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포식자들의 세상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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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타인
나는 외교 차관으로써 근무를 끝내고 자택에서 쉬고 있었다. 물론 쉰다고 해서 온전히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카사라가 내가 지시한 내용을 실행하고 틈틈이 진행 상황을 보고하러 오기 때문이다. 카사라는 장시간 동안 밀런에게 붙여 놓은 탓인지 진행 상황 보고 중 밀런에 대한 험담을 계속 곁들였다.
카사라를 발견 했을 당시 나의 평범한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범한 직장을 다니던 내가 뒤 늦게 외교관이 되었고 밀런도 외교부 장관이 될 수 있었다. 아킬로와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카사라 덕분이다.
카사라는 다른 인공지능로봇들과는 달랐다. 인공지능로봇을 처음 본 것은 카사라지만 카사라 이후에 본 인공지능 로봇들은 역시 카사라와 차이가 있었다. 카사라는 뭔가.. 감정이 풍부했다. 그 동안 역사책에서 배웠던 차갑고 냉정한 인공지능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잘 웃고 농담도 잘 하고 화도 내고 다정다감했다.
오히려 최근 나의 명령에 따라 감정을 조절하고 있는 중이다. 원래는 꽤 밝은 로봇이다. 카사라가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밀런에게 카사라가 다른 인공지능로봇과 다르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카사라는 다른 인공지능 로봇과 다를까. 예전에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카사라가 만들어진 목적이 육아 도우미용 로봇이었기 때문이다. 카사라가 제작된그 당시에는 인공지능시대여서 사람들의 의무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육아도 포기한 인류를 대신하기 위해, 그래서 아이를 돌볼 육아 도우미 로봇이 등장 했고 카사라는 아이를 올바르고 인간 답게 키우기 위해 감정이 풍부하게 설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올바르게 키워도 인간은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책임을 별로 질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방탕한 무리에 합류하여 방탕하게 살다 죽었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불쌍한 카사라는 사람을 제대로 키운 보람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기껏 키워서 하는 짓은 쾌락에 미친 잉여 인간일 뿐 이었다.
“오늘의 진행 상황은 어때? 금성인들의 소재는 파악했어? 경찰들 중에 쓸모 있어 보이는 인물은? 오늘도 밀런에 대해 험담 할 생각인가.”
“오늘 따라 비꼬는 것이 심하시네요. 한 동안 밀런 험담 좀 해서 그런가요? ...어쨌든금성인 쪽은 아직 행방이 묘연해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찾았는데 카사라가 찾지를 못 했다고? 나는 카사라에게 좀 더 자세히 물어보았다.
“적지 않은 수 일텐데 어떻게 모습을 전부 감출 수 있지? 행성 전체로 탐색 확대는 해 본거야?”
“물론입니다. 이제는 진짜지하를 스캔 해야 될 판인데요.”
“그렇게라도 해야 하나... 금성인들을 빨리 찾아야 해. 마르마스 기업을 공격할 구실이 될 거야.”
“글쎄요... 경찰들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으니 마르마스 기업을 공격하는데 이용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금성인들이 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다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다 이유가 있어. 지금 말할 것은 아니고 일단 금성인들의 대표를 만나서 확인해 봐야지.”
“저한테도 비밀인가 보군요.”
“미안하게 됐군.”
“아닙니다. 그럼경찰들 문제로 넘어갈까요. 일단 유러스의 동료들은 생각보다 동료 의식이 뛰어나서 유러스의 실종에 침울해 하고 있습니다. 유러스가 마르마스 기업에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전달만 하면 지금이라도 복수심에 수사를 개시 할 겁니다.”
“문제는 서장이 마르마스 기업에 눈치를 꽤 본다는 거지. 물론 내가 나서서 지지하면 서장도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럼 누마 회장이 주인님이 경찰에게 개입한 것을 알게 되겠네요. 몰래 마르마스 기업을 공격해야 효과가 있는 것 아니었나요?”
“그게 문제야그게. 결국 경찰 등 떠미는 것은 보조 공격에 불과해. 금성인들을 주축으로 삼아야 할 텐데.”
“금성인들이라니...인공지능인 저도 주인님이 무슨 계획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자세히 말 안 해서 그렇지. 일단 신경 쓰지마.”
“그게 뭐에요.. 어이 없네요.”
“미안해.”
