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 포식자들의 세상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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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사
대략적인 계획은 다 나왔다. 나는 차례차례 금성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작업을 수행 하기 위해 각 당 대표들과, 레시아 등 직속 장교들을 활용했다. 레세라는 신경 쓰였지만 일단은 계속 주시하기로 했다. 특별히 나를 방해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내가 시킨) 몫을 하거나 귀족회 대표의 의무나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있는 단계였기 때문에 크게 실수할 만한 일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경솔한 인사를 책임져야 할 필요를 느낀다. 기회만 되면 레세라는 해임할 생각이다. 상황이 순조롭게 흘러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방심한 것 같다.
레시아가 찾아와 그간 있었던 치안 회복 보고를 했다. 나는 왕궁 조회실 안 쪽 집무실에서 레시아를 독대했다.
“총 387건의 폭력, 소요 사태를 해결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됐던 도시는 제 10도시와 제 53도시입니다. 각각 청년과 중년 계층이 점령했던 도시들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은 어이가 없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레시아의 보고를 듣던 중 나는 한 숨을 쉬었다. 말 그래도 나는 지금 금성의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레시아가 보고를 멈추고 말했다.
“그래도 금성왕님. 한탄만 하고 계실 수는 없습니다. 해결하려고 계속 노력하셔야 해요. 우리도 열심히 돕고 있잖아요.”
“그래.. 그렇지.”
레시아는 나의 때 아닌 투정에 부드러운 위로보다는 강력하게 도움을 줄 테니 투정 부리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 물론 후자가 훨씬 나에게 안정감을 준다. 콜트렘도 죽은 시점에서 레시아는 믿을 만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가끔 그녀의 기 쎈 음성과 말투는 짜증이 날 때가 있다. 특히 이렇게 힘든 시기에는 더욱. 나는 괜한 대화로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기 위해 나머지 보고는 직접 칩을 통해 읽어보겠다고 하고 눈을 감았다.
“나가지는 마. 질문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예.”
나의 말에 레시아는 대답을 하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나는 긴 용량의 보고를 읽던 중 질문을 던졌다.
“도시보다 도시가 아닌 외부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가 더 많군?”
“도시 안에서 못 살게 되니까 피난을 떠나는 행렬이 늘어갔습니다. 그 틈을 노린 범죄자들도 늘어 만 갔죠. 도시에서는 그래도 나름, 최소한의 선은 지킨다는 듯이 행동했지만 밖에서는 아무 제재 없이 끔찍한 짓 들을 하더군요.”
“공권력이 아니라 그저 도시 안 사람들 눈치만 보면서 행동 한 거군. 완전 짐승들이 따로 없어.”
“이번 일로 각 계층들이 많이 죽었지만 여성층은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 상황 발생 후 여성들이 먼저죽어나가니 악에 받친 여자들이 더욱 여성우월주의를 내세웠고 그 행동이 청년들의 증오에 더욱 불을 붙인 셈이 되었었습니다.”
“대충 듣기는 했는데 얼마나 심각하지?”
“그러니까.. 조사를 해보니까결혼 적령기의 남성 10명 중 6명은 결혼을 못 할 정도로 여성의 숫자가 줄었습니다.”
“하아...”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지? 화성이나 지구의 여자들을 결혼하라고 부르면 금성으로 올까? 그렇게 해서라도 해결해야 하나? 아니면 다음에 올 세대의 남녀 비율을 정상화 시키는데 주력하고 이 세대들은 그냥 넘겨?(버려?)
나는 고민 중 레시아가 말했다.
“그보다... 지금 시민들은 금성왕님께 불만을 표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 뭐 그럴 만 하지.”
“네?알고 계셨습니까?”
“아니. 하지만 예상은 하고 있었어. 보고서에 써 있겠지?”
“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장년 층은 청년들의 폭력을 없었던 일로 한 것에 대단히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희생 당한 딸을 위해 공정하게 처벌하라고 소리 내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먼저 중장년 놈들이 끔찍한 학살을 자행했으며 또한 부조리하게 차별 받았으니 이 사태를 해결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중장년 계층이 사태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중장년들을 모두 감옥에 처넣으라고 하는 중입니다.”
“여성계는?”
“여성계는.. 처음 공격적이었던 모습과 많이 달라졌습니다.이번 일로 많이 의기소침해진 것 같아요. 아무 의견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남자 그림자만 보여도 비명을 지르며 숨을 정도로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는 여성들도 있어요. 여군들이 투입 되서 진정은 시키고 있습니다만...”
“진짜... 어쩌지?”
“예..?”
