 하면 다 입니까 치안부 장관?”
“상황은 볼 줄 모르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해서 무엇이 진행 되겠습니까 내정부 장관님.”
에더슨 대통령이 나에게 물었다.
“외교부 차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몇몇 장관을 제외하면 또 저놈에게 물어보나 하는 분위기다. 나는 개의치 않고 대답했다.
“저는.. 이 건에 대해서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의견을 표할권한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지식도 없고요.”
가만히 있던 육해공군 장관 바이카가 비꼬았다.
“천하의 에프타인도 마르마스 기업은 껄끄러운 모양이죠? 답을 회피하는 것을 보니.”
“외교적인 문제라면 얼마든지 제 생각을 밝히겠습니다만 이 건은 제가 뭐라 할 것이 없습니다.”
“얍삽하게 자알~ 빠져나가시는군요.”
어쩔 수 없다. 마르마스에 지금 개입하면 나의 의중을 마르마스에게 들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호터가 전방에서 마르마스와 싸우는 이미지를 괜히 내가 가져올 필요는 없었다. 회의는 결국 마르마스 전수 조사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마냥 호터에게 좋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반 마르마스파 장관 두 명, 친 마르마스파 장관 두 명해서 네 명이 마르마스 기업을 조사하기로 했다.회의가 끝난 후 오픈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마르마스 기업은 차라리 누마 회장을 해임 시키고 새로운 인물을 회장으로 앉히는 것이 났지 않겠어요?”
“물론 기업이 대를 이을 필요는 없긴 하지만 브레스터 가문을 끌어내기에는 좀... 그리고 누가 마르마스 회장직에 어울리겠어요? 그런 인물을찾기도 힘들 겁니다.”
“이미 누마라는 사람 외에는 브레스터 가문원도 없다면서요.”
“네. 그래서 누마 회장은 대를 이을 임무까지 포함하면.. 부담이 있을 것 같네요.”
“쳇. 누마든 아킬로든 악마 같은 놈들입니다. 브레스터 가문은 이대로 끝장내는 것이 좋을지도 몰라요. 차라리... 금성인 중 한 명을 마르마스 기업 회장에 올리는 것이 어때요? 화성인과 금성인의 화합 상징성도 생기고... 괜찮은 금성인 인물을 알고 있고 있습니다.”
“네?? 잠시만요 오픈 장관님.그런 발언은 신중하게 하시는 편이 좋겠어요. 누가 듣기라도 하면..”
주위를 둘러 본 오픈이 대답했다.
“하긴 그렇네요. 그럼먼저 가보겠습니다. 하하하단순한 푸념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성인들은 극단적인 성향이 있다. 오픈도 역시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칫 잘못 하면 오픈의 극단성이 내 계획을 망칠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오픈은 빨리 이용해 먹고 제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음 날 사건이 터졌다. 칼렌이 허둥지둥 달려와 당황하며 말했다.
“차관님! 뉴스 보셨어요?!”
나는 오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서 뉴스를 미쳐 못 봤다.
“아니요. 어제 있었던 마르마스 기업 회의 건을 정리하느라 보지 못 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내정부 장관 드레이즌이 암살 당했다고요!”
이것은 안 좋은 상황이다. 나는 일단 감정을 다스리며 침착하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된 겁니까?”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이래요. 머리에 두 방의 총알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럴수가..”
내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데 칼렌이 말했다.
“게다가 치안부 장관 호터가 용의자 명단에 올랐어요. 회의에서 심하게 다투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상식이고 그것이 살인 동기라고 의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구지? 누마의 소행인가? 그가 아킬로 회장이라면 절대 이런 미친 짓을 벌일리가 없다. 호터도 성격 상 암살을 저지를 인물은 아니다.
“칼렌씨. 만약 호터 장관이 용의자라면 체포 당했습니까? 수사는 누가 진행하나요. 누가 용의자로 올린 겁니까. 누구 그런 권한을 행사 한 거죠??”
“아직 거기까지는...”
수사 최고 책임자 역할을 해야 할 호터가 용의자로 체포당했다면 차관인.. 엔탐이 진행하나? 화성 2인자 암살 사건이다. 엔탐은 그럴 능력이 안 될텐데? 엔탐은충직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시키는 일은 잘 하지만 창의적으로 무언가 생각해서 스스로 하는 인물은 아니다. 나는 에더슨에게 개인 연락을 했다.
[에프타인 외교부 차관. 므..무슨 일입니까?]
“대통령 각하. 지금 화성 2인자가 사망해서 난리가 났습니다.”
[예.알고 있습니다.]
“엔탐 차관이 수사 책임자가 되나요?”
[..... 아마그렇게 되겠죠.]