나는 습관적으로 사과를 했다. 다음 날 나는 여전히 마르마스에 대한 공략법을 찾지 못한 채 외교부에 출근했다. 자리에 앉으니 금성과 지구의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들어왔다. 화성의 뉴스는 지구와 금성의 뉴스를 인용한 것에 불과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뉴스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정보라도 듣는 것이 어디야. 내가 뿌린 씨앗들에 의해 행동하는 두 행성의 모습은 꽤 재미있었다.
뉴스 시청 중 칼렌이 나를 찾았다.
“차관님.. 손님이 왔는데요.”
“손님이요?”
나는 바이오칩을 통해 일정을 확인해 봤지만 오늘 누군가를 만날 약속은 없었다. 눈을 잠시 감았다가 뜬 나는 칼렌에게 양손을 들며 의문을 표시했다. 칼렌이 말했다.
“잘 아는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칼렌의 말에 외교부 회의실로 들어오니 리디스가 있었다. 나는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리디스가 플리사의 명령으로 이곳에 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게 지금일 줄 몰랐을 뿐이다.
“어서오세요 리디스. 오랜만이군요.옆에 분은...”
“검은 낫 부대 하사 지엘이라고 합니다.”
“검은 낫이면..”
“숫자로 표기하면 25사단입니다.”
“아아 제 6도시가 주축인 부대라 막연하게 6사단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네요 죄송합니다.”
나는 지엘과 리디스와 간단히 인사를 마치고 칼렌이 커피를 타 왔다. 리디스가 말했다.
“유리치 선배는 외근인가요?”
“그러고 보니 유리치씨는 어디 가셨죠?”
나도 오늘 유리치를 못 봤다. 휴가인가 싶어 칼렌을 보며 물었다. 칼렌이 대답했다.
“요즘 유리치는 실종 사건 때문에 바쁩니다. 아주 적극적이에요. 오늘도 경찰서에 있지 않을까요?”
“유리치 선배가요? 이야.. 차관님에게 콕 붙어 있고 싶어 하던 사람이 왠일이래요?”
“야야... 왜..왜그래. 갑자기.”
칼렌이 리디스의 빈정거림에 당황해 했다. 지구에 가기 전 리디스는 유리치에게 이렇게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말을 한 적은 없었으니 칼렌이 놀란 듯 하다. 나는 상황이 복잡해지기 싫어서 본론으로 넘어갔다. 리디스는 상대하기 피곤한 여자다.
“그래서 이렇게 오신 이유는 아마 플리사 왕녀님 때문이겠군요?”
리디스가 아닌 지엘이 대답했다.
“현재는 아직 왕녀님이지만 곧 금성왕님이 되실 겁니다.”
제법 냉랭한 말투로 대답한다. 검은 낫 부대는 플리사를 싫어하고 리디스에게 붙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의외다. 나에게 검은 낫 부대의 속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일부로 플리사편인척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나는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호칭에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직 되지도 않은 금성왕의 호칭을 함부로 부르는 것도 실례가 되지 않겠습니까. 너그럽게 넘어가 주셨으면 하네요.”
나의 대답에 지엘은 만족한 건지 딱히 꼬투리 잡을 것이 없는지 고개만 끄덕이고 더 이상 말이 없다. 리디스가 말했다.
“에..뭐.. 그러니까 플리사 왕녀님이 우릴 보낸 이유는 에프타인 차관님이 금성 공략을 좀 도와주셨으면 해서 입니다.”
“제가요?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저에게 군사를 움직일 권한은 없습니다. 대통령님께 보고 드려 볼까요? 아무리 제가 열심히 설득해도 대통령 각하나 바이카 장관이 제 말을 들어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병력을 움직이는 것은 너무 큰일이라서..”
지엘이 말을 끊고 얘기했다.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를 금성에 들여 보내 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리디스가 말을 이었다.
“에프타인 차관님은 현재 금성왕과 친분이 있으니까 금성에 우주선을 보내도 분명 통과 시켜 줄 것 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내가 즉시 대답했다.
“아.. 그러니까 두 분을 금성 내부로 들여보내 달라는 것이군요? 금성 내부에서 무엇을 할 생각이십니까?”
리디스가 말했다.
“뻔하잖아요? 행성 외부에서 침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미사일 저지가 가장 큰 관건이잖아요. 당연히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서죠.”