“차라리 지구 대기권에서 미사일 맞을 때가 지금 보다 덜 절망적이었던 것 같아.”
“병사들 앞에서 그런 농담은 삼가 하세요...”
“농담조기는 하지만.. 사실농담이 아니야. 진짜미치겠구만..”
“레세라는 생각보다 별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 하지만 결국.. 아르티웬이 추천한 인물이잖아?”
“예.”
“드레이돈파 녀석들을 믿을 수는 없지. 그 임명은 내가 너무 경솔했어. 너가 화낸 것도 이해한다. 틈을 봐서 실수 하나라도 하면 해임 시켜야겠어.”
“저는 이견 없습니다.”
“좋아. 그럼리디스는 어때?”
“생각보다 병사들의 통솔에 능숙해서 좀 놀랐습니다. 자신이 맡은 구역은 확실하게 범죄자들을 검거하고 있습니다. 검은 낫 부대도 잘 따르고 있고.”
“리디스와제 6도시의 관계 여부는?”
“예?”
“검은 낫 녀석들 움직임이 전부터 수상하다. 제 6도시는 검은 낫 부대의 본거지니까 신경 써서 관찰하도록 해. 설마 리디스가허튼 짓을 하지는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네.”
“다른 문제들은 일단 뒤로 하고.. 치안부터 잡아야 해. 다른 여러 문제들은 그 다음에 해야 좀 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거야. 대표들이 길거리에서 죽는데 어떻게 정책들을 입안하고 실행할 수 있겠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약간의 시간을 두고 레시아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찾았나?”
“아...남편분과 아드님을 말씀 하시는 거죠?”
“그래.”
“죄송합니다. 금성왕님의 예전자택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자택도 반파 되서 물건들도 꽤 털려있었어요.”
“그건 들었어. 그 뒤에는? 뭐 찾은 것은 없었나? 남편과 아들에 대한 단서라든지.”
“특별 부대를 편성해서 찾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수확은 없었습니다.”
“실종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
“금성왕님. 아직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릅니다. 어딘가 혼란한 상황을 피해 숨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 하지만 이미 뉴스로 금성이 상황이 어떤지 왕이 누구로 바뀌었는지 다 나왔을텐데? 왜 다로네프(남편)는 스스로 나오지 않지?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라도 한 거야?”
“만약 어딘가에 숨어 계신다면 오히려 숨어 있는 편이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치안이 엉망이잖아요.수도로 오는 도중에 난폭한 무리에게 습격이라도 당한다면...”
“그래? 그럼 왜 연락도 없는건가? 어쩌면 에프타인의 말처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바람에 이미... 당했을지도 몰라.”
“금성왕님! 벌써 속단 하시면 안되죠! 충분히 찾아 봐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이후로 특별 수색 팀을 2배로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빨리 찾아내서 금성왕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지만.. 내 가족을 찾느라 치안 유지에 소홀히 하면 안돼. 가장 중요한 것은 금성의 치안이야. 알겠지?”
“알겠습니다.”
“보고는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고.. 이만 쉬도록 해.”
“예. 그런데..”
“음?”
“앞에 각 계층의 갈등 문제에 관해 보고 하면서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뭐지?”
“역시.. 모든 일을 없던 것으로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리라고?”
“예. 처벌할 것은 처벌해야 하지 않나요? 단순한 소요 사태나 폭동이 아닙니다. 사람을 죽였고 또한 시체를 식인 행위로 유린했습니다. 아무리 케테로스가 식인 문화를 권장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지구인을 대상으로 한 거지 같은 금성인을 잡아먹으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이 사태는 지금까지 쌓인 울분을 보복하는 행위에 가까웠고.. 같은 금성인끼리 벌인 이 끔찍한 짓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인간 이하의 비상식적인 죄인데 이걸 그냥 없던 일로 한다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을까요?”
“말솜씨가 많이 늘었는걸?”
“예?하하하..”
레시아가 힘 없이 웃는다. 나의 반응에 할 말이 없었던 모양이다. 우리의 연속된 대화는 끊겼다. 나는 레시아의 말에 다시 한번 나의 의견을 생각해 보았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없었던 일로 하고 앞으로 벌어지는 범죄는 엄벌 하겠다는 것. 지금까지는 케테로스의 말에 따르다 그만 폭주해 버린 것이니 이전 일들은 불문율에 붙인 다는 이 의견(과거의 살인과 식인 행위). 문제는 한 쪽이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았다는 거다. 중년도 청년도 여성계도 전부 서로 상처를 주며 싸운 결과다.
“레시아. 내가 여기서 과거 일까지 들추며 처벌하면.”