나는 이 일에 엮이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 내가 수습하지 않으면 더욱 내 계획의 성공이 멀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예감으로 움직이는 성격이 아님에도 이 부자연스러운 드레이즌 암살 사건은 마치 나를 타겟으로 삼은 함정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일을 피하면 더욱 일이 커져 나를 공격하고 직접 일에 끼어들면 함정에 빠진다. 그렇다면 나는 정면에서 부딫치는 것이 훨씬 적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통령 각하.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를 수사 최고 책임자에 임명해주시겠습니까?”
[...그게 무슨..]
“엔탐 차관은 호터 장관처럼 우직하고 책임감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감당할 만한 능력은 없습니다. 그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따져 본 결과입니다. 저에게 맡겨주셨으면 합니다.”
[그건...어쩔 수 없군요. 저는..... 에프타인 차관을 믿으니까요.]
“감사합니다.”
각 장관이나 인물들의 반응은 다채로웠다. 금성 인력 관리부 장관 오픈은 이게 무슨 일이냐며 호들갑을 떨었다. 외교부 장관 밀런은 혀를 몇 번 차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호터는 유치장에 갇혔다. 육해공군 장관 바이카는 의외로 별로 슬퍼하지 않았다. 뉴스 인터뷰에서유감스럽다고 짧게 한 마디 했을 뿐이다. 드레이즌과같이 붙어 다니던 것에 비하면 밍밍한 반응이다.
누마는 사색이 되 있었다. 내가 일부로 찾아가자 누마는 드레이즌의 암살에 나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먼저 말했다. 그러면서도 곰곰이 생각하는 듯 했다. 아마 그도 나름 추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드레이즌의 죽음이 안타까운 것이 아닌 자신이 발목 잡히기 싫기 때문일 것이다. 드레이즌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인물이었다.
그가 죽었지만 진심으로 슬퍼하는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나도 그렇다. 저녁 시간에 내가 수사 최고 책임자가 되었다는 뉴스가 나오자 바이카는 그제서야 속이 보일 정도로 격렬하게 반대했다. 물론 반대로 끝났을 뿐이다.치안부 차관 엔탐을 포함하여 대부분은 찬성했다. 그래도 또 에프타인인가 하는 불만을 품은 반응은 조금씩 보였다.
나는 치안부 서로 가서 치안부 간부들을 소집했다. 엔탐의 인솔로 모두 모인 후 나는 상황을 보고 받았다.
사망 시각은 새벽 2시. 관자놀이에 총을 두 번 맞았다. 탄약의 흔적은 멀리서 쏜 것이 아닌 바로 옆에서 총구를 갖다 댄 채 쏜 것이다.
“드레이즌의 저택 안에서 바로 머리 옆에 총구가 겨누어 진 채 발사됐다는 것은... 자살일 가능성도 있겠군요?”
나의 물음에 엔탐이 대답했다.
“일단 드레이즌 전 장관이 휴대하고 있던 권총은 사용한 흔적이 없습니다.”
“그럼.. 면식범의 소행이겠네요?”
“저항한 흔적도 없으니 그렇게 귀결이 되지만 문제는 드레이즌 전 장관의 저택에 누군가 들어온 흔적이 없다는 것 입니다. 외부대기장치 캠에도 잡힌 것이 없습니다. 범행 시각에 아무도 드레이즌 전 장관 저택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불가능하죠.”
“엔탐 차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제가 순순히 최고 수사 책임자 역할을 양보한 것은 제가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서 입니다.”
“그렇군요....”
“외교부 차관님은 해결 할 자신이 있어서자신 있게 대통령 각하께 이 자리를 요구하신 것 아닌가요?”
“자신 있게 제안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 왜 맡으셨습니까?”
나에게 계속 질문을 쏟아내자 어색함을 느낀 나는 반대로 질문했다.
“저... 엔탐 차관님. 저를 지금 취조 하고 계신 건가요?”
“전혀 아니라고는 못 하겠군요. 범죄자가 직접 사건 책임자가 돼서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전례도 있으니까요.”
“제가 수사 책임자가 되기 전에도 이미 발견 된 증거는 없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어쩌면 외교부 차관님이 확실하게 증거를 없애러 온 걸지도 모르죠.”
“의심하는 것을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엔탐은 나의 대답에도 나를 의심스럽게 쳐다 본다. 수사에 제대로 협조해 줄지 모르겠다. 내가 제안했다.
“직접 현장을 둘러보도록 하죠.”
나는 엔탐과 여러 경찰 서장들을 대동하여 드레이즌의 자택으로 갔다.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공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화성 남자. 108세.내정부 장관.사망.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8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20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90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오픈 로탈릭 – 금성 남자 53세. 지하 금성인 지도자.
외눈상인 ?? 남자 ??세. 세 행성을 떠도는 상인.
데일루스 브레콘 – 화성 남자 51세. 에프타인의 비밀 행동대원.
파롤레아 아르벤 – 화성 여자 63세. 경제부 장관.
엔탐 할리슨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