“두 분이 그 일을 할 생각인가요?”
나의 물음에 지엘이 대답했다. 지엘은 자신이 가지고 온 개조된 저격총을 보여주었다.
“전략은 준비해두었습니다. 이 저격총으로 미사일 코드를 통제하고 있는 인물을 쏴 죽이는 겁니다. 그러면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을 것이고 왕녀님은 손쉽게 금성에 진입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지엘의 말을 듣자마자 무모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말했다.
“너무 무모합니다. 미사일 코드를 누가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 건 당연히 일급 비밀이니까 금성에서도 아는 사람이 몇 없을 겁니다. 미사일 코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의 정보는 알고 있나요?”
“금성의 군인당 대표 트리실 장군이 아닐까 하고...”
리디스의 추측성 발언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말했다.
“아니 그건 너무 대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장관급인 트리실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금성왕 본인이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거고..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제3의 인물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잖아요. 내려가서 그런 정보를 언제 조사하고 언제 암살하고 있을 겁니까. 혹시왕녀님은 지구에서 출발했습니까?”
“출발 하셨을 겁니다.”
지엘이 대답하자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건 너무 플리사 답지 않은 행동이다. 가족의 안위가 걸려서 조급해진 탓일까? 너무 급한 나머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건가? 내가 금성왕의 편을 들고 플리사를 방해 할지도 모르잖아. 물론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다. 애초에 3성 동맹을 제안한 것도 나니까. 플리사가 왕위에 올라야 동맹이 성립하고 내 계획이 성립하는 것이다.
.......
아.. 나한테 그냥 맡긴 건가? 나에게 전략 일부를 통으로 맡긴 건가? 내 계획이 성공하려면 자기가 금성왕에 올라야 하니까 플리사가 허무하게 미사일 맞고 죽어서 내 계획이 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미사일 맞지 않을 방법을 나한테 찾으라고 시키는 건가? 그래서 리디스를 보낸 거다. 리디스가 내 첩자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플리사가 그래서 리디스를 보낸 거다. 플리사의 메세지인 것 이다. 나에게계획을 망치기 싫으면 나를 살려서 금성으로 들여보내라고. 자기 자신의 목숨을 미끼로 나에게 말을 듣게 하다니.. 대담한 생각이지만 그래도 플리사 답다 고는 못 하겠다. 역시 가족 일이 섞여서 조급해진 것이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금성의 내전도 오래 가길 바라는데 이런 식이면 생각보다 금방 끝날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리디스에게 말했다.
“화성은 통상적으로 금성과 먼 거리에 있습니다. 지구 보다 도요. 아직 플리사 왕녀님이 출발하지 않길 빕니다만. 만약 출발했다면 우리가 먼저 도착하기 위해 정말 빨리 움직여야 할 겁니다. 하지만 도착한다고 다는 아닙니다. 미사일이 왕녀님의 군대를 요격하는 것을 막아야 하니까요.”
“방법이 있을까요?”
리디스가 묻자 나는 약간 생각을 했다. 지엘도 내 생각을 기다리는 것 같다. 어이 없는 작전 하나 쥐어주고 나한테 보낸 거다. 정말 나보고 처리하라고 등 떠미는 것 같다. 뭐 어쩔 수 없다. 플리사의 떠넘김에 지금은 넘어 가주는 수 밖에. 그나저나 가족 때문에 이 정도로 격하게 반응하다니. 잘만하면 플리사는 가족을 계속 약점으로 조종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리디스에게 답을 주었다.
“일단 두 분만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격 같은 무모한 짓은 그만 두세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찾는 사이 플리사 왕녀님이 금성의 사정거리에 먼저 당도 할 겁니다. 음... 잠시만요. 잠시 연락 할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카사라를 불렀다. 나는 리디스와 지엘에게 카사라를 소개했다.
“이 사람이 당신들의 목적을 이루어 줄 겁니다.”
리디스가 아는 척 했다.
“아아. 사촌 동생이셨던가요?”
“네. 그렇습니다.”
카사라는 건조하게 대답했다. 지엘이 의문을 표하며 말했다.
“이 사람이 어떻게 미사일 발사를 막을 수 있죠?”
내가 대답했다.