“네.”
“이 갈등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다소 억지를 부려서라도 서로 죽이지 못 하게 해야 해. 그 뒤에 교통 정리를 해야지. 다짜고짜 처벌부터 하면 ‘왜 나만?’이라는 생각으로 억울한 심정만 증폭 되는 거야. 결국 공권력이 닿지 않는 순간 곳곳에서 이 싸움은 영원히 지속되고 봉합 되지 않게 되는 거지. 물론 억지로 강압적으로 싸움을 말려도 이 갈등은 해결되지 않아. 애초에 이 계층 간의 갈등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담을 수가 없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걸 한 방에 예전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회의 정상화, 되도록 남녀를 결혼 시켜서 인구를 유지 및 늘리는 거야. 나는 분명히 얘기했어. 과거는 덮어두겠지만 미래에 있을 범죄는 용납하지 않는다고. 일단 그렇게만 할 생각이야. 앞으로 사태에 맞춰 조정은 하겠지만. 일단 무슨 기준이라도 정해야 하지 않겠어? 내가 처음 왕위에 올라서 본 금성의 풍경은 기준이고 뭐고 없는 그냥 혼돈 그 자체였으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계층 간의 불만이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알아. 그러니까 차라리 불만을 서로 갖지 말고 나한테 갖으라고. 그렇게라도 금성인 끼리 통합이 된다면야.”
“그러다 반란이 일어난다면...”
“그러니까 앞으로 모든 범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나는 분명히 첫 연설에서 선언했다. 지금까지 혼란은 케테로스의, 왕족의 실정으로 보고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어. 그 뒤는 당연히 범죄라고 했고. 그런데 봐라. 387건? 뉴스를 보고도 범죄가 387건이나 일어났다고. 뉴스 조회 내역만 봐도 거의 시민 전원이 나의 연설을 들었는데도 말이야.”
“물론 금성왕님의 명령에 따라 확실히 병력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족족 범법자들을, 현행범들을 잡고 있습니다. 반항하면 물론 교전도 불사하고 있습니다.”
“그래. 이 대 혼란은 무슨 기발한 한 수로 정리될 수 있는 그런 성질의 상황이 아니야. 꾸준히 시민들의 인식을 바꿔줄 필요가 있어. 계속 캠페인을 벌어야 해. 서로 서로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거지. 남녀 간, 세대 간 서로 의지하고 이끌어줘야 하는 그런 존재로 말이야. 아마.. 캠페인을 진행하는 입장도 듣는 입장도 괴로울 거야. 서로 이게 무슨 개소리냐, 무슨 짓거리냐라는 생각이나 들겠지만. 그래도 해야만 해. 이 사태를 진정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는 헛 짓거리 같은 이 짓을 계속 해야만 한다고. 알겠지 레시아?”
“네. 금성왕님의 뜻은 잘 알겠어요.”
“그래. 계속 충실하게 나의 의견을 따라 줬으면 해. 아무리 의심 가고 효과가 없어 보여도 말이야. 이 금성의 갈등과 혼란은 성실하게 계속 하는 수 밖에 답이 없으니까.”
꾸준히 한다고 물론 효과가 있을지 장담 할 수는 없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남녀와 세대가 화해 할지도 미지수다. 2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잘도 금성을 이렇게 박살내다니 케테로스. 내가 보기에는 지금 지구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내가 직접 금성에서 이 상황을 겪었다면 어땠을까? 분명 내가 소속된 계층의 편에서 상대방들을 통째로 박살 냈을 거다. 차라리 그랬으면 혼란이라도 없었겠지.
삐
갑자기 머리가 울렸다. 경비병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무슨 일이야?”
[시민회 대표님이 금성왕님을 뵙고 싶어 합니다.]
“아르티웬이?”
레시아가 나를 쳐다 본다. 아르티웬은 드레이돈파 뿐 아니라 레세라를 추천한 것으로도 이미 나의 눈 밖에 난 상태다.
“바쁘니 나중에 만나자고 해.”
[그렇게 전달할까요?]
“연락도 바쁘니까 못 받는다고 해.”
[으음...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레시아 아르티웬의 움직임도 놓치지 마. 난 그를못 믿겠어.”
“알겠습니다.”
그 후 몇 일이 지났다. 나의 엄격한(?) 통치에 각 계층마다 불만이 생겼지만 그들의 목소리와 움직임은 이미 리디스와 검은 낫 부대(코시프와 지엘)가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리디스는 에프타인의 애완동물 이지만 그래도 능력은 제법 쓸만하고 한 편으로 같은 금성인으로써 진심으로 우리한테 전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나의 소원과 별개로 리디스와 제 6도시는 감시 중이다. 아르티웬과 레세라도 감시 중이다. 감시 하면서도 그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들은 나의 명령을, 속 마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수행하고 있다.