“카사라는 뛰어난 공학자입니다. 카사라는 나와의 친분을 이용해서 금성에 들어가금성왕을 설득하고미사일 성능을 더 좋게 만드는 척 하며 발사되지 않도록 개조 시킬 겁니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그것도 우주의 외부대기장치에 장전 되어있는 미사일을 개조해야 하는 거니... 흐음.어쩔 수 없이 마르마스에게 신세를 져야 겠군요.”
조만간 제거할 대상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니 마음에 걸렸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공격하기 편하게 마르마스와 최대한 접점을 피하는 중 이었기 때문이다. 누마(나는아킬로 본인이라고 나는 생각하지만)회장이 처음 불렀을 때도 가고 싶지 않았었다.
“리디스씨와 지엘씨는 일단 제가 준비한 우주선에 대기하고 계십시오. 미사일 개조를 위한 도구나 인력을 구하겠습니다. 나중에 같이 금성으로 가시게 될 겁니다. 정체를 들키지 않을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그건 제가 마련하겠습니다. 좋은 분장사를 알고 있습니다.”
나의 말에 카사라가 답했다. 나는 리디스를 보며 얘기했다.
“그럼 정체를 들키지 않는 방법도 카사라가 마련하겠군요. 그냥편히 계십시오.”
나와 카사라가 나간 후 나는 카사라에게 리디스와 지엘의 대화 내용을 통신기를 작동 시켜 내 귀로 전달해 달라고 했다. 리디스 뿐 아니라 수 많은 사람의 통신기를 통해 직접 대화를 듣는 나는 그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들을 수는 없기 때문에 카사라에게 선별을 명령했다. 카사라에게는 대화 내용이 모두 저장되고 있고 나는 그 중 필요할 때 요청하는 식이다. 역시 그 둘은 우리가 나가자마자 뒷담화를 시작했다.
[지엘 :생각보다 너무 적극적이라 수상해요.]
[리디스 :에프타인 차관님도 우리를 한 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닐까?]
[지엘 :그건 좀.. 동의가 안 되는 생각이네요.]
나는 별로 중요한 대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나중에 녹음 된 내용을 들을 수도 있으니까 나는 통신을 차단했다. 나와 카사라는 마르마스 기업으로 들어갔다. 나는 누마 회장에게 내 목적을 전달했다.
“그런 이유로 카사라에게 미사일 개조에 필요한 로봇 인력을 대여해주셨으면 합니다. 일전에 미사일 개조로 지구에 막대한 이익을 남겼으니 이번에는 금성에도 막대한 이익을 남기실 수 있을 겁니다.”
“그거 말인데.. 아직 회수하지 못 했습니다. 지구에 미사일 개조란 개조는 다 해줬는데 아직 대금을 못 받았거든요.”
“현재 지구는 상황이 안 좋으니 어쩔 수 없죠. 거래에 밝은 지구인들이니 계산은 확실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총수라면 믿습니다. 하지만 리튼이라는 젊은이는 어떨까요? 아무리 봐도 총수 자리가 조만간 바뀔 것 같던데요.”
어느 정도 눈치 챘나? 하긴 아킬로(누마) 회장이 바보는 아니니까. 내가 대답했다.
“총수는 아직 교체되려면 멀었습니다. 그 안에 내전이 끝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리튼은 유능한 장군이고 조만간 마무리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대금도 금방..”
“글쎄요. 지구는 우리 기업의 가장 거대한 거래처라서요. 그래서 정보는 자체적으로 꾸준히 모으고 있습니다만. 그 리튼이라는 작자는 현재 직위만 높은 병사 없는 장군이고 노웬이라는 노장에게 병권을 전부 압수 당한 채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중 입니다. 내전이 금방 끝나겠습니까? 지구 정부 내부도 완전 난장판이더군요.”
“그렇다면 금성은 어떻습니까. 플리사는 금성 대부분의 병력을 가지고 있고 내전이라고도 부르기 우스울 정도입니다. 제 생각에는 금방 금성의 상황을 정리할 겁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 회장님이 도와주셔야 겠지만요. 그럼 막대한 이익을...”
“아까부터 막대한 이익이라고 하시는데 우리는 그런 모험을 안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손해입니다. 지구에서의 일 때문에로봇에 대한 사용이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지가 크게 타격을 입었는데요. 차관님도 잘 아시잖아요? 우주에서 로봇의 사용이 얼마나 안 좋은 인식을 주는지요. 게다가 불법이고요.”
“불법이지만 쓰는 데는 다 쓰지 않습니까. 서로 암묵적으로 모른 척 할 뿐이죠.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그런 이미지를 희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아니 오히려 이건 투자입니다. 도움을 준 세력이 행성의 정권을 잡으니 오히려 마르마스 기업에는 호재 아닙니까?”
“흠. 차관님은 여전히 말은 잘 하는군요.”
“그렇습니까? 저는 누마 회장님과 이제 두 번 만났을 뿐인데 누마 회장님의 마치...대화를 아주 많이, 여러 번 나눈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
누마는 창가에 서 있다가 내가 앉은 소파의 맞은 편에 앉았다. 그리고 말을 시작했다.
“요즘... 차관님 주변 인물들이 자꾸 마르마스 기업을 들 쑤시는데 그 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
“시치미는.. 밀런 장관이 예전에 삼촌을 조사 했고.. 지금 유리치라는 당신의 비서가 마르마스 기업을 왠 경찰 놈이랑 같이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는 중 이라는 겁니다. 혹시... 차관님이 이 일에 관련이 있는 겁니까.”
누마는 진지하게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는 독기, 살기, 광기가 드리워져 있었다. 하찮은 감정과 눈빛에 나는 기분이 나빠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유리치씨가 출근을 하지 않았더군요. 칼렌 제2비서를 통해 들었습니다. 예전부터무슨 실종 사건 때문에 경찰서에 가 있다고 하더군요. 본업에 좀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실종 사건이라.. 무슨 사건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르마스 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사실 저는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 합니다. 지구에 오래 출장 갔다오니 유리치씨는 그 일에 몰두하고 있더라구요.”
“모른다고 넘어 갈 일은 아니죠.”
“그렇습니까?마르마스 기업과는 상관이 없는 일 인데도 걱정해야 될 정도의 사건인가 보죠?”
“...차관님. 자꾸 알게 모르게 저를 긁으시네요. 어리니까 제가 만만해 보여요?”
“이런,죄송합니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유리치씨를 만나면 제가 한 번 말해보겠습니다. 밀런 장관님은... 제가 하급자니까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을까요?”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밀런 장관님도 좀 부탁 드립니다. 서로 돕고 사는 사이 아닙니까?”
여전히 말만 들으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 같다. 공식적으로 나는 누마와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누마는 카사라와 공사용 로봇을 대량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덕분에우주선은 생각보다 더 보내게 되었다. 밀런이야 설득하면 그만 이고 대통령에게도 금성의 내전을 길게 끌어 우리의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해 설득했다. 물론 여러 장관들이 불만을 표시했지만(금성일에 왜 끼어드냐는 의견이었다) 그들의 말은 대통령의 파워로 순식간에 묵살 되었다. 나는 카사라와 단 둘이 되자 앞으로의 일을 설명했다.
“금성인 건과 경찰 건은 내가 할 테니 잠시 손을 떼. 지금은 금성으로 가서 미사일을 발사 되지 않는 쪽으로 개조하고...”
“네. 혹시더 시키실 일이 있나요?”
“맞아. 금성에서 일이 끝나면 바로 지구로 가줘.”
“지구로요??”
“그래 카리탈크 교수가 리튼에게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야. 베르비스라는 인물도 그렇고 가이론이라는 이번에 지구 정계 신입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고. 카리탈크 교수가 고생 중이야.”
“그런 무능력한 인물에게 왜 일을 맡기고 계세요?”
“카사라 생각보다는 꽤 많은 활약을 했어. 그리고 배신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부하는 인생에서 얻기 힘들지.”
“아~ 우주에 장시간 있으면 내부 부품에 안 좋아지는데. 저는 우주용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요.”
“미안하지만 좀만 버텨줘. 외눈 상인에게 말해볼게.”
“외눈 상인한테 연락이 됐나요??”
“한 순간이지만 됐어. 조만간 화성에 올 생각인가봐.”
“그 사람 덕에 제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됐죠. 이번 기회에 생포해서 부하로 삼는 것이 어때요?”
“그건 우리에게 도움이 안돼. 현재로선.”
나는 카사라를 달래 리디스, 지엘과 함께 금성으로 출발 시켰다. 이로써 플리사는 금성에서 오는 미사일의 공포에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8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8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20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90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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