공석이 된 대표들도 속속 채워 넣고, 전 병력을 치안에 투입하고 있는 덕분에 도시들도 점점 안정화가 되어 가고 있었다. 여러 금성들의 문제들은 일단 ‘안전’을 확보한 뒤에 해결할 생각이다. 특히 경제는.. 관광 사업이 망해서 일 뿐 아니라 외화 벌이도 신통하지 않았다. 지구와 전쟁을 벌인 것 때문인데 화성도 그 여파가 닿았던 모양이다. 화성에서는 금성인을 혐오하는 시위까지 벌이며 화성 역시 소요 사태가 있었고 그로 인해 금성인들의 위치는 상당히 위태롭게 변했다. 금성인들의 취직 활동은 화성에서도 경직되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일단 금성의 안전망을 확보한 뒤 화성과 외교적으로 해결해야겠다. 지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위실론과 600만의 지구인들을 다시 지구로 보낼 생각이다. 그들도 금성에 오래 머무를 생각은 없어 보였다. 지구는 현재 에프타인이 애송이(리튼)를밀고 있어 총수 자리가 유력한데 나는 위실론을 총수에 앉힐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친 금성파가 지구의 총수가 되는 셈이니 그것을 빌미로 금성을 유리한 위치에 올려 놓을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은 기회다. 금성이 2류 행성에서 지구, 화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다. 나는 에프타인에게 한 편으로는 감사한 마음을 품었다. 덕분에 금성이 날아오를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름대로 앞으로의 계획을 구상 중 이었다. 그런데 레시아에게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급해 보여서 그녀를 왕궁 집무실로 불렀다. 레시아가 굳은 표정으로 보고를 올렸다.
“보안 상 직접 보고 드리려고 급히 왔습니다. 보고 내용은 다름이 아니라청년층이 반란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뭐? 사실이야??”
나는 레시아의 말에 크게 놀라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레시아는 보고를 계속 했다.
“예. 게다가.. 반란군의 리더는..”
“...누군데.”
“네르토 전 문화 후원당 대표입니다.”
“고향에서 조용히 살겠다고 하더니?”
“그럴 마음이 처음 부터 없었던 거죠.”
레시아의 보고는 이렇다. 청년들은 내가 자신들의 부당한 대우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중장년 계층과 여성들을 처벌하지 않은 것에 분개하고 있으며 금성을 다시 예전으로 되돌리는 것(케테로스 이전 시대)에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더구나 네르토는 그런 청년들을 앞에 나서서 규합해 다시 케테로스를 금성왕으로 복귀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나는 보고내용이 너무 뜬금이 없어서 질문했다.
“네르토 청년들의 폭동으로 딸을 잃었어. 케테로스는 네르토의 사정을 전혀 고려 한 흔적도 없고. 그는 케테로스와 청년에게 원한을 가지면 가졌지. 그들과 연합할 위치가 아니지 않나?”
나의 의문에 레시아가 대답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모르는겁니다. 실제로 고향에 내려 갔을때도 금성왕님의 정책에 불만을 많이 표했던 모양입니다.”
나는 네르토의 행동에 의문을 품었지만 점점 금성이 안정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반란이라도 일어나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 청년들이 반란? 그럼 중년은? 노년은? 여성들은? 제 6도시는?이런 사태는 미연에 방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레시아에게 상황을 지켜보고 반드시 서로 모이는 시점이 있을테니 그 틈을 노려 주동자들을 체포하라고 했다. 그들이 만약 반란을 일으키려고 한다면 분명 한 번은 모여야 할 거다. 네트나 통신으로 연락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연락을 취할 것이고 모이는 접점의 순간이 있을 것이다.
레시아에게는 계속 무거운 임무를 얹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레시아가 물러난 후 나는 의자에 몸을 무게를 실어 기댔다. 후우. 크게 심호흡 한 뒤 내뱉는다. 정신적으로 얼마나 지쳐가는지 새삼 느껴진다. 왕의 자리는 훌륭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무겁고지독한 자리다.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 – 금성 남자. 31세. 금성의 227대 왕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 – 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 – 화성 남자. 108세. 내정부 장관.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 – 지구 남자. 108세. 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생선가게 주인.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중장. 제2공군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 – 지구 남자 120세. 대장. 100사단장. 남부 사령관.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준장. 100사단 참모.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90세. 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